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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줄 알았던 설 연휴가 다 지나가고 벌써 마지막 날이 저문다. 엄마와 형제 그리고 친구가 있는 진해를 잘 다녀왔고, 나주에서 충분한 휴식도 취했다. 빠뜨린 곳이 더 많지만 그래도 설치레 인사도 마쳤다. 어머니의 건강이 늘 걱정인데 잘 버터내고 계신 것 같아 다행스러웠고, 동심으로 돌아간 엄마가 하루종일 인형과 대화하고 노시는 모습이 이쁘고 또 슬펐다. 진해 친구들도 저마다 우여곡절을 안고서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 같았다. 어떤 친구는 이혼은 했지만 예술을 즐기는 삶을 살고 있었고, 또 어떤 친구는 암수술은 했지만 산책을 통해 걷기의 즐거움을 배워가고 있었다. 삶이란 게 다 그렇지만 희노애락의 날실과 씨실로 짠 슬픈 풍경화 같은 거 아닌가!

그래도 이번설의 최대 이벤트는 둘째형, 동생과 같이 창원의 대표산인 정병산을 올라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주 어릴 때 같이 놀던 기억 이후 어른이 되고 고향을 떠난 뒤 형제간에 한 번도 같이 어디 놀러가거나 여행을 한 적이 없다. 뭐 원수진 것도 아닌데 그를 수 있냐 의아하겠지만 어떻게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나만 빼고 나면 서로 이기려 들지 않는 착한 형제들인데 다 먹고 살기 힘들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일정이 비록 반나절 산행이었지만 지난 시간을 회상하고 특히 어린 시절 형제가 같이 나누었던 기억 속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 되었다. 다음 휴가 때는 어디 리조트라도 빌려 4형제 모두 조카들까지 포함해 모일수 있는 자리 한번 주선하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내일 시작할 일상을 점치고, 업무를 점검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늦게 배은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늦게 시작해 맛들인 즐거운 직장이 나를 기다린다. 동백꽃이 막 터질 듯 부풀은 출근길을 따라 봄을 향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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