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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서 더 좋은 여성영화 봉화에서 만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gogo시네마

10 19일 비나리마을학교에서 열려

 

 

전국 각지를 누비며 다양한 여성영화로 지역관객을 만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지역순회상영프로젝트 gogo시네마가 스위스 코미디 영화 <할머니와 란제리>를 들고 봉화를 찾아간다.

 

여성가족부가 후원하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청량산비나리마을이 공동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10 19일 금요일 오후 7시 비나리마을학교에서 열린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gogo시네마는 찾아가는 상영회로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여성영화의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성평등 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뜻 깊은 행사로 기대된다.

 

할머니들의 유쾌한 반란 <할머니와 란제리>

10대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여성영화 선보여

 

<할머니와 란제리>스위스를 배경으로, 남편을 잃고 뛰어난 바느질 솜씨로 속옷 가게를 열려는 할머니 마르타와 이에 반대하는 마을 남자들의 갈등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그린 수작이다. 친구들과 함께 벌이는 할머니의 반란이 속시원한 웃음을 던져준다.

영화 상영 후 이혜경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여성의 독립과 노년의 삶에 대해 진솔하고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지역순회상영프로젝트 gogo시네마를 통해 성평등문화를 확산하고 지역 여성 연대와 함께 발전하는 영화제로 계속 활동해 나갈 것이다.

 

[작품 상세 소개]

 

<할머니와 란제리>

드라마 | 베티나 오베를리 | 2006 | 상영시간: 89 | 제작국가: 스위스 | 전체 관람가

스위스 작은 시골마을에서 남편을 잃고 뛰어난 바느질 솜씨로 속옷 가게를 열려는 80세 할머니 마르타와 마을 남자들의 갈등을 유쾌하게 그린 수작. 시골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맞서 속옷 가게를 준비하고 지키려는 마르타와 친구들의 도전기를 통해 개인의 독립과 자긍심은 나이와 성을 불문하고 지켜져야 하는 것임을 통쾌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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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나무닭움직임 연구소 장소익선생님과의 인연 덕분

이번에 두번째 남미 인형극 공연을 비나리마을에서 가지게 되었다.

난생 처음 비나리마을에서 남미 인형극 공연이 있었던 날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비나리마을에는 번듯한 시설이 들어섰고,

마을을 문화 예술적으로 풍요로운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주민들의 의지도 상당히 고양되었는데

아쉽게도 지역의 명호초등학교 아이들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훨씬좋은 시설에서 공연을 가지게 되었지만

열기는 그때만하지 못해 못내 씁쓸한 기분을 피할 수 없었다.

사실 공연시간이 다가오는데 찾아오는 아이들은 없어 무척이나  가슴졸여야했다.

그래도 다행히 공연시간에 임박하자 다른마을 분들을 포함해

명호면 내의 여러마을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도착하기 시작했다.

공연이 한창 진행중일 때 세어보니 

아이와 부모를 포함해 약 쉰 가량의 주민이 공연에 참가했다.

아름다운 공연, 귀한 공연을 이웃과 같이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이날 공연작은 파랄라마노극단의 2인인형극 [징글버]였다.

거리의 천사, 거지들이 맞는 성탄절 이야기를

인형극의 형식에 노래까지 곁들여

처절한 아름다움 혹은, 가혹한 가난속에 피어나는

희망 같은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두 배우가 미리 직접 만들던 소품하나하나에 묻어있는

볼리비아의 민속예술 감각하며

전체 진행과정에서 진지함을 잃지않고

공연에 임하는 두 배우의 겸허한 자세 등 어느것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대사를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으면서도

인형의 동작하나하나가 전해주던 정서적 공감은  

가난한 삶에 임하는 인간의 공통된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가혹한 삶의 여건 속에서도 잃을 수 없는

삶의 숭고한 가치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

아마도 볼리비아인 두 배우는 그런 메시지를 가지고

우리를 만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의 초입, 비나리마을학교에서

주민과 함께 한 볼리비아 인형극이 남긴 울림은

오래도록 나의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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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청량산권역 비나리마을학교에서 [볼리비아인형극]을 상연합니다.

2010년 비나리미술관에서 성황리에 판을 벌였던 남미연극제에 이어,

올해 다시 청송 나무닭움직임연구소와 컬춰라인이 함께하는

남미인형극을 청량산비나리마을에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남미특유의 인형극을 만나 볼수 있게 하는

귀한 기회인 만치 지역의 어린이와 학부모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흥겨운 남미 인형극을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로

이번 연극공연이 신나는 마을 잔치가 될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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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북북부문화정보센터(이하 컬처라인)은 2012년 8월 13일, 청송군을 시작으로 볼리비아 인형극단 ‘Parala Mano'와 함께 하는 인형극 여행을 떠난다. 경상북도와 경북 북부권 11개 시·군이 주최하고, 컬처라인이 주관하는 이번 인형극 여행은 경북 북부권의 마을로 들어가 지역의 아이들과 주민들을 만나면서 남미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인형극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유대감을 두텁게 하고 지구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갖게 하고자 기획되었다.

1998년에 설립되어 볼리비아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는 인형극단 ‘Parala mano'는 인문학적 상상력에 기반 한 감동 깊은 인형극을 직접 창작하고 공연하는 단체로 해외 인형극 축제에도 초청되고, 한국에도 올해 세 번째로 초청되었다.

이번 인형극 여행에서는 관람객 연령층에 따라 주요 레퍼토리 세 작품을 선보인다. 크고 파란눈을 가진 못생긴 거인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를 만나 우정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를 다룬 <파란눈>은 초등학생들을 찾아가고, 전쟁과 폭력, 현대인의 고독을 다룬 작품 <소박한 이야기들>과 크리스마스에 소외되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징글버>라는 작품은 청소년과 성인들이 주 관람객이 되도록 공연이 배치되었다.

약 한 달 동안, 경상북도 북부권 11개 시?군 의 마을을 찾아가 9월 6일, 울진 공연으로 막을 내리는 볼리비아 인형극 여행의 자세한 일정은 컬처라인 홈페이지(
http://www.cultureline.kr)에 공지되어 있다.

■ 문의: 054-843-6231~2 (컬처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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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월요일부터 한주 내내 비나리 마을학교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안동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함께오케스트라] 여름캠프가

비나리 마을학교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올라와 첼로,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의 아름다운 선율이

아름다운 마을의 풍광과 어우러지고

천사보다 더 이쁜 아이들의

생기발랄한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아름다운 비나리마을을 환상의 세계로 이끕니다.

 

40여명의 아이들이 악기별로 팀을 나눠

틈틈히 윷놀이도 하고, 딱지치기도 하면서

각자가 맡은 악기를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마을길도 걷고

옥수수따기 등 농사체험도 하면서

한주 내내 음악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마지막날 밤에는 이렇게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확인하고

그 성과를 마을과 나누는 작은 음악회도 가집니다.

 

학부모님과 마을 주민을 모시고

캠프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의 오케스트라연주를 비롯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연주도 함께 가진답니다.

 

이렇게 비나리마을이

예술과 농업,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행복한 마을, 아름다운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마을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나리 마을학교에서 여름캠프를 열고 있는

[안동예술의전당 함께오케스트라]의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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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포럼 발제


주민의 삶이 곧 자원이다

: 봉화 지역문화자원의 산업화에 대한 몇 가지 단상

‘문화산업’이라고 하면 문화생산물을 상품화하는 현대의 산업형태를 말한다. ‘지역문화자원의 산업화’란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자산을 지역주민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역문화자원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상품화 혹은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이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두가지 중요한 문제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산업화 과정에서 취사선택 가능한 ‘지역문화자원’의 외연을 확정하는 문제로 지역사회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의 가치를 발굴하거나 부여하는 것일 뿐 아니라, 구체적 상품 아이템 개발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두 번째 문제는 ‘산업화’의 성공 여부를 확정짓는 핵심적 측면으로 그 지속가능성과 ‘산업화의 결과가 초래할 지역주민의 변화된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문화 자원의 산업화 과정은 ‘지역 문화자원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하되, 전 과정에서 어떻게 지역주민을 참여시키고 주역주민의 이해에 입각해 사업을 수행할 것인가 하는 과제로 집약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입장을 가진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진행되어온 지역‘축제’와 봉화를 대표하는 ‘청량산’, 봉화의 최대 문화 자산인 ‘마을’ 그리고 근래에 붐이 되고 있는 ‘걷기 길’만들기 사업과 봉화군이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있는 ‘봉화정자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자원 산업화 과정을 되짚고 동시에 각각의 단위 사업들과 관련한 단상을 정리해 본다.

축제

봉화군의 은어축제와 송이축제는 상당한 성공사례로 많은 상도 타고 봉화를 상징하는 축제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적 평가와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적잖은 반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부정적 입장은 면단위 간 혹은 농업/상업 간의 이해관계 대립에 연원한 측면도 있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이들 양대 축제가 지역의 핵심 산업인 농업 자원에 기반 하지 않고 있고, 특히 ‘은어축제‘의 경우 지역 주민의 삶과 밀착된 파급력 있는 자원이 아니라는 데 있는 것 같다.

다시말해 봉화의 대표적 축제가 외형적 성공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역민의 삶과 괴리되어 지역민의 삶을 고양하지 못하고 지역민의 경제적 이해와도 일정정도 분리된 채 진행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은어축제, 송이축제는 현재의 성공에 머물지 말고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주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주민밀착형’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해야 할 것같다. 나아가 이들 대표 축제와 병행해서 이를 보완할 보다 주민밀착형인 작은 ‘마을축제들’의 발굴과 육성이 필요하다.

둘러보면, 우리 지역의 특유한 장례문화, 동제, 풋거 먹는 날(머슴의 날), 초롱계 등 마을축제화 할 수 있는 자원이 산재해 있다. 이들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면 농촌공동체의 행복한 삶, 아름다운 마을살이를 드러내고, 주민의 삶을 고양하는 축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의 최종 목적이 주민의 행복한 삶이고, 주민의 행복한 삶이 바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비나리초롱축제’가 성공가능할까?)

현재까지 봉화군에 여러 걷기길이 생겼고 지금도 만들어 지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길을 만들고 관리하고 홍보하는데 많은 예산이 들어간 것에 비해 가시적 성과는 크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실 걷기가 붐이 되는 트렌드에 맞춰 걷기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미 선점된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의 성공 사례를 모방하는 방식으로는 그 성공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차라리 상품화된 ‘큰길’이 아니라 봉화지역에 맞는 무수한 작은 길을 만드는 사업이 보다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은길’은 예산중심 사업이 아니라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업으로 ‘돈’보다는 ‘공’이 더 들어가야 하는 사업이다. 나아가 걷기 트렌드를 이끄는 가치(반개발주의, 자연과 일치하는 삶, 마을공동체에 대한 그리움 등)에도 더 부합한다.

봉화만의 작은 길 만들기는 지금은 단절된 마을간 실핏줄을 잇는 작업으로 마을간 소통을 통해 침체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면서 동시에 농촌과 도시를 잇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길이 되지 않을까?

봉화를 대표하는 산은 청량산이다. 청량산은 유불선 문화의 보고로 알려져 있고 숱한 명사들이 다녀갔던 산이다. 그러다보니 100여 편의 유산기와 1,000여 편의 시가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풍부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청량산에 대한 개발을 주로 하드웨어적인 개발에 머물렀고 그 문화적 내용을 자원화 하는 데 소홀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산행 중심의 단일한 방문객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공원 상가에서 매출이 없다고 아우성이고, 지역 농민들은 더더군다나 불만을 가지거나 무관심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 비춰보면 청량산의 문화적 자원을 상품화하여 방문객을 다양화하고 등산객의 체류시간을 늘이기 위한 작업이 좀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유산기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청량산을 불교 성지화 하는 작업 그리고 다양한 성씨의 역사적 명사들이 다녀간 길을 따라 안내문 등을 설치하여 문중 순례지 등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청량산을 단지 등반용 산이 아니라 문화적 명승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청량산 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청량산 박물관은 청량산의 문화적 자원을 집대성하여 ‘상품화’를 위한 기초 자료를 생산해내는 역할과 더불어 청량산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단위로 거듭나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량산 박물관을 관리사무소 부속 기관에서 독립시키고 대폭적으로 인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청량산 박물관이 청량산의 자연자원, 문화자원에 대한 조사, 각종 연구 및 전시, 방문객이 참여 가능한 상설 프로그램,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수행하는 실행기관으로 청량산 방문객이 반드시 들러봐야 하는 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청량산 도립공원”이라는 상품에 마을을 결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들마을이 보고 싶어, 아름다운 윗뒤실이 보고싶어’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 날 수 있도록 ‘청량산’에서 차지하는 마을의 위상을 제고해야한다. 사실 도립공원내 주민들은 ‘도립공원 청량산’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일 경우까지 있다. 도립공원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안될 뿐아니라 불편마저 초래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이와같은 현실을 타개하기위한 사업들이 시작되고 있다. ‘북곡리 명품마을 사업’과 공원내 ‘농산물 홍보판매장 설치’ 등이 그것이다. 바람직하고 꼭 필요한 사업임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더 나아가 ‘마을’을 청량산이라는 상품에 결합시키기 위한 작업들은 보다 더 심원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봉화 정자 투어

봉화 정자투어는 대표적인 봉화 관광 투어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봉화가 전국 최다의 정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립가능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정자를 단일 관광 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힘들다. 정자들 간 투어도 성공적이지 못하다. 다시생각해보면 정자라는 ‘건물’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을 수는 없다. 따라서 봉화의 훌륭한 자산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정자가 마을살이에서 가지는 의미를 살리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을과, 마을사람의 삶과 결합된 의미의 정자를 생각한다면 부가적인 보조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정자’가 아니라 정자가 있는 ‘마을사람의 삶’이 상품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기에 덧붙여 ‘정자’를 현대화해서 현대인에게도 친밀한 공간으로 되살려낼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요구된다. 특히 유교와 연관된 유무형의 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현대적 ’해석‘이 꼭 필요하다. 유교가 ‘충효교육’이나 ‘예절교육’에서 풀려나 스마트한 유교가 될 때만이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 과자축제 : 닭실 마을과 후토스 동산, 전통한과와 현대식 과자의 기묘한 결합이 가져온 작은 성공!)

마을

봉화의 최대 자산은 전통마을들이다. 이골 저골 아름답지 않은 마을이 없다. 앞으로 봉화의 최대 관광자원이 바로 이 마을들이 될지도 모른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공동체가 해체되면 될수록 전통적 마을 공동체에 대한 향수는 늘어날 것이다. 유럽인에게 네팔이나 티벳여행은 일생 일대의 꿈이다. 이곳은 현대문명에 반한 곳이고, 심원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지역이면서 동시에 ‘불행한’ 현대인 자신들과는 달리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봉화의 많은 마을들은 충분히 도시인의 로망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마을의 상품화는 이제까지 진행되어온 ‘체험마을’ 등과는 또 다른 각도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행복한 주민의 삶이 전제되어야만 진정한 행복을 찾는 도시인의 발길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마을이 어떻게 보전되고 어떻게 ‘변화’되어야할지 고민해야한다.

“주민의 삶이 곧 문화자원이고, 문화자원의 산업화의 주체는 지역주민이다.” 충분한 자료를 검토하고 세련된 입론에 입각하지 못했지만, 가능한 이러한 관점을 견지하고, 나름대로 봉화 문화자원을 이용한 관광산업화 과정을 전반적으로 되짚어 보았다. 잘못되고 부족한 생각을 토론과정에서 바로잡고 채울 수 있길 빈다.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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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농촌체험마을을 시작하면서 아내와 같이 한번씩 하게된
체험프로그램중 자연미술체험을 그래도 가장 오래동안 유지해왔다.
자연미술체험은 나무나 풀 등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잇는 재료에다가
물감이나 여타 소재들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거나
스스로 원하는 바를 표현하도록 하는
그야말로 난장판 미술체험에 가까운 프로그램이다.

지난주에는 봉화송이축제장에서 4일간 체험을 진행하고
어제는 이웃 고계리에 자리잡은 폐교를 이용한 [청량산장]에서
봉화군 농산물 고객을 대상으로하는 홍보 행사에 초대된
생협회원 어린이를 위한 부속프로그램으로
자연미술체험을 진행했다.

이날은 부실한 준비로 허겁지겁  체험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한 아이의 말 한마디 때문에 불현듯
자연미술체험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게 되었다.
같은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해오면서
그냥 타성에 젖어 시간을 떼우고
자연미술체험의 의미나 교육적 효과같은 것은
염두에도 없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걸 만들어볼까?"
한 남자 아이이 대답이 가관이다.
"독사가 다리잘린 토끼 즙빨아먹는 모양 만들래요."

그 아이의 대답이 충격적이었지만
게임이나 폭력적 만화 등의 영향일 수도 있고
(아니 그 보다는 폭력적인 세상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 많다!)
아니면 선생님을 골려주려는
의도된 폭력성의 표출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그 아이의 대답은 그동안 미술체험과정에서 느꼈던 요즘 아이들에 대해
몇가지 문제도 되짚어 보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묻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되었다 .

먼저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어린 동생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이는 내 자식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외동으로 자라 가정내에서
협력의 기회를 많이 가져보지 못했을 것이고,
학교 교욱과정에서도 부족한 협동성을 키워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것 같다.

이 점은 부모님들에게 해당되기도 한다.
간혹 아이들과 같이 체험에 참가하는 부모님들이 있지만
자기 아이만 돕고 지나치게 간섭하는 경우는 많이 볼 수 있는데
다른 아이들을 돕는 경우는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공격성이다.
이는 나무재료 등으로 만들고 싶은 거 아무거나 만들어보라고 하면
남자아이들은 총을 가장 많이 만드는 것에서 드러나기도 하지만
체험과정에서 친구들과 도구 사용 순서 등에서 부딪힐 때 그대로 노출되는 된다.
심한 경우는 친구의 고통에 둔감해서 
친구가 글루건에 화상을 입어 울고 있어도
웃으면서 놀리는 경우까지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유사한 체험을 많이 해 온
학습과잉아이들이 보이는 '이거 많이 해봤는데'식의 반응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사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창출해내거나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내지 못한 
체험선생이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찾고
놀이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을 용납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아이들의 삶을 장악해 들어가는 요즘의 교육관이나
교육제도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뭏튼 끝나지 않은 고민이지만
최소한 자연미술체험이
자연재료를 통해 스스로 표현하고싶은 바를 실현하면서
자연과의 교감을 넓히고,
생명에 대한 사랑을 체득하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으로 순화될 수 있고,
친구들과 더불어 과제를 수행하면서 협동심을 기르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이고 학습과잉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
지금과는 좀 다른 새로운
'공동체 미술프로그램'으로 거듭 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구체적 모습이 어떨지 모르지만
올 겨울내내 새로운 프로그램을 모색하는 과정을 겪고
내년에는 좀 색다른 미술체험을 진행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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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에서 연극 활동중인 [나무닭움직임연구소]
http://namoodak.wordpress.com/ 에서 연락이 왔단다.
국제환경연극 프로젝트에 참가해 [움직이는 전설]이라는 타이틀로
한여름 연극예술잔치를 가지게 되었는데
일정이 임박해져 소품 제작을 도와달란단다. 
8월 9일,그림을 그리는 아내덕에 오랜만에 청송으로 달렸다.
청량산을 가로질러 부슬비가 내리는 몇개의 지방도를 달리고
영양과 청송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하게되어 경찰관에게 참고인으로 명함까지 남긴뒤
어렵게 청송에 도착했다.
 

주어진 과업은 고래두마리를 채색하는 일!
우리가 채색할 고래는 어미고래와 새끼고래 각 1마리로
종류는 귀신고래라고 했다.
찾아보니 귀신고래의 국제적 명칭은  Korean Gray Whale로
유일한 한국계 고래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울산 장생포가  오염되고 뱃길이 분주해지면서
벌써 삼십몇년동안 귀신고래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단다.
무려 45톤이나 나가기도 하는 대형고래면서
귀신같이 바위사이를 잘 빠져다녀
이름 붙었다는 귀신고래가 
이제는 한국의 환경재앙을 상징하는

슬픈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자료가 없어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출력한 조그마한 사진에 의존해
귀신고래를 그렸지만 오후 늦게 빗발이 날리기 시작할 때까지 
어미고래 한마리만 겨우 완성을 하고,
아직 천도 씌우지 못하고 있던 새끼고래는 
시작도 못하고 청송을 떠나와야했다.


근 2년만에 들른 '나무닭'은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해온
흔적을 구석구석 간직하고 있었다.
2년전에 비해 훨씬 정리된 주변환경도 그렇고
이런저런 소품들도 그동안 상당히 늘어나 보였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무닭연구소가 사용하고 있는 폐교 건물공간마다
지역의 어린이들부터, 멀리 남미에서 온 연극인,
타지역의 대안교육기관의 학생들까지
사람의 온기가 넘쳐난다는 사실이었다.


지역에서 온갖 열악한 조건을 다 감수하면서
지역문화예술을 일구는 장소익 선생과 동료분들의 열정에 탐복하고,
폐교를 꽉채운 지역주민과 어린이, 연극인의 열기와
아름다운 소품들을 사진기에 담았다.


'연극'이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기척 자체도 귀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귀한 농촌에서
연극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정을 나누고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너무나 귀하고 아름답다.
개인적인 욕망을 접어둔채 청송의 작은 마을에서
연극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나무닭]의 활동에 한량없는 부러움과 존경심이 일었다.
하루낮의 나무닭 순례를 마치고
나의 삶의 터전인 비나리마을로 돌아온 저녁

나는 황량한 벌판을 처음 마주한 얼치기 농부의 마음으로
나의 삶과 나의 마을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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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봉화와 동일한 문화권이라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봉화군 명호면의 대부분이 행정구역 개편이 있기 전에는 안동에 포함되어 있기도 했단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집에서 차로 10분도 달리지 않아 안동땅으로 접어들고 안동 도심까지라고해도 거리로 40km, 시간으로 50분이면 충분한 동일한 생활권이기조차하다. 사실 그런 연유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사적인 이유들때문에 나는 사실 봉화보다는 안동에 걸음하는 일이 더 잦다. 지난 말복에도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할 즈음 권기혁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의성김씨집안의 사빈서원이 새롭게 복원되고 있는데, 집주인이 미리 몇몇 지인을 청해 서원 구경도 시키고 조촐한 음악회도 가진다는 것이다. 사실 몸도 피곤하고 그리고 딸아이가 밤에 영주로 내려와 마중을 나가기로 되어있었지만 명균, 승균 형님을 비롯해 좋은 분들 만나는 재미에 딸아이 만날 장소를 안동으로 바꾸고 집을 나섰다.


안동대를 지나 얼마가지 않아 도착한 사빈서원은 아담한 골에 강당과 주사, 사당 등이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었고, 누각에 올라 골짜기 확트인  아랫쪽으로 바라다 보니 내앞 반변천쪽 전경이 시원스레 들어왔다. 누각에는 나중에 들어 알았지만 '우물가식당'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다는 김연숙시인 부부께서 음식을 장만하고 계셨고, 마당에는 사진작가이신 강병두선생께서 먼저 도착해 사빈서원의 저녁을 카메라에 담고 계셨다. 오랜만에 뵌 강병두선생과 인사를 나누고, 금새 해가 기울고 저녁어스름이 마당에 깔리는 중에 주인이신 명균, 승균 형님께 인사를 드리고 사실 과문한 탓에 내력도 잘 모르는 사빈서원을 구석구석 둘러봤다.
 

사람이 좋아 참석한 자리지만 사빈서원이 있어 마련된 자리니 만치 서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었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한분 두분 들어서기 시작한 안동의 학자며 예술인들을 맞았다. 그리고 이날의 자리를 단순한 술자리가 아니라 사람 사는 멋을 한껏 향유할 수 있는 고귀한 자리로 격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시게 될 기타리스트인 권희경, 조민규 부부가 마침내 도착했다. 두 부부 기타리스트가 조율을 하고 손을 푸는 사이, 우리 부부는 명균 형님이  박경환선생님 부부등 먼저 도착하신 분들과 차를 나누는 자리에 끼여, 차를 얻어 마시며 사람의 멋과 향기를 음미했다.
 

이윽고 어둠이 완전히 서원을 덮자 누각에 올라 술과 음식을 나무며 권희경님의 기타연주에 빠져들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가는가도 참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그건 인생이란 긴 여정도 마찬가지고, 한곡의 음악을 듣는 짧은 순간에도 마찬가진 것 같다. 비록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알고 지내게 된 것 하나만으로도 마냥 고맙고. 그런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뿌듯하게 느껴지는 존경스런 선생님들과 더불어 듣는 기타소리는 황홀하기만 했다. 기타는 조민규선생의 손으로, 명균형님의 손으로 전해지면서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는 사빈서원의 밤은 깊어갔다. 하지만 딸아이와의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원통할 만치 아쉬웠지만 자리를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세상의 형제중 가장 우애가 깊으시고 그리고 이날 자리를 마련해주신 명균, 승균 형님 부부, 연락을 넣어주고 길 안내까지 해주신 늘 봉사하시고 희생하시는 도해 권기혁선생님, 학자의 삶을 사시면서 타고난 예술적 끼를 숨길 수 없어 늘 예술인들과 함께 삶을 나누시는 박경환 선생님 부부, 두번 뵈었지만 안동 딴따라판마다 다 낄 것 같은 안동병원 김종규 선생님, 또 내가 아는 음악가 중에 가장 겸손하고 소박하신 권희경, 조민규 부부, 강병두사진작가님, 그리고 다 기억하지 못하고 기록하지 못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지역사회에서 늘 뵙고 부댓길 것만 같은 많은 분들과의 인연이 고맙다.  존경하는 분들과 함께해서 좋았고, 좋은 음악이 있어 더 행복했던 2011년의 말복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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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전 오성윤 감독이 황선미 원작인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화영화로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한참뒤 친구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분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와 동영상을 보이며 친구들과 아이들의 평을 구했다. 그리고 잊혀져버린 지 몇년만에 [마당을 나온 암탉]이 언론의 대대적인 호평과 지원을 받으며 우리 앞에 나타났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안동의 극장을 찾았다. 2개의 개봉관 중 한 곳에서 바로 상영을 시작했지만 낮시간대에 한정되어 있는 상영시간때문에 지난 주말에야 조조 타임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이번 영화를 급히 보게 된 것은 오성윤 감독이 만든 영화를 꼭 봐야되겠다는 의무감과 더불어 한국 애니메이션영화의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든 수작이라는 언론 평가에 솔깃했기 때문이다. 조조타임에 들어선 극장에는 아이들끼리 오거나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관객들만 가득했고 아이를 다 키워버린 우리같은 어른 관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단 만화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선입견, 혹은 지금까지 만화영화가 단지 아이들 영화에 머문 한국 만화영화의 현실을 확인하면서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국 만화영화의 맥을 짚고 있지 못한 관객의 한사람의 눈으로 한국 만화영화사에 있어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위상을 가름한다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이고 일단 가능한한 원작의 내용을 잊고, 영화 자체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90여분의 상영시간이 금방 지나고 관객들이 서둘러 빠져나간 뒤에 마지막으로 극장을 나섰다. 언론의 극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측면도 있었지만 이제까지의 다른 만화영화들에 비해 장명장면의 아름다움이 매우 독보적이었고, 서정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생명의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는 측면, 알려진 제작기간이 6여년인 것 처럼 오랜 시간동안 조탁을 거듭해 거둔 높은 완성도가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재미와 교훈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속에서 , 특히 오성윤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 말한 작품의 회화성과 캐릭터의 연기력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의도는 일정정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아뭏튼 개봉 일주일을 넘기면서 관객 동원에 성공하고 언론의 폭발적인 호평을 끌어낸 성공적인 만화영화 한편으로 등극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영화사의 한페이지에 기록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오성윤 감독이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감독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뒤짚고 곱씹어 봤다. 그래서 관객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나올 더 좋은 작품을 바라는 욕심에 아주 사소한 그리고 주관적이기까지 한 희망사항을 몇가지 정리해 봤다.
 

먼저  사실적인 파스텔톤의 풍경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위에서 나그네와 족제비의 싸움, 잎싹과 족제비의 싸움, 초록의 경주 장면 등 박진감 넘치는 활극을 전개함으로써 목가적인 서정성과 속도감을 동시에 추구한 것으로 보이는데 왠지 조금의 부조화가 남는 듯했다. 서정적 배경과 강력한 색체와 형태의 캐릭터의 부조화도 마찬가지 느낌이다.
또한 영화가 원작동화에 기반하다보니 전체 내용적 측면에서 원작의 틀에 갇힐 수밖에 없겠지만 원작이 가지는 가족주의적 태도 - 엄마가 입양한 자식을 잘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것으로 삶을 마감하는 설정은 너무 평범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각각의 캐릭터가 갖는 좀 평면적인 성격도 어린이용 만화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단순화한 것 같았고,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도입한 몇몇 장치들이 스트레오 타입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불편했다. 달수를 보면 인어공주의 세바스찬이 생각이 나고, 초록이의 파수꾼선발 경주대회를 보면 헤리포터가 생각이 나고, 또한 각각의 캐릭터는 디즈니 냄새가 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한 사람의 관객이 가지는 이와같은 주관적인 희망사항에도 불구하고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금 까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다시 써야할 만치 중요한 수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늦기 전, 온 가족이 손잡고 꼭 영화관을 찾아 다른 어떤 영화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볼 것을 이웃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먼 훗날
 오성윤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 세계 만화영화사에 한 획을 긋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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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초 봉화문화원 기타교실에 수강 등록을 하고
그동안 딱 한번 밖에 빠진 것 말고는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강좌에 참여해 왔다.

나이만 들고 실력은 없는 늦깍이 수강생이 될까봐 몇번을 망설이다가
수강등록을 했지만 다행히 연령대도 다양하고
기타 실력도 특별한 수강생이 아무도 없어
그나마 난 잘 치는 축에 들어 우쭐해해도 좋을 정도 였다.


수강생은 무려 45명이 등록을 했고 매주 서른명 정도가 수업에 참가하는데
평생 처음으로 기타를 잡으신다는 한갑이 넘은 어르신도 계시고,
2~30년전 학창시절에 잠시 기타를 두드려보다가 이제 아이들 다 키워 놓고기타를 다시 배워보겠다고 오신 아주머니들도 계셨다.
물론 엄마등쌀에 할 수 없이 기타를 들고 와서는
수업시간 내내 장난만 치다가 돌아가는 개구장이
초등학교아이들까지 있었지만
그래도 기타를, 기타음악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인 것 같다.
그렇게 시작한 기타수업을 네댓달 참가하다보니
이제 기타를 사랑하는 수강생들 대부분과도 친하게되었고
주초가 되면 벌써부터 수요일 저녁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기타를 새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봉화문화원의 제안으로 그중에서 조금 실력이 나은 사람들로
합주단을 꾸려 
봉화은어축제의 부속행사인
지역문화한마당에 참가 하기로 했다.

수업시간의 절반이상을 연주회 연습으로 채우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따로 연습을 해서 오기도 했는데,
처음 합주 때는 도저히 무대에 올라갈 것 같지 않아 절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주 두주 시간이 쌓이면서 몰라보게 실력이 늘고
합주의 재미를 알아가게 되었다.
조금씩 다른 스타일은 둘째고
박자도 제각각이고 멜로디도 매번 놓치고 틀리고 하면서도
그래도 같이 어울려 한곡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재미는 
좁은 연습실의 더위를 잊게하기에 충분했다.


연주 전 마지막 주에는 단원들이 모여 따로 연습도 하고,
공연 당일에는 오후내내 연습과 리허설로 땀을 흘린 뒤에
드디어 봉화 내성천변 야외 무대에 올랐다.
연주곡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뉴질랜드 음악을 편곡한 '연가'와

기타음악중 가장 유명한 '로망스'를 편곡한 "Rumb Flamenka"
그리고 가요 "개구장이"를 준비했지만
행사진행 문제로 두곡만 연주를 했다.
수백명의 관중이 올려다보고,
화려한 조명속에서 강사님을 포함한 9명의 연주단원들은
모두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막상 연주가 시작되자 긴장을 풀고
연주 자체에 몰입하여 즐기는 모습이었다.

연주중에 상황을 살핀답시고
단원들의 모습을 둘러보다 내가 칠 멜로디를 놓치기도 하고
메뚜긴지 큰 모기지 알수 없지만
곤충으로 짐작되는 놈이 내 목덜미에 앉아
연주내내 왔다갔다 신경을 거슬리게했지만
연주가 끝나고 관중들의 큰 박수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끝없는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봉화문화원에서 지원해준 "출연료"를 들고
봉화읍의 유일한 까페인 '물향기'에서 뒤풀이를 했다.
맥주를 한잔 나누면서 그동안 못나눈 사적인 이야기들도 주고받고
기타에 대한 사랑도 고백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밤이 깊어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 두가지는 마음에 담고 뒷풀이를 파했다.
연말에 봉화 문화원 학예발표회 때는
적당한 곡을 골라 수강생 모두가 같이 연주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봉화에도 '기타동호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겠다.
잘 치기는 포기했지만 그냥 즐기기를 원하는
기타음악 애호가들의 모임을 일생 같이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이 그만치 더 알찰 것이라 느껴진다.

이날의 행복을 안겨준 봉화문화원과
영주소리누리 음악학원 조선화 선생님,
그리고 같이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해준
수강생 모두에게 나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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