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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이 전하는 생명의 신비

필자 폴 너스는 효모 연구를 통해 세포 증식이 어떻게 제어되는 지 연구한 성과로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유전학자면서 자신의 연구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하고 영향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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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너스

생명이란 무엇인가?

 

필자 폴 너스는 효모 연구를 통해 세포 증식이 어떻게 제어되는 지 연구한 성과로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유전학자면서 자신의 연구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하고 영향을 주고받는지 고민한 특별한 사람이다.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시야를 넓혀, 당대까지의 과학적 성과를 토대로 대중적 과학서를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과학이라는 전문 지식과 대중의 상식을 잇는데 성공한 모범적 사례의 하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 가능하다고는 할 수는 없다. 특히나 고등학교시절 공부한 [생물] 교과의 내용조차 기억에서 사라진 인문사회학을 전공했던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이 책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생명현상의 본질에 대한 과학적 통찰을 토대로 일반인의 수준에서 이해 가능하도록 서술하고 있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과학적 지식이지만 다행히 수식이나 화학식 같은 걸림돌도 없고, 섣부른 해석이나 비약없이 최대한 간결하고 담백하게 과학적 사실에 충실하게 서술되어 있다. 흔히 생명의 근원을 따지다 보면 궁극에는 애매모호한 생기론이나 신비주의적 해석에 봉착하기 쉬운데 이 책 어디에도 그런 비과학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지만 어떻게 보면 책을 보는 재미가 덜한 이유일 수도 있다.

 

과학자로서 세상에 임하는 필자 폴 너스의 태도는 다음과 같은 서술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우주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지만 궁극의 의문은 생명현상에 관한 것임을 고백한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방대하고, 우리의 경외심을 일으키지만, 그 드넓은 우주의 여기 한구석에서 번성하고 있는 생명이야말로 우주의 가장 매혹적이면서 수수께끼 같은 부분에 속한다.”(p.13)

 

그런 입장은 그의 연구 인생 전체를 관통하고 주로 효모의 생명현상 연구를 통해 그보다 훨씬 복잡한 인간의 생명현상을 이해하는데 까지 밀고 나간다. 그 과정을 통해 폴 너스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세포, 유전자,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 화학으로서의 생명, 정보로서의 생명이라는 다섯가지 키워드를 매개로 천착해 들어간다.

 

그에 따르면 세포이야기는 1665년 로버트 훅에게서 시작된다고 한다. 이후 많은 과학자에 의해 모든 세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이라는 이해에 도달하고 나아가 생명의 최소단위인 세포의 연구를 통해 보다 복잡한 생명체의 생명현상을 이해해 나갈수 있다는 입장에 도달한다.

 

우리가 아는 세포는 활동한다. 즉 움직이고 환경에 반응할 수 있고, 세포의 내용물은 언제나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세포는 이미 존재하는 세포의 분열을 통해서만 생겨난다. 세포분열은 모든 생물의 성장과 발단의 토대이다. 사실 이 이상의 생명현상은 없다.

 

이와같은 생명현상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세포라는 존재의 핵심에는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를 이루는 DNA deoxyribonucleic acid는 세포와 전체 생물이 성장하고 유지하고 번식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DNAA, T, G, C라는 염기의 쌍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염기배열의 순서가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한 유전자가 약 22,000개의 DNA를 가지고 있고 유전자의 염기 배열에 변이가 생기면 유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선택이 개입한다. 유전자 변이가 초래하는 개체의 변화는 자연선택을 통해서만 승계되기 때문이다.

 

화학으로서의 생명의 장은 파스퇴르가 말한 화학반응은 세포의 생명의 한 표현이다는 언명에서 시작한다. 모든 생물의 세포내에서는 수천가지 화학반응이 동시에 일어난다. 분자들을 분해하고, 세포 성분을 순화시키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의 생명활동은 온전히 화학반응이고 이것을 대사metabolism라고 한다. 즉 대사는 생명의 화학이다. 라부에지에는 200여년 전에 발효가 어떻게 일어나는 지를 묻기 시작한 이래로, 생물학자들은 세포와 다세포 몸의 복잡한 행동조차도 화학과 물리학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 왔다. 궁극적으로 생명은 비교적 단순하면서 잘 이해된 화학적 인력과 척력의 법칙, 분자 결합의 형성과 파괴로부터 출현한다.

 

생명 개체는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취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관리해야한다. 이 점에서 정보로서의 생명개념이 성립한다. 정보에 기반한 목적 행동은 생명을 정의하는 특징들 가운데 하나이지만, 살아 있는 계가 전체로서 작동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정보가 생명을 이해라는 열쇠임을 말해주는 사례는 유전자 조절이다. 우리의 콩팥, 피부, 뇌에 있는 세포들은 모두 동일하게 22천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유전자 조절은 콩팥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유전자가 배아의 콩팥세포에서 켜지고”, 피부나 뇌를 만드는 데에 쓰이는 유전자들은 꺼진다고 한다. 그리고 세포는 생명의 기본단위이고, 생명을 정보라고 보는 관점에 함축된 의미는 세포 너머로까지 확장된다.

 

폴 너스는 다섯가지 키워드로 생명을 규명한 뒤 생물학의 지식이 세계를 바꾸는데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피력하기 위해 한 장을 할애한다. 먼저 코로나 상황에서 과학의 검증을 통해 산출한 백신에 대해 증거없이 안정성이나 효과를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것을 범죄로 단죄한다. 그리고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한 경계를 하면서도 헌팅턴 병이나 낭성섬유중 같은 유전병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줄만치 안전해지 날이 올 것임을 천명한다. 그리고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GM식품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피력하는데 GMO관련 논쟁이 오해, 로비, 잘못된 정보로 인해 계속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고발한다. 현단계에서 동의할 수 없지만 GMO에 대해 과학적 지식은 전무하고 정서적 거부감 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토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 장에서 폴 너스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포괄적인 답을 제시한다. 이전 표준적 이해였던 생물이 운동, 호흡, 감각, 성장, 번식, 배설, 영양이라는 특징을 가진다는 정의는 생물이 어떤 일을 하는가를 요약해 줄뿐 무엇인지를 설명해주진 않는다고 보고 필자 고유의 정의를 제시한다.

 

자연선택을 통해서 진화하는 능력은 필자가 생명을 정의하기 위해 이용할 첫 번째 원리이다. 생명은 진화하려면 번식해야하고, 유전체계를 지녀야하며, 그 유전체계는 다양성을 드러내야한다. 두 번째 원리는 생명체가 경계를 지닌 물리적 실체라는 것이다. 자신의 환경과 분리되어 있지만 그 환경과 소통을 한다. 이 원리는 세포라는 개념으로부터 유도된다. 세 번째 윈리는 실체가 화학적, 무리적, 정보적 기계라는 것이다. 그 결과 살아있는 실체는 목적을 지닌 전체로서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생명은 하나의 전체론적인 연결망으로 이어져 있기에 이 상호연결성은 생명의 핵심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과학이 도달한 생명에 대한 이해는 겨우 겉핥기 수준에 불과하고 수십억개의 누런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여 추상적 사고, 자의식, 우리의 자유의지처럼 보이는 것을 생성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보적인 발걸음을 겨우 땐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도 필자는 인문학과 과학이 공통의 언어를 만들고, 접점을 넓혀나간다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된 화학적, 정보적 체계로서의 우리를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될 임을 천명한다. 또한 우리가 생명이 무엇인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수록 인류의 삶을 개선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단언한다.

 

책을 덮으며 오랫동안 나의 뇌리를 맴돌 두가지 명제를 떠 올린다.

현재 지구에 있는 생명은 단 한번만 시작되었다

생명은 오직 죽음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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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본소득운동 경북 본부 발족 토론회 토론문

 

- ‘농민기본소득운동본부’ 201912월 발족 경북 본부 만드는 과정에서 코로나로 인해 무기 연기된 상태

참여자의 한 사람으로 국민기본소득 운동본부에 같이 하게 됨.

둘은 결이 다르지 않고 우선순위 혹은 과정의 문제다.

 

1. 국민기본소득은 왜 농촌에서 시작되어야하는가

 

- 국민기본소득의 보편성이라는 대원칙에서 벗어나게 왜 농촌에서 기본소득제를 먼저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하나?

 

- 한정된 재원으로 실행의 경험적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실시하는 기본소득제는 한정된 삶의 공간이자 가장 소멸위기가 높은 농촌에서 시작하는 것

 

- 농촌은 농업노동이 가진 협동의 공동체 정신이 상대적으로 잘 보존 되어 있고,

- 좁은 지리적 공간에서 부댓기며 서로 돕고 살아가는 농촌 공동체의 삶의 양식이 곧 기본소득이 추구하는 삶과 같다.

- 다시 말해 농촌은 이웃이 굶어죽게 버려두지 않는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규휼이 농촌의 삶의 양식이다.

- 따라서 기본소득제가 가진 모든 인간에게 사회적으로 삶의 최저치를 보장한다는 취지와 일치하는 삶의 공간이 바로 농촌이기 때문에 기본소득제는 농촌에서 먼저 시작

 

- 이는 정부의 국정지표인 혁신적 포용국가를 농촌에서 먼저 실현하는 것

 

2.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완전한 형태로 일시에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재원의 한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나서는 셈이라서 제도적 실척(시운전)이 필요.

 

- 부분기본소득 : 사회적 삶이 가능한 기본적인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 낮은 수준에서 시작/ 전국민에게 소액으로 시작하는 부분기본소득 전격실시/

- 범주형기본소득 : 지역, 계층, 직업 /농촌이라는 특정지역(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측면에서 범주형 기본소득제가 / 급여수준을 높일 수 있다.

 

- 정의당은 완전 기본소득을 특수범주(범주형 기본소득/코로나로 직결탄 맞은 서민)를 대상으로 적격실시 주장(구체적 범위/규모는 아직 ?)

농촌만 놓고 본다면...

 

- 완전기본소득을 범주형으로 농민부터 시작하면 좋겠지만

재원문제와 실척 데이터 부족으로

농촌이라는 한정된 지역, 혹은 농민이라는 한정된 범주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범주형기본소득이자, 기본적인 필요에 부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에서 실시하는 부분형기본소득 될 것이다.

 

3. 농민기본소득을 위한 정책적 준비

취지 : 농민기본소득은 실패한 농정에 대한 반대급부가 아니다. 따라서 농업예산을 투입하는 농업 정책이 아니라 거대한 사회 개조를 위한 사회실험 프로젝트다.

따라서 보편적, 무조건적 기본소득 정신에 맞게 설계되어야 하고 그리로 가는 과정의 하나의 위상을 가진다.

 

기존 정책과의 교통정리가 필요

공익형직불제와 농민수당, 그리고 농민 기본소득의 위상 정리

농민수당(경북의 봉화와 청송/ 도가 내년부터 실시)농업노동의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한 공익적 기여분에 대한 사회적 보상(공동체 보전, 전통문화 보존 , 환경기여..)

공익형직불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최소준수의무 부과하고 직불금을 주는 것

둘은 취지에서 합치한다. 농업의 공익성 진작을 위한 보상으로 농업 정책의 하나.

 

농민기본소득은 노동기여분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아니라 존재자체가 갖는 권리다.(인류의 자산, , 공기, 바다 등)

따라서 농민수당/공익형직불제와 농민기본소득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공존 병립해야한다.

 

농촌기본소득과 농민기본소득 : 적용대상의 범위와 성격이 다르다.

직업/지역 범주로 구분된다.

 

단 재원의 크기, 행정적 편의성 등 고려 결정해야한다.

농민우선 하면 한정된 예산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보상이 될수 있고 대신 범위가 줄고

- 농촌기본소득은 범위는 넓고 행정적 편의성은 큰데 한정된 예산에서 보상수준은 떨어진다.

 

본소득은 확장성, 포용성의 원리에 입각해야한다.

농촌 붕괴에 따라 농민 비농민 가릴 처지가 아니고 농민/비농민 구별의 어려움이 있고, 비농민의 소외감 문제... 따라서 농촌단위에서 출발하는 것이 맞다고 보나 농촌을 규정하고 구획을 확정 짓는 것도 문제다.

 

4. 위대한 사회실험 :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도입현황

- 경기도는 이 같은 취지와 문제의식에서 올해부터 경기도형 농촌기본소득을 실험에 들어간다.

- 지난 3/5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에 관한 조례 제정안' 입법 예고

-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은 농촌주민들의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위해 소득자산이나 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현금(지역화폐)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사회실험.

 

- 농촌 지역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직업에 따라 지급되는 농민기본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 기본소득을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확대하기 전에 실시하는 사전단계 성격의 실증실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실시할 예정으로 예산 27억원을 확보했으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사전 협의도 진행 중에 있다.

 

- 조례안에는 농촌기본소득을 도내 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사회실험 목표, 예산, 실험지역 선정 방법 등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했다.

 

- 이와 함께 결혼이민자, 외국인 영주권자, 외국인 노동자도 농촌기본소득 지급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신청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다음달에 지역/기간 /금액 발표

경기도내 농촌지역 면단위/ 해당지역 모든 주민/10~50만원/2~5/수당는 지역화폐

삶의 만족도, 노동일수의 변화, 지역 경제의 변화 등 추적

소멸위기에 빠진 농촌에 활력을 줄 것인가?

선정지역 갈등/ 타복지정책과의 정리

- 저효율정책일까, 불평등 해법일까 사회적 논의 촉발시키는 대규모 사회실험

- 알래스카, 필란드, 캐나다, 스패인

 

대한민국에 첫 도입되는 기본소득제의 사회실험이라는 의의

기존 복지체게의 한계, 불평등 심화 국면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것

 

5. 기본소득이 도입된 농촌은 어떻게 변할까?

 

- 대한민국의 가장 취약한 지역/직업/사회영역이 겹치는 곳이 농촌이다,

- 인구규모가 적고, 소득은 도시민의 65%에 불과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바로 농촌이다. 가장 취약하고 소규모인 농촌이 기본소득실험의 최적의 대상이다.(면단위를 대상으로 할 예정)

- 농민기본소득운동본부의 주장에 따르면 지금 당장 인당 30만원 상당의 기본소득을 도입해야한다고 한다. 예산은 200만 농민이라면 6조정도다. 농업예산 16조의 37~8%정도

하지만 기본소득은 농업예산이 아니라 복지예산으로 해야한다. 전체 예산 합리화 수준에서 농업예산도 조정될 것.

 

지금까지 농업은 착취농업, 비료 농약 과다투입

단위 면적당 유럽의 2~10배까지 투입

대표적인 고투입 집약 농업이 한국농업이다.

 

농토의 조건도 있지만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농촌가구소득은 도시 가국소득의 65%선이다.

따뜻한 협동의 공동체가 무너졌다. 25년전 고추를 심으면 온동네가 같이 심었다. 위에서부터 내려... 10년뒤 집안단위, 현재는 가구단위로 고추를 심는다.

 

생존의 압박에서 해방되면 농사일이 달라진다.

농사일도 오직 돈만을 위한 고역에서 생명을 가꾸는 즐거움이 회복된다.

마을공동체를 위한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고, 마을공동체의 온기가 살아날 것이다.

비탄에 빠진 농촌에서 즐거운 농촌, 떠나는 농촌에서 모이는 농촌

- 정부의 국정지표인 혁신적 포용국가를 농업농촌 영역에서 먼저 실현

 

- 농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가 보장함으로써 농업의 공익성 증진

소외된 농촌을 국가발전의 핵심 아젠다로 자리매김하는 것

농촌이 포용사회 실현의 선도 역할을 하게 한다.

- 무엇보다 농민기본소득제는 전국민보편기본소득제도입의 전초다.

 

질문1) 농민기본소득은 전국민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폐지되는가?

전국민기본소득 도입초기에 사회적 삶의 유지가 가능한 충분한 급여가 주어질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한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의 유지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 기간동안 공존 병행해야하다. 

 

- 이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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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좌파-유럽에서 벌어진 논쟁

필리프 판 파레이스 엮음, 안효상 옮김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기본소득을 처음 제기했던 토마스 페인이후 서구에서 지속적인 제기와 논쟁, 실험과 적용시도가 있어왔다. 하지만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가장 완성된 형태의 기본소득제가 실현될지 모른다. 팬데믹이 가져온 불평등 심화와 더 불안정해진 개인의 삶이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했고 급기야 정치권까지 비화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기본소득이 운위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이 넘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관련된 논쟁이 분분하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시민사회에서 소개수준의 논의가 진행 중이던 것이 코로나 팬대믹을 거치면서 급속이 현실 정책적 함의를 얻게 되고 특히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핵심 아젠다로 기본소득을 채택하면서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그에 맞선 많은 경쟁자들이 기본소득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고 기본소득제는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었다. 향후 대선을 비롯한 정치 일정은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과 찬반 정치세력의 대결 결과에 따라 기본소득의 미래,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되지 않을까 전망하게 된다.

 

이 책은 기본소득과 관련해 진행된 거의 모든 논쟁의 쟁점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유럽에서 기본소득 지지자와 사회민주당 계열의 좌파사이에 벌어진 논쟁은 쟁점의 적확성이나 시의 적정성에서 대한민국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기본소득관련 논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같다. 물론 유럽 좌파의 논쟁과 대한민국에서 진행중인 논쟁의 쟁점이 어긋나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기본소득이 계급해방의 수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과, 기본소득이 노동의 집단성을 해체시키고 개별화함으로써 공동체를 와해시키지 않을까 하는 문제제기는 한국 정치 현실에선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주로 재원조달과 기회비용(같은 예산으로 더 좋은 복지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그리고 노동의욕 상실(고용 노동으로부터의 도피)과 관련된 문제제기가 중심이고 이 역시 유럽에서 진행중인 논쟁의 쟁점과 중첩된다.

이 책이 보여주는 생생한 논쟁은 핵심적 논점을 향해 육박하는 실황중계 중인 토론을 보여주는 듯 현실적이고 다이나믹하다. 100여 쪽을 겨우 넘긴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주창자와 비판자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혹은 양측의 주장이 통합될 수는 없는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았지만 기본소득에 대해 좀더 명쾌해졌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요점정리>

1. 필리스 판 파레이스 : 기본소득과 좌파, 유럽에서 벌어진 논쟁

좌파는 자본주의적 착취를 부정의한 것으로 정의하고 철폐되거나 축소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 착취가 프롤레타리아의 부자유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무조건 기본소득은 자본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강압에서 모든 사람을 해방한다. 하지만 기본소득과 관련한 쟁점에서 노동주의좌파와 자유지상주의 좌파 사이의 균열이 감지된다. 그들 논쟁을 추적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2. 가이스탠딩 : 지구적 자본주의가 마들어 낸 불평등에 맞서는 방법

신흥대중계급, 프레카리아트, 샐러리아트의 출현. 국민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몫이 극적으로 떨어지면서 더 불평등해졌다. 임대소득이 총소득에서 주요한 구성요소이자 계속 커지는 구성요소가 되었다. 플레카리아트가 지금 요구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분배 체계이다. 핵심적인 요구는 시민의 권리로서의 기본소득이다.

 

3. 필리스 판 파레이스 : 기본소듞과 사회민주주의

무조건기본소득 관련 첫 논쟁은 1차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데니스 밀러가 국가보너스제도를 제안했다. 이는 부결되었고 나중에 조지콜과 제임스 미드 등에 의해 공공소유 기업의 이윤을 배당하는 사회배당이라는 이름으로 옹호되었다. 두 번째 논쟁은 1970년 전후 미국에서 제임스 토빈과 케네스 갤브레이스에 의해 데모그랜트의 도입 요구로 야기된다. 1980년대 BIEN(기본소득 지구네트워크) 창립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다. 기본소득은 자산심사가 따르지 않아 효율적이고 낙인효과가 없다. 수급자격조건이 없으므로 다른 소득와 결합이 용이하다. 소득과 일이 분리되면 일의 의미가 오히러 살아날 것이다. 좌파는 우리가 얻는 소득의 대부분은 오늘날의 노동자들의 노력의 결실이 아니라 자본축적, 기술혁신, 과거로부터 물러 받은 제도개선 등... 자연으로부터의 선물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노동주의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주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다. 보편기본소득은 이렇게 정당화된다.

 

4. 프랑신 메스트롬 : 기본소득이 진보적 해결책이 절대로 될 수 없는 이유(판레이스에 대한 응답)

가난하지 않은 사람에게 왜 주어야하는가? 재원은 충분한가? 기본소득이 단순한 임금보조금이 되거나 미니잡을 향한 열린 문이 될 것이다. 또한 기본소득은 사회적 보호를 탈정치화 함으로 최선이지 않다. 노동자의 노동권에 대한 인식이 없다.

 

5. 필리프 판 파레이스 : 유로배당

비스마르크는 세계 최초로 공적 연금 체제를 창안함으로써 자신이 통일된 독일의 흔들리던 적법성을 보장하는 데 일조했다. 유럽연합이 모두가 알아볼 수 있는 볼봄의 유럽연합이 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유로배당이 필요하다. 유로배당은 평화배당이다. 국경으로 나뉘어 인접국과 군사적 대립을 하지 않는 비용을 유럽인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6. 가이 스탠딩 : 양적완화보다 나은 선택

양적완화는 근린궁핍화 평가절하를 유도함으로써 현대적 보호주의가 될 징후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의 3가지 위기는 불충분한 수요와 투자, 커가는 불평등, 이주에 대한 위험한 포풀리즘적 반응이다. 하지만 불평등이 핵심이다. 불평등은 그 자체 성장의 걸림돌이고, 남동유럽에서 북서유럽으로 이주의 원인이 된다. 세가지 위기 대응책은 유럽연합배당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7. 빈센테 나바로 : 보편기본소득이 빈곤이나 불평등을 줄이는 최선의 공적 개입이 아닌 이유

역사적으로 기술, 생산성, 일자리사이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 노동시간은 생산성이나 기술혁신같은 경제적 변수보다 노동의 힘 같은 정치적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일자리 소멸이라는 보편기본소득 도입의 정당화는 근거없다. 빈곤을 줄이는 대도 기본소득보다 보장소득정책이 보다 유효하다. 불평등해소도 기본소득으론 불가능하다. 자본과 노동 사이의 세력관계를 통하지 않고서는 불완전 고용, 프레카리아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8. 필리스 판 파레이스 : 기본소득을 향한 전 세계적 행진(땡뮤 스위스)

201665일 무조건 기본소득안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반대 76.9%로 부결되었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이다. 0%에서 단숨에 23% 찬성으로 비약적인 전진을 한 것이다. 사회당을 포함한 거의 모든 정당의 지도부는 반대투표를 권고했고 녹색당과 해적당만 예외였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칼뱅 고국이자 빈곤과 실업이 최소인 상황의 결과일 수 있다.

 

9. 로빈 월슨 : 보편기본소득-의혹을 품지 못하게 할 정도로 단순한 아이디어, 그리고 한때의 유행

고용수준은 사회적으로 결정되는것이지 기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떤 것을 준다는 비판에 취약하고 사중손실이 크다. 결국 기본소득은 보편복지국가로 리턴할 것이다.

 

10. 안케 하셀 : 무조건기본소득은 막다른 골목이다.

먼저 기본소득은 노동계급과 이주자 가족에게 달콤한 독약이 될 것이다. 노동시장에 합류할 동기를 제거해 결국 사회를 더 분할시키고 사회적 이동을 막을 것이다. 그리고 기여 없는 분배에 기초한 기본소득은 사회적 적법성이 없다. 또한 무조건기본소득은 급속하게 유입이주가 증가하는 사회의 요구에 역행한다.

 

11. 울리히 샤흐트슈나이더 : 기본소득은 강장제다- 안케하셀에 대한 응답

노동시장에 합류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유급노동만이 개인의 삶과 사회통합에 중요한가를 묻는다. 개인적 사회적 요구와 유급노동을 분리하는 것은 시장구조 넘어 다면화된 삶의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기본소득이 추구하는 것은 부담자와 수혜자가 분리되지 않고 모두가 만들어 가는 사회국가다.

 

12. 루이즈 하그 : 기본소득과 제도적 전환

기본소득은 벌이의 대체가 아니라 보장의 기본원천이다. 그 누구도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기반이다. 수급 자격 설정은 벌이를 피하게 하는 빈곤의 덫 효과를 가져온다. 임박한 자동화가 기본소득 개혁을 위한 근본적인 토대가 아니라는 리스터의 주장에 동의한다. 오히러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에너지를 임금노동보다 돌봄, 건강증진, 환경보호 등 다른 형태의 일로 돌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3. 헤닝 마이어 : 기본소득은 필요없다-기술적 실업의 위협에 대처하는 다섯가지 정책

기본소득이 소득을 위해 하는 일의 가치를 감소시킨다. 기본소득은 사회적 하층계급을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한다. 기본소득은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지급되어 사회적 희소자원을 잘못 할당하게 한다 오히러 1) 교육 2) 일자리 재할당 3) 일자리 보장 계획 4) 자본소유권의 민주화가 현실적 해결책이다. 기본소득은 자유지상주의 사회관에 토대한다. 집단적으로 조직화되어 있는 우리 일상 생활을 개별화할 것이다.

 

14. 말콤 토리 : 시민소득, 실현 가능하고도 유용하다.

 

15. 보 로트슈타인 : 무조건 기본소득, 복지국가에 해로운 아이디어

무조건기본소득은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돈이 많이 든다. 건강관리. 교육, 노년층 돌봄 등과 같은 공공서비스의 질을 유지할 국가의 능력을 떨어드린다. 기본소득에 의존하는 성인의 삶을 범죄 수익에 의존케한다. 러라이트운동 처럼 기술개발 때문에 노동수요가 감소에 직면한다는 논거는 해롭다, 무조건기본소득의 오류는 무조건성에 있다. 복지국가의 몸체는 이타주의가 아니라 호혜성에 기반한다. 기본소득은 호혜적이지 않다.

 

16. 말콤 토리 : 무조건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로트슈타인에 대한 응답

무조건기본소득은 특정한 액수가 정해져 있지 않고, 여타 사회보장을 대체하지 않고, 유급취업에서 이탈을 유인하지도 않는다.

 

역자후기 : 안효상

국내 논쟁에서 제기된 비판은 기본소득이 분배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생산양식 혹은 생산관계는 무시한다(채만수)거나, 과세와 분배 제도 개선만으로는 생산의 적대적 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박석삼)고 제기되었다, 기본소득이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무관하다는 비판은 정통좌파가 던지는 최종심급의 비판이다. 기본소득이 복지를 시장화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이 대표의 역동적 복지국가 건설 맥락에서의 비판과 양재진교수의 전통적 복지국가론적 관점에서의 비판도 있다.

4차산업혁명이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인지하는 문제와 고용노동이 바람직한 삶의 형식인가하는 논의 여지가 있다. 양적 성장을 통한 일자리 확대도 마찬가지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기술변화와 일자리 전망은 보다 나은 삶의 맥락에서 논의 되어야하고, 이때 기본소득은 강제적인 고용노동이 아닌 다른 활동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된다는 측면에서 인간해방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소득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몫이라는 점에서 절대적 평등의 기초를 제공하며, 개인들에게 힘을 준다는 의미에서 다중적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개인적, 집단적 역량을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좌파와 기본소득은 결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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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읽어도 좋은 책이 있다. 여행서, 수필, 가벼운 소설이나 시집 그리고 수상록 등이 그 범주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꼭 읽을 이유가 있어야 하는 책들이 있다. 나에게는 대부분의 전문서적이나 묵직한 인문학 서적, 혹은 사회과학 서적들이 그런 책들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택은 실수에 가까웠다.

여행이 불가능한 시절에 막연한 동남아일주 60일여행을 계획하다가 내가 아는 동남아가 너무나 피상적이기에 여행유투브나 여행안내서를 넘어 동남아의 삶 전체를 개략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책이 필요로 했다. 신간 소개 정도지만 몇몇 책들에 관한 소개글을 읽고 나름 비교해서 선택한 책이 바로 윤진표가 쓴 [현대 동남아의 이해].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브루나이, 싱가포르, 필리핀, 캄보디아, 그리고 최근 군부 쿠테타와 이에 저항하는 시민에 대한 학살이 진행되고 있는 미얀마를 포함한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여행안내서 같은 일목요연한 나열식 주제 서술이 아니라 먼저 총체적 관점에서 동남아의 역사와 사회문화, 지리환경에 대한 정리를 전반부에 담고, 비교정치학적 관점에서 각국의 경제와 정치, 국제외교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를 후반부에 정리해 놓았다. 큰 시야에서 먼저 동남아시아에 대한 선이해를 돕고 그 바탕위에 각국에 대한 정치, 경제, 외교적 이해를 서술하다보니 일국주의적 눈에 갇히지 않고 전체적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일국에 대한 이해를 유기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장점을 담고 있었다.

책의 핵심 내용은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필자는 동남아의 지리적 환경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3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1) 벼농사 중심의 농경 문화 발달, 2) 해상 무역의 중요성 부각, 3) 북에서 남으로의 역사전개가 그것이다. 역사시대 구분을 보면 15세기 포르투칼의 말라카 점령전까지를 전통시대로, 이후 1945년 태평양전쟁 종식까지를 식민시대로, 그리고 1945년 이후 현재까지를 독립시대로 나누고 있다. 대표적인 역사적 특징으로는 고립성과 유동성이 양립하여 중앙집권적 피라미드형 지배구조 형성이 불가능했고 국가의 중앙이 문화적 유대를 통해 주변을 통제하는 느슨하고 유동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만다라적 구조를 띠고 있다고 한다. 전통시대 동남아 세계 형성에 있어 인도의 역할은 지대해 동남아의 인도화를 이루었고 중국은 1000년을 지배한 베트남에 한정해 유교와 대승불교를 전래했는데, 인도의 경우는 평화로운 접촉을 통한 교류를 , 중국의 경우 직접적인 침공을 통한 전래로 특징짓고 있다.

식민시대는 1511년 포르투갈의 말라카 점령부터 시작되는데, 1945년 태평양전쟁 종식까지 복잡하고, 혼동스런 식민지배 과정이 진행되었고 그 흔적은 동남아 사회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와와 말레이시아의 인위적인 구분이나 라오스의 탄생같은 임의적 국경선의 획정, 의도적으로 분리 통치를 위해 종족간 분쟁을 조장한 식민에 동조한 소수민족과 피지배 다수민족의 갈등(오힝아족 학살 사건초래 등)구조의 잔존, 효율적인 식민지배를 위해 도입된 억압적인 중앙집권적 관료주의의 등 많은 부정적인 식민지배의 영향을 제시하고 있다.

동남아 사회의 몇가지 문화적 특징 중 첫째로 촌락공동체적 생황양식의 지속을 들고 있다. 촌락공동체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강하고 상부상조, 협의의 전통이 살아있고 통치계층과 대중간의 후원수혜적 추종주의라 불리는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태국의 국명 ‘THAI-LAND’자유의 땅을 의미하며 위계질서가 존재하되 개인주의적 자유가 혼합된 특징을 드러낸다. 또한 사회적 서열에 매우 민감하여 귀족 관료와 평민, 부자와 빈자사이에 순응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 동남아 사회의 특징으로 兩邊/모계사회의 전통을 들고 있다. 상속에 양계를 다 고려하고 남녀 상호의존적이고 평등한 관계가 형성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 번째 특징으로 이름의 성이 없던 사회라는 점을 보여준다. 동남아 대부분의 나라는 가문과 혈통에 집착하지 않고 조상에 대한 제사가 없다. 지금의 성은 식민지배세력이 지배편의를 위해 부여한 것에 불과 하다고 한다.

동남아의 경제는 국가간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오랜 낙후를 딛고 1990년대부터 자본의 세계화와 정치의 민주화의 새로운 도정에 들어선다고 본다. 하지만 외자의존형 성장전략은 한계를 드러내고, 정치엘리트와 피지배 계층의 후원수헤적 관계에 기반한 정치 권력은 민주주의의 진전을 가로 막고 있다고 진단한다. 동남아를 휩쓴 외환위기나 빈발하는 군사쿠테타가 이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경제적 모범을 보여주는 싱가포르 같은 경우 만해도 언론의 자유측면에서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의 의도보다 비관적인 전망이지만 동남아의 많은 국가는 민주주의의 정체로 인해 수많은 긍적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를 권력자의 사적 업무로 취급하거나 정치권력을 사유재산과 같이 이해하는 베버식으로 표현하면 가산제주의(Patrimionialism)가 만연한 현실은 빠른 시간내에 바뀔 것 같지 않고, 경제는 민주주의의 진전없이 일정한 수준이상의 발전을 할수 없기에 동남아의 미래는 여전히 안개속에 있는 것같다.

외교적 측면에서 동남아시아는 1967년 방콕에서 창설된 아세안을 중심으로 놓고 이해 하고 있다. 아세안은 창설이후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1999년 캄보디아가 최종적으로 가입함으로써 동남아시아 10개국 전부가 참여하게 되어 초기의 반공산주의 지역동맹적 성격을 벗고 동남아 역내 국가간 협력 단위를 완성하게 된다. 아세안이 추구하는 공동체는 유럽연합같은 초국가적 단위가 아니라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명히 성격지워 지고 따라서 집단방위나 군사동맹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필자는 동남아를 한국의 블루오션으로 보고, 주변 4강에 매몰된 인식에서 탈피할 것을 요구한다. 상호 방문객 수나, 이주노동자와 유학생의 교류, 결혼이민과 무역액의 규모, 한류 및 한국내 동남아 문화의 확산 등의 현상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외교적 위상을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미래 전망이 4대강국의 바운드리 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펼쳐지기 위해서 동남아와의 선린외교가 핵심적임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은 세일즈 외교라는 중상주의적 입장에서 탈피하여 진정성을 가질 때 만이 실현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요약하다보니 맥락이 흩어지고 말았지만, 이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두어가지 어원이 재미있어 기록해 본다. Asia라는 명칭의 어원이 재미있다. 알렉산드의 고향인 마테도니아어로 유럽 넘어 동쪽, 즉 지금의 소아시아지역을 아주 넓은 땅, ‘Asuva’라고 불렀고 이것이 아시아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p.14) 필리핀이라는 국명은 6세기 식민종주국 스페인 국왕인 필립2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국명이 식민 종주국의 국왕이름에서 왔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책을 받아 쥐고 읽어 나가기 시작할 때, 여행을 위해 찾아 나섰고 여행서를 넘는 이해를 얻고 싶어 선택한 [현대동남아의 이해]는 그런 나의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 아니라 느껴졌다. 책의 분량도 무려 500쪽이 넘었다. 그런 면에서 실패한 선택이었지만 학술연구서 같이 무겁고 전문적인 책은 물론 아니었다. 시작은 그랬지만 끝은 달랐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나의 애초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 책으로 다가왔지만, 힘겹게 다 읽고 나니 큰 강을 건넌 듯 성취감이 뒤따랐고 전체로서의 동남아에 대해 조망할 수 있는 눈을 얻은 듯 든든해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일반 여행서를 뛰어넘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책으로 동남아를 전체로서 이해하자는 나의 목적은 그럭저럭 달성된 셈이다,

아세안 10개국중 몇일전 군사쿠테타가 발발하고, 이에 저항하는 시민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이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를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로잉자족에 대한 학살에 이은 미얀마 민중에 대한 군부의 학살을 보면서 학살은 민족이나 계급의 문제가 아니라 야만과 문명, 평화와 폭력의 문제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언어, 민족, 종교, 이념적으로 다면적 복합사회인 아세안의 영원한 평화와 번영을 빈다. 많은 독자에게 이 책이 동남아시아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도와 나의 그런 바램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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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 전환/The Future Of Everything

-마우로 기옌

[축은 전환]은 미래 사회에 대한 신묘한 통찰이나 예언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니다. 거칠게 보면 이미 대중 매체들이 다루고 있는 일반적인 미래 예측을 정리해 놓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책은 먼 미래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단지 10년 후에 닥칠 우리 사회의 ’단기적‘ 변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축의 전환]은 예측 가능한 단기적인 미래를 통찰하고 그 변화에 수반될 우리의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 무엇일까 모색하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상상 보다는 추론이, 기대 보다는 분석에 기반한 직관이 이 책의 논지를 이끄는 힘이다. 대부분의 미래 예측이 그래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지‘ 라는 막막한 여운만을 남긴다면 이 책 [축의 전환]은 거시적 정책부터 개인의 미시적 행동까지 구체적인 삶의 대비책을 암시하는 측면을 강하게 견지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Future of Everything]이다. ”모든 것의 미래는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크게 8갈래로 나누고 그 각각의 주제에 걸 맞는 통찰을 이어간다. 서문에서 필자가 밝혔듯이 코로나라는 변수는 이미 진행되고 있던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고,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의 신속한 도입, 인구 고령화의 급격한 심화, 여성의 사회적 역할의 지속적인 상승, 신흥 산업국의 폭발적 성장 등 급속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한국은 가속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을 예언하고 있다. 필자가 치하하듯 우리는 이미 변화의 물결을 올라타고 그 물결을 이끄는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선도 국가의 면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무쌍하고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낙관적 태도와 임기응변의 순발력을 견지하는 것은 늘 우리의 몫이다. 이를 위해 필자 마우로 기옌의 인도에 따라 변화의 물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마우로 기옌은 우리가 직면한 변화의 갈래를 1) 출산율의 변화, 2) 노년세대의 재발견, 3) 새로운 중산층의 출현, 4) 여성주도 세상의 도래, 5) 도시의 재발견, 6) 신기술의 확산, 7) 탈소유 경제의 확산, 8) 새로운 화폐의 도입 등 8가지로 나누고 있다. 그 각각의 주제에 대한 통찰을 위해 필자는 ’수평적 사고라는 도구를 먼저 요구한다. ’수평적 사고에드워드 드 보노가 제안한 개념으로 ’기존의 주어진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상황자체를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질문을 다시 구성하여 문제를 측면에서 공략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 의미는 마르셀 프루스트가 말한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데 있다는 문장에서 집약적으로 드러난다. 필자는 사태에 대응하는 인간의 능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수평적 사고의 중요성을 얼마나 높이 부여하는지 책의 말미에 ’’ 수평적 사고의 세부적 원칙까지 정리하고 있다.

필자가 제시하는 ’’ 수평적 사고의 핵심 원칙은 멀리 보기,, 다양한 길 모색하기,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막다른 상황 피하기,, 불확실한 상황에서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역경을 두려워않기, 흐름을 놓치지 않기 등 7가지이다. 언듯 보기에도 지나칠 만치 평범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요구받던 태도다. 수평적 사고라 이름 붙이기 전에도 늘 요구되는 덕목에 다름 아닌 것에 놀랄 정도다. 그러나 현실의 변화를 바로 읽고 적절하게 응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추상적 원칙, 지고한 원리가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덕목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진위는 필자가 각각의 주제를 ’수평적사고‘라는 도구로 다루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판명날 것이다.

첫 번째 주제는 출생률이다. 향후 10년의 미래를 점치는 데 있어 가장 핵심 키워드는 ’낮은 출생률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유든 현실은 벌써 연애, 섹스, 결혼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가 넘쳐난다. 주택 가격 상승 등 불확실한 미래든 부양의무에 대한 거부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경제적 요인이 핵심적이긴 하나 어쨌든 연애와 결혼은 본질적인 행복의 구성 요건이 아니라고 여기는 새로운 세대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60년대 가임여성은 7명의 자녀를 두었다. 1979년에는 3, 한가구 한 자녀 정책 이후 출생률이 도시는 1명 농촌은 1.5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출생률 저하가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의 산물이 아니라고 본다. 영향이 없진 않았지만 새로운 세대는 벌써 자녀를 자신의 행복의 조건으로 여기지 않게 된 것이다. 2015년에 중국 한자녀 정책은 폐기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가 있다. 중국 한자녀 정책의 수혜자가 다름 아닌 미국의 중산층이라는 사실이다. 중국 한자녀 가족은 노후의 삶을 위해 저축을 늘였고, 저축으로 축적된 자본은 미국 채권에 투자되고, 결국 가족 구성의 변화에 따라 늘어난 중국의 저축률은 미국인의 소비 확충으로 귀결되었다. 돈과 정보의 교류가 자유로운 세상은 이렇게 얽히고설켜 복잡계를 이루고 있어 그 진상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아프리카의 베이비 붐은 세계적 인구 이동과 산업 재편에 있어 핵심 인자로 부상했다. 출생률 변동에 따른 대륙간, 국가간, 세대 간 인구 이동은 사회변화를 추동한다. 이민자에 대한 인지적 편향을 극복하고 사회의 필요와 욕구에 맞춰 인구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한 사회의 유빌 발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한 사회의 개방성이 그 사회의 역동성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 것이다.

두 번째 주제는 노년세대의 재발견이다. 역시 인구구성의 문제로 세대구성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통찰한다. 10년 안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는 60세 이상의 노령인구다, 따라서 2030년이 다가오면서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가 사라지고 세대 간의 역할 관계도 바뀔 것이다. 현재 미국의 부 80%이상을 차지한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소비자 집단인 이른바 실버세대다. 노년세대에 대한 재평가와 역할 부여 없이 세상을 이해하기에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각 세대의 모습은 고정관념일 뿐이고 2030년이 되면 더 이상 세대간 고정 역할이 무력화되고 ’나이‘의 예속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인생설계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실버세대의 가능성에 대한 고찰은 시대의 변화를 읽는 핵심 키워드의 하나가 될 것이다.

세 번째의 키워드는 중산층이다. 인도와 중국의 경제적 번영은 수억 명의 중산층을 배출할 것이다. 아프리카 등 신흥 공업국 역시 엄청난 수의 중산층을 배출할 것이다. 하나의 문제는 지구가 더많은 중산층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미국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3분의 1은 해외로 수출된다. 중국이 절반정도 가져갔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중국역시 두터운 중산층이 소비를 통해 배출하는 폐기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필자는 낙관적이다. 새로운 기술과 소비패턴의 변화를 통해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하나의 문제는 기존 선진국의 불평등 심화와 중산층의 위기를 들고 있다. 루이스 D 브랜다이스가 말했듯 불평등의 심화는 민주주의의 위기마저 초래한다. “우리는 이 땅에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 아니면 소수가 이 땅의 부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회에 이를 수 도 있다. 그렇지만 그 둘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필자는 중산층을 구축하기 위한 두 가지 시도를 소개한다. 포드는 191414일 전체 직원의 일급을 한꺼번에 2배 인상하여 하루 5달러 임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미국사회에 거대한 중산층 형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미국의 위대함은 자동차 산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획득했다. 2018102일 아마존은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발표했다. 이는 연방정부 최저임금의 2배에 해당한다. 이런 시도는 자본 측에 의해 시도된 미국 중산층 육성을 위한 사례다. 불평등 해소는 사회의 존속과 직결된 문제로 이념적 좌표를 떠나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밀턴 프리드먼은 1962[자본주의와 자유]에서 마이너스 소득세를 제안한다. 2016년 일론 머스크는 ’기본소득제‘의 출현을 예측한다. ”자동화 때문에 기본소득제나 그와 비슷한 정책을 실행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했다. 20182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미국인의 찬반 비율은 엇비슷하다.(p.147) 1982년부터 알래스카 주민들은 원유 사업 수익으로 조성된 알래스카 영구기금을 통해 매년 배당금을 받는다. 2018년의 배당금 규모는 1600달러 정도였다.

포드, 아마존, 프리드먼, 일론 머스크의 고민은 일맥상통한다. 즉 중산층의 육성이다. 사회의 유지 발전을 위한 필수적 기반이 중산층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현재 불붙고 있는 기본소득제 관련된 논쟁이 어떤 결론을 맺든지 2030년을 맞이하는 준비물에는 중산층 육성을 위한 근본적 대책이 빠질 수 없다.

네 번째 문제는 점증하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관련되어 있다. 필자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2030년에는 여성이 세계를 지배할까?‘ 현재 미국에서는 정식으로 결혼한 남녀보다 결혼하지 않은 남녀들이 더 많이 가정을 이루며 살며 자녀들을 양육한다.(p.156) 2030년이 되면 미국 남녀의 약 3분의 1이상이 아이 없이 은퇴한다.(p.165) 이런 변화의 저변에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상승이 있다. 어쩌면 그런 변화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상승으로 귀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2030년이 되면 부의 소유, 정치권력, 사회적 결정권의 소유 등과 관련해 여성의 지위의 극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필자가 2030년에 완벽한 양성평등이 도래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이 얻은 사회적 지위는 권력 구조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낮은 출생률과 노령화, 산업의 변화 등을 미루어 볼 때 여성의 역할이 충분히 발현되는 사회로 변화될 것은 보고 있다. 2030년에도 여성이 세상을 지배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동을 읽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다섯 번째 주제는 도시의 성장과 변화다. 2030년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성장과 변화의 최전선엔 도시가 있다. 도시지역은 전세계 토지의 1퍼센트를 점유하지만 전체 인구의 55퍼센트가 산다. 도시는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75%를 소비하며, 탄소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2017년에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가 29곳이었다. 2030년이 되면 그 수가 43곳으로 늘고, 그중 14갠 도시는 인구가 2,0002,000만 명이 넘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의 성장은 2030년 세계의 또 다른 특징인 불평등을 악화시킨다.(p.196) 환경적 재앙도 빠질 수 없다. 물은 지표면의 3분의 2를 덮고 있지만 그중 97.5퍼센트는 마실 수 없다. 인간에게 남은 물은 2.5퍼센트뿐이데 그중에서도 70퍼센트 이상은 빙하 만년설, 영구동토층 등이어서 사용할 수 없다. 남은 30퍼센트 정도가 지하수고 1퍼센트 미만이 강과 호수 습지 그리고 저수지 등에 있다. 전세계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물의 70%가 농업용수이고 20퍼센트가 산업용수다. 그리고 10퍼센트가 가정용수다. 필자는 공급의 한계를 수직농업 등 물의 합리적 이용으로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능성은 평범함의 위력, 부드러운 개입을 지칭하는 신조어인 넛지가 도시와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마우로 기옌은 도시가 역동적인 전문가 계층을 한자리에 모으거나 길러내는 데 필요한 것들을 3T3T 개념으로 요약한다. 바로 인재 talent, 관용tolerance, 기술 technolory 이다.

이 지점에서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 과학기술이라는 여섯 번째 주제로 넘어간다. 사용한 뒤 물로 씻어낼 수 있도록 흙으로 구워 만든 최초의 변기는 기원전 1700년경 크레타섬 크노소스 궁전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변기의 발명은 어떻게 인류 문명의 변화 발전에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하는 일은 흥미롭다. 하지만 불균등 발전의 결과 특정 기술의 혁신은 낙후된 다른 문화와 중첩된다.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남아시아 전역에서 기본적인 위생 시설에 대한 투자가 점점 줄어든데 반해 이동통신 시설에 대한 투자는 크게 증가했다. 인도의 하위 20퍼센트에 속하는 가정에서 화장실보다 휴태전화가 3배나 더 많다. 과학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따라 곧 인류는 특이점의 도래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예언이 난무한다. 빅데이터와 관련된 윤리적, 도덕적 갈등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기계장치로 하여금 인간의 생명을 순식간에, 그것도 인간이 실시간으로 통제하기 않고 자동으로 결정하게 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져올 긍정적 변화 못지않게 혼탁한 전망도 난무한다. 이것들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일까? 기술변화의 결과를 추적하는 것보다, 기술의 변화가 가져올 인구통계학적, 사회적 흐름과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어떤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결제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아프리카다. 후진국과 낙후한 지역들이 종종 미래를 향한 최고의 전망을 제공하는 반면, 우리가 선진국 혹은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지역들은 기존 사고방식이나 행동에 사로잡혀 과거와 결별하지 못한다. 사실 기술적 혁신은 거대한 인구통계학적 혹은 경제적 흐름과 궤를 같이해야 한다.

7번째 주제는 소유가 없는 세상에 대한 통찰이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비, 공유경제와 임시직 경제가 주도할 것이라 예측한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다. 200710월 에어비앤비가 시작되었다. 이로써 공유경제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협력적 소비와 자산 공유는 전례가 없던 일이 아니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인류 역사의 90퍼센트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인간은 사유재산 없이 생존했고 오히려 더 번성했다.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는 자동차를 갖는 일뿐만 아니라 운전면허 취득까지 꺼려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1983년만 해도 20~24세 미국인중 92퍼센트가 운전면허를 취득했지만 2015년에는 77퍼센트로 줄어들었다.

소유를 넘어 공유로 나가는 길에 우버는 상징적이다. ’우버하다는 타동사 uberize가 탄생했다. 이동통신 기술을 통해 산업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우버하다의 정의다. 공유경제를 상징하는 한축으로 에어비엔비가 있다. 은행에 집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대신 집을 이용해 생활비를 버는 노년이 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구세대 중산층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최상위 1퍼센트가 나어지 99퍼센트보다 더 부자인 불평등의 증가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 사유재산의 권리를 어는 정도까지 보호해 주어야 하느냐는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 사람들은 공유경제에 참여함으로써 이런 상황에 대응하려한다. 공유경제는 결국 필요한 걸 모두 소유하기에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현실과 집과 자동차 같은 자산을 새롭고 협력적이면 집단적으로 사용하는 일에 대한 선호도가 합쳐지면서 촉발되었다.

공유경제는 임시직 경제의 토대가 되었다. 임시적 경제는 정치에 또 다른 방향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 공유, 클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소싱 등 새로운 경제의 가능성을 확산한다. 일부 공유지의 비극을 예를 들며 디지털 공유경제의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1) 공유경제는 천연자원의 부족을 해소하고 2)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삶에 가치를 더해주며 소위 말하는 3) 공유지의 비극은 사실이 아니라고 논박하고 있다.

마지막, 여덜번째 주제로 새로운 화폐의 시대를 예견한다. 새로운 화폐는 다양한 암호화폐다. 2030년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폐 중 일부를 정부 당국이 아닌 기업이나 심지어 개인용 컴퓨터가 발행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한다. 새로 도입되는 암호화폐의 특징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기반해 발행과 유통에 중앙 정부의 권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화폐가 관료주의와 결별하는 셈이다. 2030년이 되면 국가가 독점 발행하는 화폐들은 과거에 국가가 독점했던 항공사와 전력회사 혹은 통신 회사들이 그러했듯 영향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나카모토 사토시에 의해 20081031일 탄생한 비트코인은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개념의 전자화폐를 통해 중간에 어떤 금융기관도 거치지 않고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직접 온라인 결제를 하도록 해주는 혁명적인 개념을 제시했다. 그 기술적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의 가장 혁신적인 잠재력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제력 일부를 중앙의 지배층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필자는 기존의 현금을 대체할 뿐인 전자화폐를 평가절하한다. 그는 암호화폐가 돈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바꾸고 우리의 삶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열 수 있을 때 의미 있는 변화로 인정한다.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정보의 분산을 통한 권력의 탈집중화를 가져오고, 사회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토록 할 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다고 주장한다.

요약과 정리에 비약이 많아 단절적으로 보이지만 위의 8가지 주제는 단독의 이슈가 아니라 지정학적, 인구통계학적, 기술적 요인이 상호 결합되고 중첩되어 나타나는 사회의 변화를 분류한 것이다. 사실은 혁명적 변화를 추동하는 한 덩어리의 역동적인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다. 이를 통해 총체적으로 사태를 이해하고 수평적 사고를 통해 응전하는 필자의 식견이 놀라울 따름이다.

옥에도 티가 있듯 [축의 미래]에서 독자의 한사람으로 느끼는 뒷맛이 있다. 마우로 기옌은 세계의 변화를 너무 기술적 변화에 편중해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심화된 불평등으로 구매력이 떨어진 시민의 생존전략으로 공유 경제를 이해하는 듯 한 면은 불평등 구조에 정면으로 맞서 해결책을 찾지 않고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나약한 존재로 인간군상을 전제한 것으로 느껴졌다. 특히 수평적 사고나, 럿지의 경유 ’생활의 지혜혹은 방편적 도구이지 과학적 방법론이나 사회적 실천을 이끄는 철학으로 받아들이기엔 뭔가 뒷맛이 남는다. 하여튼 마우로 기옌은 현실주의자이고 그만치 보수적 세계관의 소유자로 보이고, 그런 입장에서 단기 10년의 미래를 예측한 [축의 전환]은 책값과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임은 분명하다. 미래를 설계하고 지금을 현명하게 살고 싶어 하는 젊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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