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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로 이사오면서 데려온 유일한 식물은 자카란다뿐이다. 자카란다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네팔 여행의 순간을 환기시켜주는 고마운 놈이다. 얼덜결에 따라와 외롭게 버티던 자카란다에게 친구가 생겼다. 바로 요놈 아보카토나무다. 지난 가을 마트에서 사서 먹고 남은 씨앗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카란다 화분에 묻어두었다. 그리고 까마득히 잊고 지내다 오랜만에 커튼을 올리고 무사히 겨울을 이긴 자카란다에게 봄볕을 선물하던 날 가냘픈 줄기 하나가 발견되었다. 혹시 자카란다가 새로운 줄기를 키운걸까 흙을 만져 보니 지난 겨울 심어둔 아보가토가 싹을 틔우고 자라난 것이 아닌가.   화분을 하나 더 사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줘야겠지만 우선은 자카란다와 아보가토가  사이좋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다. 참으로 세상의 모든 생명은 강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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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가 꽃이나 나무로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15여년전 경상북도로 부터 지역개발분야 상을 받고 부상으로 뉴질랜드 연수를 갖을 때 봤던 일명 뉴질랜드 크리스마스 나무(포후투카와)가 오랬동안 나의 뇌리에 남아 여정의 추억을 상기했다.  그리고 6년전 카트만두 거리에서 만난 '자카란다'와 안나푸르나 트레킹중 만난 '랄리구라스'가 그때의 추억을 대표했다면 이번 네팔 출장은 룸비니의 '인도비단나무'로 기억될 것 같다.  꽃이나 나무로 남은 여행의 잔상은 음식이나 유적보다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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