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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0일 봉화군농업기술센타 강당 

농민수당 봉화군민대토론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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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


수령에 빠진 한국 농업을 구할 수 있을까?

 

1. 농민수당인가?

어느 순간 공상이 현실이 되어버린 농민기본소득’ ‘농민수당혹은 공익형 직불제는 다소간의 의미 차이를 일단 제쳐두고 보면 결국 어떤 이유에서든 국가농민에게 일정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라는 측면에서 동일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 시점에 농민들은 국가를 상대로 돈을 요구하게 되었을까?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농민들은 다양한 농업보조금 지원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갈수록 농사지어 먹고사는 게 힘들다 못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농민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활기반을 국가가 직접 제공하는 방식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른바 농민수당이 아니고는 백약이 무효하다는 것이다. 물론 농산물가격 지지정책으로 농가 소득을 충분히 보전할 수만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시장개방을 전제한 상황에서는 이 역시 한계가 분명해 보이고, 도시 소비자의 값싼 농산물에 대한 요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농업예산의 실효성 문제도 농민기본소득을 정당화한다. 언론에 따르면 농업보조금의 80%는 일종의 사업비로 농민의 주머니를 잠시 거쳐 다시 도시로 돌아가 버린다고 한다. 간접보조방식의 농업보조금은 농민의 소득향상에 미미한 효과만을 가져다 줄 뿐이라는 사실은 현장의 농민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행정조직, 그리고 정치권에서 공히 공감하는 바이다. 나아가 간접보조방식의 농업 보조사업의 문제로 제기되는 엄청난 행정력 낭비, 농민의 번거로움, 수혜의 불공정성 등 역시 보편적인 농민수당 도입을 정당화한다.


- 통계청자료에 의거 2016년 농가평균소득은 3,7197천원으로 도시가구 소득 약 60%

- 농업소득은 168천원으로 전년대비 10.6%감소/84만원 수준

-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이하

- 201612월 농촌인구 2496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4.9%로 이중 노령인구가 40.3%


2. 농민수당이 한국농업을 구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한국 농정은 경쟁력 중심의 생산주의 농정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한때 유행어가 되었던 선택과 집중이란 말이 있다.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을 독려하고 타 산업대비 농업의 산업생산력 제고를 촉구하는 것도 부족해 농민간의 경쟁을 촉진하고자 도입된 정부의 농정 방침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용어다. 경쟁력 없는 부분은 도태시키고 경쟁력 있는 부분만 선택해서 국가 예산을 집중 지원하고 살려서 한국 농업의 최소치만을 보전하겠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민은 사실 선택에서 배제되었고, 간혹 선택된 농민조차도 별 경쟁력(!)없이 도태되어온 게 한국 농업의 현실이다.

경쟁중심의 정부 농정이 그 뜻하던 바를 이루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농업에 지대한 영향을 그것도 부정적 휴유증을 남겼다. ‘다방농사선택과 집중으로 대표되는 한국 농정이 낳은 사생아다. 너도 나도 선택되기 위해 군청을 들락거려야 했고 사업 잘 따오는 사람이 훌륭한 농부로 치부되었고 먼저 보면 임자라는 나랏돈 따라 몰려다니는 브로커 농부가 활개쳤다. 묵묵히 밭에서 일이나 하는 농부는 시대의 변화에 뒤쳐진 바보 취급받았다. 이것이 지금까지 한국농촌의 자화상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걸까?

그런데 농민수당(공익형 직불금)의 도입은 지금까지 한국 농업을 목죄던 경쟁략 중심의 생산주의 농정에서 탈피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또 다른 하나의 보조사업으로 농민수당을 이해한다면 그것은 큰 오해다. 농민수당은 군청에 자주 들락거리는 사람과 밭에도 묵묵히 일이나 하는 농부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 말해 농민간의 경쟁이 아니라 단지 농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편적 수혜의 대상이 된다. 이것은 농민수당이 농정을 경쟁중심, 엘리트 중심에서 가족소농중심의 농정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을 촉발할 것이라는 의미다.

또한 농민수당은 우리 농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재해와 함께 시장가격 변동에 따라 한해 한해를 살얼음판 걷듯 위태롭게 살아오고 있는 게 바로 우리 농민의 삶이다. 한해 농사를 망치면 한해를 굶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또 빚만 늘어났다. 늘 쫒기다보니 자기 노동의 의미를 음미하거나 농업의 사회적 가치를 둘러볼 겨를이 없다. 내 삶이 늘 백척간두에 선거 같이 위태롭기 때문에 농민들은 자연친화적 농사가 아니라 자연 착취적 농업을 수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농민수당은 농민의 삶을 생존을 위한 분투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을 제공한다. 농민수당의 수준이 어느 선 이상은 되어야지 그 의미를 발하겠지만, 농사를 한해 망쳐도 당장 거리로 나앉지 않아도 좋다면 우리는 얼마나 여유롭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인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농민수당은 지긋지긋한 농사를 짓지 않기 위해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농사를 재대로 짓기 위해 요구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하는 농민수당은 우리 농민이 이웃을 둘러보고 마을공동체를 가꾸고 자연과 더불어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재미를 비로소 되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농민수당이 한국 농촌을 구하는 만병통치약은 되지 못할지 모르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모든 농업농촌관련 정책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본다. 우리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쟁취하는 일이 그 어는 것 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이유다.

 

3. 농민수당, 어디까지 왔나?

기본소득500년전 토마스 무어가 유토피아에서 처음 제기한 뒤, 미국 닉슨대통령에 의해 정책으로 채택 직전까지 갔다가 좌초되었지만 최근에는 대표적 기업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조차 그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빌게이츠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로봇세를 신설하여 이 재원으로 기본소득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다.

한국에서 농민수당은 정의당, 민중당 등에서 먼저 제기되고, 국민기본소득은 노동당, 녹색당 등에서 더 일찍 제기되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어느 한 주체의 요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보편성을 획득했다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지난 613지방선거의 각 정당 공약을 살펴보면 이미 농민수당은 새로운 시대의 징표가 되어버렸다고 단언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까지 수준의 차이는 현저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실효성 없는 농업 보조금 정책의 대안을 물색해 왔고, 진보정당들은 그 나름대로 진보적 사회구성을 전망하는 속에서 농업 농민 문제를 해결할 당장의 대안을 모색해 왔는데 각자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만나게 되는 접점이 바로 농민기본소득(농민수당)임이 드러났다. 다시 정리하면 농민기본소득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보편적 아젠다로 정치, 행정, 농민 3자가 합의 가능한 농업 농민 농촌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대책이라는 것이다.

먼저 강진이 치고 나갔다. ‘농업경영안전자금이라는 낡은 명찰을 달긴 했지만 내용적으로 분명히 농민수당의 국내 1호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해남은 법률적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농민수당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사업 시행을 시도하고 있다. 나아가 진도, 함평, 화순 등이 준비 중이지만 경기도와 전남 같은 도단위의 농가수당 도입을 위한 움직임조차 구체화되고 있다. 급기야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조차 공개적인 자리에서 농민기본소득 도입의 취지에 공감을 표명하고 도입을 준비하겠다고 공언했다. 다시 말해 농민기본소득에 관한한 보수 진보 공히 경합에 들어가 있는 형국이 되었다.

강진 : 농민단위 1712월 조례개정, 농업경영안정자금 명칭의 농가수당 년 70만원지급 (군예산 507,000농가 대상)

해남 : 농가경영체단위 2019년부터 연간 60만원 지금(예산 90/100% 지역상품권으로 지급

진도 : 16년부터 1ha미만 65세 이상 농가 매년 40만원 어르신 소농직불금지급

화순 : 군수 공약

강원 : 최문순 공약 월20만원 지급, 65세이상 소농 직불금 약속 일부 지자체 간담회 

경기 : 이재명 농민기본소득 도입 검토 양평, 여주 시범사업 예정 농업은 우리의 뿌리... 공평하게 지원 받는 방식으로 농업정책 방향을 바꿀 것” 

충북 : 연구용역 추경 반영

전북 : 네년 하반기 시행

충남 : 부여 등 지자체 공약 공주, 당진 등 논의 

전남 : 전남형 기본소득제와 조정중 

제주 : 도지사 공약 


 

4. 용어 정리의 필요성

농민기본소득과 농민수당, 공익형 직불금(민주당) 등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지만 사실 면밀하게는 동일한 의미라고는 볼 수 없다. 혼란을 막기 위해 용어의 통일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맥락과 정의와 성격에 대한의 미묘한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기존의 논밭직불금은 농가 소득보전의 의미가 있으니 그대로 두고 농가수당을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지급해야 된다고 보는 입장에서부터 기본소득의 보편성에 위배되는 농민만을 대상으로 한 농민기본소득은 궁극적으로 국민기본소득으로 나아가는 출발점 정도로 여기는 입장도 있다. 가치평가서도 차이가 나는데 농민기본소득을 하위로 보고 농민수당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보상임을 주장하며 높은 가치로 평가하는 입장도 있고 그 반대로 수당의 의미보다 권리의 의미가 큰 기본소득이 더 가치있고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농민기본소득

- 장점 : 선정비용 절감. 농가, 비농가만 구분/ 남녀노소빈부차없이 지급/ 보편성의 원칙/ 농민이라는 존재 자체가 급여대상/현재 준비중인 농민수당이 현실적으로는 여성을 배제한 농가수당에 불과하다는 전여농의 비판도 있다.

- 문제 : 기본소득의 보편성에 어긋나게 농민에게만 적용하기 위한 논거가 필요.

농민수당 :

- 장점 : 국민수용성 측면에서 유리/농업의 공익적 다원적 비교역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보상 차원

- 문제 : 농업의 공익성 논거 필요 / 공익적 기여도에 대한 차등 지급의 여지(현직불금 체계) / 농가수당이냐 농민수당이냐는 문제, ‘수당의 언어적 뉘앙스 문제

공익형직불제

2008년 김성훈장관시 WTO체제하의 농민 보조 정책으로 도입된 직불제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부가하여 지불하는 현 정부의 공약

의미로만 보면 농민수당과 거의 동일하나 상호의무준수 부과수준이 다를 수 있음

농업의 공익성을 전제로 한 농민기본소득의 성격을 가지며 따라서 농민기본소득과 농민수당의 절충안

농가경영안정자금

제도적 법적 미비한 상태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임시명칭(강진)



5. 적정한 수준을 정하는 문제 그리고 재원

농민수당 도입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현 시기 적정 수준의 농가수당이 얼마인지에 대한 논란은 진행형이다. 일단 그 준거나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고 따라서 금액의 수준은 개인적 상상력의 소산일 경우가 많다. 일단 준거는 기본적인 삶이 가능한 소득 수준이 될 것이고, 농민 소득의 부족분을 어느 수준에서 농민기본소득이 보전할 것이냐에 따라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 수용성과 농민의 수혜 감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 소득과 같은 수준으로 월 100만원 정도가 보장된다면 분명 나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지금 일부 시군에서 추진중인 년 50만원 전후의 액수는 사실 상징적 금액일뿐 내 삶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진보적 연구자들 사이에서 국가의 재정규모, 국민의 소득수준 등등을 고려하여 대체적으로 월 20만원 수준이 가장 많이 제시되고 있다. 년으로 치면 240만원이고 부부합산하면 480만원이니 농민도 살아생전에 농민수당을 한 푼도 안 쓰고 적립하면 몇 년 만에 유럽여행을 한번쯤 가거나, 트럭을 새 걸로 바꿀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역시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만한 획기적인 규모의 액수는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그야말로 최소한의 생활의 근거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일정한 의미는 있다고 본다. 삶의 긴장감, 야만의 세계에 무력하게 고립되어 있는 가난한 농부의 불안감을 줄이기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문제는 재원인데 농업예산 14조의 시대에 240만 농가경영체 등록 농민에게 월 20만원의 농가수당을 지불할려고 한다면 약 6조 전후가 소요되니 전체 농업 예산의 거진 절반이 필요한 셈이다. 현제 농업예산의 약 12%정도가 직불금예산이니 간접보조사업 전체를 직불금 예산으로 돌릴 때 만이 가능한 금액이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이 금액이 적정금액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성훈 전 장관은 월 50만원을 제시한다. 부부가 따로 받지 않으니 개별 농민이 수령하는 월 20만원 수준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적어도 생활기반이 될 수 있는 월 인당 50만원 수준의 농민기본소득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거의 12조 가량이 필요하고 따라서 각종 간접보조사업을 통폐합 한다고 해도 거의 두배가량 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래서 불가능한가? 그렇치 않다. 비근한 예로 스위스를 보자. 인구 대비 농가 인구 1%에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대비 농업생산액은 0.6%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가 예산 비중은 6%. 우리나라를 보자. 인구 대비 농민수가 약 4.5%정도 될 것이다. 농업생산액이 GDP대비 약 2%이하 쯤 될 것이고 예산은 내년도 기준으로 보면 총예산의 3.1% 정도가 될 것이다. 농업 선진국이라는 국가의 농업생산액 비중을 보면 미국 1.31%, 프랑스 1.69%, 캐나다 1.62% 등이다. 하지만 그들 나라들이 농업에 얼마나 정책적 비중을 두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결국 국가가 자국의 농업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예산규모는 정해지기 마련이다.


적정금액 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 2016년 기준 농가소득 3,720만원, 도시소득 5,780만원으로 농민 가족 평균소득은 도시가족 평균소득의 63%로 금액으로 약 2,000여만원이 차이가 난다.

- 전체 소득을 기준으로 비율을 따져, 소득 차이 37%90%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하면 년 1800여만원으로 인당 월 7~80만원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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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비율로 계산

농업예산중 직불금 비중 스위스 80%, 미국 63%, 한국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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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정부 예산 4705천억원

농림수산식품부예산 199천억원

이중 농업예산은 총예산의 3.1%14648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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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직불예산 19484억원 가구당 187만원 수준(친환경직불급, 논농업직불금, 밭농업직불금 등등) 이를 가구당 600만원 수준으로 올리면 농업 예산의 약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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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예산의 1/3. 직불금의 80%를 쌀에 투여하는 현재의 예산 편성이 타당한가?


6. 남는 문제들

당장 봉화군부터 내년이면 년 가구당 50만원이라는 살림에 전혀 표가 나지 않는 금액일지라도 농민수당제 시행에 들어가기로 되어있다. 일단 금액의 과다를 떠나 환영할 일이지만 농민수당 관련해 해결해야 될 난제들이 늘여있다. 이론적인 어쩌면 철학적인 논쟁도 있지만 현실적인 제도적인 법적인 문제도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법적으로 농민이지만 도저히 정서적으로 농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그들에게도 농민소득을 지급해야하는가는 문제는 당장 닥친 현안이다. 농가경영체 등록 농가를 농가수당 수혜 대상으로 한정한다고 할 때 농가경영체 미등록 농가는 또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것도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영농조합법인 직원. 은퇴농, 외국인 노동자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또 농사규모, 소득규모에 따른 차등 지급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일정규모 이하 농가에만 기본소득 개념의 소득보전을 하자는 의견도 있고, 일정 규모 이상 이하의 구간을 주어 취미농과 기업농을 배제하자는 주장도 있다. 배제를 위한 비용이 더 크기에 보편수당으로 가자는 주장이 더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뿐 아니라 당장 농민수당제를 영세 상인 등 지역내 취약계층까지 확대 적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기본소득이 좌파의 정책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 근본적인 비판은 좌파로부터 나온다. 간략히 말해 자본주의 존속을 전제로 한 소득 보전으로 노에적 삶을 존속시키는 정책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당장 미국 SDA(민주사회주의그룹)조차도 기본소득을 반대하고 대신 [국가 일자리 제공의무제]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지속가능한 소비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존속 시킬려는 자본가의 필요에 부응하는 수단이라고 비판하면서 일반 국민 모두가 생산수단의 소유에 접근할 수 있는 기초자본-사회적 상속권을 채택해야한다고 요구한다. 이를 농업에 적용하면 농산물 국가 수매제, 농업 계획 경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지 몇 푼의 농민수당이 이를 대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비판은 따로 있다. 농민수당은 도농간 소득격차해소 수준으로 기본소득 개념에 머무는 것으로 충분히 윤택한 삶을 농민에게 보장해 주지 않는다. 따라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주요 농산물 국가 수매제 등 근본적인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쪽에서 나오는 또 다른 비판은 농민기본소득은 국가의 의무인데 왜 중앙정부차원이 아니라 재원도 없는 지방자체단체 수준에서 제기하는가는 문제제기도 있다. 하지만 밭직불금의 경우 지자체에서 먼저 시작해서 중앙 정부가 채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듯이 봉화군에서 농민기본소득을 시작하면 바로 도의회와 도지사를 타킷으로 도차원의 농민수당 조례 재정을 촉구하고 나아가 중앙 정부차원의 정책으로 확산 발전 시켜나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

또 다른 남는 문제는 농민 내부의 균열이다. 사실 지역 사회에서도 둘러보면 보조사업의 주 수혜 농가들이 있다. 예산 증액으로 농민수당 예산으로 유입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간접보조사업의 축소와 폐지가 뒤따르게 될 것인데 당장 주 수혜 대상 농가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누려왔던 특혜가 줄 수밖에 없다. 농가수당에 대한 반대목소리의 진원지가 바로 그곳이다.

보조사업 주 수혜 농가를 설득하거나 무력화시키는 작업 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대국민 공감대 형성이다. 농가 수당이 의미 있는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전에 농민 자신이 농민수당에 대한 절실한 요구를 가지고 그 의미와 정당성에 대한 확고부동한 입장을 견지해야한다.

농민수당은 힘든 농사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부당하게 국가에 먹여살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애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농업의 가치를 실현하여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조화롭게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 농민의 삶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농사를 계속 짓고 싶기 때문에 농민수당을 요구한다.

 

- 농민수당제는 왜곡된 농정 개혁을 위한 신호탄이다. 경쟁중심 농정에서 농민의 안정된 삶을 농정의 핵심으로 세우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 ‘농민수당이 전국민기본소득제의 시발점이 되어야한다. 농업의 공익적 기여에 대한 보상 차원의 농민수당이 단기적으로는 국민수용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농민기본소득이 전국민 기본소득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라는 사실이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농민기본소득명칭이 저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다.


- 년 50만원의 농민수당은 일단 이 제도를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지만, 삶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영농의 지속성을 확보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최소 년 100만원에서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한다.


- 농민수당이 지자체 예산만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확충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기에 곧바로 경북차원에 농민수당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한다. 농민수당이 년 군비 100만원에 도비 100만원 국비 200만원까지 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규모에 도달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 봉화지역내 민관을 아우르는 가칭 농민수당 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이 위원회는 농민수당의 수준, 수혜 범위 등을 연구하고 농민수당 확대를 위해 줄일 수 있는 각종 불요불급한 보조사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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