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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제 무산에 따른 봉화군 농민회의 입장

농업인경영안정자금을 넘어 농민수당제로 나아가자!

지난 민선 7기 봉화군수의 선출과정은 봉화 농민에게 많은 기대를 품게 했다. 봉화군 농민회가 주최하는 봉화군수 후보자 초청 농정토론회에 두 군수 후보가 흔쾌히 참석하여 다른 많은 농정공약과 함께 봉화군 농민회가 제시한 농민수당제를 수많은 군민 앞에서 약속했다. 기존의 농업보조사업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농산물 수입에 따른 농민소득 감소 등에 대응할 유일한 정책으로 농민수당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수용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210일 봉화군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150여 명의 농민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수당제 봉화군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농민수당제 입법화를 위한 농민의 의지를 모아내기 위한 이 날 토론회는 성황리에 진행되었고, 주요 언론을 중심으로 내외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를 거치면서 봉화군은 경북에서 최초로 농민수당제를 도입하는 지자체로 알려졌고 봉화군 농민은 봉화군의 발 빠른 농정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이후 봉화군의 [농민수당제]는 진척이 없었고 기초적인 계획안을 만드는 과정부터 농민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여러 번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시했다. 결국, 마지못해 몇몇 농민단체의 대표로 구성된 실무협의회가 발족되었지만 우려한 바대로 봉화군농업기술센터가 농민과의 사전 조율이나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제시한 안을 추인하는 역할만 주어졌다. ‘실무협의회는 농민수당제의 본질적 내용을 왜곡한 기술센타의 봉화군 농업인경영안정자금안을 승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돈만 주면 되지 경영안정자금이나 농민수당이나 뭐가 다르냐며 어깃장을 놓는 봉화군 농정책임자는 농민을 거지 취급하며 농민이 농정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아섰다. 이들은 기존의 농업보조사업의 폐해를 극복하고 농민을 농정의 주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농민수당제의 혁신적 내용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또 다른 하나의 농업보조사업을 만들었을 뿐이다. 똑같은 예산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굳이 농민수당이라는 명칭을 거부하고 농업인경영안정자금이라는 용어를 고집하는 봉화군 농정책임자의 저의는 결국 보조금 중심 농정이 직접지불중심의 농정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낸 것일 뿐이다.

특히 이번 농업인 경영안정자금조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농업기술센터 소장의 오만과 독선은 놀라웠다. 농민을 단지 수동적인 수혜의 대상으로만 보고 자신들만 답을 제시할 수 있고 농민은 관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권위주의 시대의 사고에 젖어 있는 농정책임자의 행태가 너무나 개탄스러웠다. 농민이 농정의 주인이 되는 시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제정될 봉화군 농업인경영안정자금조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농민수당제가 농업경영중심의 경쟁주의 농정에서 농민의 삶중심의 농정으로의 전환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주의 시대를 이끌어온 생산주의 농정이 오늘날 피폐한 농촌을 만든 주요 원인이라는 인식에서 탈생산주의 농정, 농민의 삶 중심의 농정으로 나아가자는 시대정신을 담은 것이 바로 농민수당제다. 그런데 여전히 농업경영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농민수당제의 의미를 한정하고 밀어붙이는 봉화군 농정책임자의 무지와 오만은 지탄받아 마땅할 것이다.

또한, 농민수당제가 전체 농민을 대상으로 일정한 기초소득을 제공해줌으로써 농민 간 소득 격차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함에도 경작면적에 따른 차등 지급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사실이다. 각종 보조사업의 혜택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대농들에게 농민수당조차 몰아준다면 그런 제도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업인경영안정자금 조례는 여성 농민을 동등한 영농주체로 세우는 제도라는 농민수당제의 의미를 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이 농사 종사자의 절반을 넘고, 실제 농사일의 더 많은 부분을 분담하고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가 경영체에는 겨우 26% 전후만 등록되어 있다. 따라서 농민수당제는 가구당 지급을 피하고 농민 개개인에게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성평등을 실현하는 지름길임을 주장한다.

이번에 제정된 [봉화군 농업인 경영안정자금] 조례는 군수 농정공약과는 달리 온전한 농민수당제를 왜곡하고 본질적 의의를 내팽개친 또 다른 하나의 농업보조사업에 불과하다. 따라서 봉화군농민회는 봉화군이 두려움 없이 선진 농정을 선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동시에 봉화 농민과 더불어 중앙 정부의 공익형 직불제 중심 농정시대에 발맞춘 온전한 농민수당제 도입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투쟁할 것임을 선언한다.

 

 

 

2019625

봉화군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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