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끝날 것 같지 않던 봄농사가 오늘로 드디어 끝났습니다. 올봄 사과 농사 2,000여평을 새로 시작하면서 일손이 밀리기 시작했지만 사실 봄농번기에 4번의 행사에 무려 12일이나 봉화군 홍보 행사에 미술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위한 출장을 다녀오는 등 외유를 하다보니 일손을 놓치지 않을 재간이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멀리 진해에서 동생까지 불러올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마다않고 밀어붙인 덕분에
오늘 팥과 기장, 수수 파종을 마치고,
집텃밭에 파모종까지 정식을 하고나니 이제사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온것 같습니다.
게으른 농사꾼이 이제사 봄농사를 끝냈지만 
그래도 큰 강을 건넌듯 뿌듯하고 흐뭇합니다.



항상 한해 농사를 마치고 나면
'내년에는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지' 혹은
'내년에는 이러지 말아야지'하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저가 매년 하는 다짐 중의 하나가 '내년에는 일손을 놓치지 말자'입니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새 농사가 시작되면 이내 일에 쫒기기 시작하고
결국 손을 놓쳐 밭의 일부를 묵히곤합니다.
그래서 새로 하게된 다짐이 '농사를 추스릴 수 있을 만치만 벌이자' 입니다.



그렇다고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꼭 봄이면 새로 시작하는 마음이 다 그렇겠지만
무엇이라도 해 낼 것 같고,
다 잘 될 것 같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4월이 지나면 점점 불안해 지기 시작하고
5월이면 이미 작기를 놓치기 시작해서
6월이면 이미 수습이 불가능해서 손을 놓는 작목이 생겨납니다.

예년에 비해서 올해는 그래도 일손을 따라잡아 아직까지는 손을 놓은 작목은 없습니다.
면적은 많지 않지만 감자, 고구마, 고추는 지금까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바이러스로 수확을 전혀 못했던 감자도 잘 자라고 있고,
500여평을 심은 고추도 현재까지는 진디물도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니다.

고구마도 미리 심은 놈은 활착이 되어 줄기가 뻣기 시작했고,
야콘, 땅콩, 속청은 모종을 해서 본밭에 정식을 잘 마쳤고,
팥, 쥐눈이콩, 수수, 기장 등은 이제야 파종을 마쳤습니다.
돈이 될만한 농사는 없지만 그래도 작목은 가지가지 골고루 심은 올해 농사가
한여름 퇴얔볕아래 무럭무럭 자라, 모진 비바람과 병해충을 다 이기고
풍성한 결실을 가져왔으면 좋겠습니다. 

게으른 비나리농부는 오늘부터 풍요롭고 행복한 가을을 기다립니다^^*  

반응형
반응형


비나리마을 한 할머니 말씀이
봄날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을 굶는답니다.
그래서 연두빛 산천에는 지천으로 꽃이 피고,
봄기운이 듬뿍 녹아든 봄햇살사이로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와도
그렇게 강력한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봄날 내내 몸을 놀리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봄햇살 속에서 부지런히 몸을 굴린 덕분에
남들 보다는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 자갈밭을 만져서 감자를 심었고,
오늘 고추밭 로타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조건 좋은 밭이면 하루에 끝낼 일을
3일 4일씩 난리를 쳐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만치
열악한 밭조건이지만 그래도 도지를 얻는 밭보다는
내밭에서 돌 주워가면 짓는 농사가 훨신 더 재미있습니다.
바위와 한참 씨름을 하고서나 겨우 한 이랑을 지을 수 있는 돌밭이지만
그렇게 로타리를 치고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운 뒤 심는 감자 한톨이
너무나 소중하고 대견스럽습니다.






주인이 밭에서 돌과 씨름하는 사이
고구마며 야콘이며 고추모종은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고추모종은 아직 키가 작고,
고구마 순도 이제사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지만
올해 유독 야콘 싹이 너무 잘 자랍니다.
먼저 올라와 자란 싹을 잘라 포트에 옮겨심은 야콘모종이
36공짜리 포트로 벌써 한 50판 정도 됩니다.
이정도면 저의 작은 야콘농사를 지을 양으로는 충분한데
모판에서 솟아나는 야콘 싹은 아직 끝이 없습니다.
혹시 야콘 모종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언제라도 와서
뽑아가시든지. 아니면 포트에 심어가셔도 좋습니다.
비나리마을 주민에 한해 상토와 포트도 서비스로 제공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이 바쁜 와중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득 채울 해바라기며,
채송화며, 이름을 잊은 다양한 꽃씨들을 같이 파종했습니다.
꽃모종이 자라면 우리집 마당가에다가 심고
남는 모종을 마을길가에도 심고, 이웃에도 나누어 드릴 생각입니다.

오늘은 이웃 비나리마녀님과 비나리마왕(?)님께서
저희집에 들러 같이 야콘모종도 포트에 심고,
땅콩도 108공짜리 포트에 한 스무판정도 파종을 하고
덤으로 네일 속청을 파종할 포트에도 미리 상토를 담았습니다.
머슴 월급을 못줘 악성 임금 채불 업체가 된 비나리농장에
그래도 발길 끊지 않으시고 부지런히 들러 일손을 들어주시는
비나리 마녀님과 마왕님께 감사드립니다.

올봄 어설픈 농꾼이지만 나름대로 부지런을 떨었으니
올겨울 등따시고 배부른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짐작해봅니다^^*
겨울 농부는 봄을 기다리지만, 봄 농부는 다시 겨울을 기다립니다.
"아이고 허리야~~"

반응형
반응형


춘분도 청명도 지나고 벌써 오늘이 곡우랍니다.

곡우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로 6번째 절기랍니다.

이날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손보기 시작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농사철에 접어든다고하지만

우리마을 비나리는 이제 고추농사준비가 한창입니다.

 

지난 몇일 봄같지 않은 차가운 날씨가 계속되더니

오늘 봄햇살과 함께 포근한 봄기운이 비나리마을 가득합니다.

그렇게 계절은 가고 오고,

계절따라 또 세월도 그렇게 흘러가버립니다.

 

하지만 봄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준비하고 땀흘려 가꾼 봄이 진짜봄입니다.

나의 손으로 만든 봄을 보여드립니다.

 

 

고추 모종이 이만큼 자랐습니다.

발아가 잘 되어 수량이 넉넉하고

이종도 적기에 해서 그럭저럭 건강한 모로 자랐습니다.

지난달 사과나무를 심는 날, 하도 바쁘다보니

 물주는 일을 잊어 물을 못주는 바람에

일부 모종이 말라 밑잎이 낙엽이 지긴 했지만

그뒤 영양제도 주고 이런저런 신경을 쓴 덕인지

건강한 모종으로 자라났습니다.

이제 한 보름 뒤면 비바람 불고

거친 햇살이 하루종일 내리쬐는

밭으로 나가야만 합니다.

 

애써 키운 고추 모종을 본밭에 옮겨 심는 농부의 마음은

품에서 키운 자식은 험한 세상 밖으로 내 보내는

그런 심정과 다름이 없습니다.

  

 

야콘이 새싹을 내 밀었습니다.

저 싹 한하나를 다 짤라 포트에 얾겨 심어야 합니다.

그렇게 옮겨 심은 싹에서 뿌리가 내리고

활착이 되면 4월 초순경부터 본밭에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

 

 

비닐 하우스 한쪽 끝에 무성하게 자란 봄채소가 싱그럽습니다.

고추파종을 하면서 열무녀, 상추며, 시금치 등 봄 야채 씨를

아무렇게나 뿌려 놓았습니다.

고추와는 달리 사람의 손길도 느껴보지 못하고

천덕꾸러기로 하우스 한켠에 처박혀 있었지만

부지런히 뿌리를 내리고 잎을 펼쳐

누구보다도 먼저 싱그러운 봄향기를 하우스 가득 가져왔습니다.

  

 

울퉁불퉁, 삐틀배틀 못생긴 고구마만 골라 땅에 묻어놓았더니

멋쟁이 새순을 땅박 세상으로 키워내었습니다.

비단결 보다도 더 보드랍고 윤기가 흐르는

고구마 새순이 벌써 올 가을의 풍요를 예견케 합니다.

 

 

몇년을 묵히던 대추나무 사이 골을 올해 모처럼 갈아 감자를 심었습니다.

어차피 일년에 적어도 새번은 풀을 베어줘야하다 보니

차라리 그럴 바에는 감자라도 심자는 마음으로

관리기로 로타리를 치고 골을 만들어 감자 파종을 마쳤습니다.

올 여름 비나리미술관에 놀러오신 도시민의 농사체험용으로

요긴하게 쓰일듯합니다^^*

 

이렇게 나의 봄은 무르익어가고

비나리마을의 풍경은 그 아름다운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온통 슬픈 소식이 가득찬 대한민국에

비나리의 봄 풍경처럼

햇살가득하고 따뜻한 소식이 넘쳐나길 빕니다.


반응형
반응형

고구마와 야콘 파종을 마쳤습니다.
고구마는 컨테이너 박스에 담아 보일러실에 쌓아두고
주문이 간혹 들어오면 조금씩 팔기도하고,
가까운 이웃과나무어 먹기도하면서 겨울을 나고
이제 다시 싹을 띄우기 위해 땅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굽은 소나무가 묘를 지킨다고,
모양이 좋은 놈은 다 팔려나가고 남은 못생긴 놈들만 
고구마농사를 잇기위해 종자로 남았습니다.
작년에 500여평을 심어, 사실 많이 남아버렸는데
올해는 한 300평만 심을 생각입니다.

야콘은 줄기와 먹는 뿌리사이에 돌덩이 은 모양의 '뇌두'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에 눈이 수십개씩 달려있다가 봄이되어 온도와 습도가 맞으면 싹을 틔웁니다.
작년 가을에 수확을 끝내고 이 뇌두를 컨테이너박스로 5박스정도 모아서
땅을 깊이 파고 묻어 놓았습니다.
50CM깊이로 땅을 파고, 그 밑에 낙엽을 깔고 뇌두를 놓은 뒤에 
이불을 덮고 다시 비닐을 덮은뒤 흙은 두텁게 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빗물이나 눈이 녹은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마 비닐을 씌우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고정시켜놓았습니다.

올 겨울 추위가 대단했기때문에 혹시라도 얼어썩지나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건강히 겨울을 잘 났습니다.   
그 놈들을 캐내어 비닐하우스에 모판을 만들고
나란히 심었습니다.

먼저 고구마를 심고, 다음에 야콘을 심었습니다,
한 하우스안에서 어깨를 맞대고 누워있는 야콘과 고구마가
사이좋게 싹을 틔우고 무럭투럭 자라나길 산신령님께 빕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