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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늦더위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처서를 코앞에 둔 초가을.
가을 수확기에 앞서 머슴을 배불리먹이던 풍습이었던
'풋거먹는날'이 지나자마자 비나리마을은 본격적인 고추 수확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첫농사를 지은 이웃 민서네는 벌써 초벌 수확을 끝내고
비닐하우스 한쪽 구퉁이에 귀한 고추를 늘어놓았숩니다.
가을장마도 지나고 이제 맑은 날씨거 계속될 예정이라고 하니
잘 마른 멋진 태양초가 될것 입니다.
여름 해를 닮아 빨갛게 익은 고추 하나하나가 다 귀하고 이쁘기 이르데 없지만,
한 푸대 두 푸대 양이 늘어나고, 비닐하우스 가득 펼쳐놓다보면,
고추의 가치는 근당 얼마라는 가격으로만 남습니다.
텃밭 농사를 지을 때 탐스럽던 고추가
밭마지기 수가 늘어나자마자 원수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고추농사 몇년하다보면 고추만 봐도 허리가 아파올 지경입니다^^*
올해 우리집 고추 농사는 약2마지기 600여평입니다.
혼자 따기에는 많고, 품을 사기에는 적은 애매한 양이지만
늦은 감자 수확을 내일까지 하고나면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고추수확에 나설 예정입니다.
올해 햇고추값이 약세로 출발했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출하기가 되면 가격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제발 올해 고추값이 좋아서 비나리 농부님들 얼굴에 주름살이 펴지고
함박웃음이 넘쳐나면 좋겠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고추수확... 두어달 동안 계속될 고행의 시작이지만
값이라도 좋아 신나고 즐거운 고행일 수 있기를 천지신명께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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