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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낯선 세상속으로

[비나리농부의 주간업무일지]는 농부가 잠시 삽을 내려놓고 2년 예정으로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재직하는 동안 기록하는 극히 사적인 업무일지입니다. 농부로서의 문제의식을 견지하면서 한명의 공기업 임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그리고 업무를 통해 스스로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남기는 극히 사적인 기록입니다.  공적인 업무와 극히 사적인 감수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우주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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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농어촌공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임용이 확정되었고 16일 취임후 17일부터 정상 출근하란다. 이날 예정되었던 지지선언을 마지막으로 정치활동을 마무리하고, 2년 예정의 나주생활을 아내와 같이 하기로 결정하고, 급히 이주 계획을 세우고 짐을 챙기고 겨우 몇몇 분을 만나고, 전화를 드리고, 페북에 소식과 소회를 남기고 나니 이틀이 다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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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혀두었던 넥타이를 꺼내 유투브를 보면서까지 매어보는데 도저히 모양을 낼 수 없다. 낡았지만 자크만 올리면 매어지는 넥타이를 그냥 매고 가기로 결정할 즈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동네 형님들이 먼길가는 동생 노잣돈이라도 한푼 쥐어주고 싶다면서 올라오셨다. 월급많이 주는 좋은 자리 간다고 마다했지만, 나의 임용을 자신의 일보다 더 좋아하시는 형님들의 마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고마음을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먹먹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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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집을 나섰다. 트렁크에 가재도구를 잔뜩 싣고 먼길을 달려 10시 조금 넘어 나주 본사에 도착했다. 두어달전 면접때 와보고 두 번째지만 왠지 와야할 곳을 온 듯 낯설지가 않았다. 급히 달려온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집무실이 있는 11층에 올라오니 앞으로 있을 2년간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동시에 몰려왔다. 낯설은 의전을 받고, 사장님 뵙고, 선임이사님들 뵙고, 내가 배치될 농어촌개발 본부관할의 부서장님과 직원분들과 상견례를 하고 취임식을 하는 동안 아내는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공사와 나주 지역을 익히는 시간을 보냈다. 오후 일찍 배정된 아파트에 도착해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삿짐을 풀고 급히 가까운 마트로 달려가 덮고 잘 이불을 사고나니, 앞으로 고생을 같이할 관할부서장님들이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피곤했지만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나주에서의 첫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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