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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가 고추 수확에 정신이 없는 계절이지만
비나리마을 마을활성화센타 공사는 착착 진행중입니다.
7월말께 공사를 시작한 이래 터파기와 기초공사가 이루어졌고
드디어 몇일전부터 고추밭 가는 길에 내려다보이는 공사현장에는
건물의 지상부 벽체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나리마을 활성화센타는 비나리마을을 중심으로 7개리가 모여 만든
청량산권역 마을종합개발사업의 핵심사업입니다.


비나리마을활성화센타는 25여억원의 예산으로 1,500여평의 터에
강의동과 숙소동을 합해 약 260여평의 건축물로 이루어집니다.
내년 봄이면 완공될 비나리마을 활성화센타는   
마을과 농업의 가치, 공동체와 생태환경의 소중함을 기본으로하는
새로운 세상의 비젼을 담는 알차고 풍부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농민과 도시민이 만나고,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져사는
새로운 세상의 비젼을 확산시키는 농촌문화의 메카가 될것입니다. 


이제 내년 여름이면 마을활성화센타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마을사업을 운영해야할 것입니다.
바쁜 농사일에 한번도 제대로 마을사업의 운영에 대해
고민해보지도 못하고 있지만 긴긴겨울, 우리 마을의 자원을 총동원해
우리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하고 나아가 도시민을 맞아
마을의 활력을 증진시킬 구상을 차근차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획력도 마케팅 능력도 없지만, 마을의 모든 자원과
주민 모두의 역량을 모아나간다면
비나리마을이 세상의 중심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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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천 산업폐기장 설치반대투쟁 결의문

  우리 명호는 오랜 세월동안 낙동강에 기대어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청정하고 평화로운 농촌마을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고장에 [산업폐기장 설치]가 왠말이냐! 낙동강 운곡천은 우리의 식수이자, 농업용수이고, 관광자원이자 자라나는 아이들이 놀이터다. 그래서 명호면민은 낙동강의 죽음이 곧 우리 자신의 죽음임을 너무나 잘 안다. 낙동강이 죽으면 우리 농업도 죽고, 청량산도 죽고, 명호면민 다 죽는다. 따라서 우리 명호면민은 낙동강을 죽이는 운곡천 산폐장설치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산업폐기물 업체 [원텍]에게 경고한다. 우리 명호면민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산업폐기장 설치]를 저지할 것이다. 목숨을 걸고 산업폐기물을 싣고 우리 지역을 관통하는 모든 차량의 운행을 차단할 것이다. 또한 운곡천은 명호면민의 것만이 아니라 800리 낙동강의 시발지다. 800리 낙동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안동과 구미, 대구와 부산 시민과 연대하여 산업폐기장 설치 저지를 위한 연대투쟁에 나설 것이다.

허가권자인 대구지방 환경청에 경고한다. 명호면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산업폐기장 설치]를 허가할 경우 우리 면민은 반드시 허가 기관을 응징할 것이다. 운곡천은 청정한 자연이 보존된 생태의 보고이자 수달보호지이다. 환경청이 나서서 운곡천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환경청은 존립이유가 없다. 존립이유가 사라진 환경청은 우리 면민의 손으로 무너뜨릴 것이다.

봉화군청에 요구한다. 봉화군청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공개하고, 사업진행절차상의 모든 정보를 저지투쟁위원회에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봉화군의 공무원도 분명 봉화군민이다. 이번 투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면 봉화군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모든 인력을 동원해 저지 투쟁에 적극 동참하고, 주민의 투쟁에 행정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명호면민여러분!

이제 투쟁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이 싸움은 쉬운 싸움도 단시간에 끝날 싸움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면민의 단합된 뜻이면 얼마든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반드시 운곡천 산업폐기장 건설을 막아내어 우리의 건장한 삶의 터전을 지킵시다. 아름답고 청정한 삶의 터전을 자랑스럽게 세세대대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이번 투쟁을 기필코 승리로 이끌어 냅시다.

   

2010년 3월 31일

운곡천 산업폐기장 설치 반대 투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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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끝나면 '이놈에 농사 다시는 안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이웃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다가 긴 겨울 휴식을 보내고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다가오면 너도 나도 언제 그랬냐는 듯 시작하는게 농사입니다. 농사가 업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하지만 농사가 가지는 묘한 중독성도 무시 못할 이유인 것 같습니다.


농부가 씨를 뿌린다는 것의 의미는 경제 활동으로만 이해한 투자라는 개념과 조금은 다릅니다.
농부가 뿌리는 고추씨는 수확후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와는 다른, 안될 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어떤 숙명성 같은 것을 지니고 있습니다. 항상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숙명처럼 돈 안되는 농사를 지어야되는 이웃 어르신의 삶이 솔직히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 
저 자신이 농사가 업이고 그래서 똑같이 가을이면 '이놈에 농사 때려치운다'고 떠들고 다니다가 이렇게 입춘이 지나고 집앞 개울에 얼음이 녹아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추 종자를 뭘로 할지, 농사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한 괜한 집착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농사를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농사를 통한 비젼 같은 것도 가지고 있질 못합니다. 어떤 분들은 농촌공동체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폐해를 줄이거나 치유해줄 새로운 대안공동체로 받아들이고 귀농켐페인을 사회운동차원에서 수행하시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생명을 다루는 농업이 가진 특성에  몰입해 자연파괴적이고 반생명적인 현대 산업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고,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획으로 농업을 받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자연 농업을 넘어 도시농업으로 까지 농업의 영역을 확대하기도 하고, 농업의 산업 경쟁력보다는 경제적 가치로 환원할 수 없는 자연적 사회적 순기능에 촛점을 맞춰 농업을 이해합니다. 

생태주의자를 넘어 농업근분주의자에 가까운 분들의 많은 주장이 충분이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지만 평균적인 욕망을 가진 저같은 보통사람이 실천을 하기에는 어려운, 그래서 그런 분들을 존경을 하되 감히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농사 짓는 일이 다른 직업에 비해 속박이 적고 자유스러울 뿐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이라서 선택한 것뿐입니다. 
사실 농업에 대한 수많은 가치부여는 어제 오늘이 아닙니다.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야'라고 하기도 하고 현대에 들어서는 '농업의 발전 정도는 선진국이 되는 척도'라는 등의 농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참 좋은 말들이 많습니다. 누구는 정치적 수사로 그런 좋은 말들을 들먹였지만, 또 어떤 분들은 진정으로 건실한 농업이 번성하고 농민이 대접받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담아 그럴 말씀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좋은 말들이 농업을 경시하는 세력이나 최소한 도시민을 향해 주장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경제적 문화적 소외로 고통받는 농민에 대한 위무용 립서비스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농민 스스로 그런 말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지 비소할 따름입니다. 

생명을 다루는 농업, 자연과 환경에 순응하는 농업, 인간의 보다 고양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원리를 제공하는 농업, 인간을 지속가능한 삶으로 인도하는  농업... 사실 농업은 이 모든 위대한 가치를 포괄하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농업에 종사하는 저 자신의 삶에 대해 뿌듯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런 이데올로기만으로 농민을 농업에 묶어두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당하게 나는 농민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사회적 보상체계가 만들어 지고,가업으로 자식에게 농업을 물려줄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마련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농민의 삶이 그런 가치있는 삶으로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2010년 봄, 14해째 농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쓸데없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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