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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농촌의 길 2022] 새로운 시대, 농업농촌의 길 - 농수축산신문

팬데믹, 탄소중립, 인구감소, 세계패권 다툼 등 새로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업·농촌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GS&J 인스티튜트, (사)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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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길 2022 심포지엄이 있었네요. 기사를 보고 공부하다가 총 10가지의 주제로 10분의 전문가가 발표한 내용중 관심가는 새 꼭지만 정리해 봅니다.

서진교위원의 식량안보 개념을 곡물자급률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먹거리를 적정가격에 공급될 수 있는 상태로 바꾸어야한다는 주장은 자칫 개념의 전환이 아니라 곡물자급률 방어나 향상을 포기하자는 오해를 줄 수 있다. 기사로만 봐서는 곡물중심에서 과일 등 먹거리 전체 자급율로 식량안보개념을 확대하자는 건지, 적정가격 공급중심으로 수입을 포함한 공급의 안정성중심으로 바꾸자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인 것 같은데 전자는 동의하지만 후자는 동의할 수 없다. 필요하지만 곡물자급율을 수입선 안정화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태연교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개념의 재규정을 제안하는데, 농업의 다원적 기능중 긍정적 효과를 발생하는 부분을 공익적 기능이라하고, 공익적 기능중 농민의 사적이익과 연결된 부분을 뺀 부분을 공공재 공급기능이라 규정하자는 내용이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나 공익적 기능을 혼용해서 사용하다 보니 정부 정책의 개입 경계가 모호하고 정책의지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어 경관 환경보전이나 생물다양성 보전, 기후변화대응 기능은 공익적 기능으로 정부의 직접 지원대상으로 삼고, 식량안보나 식품안정성 확보, 농촌삶의 질 개선 등은 사익과 시장이 작동하는 영역으로 정책개입을 자제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문제제기의 신선함이 덪보이지만 워낙 예민한 주제다 보니 보다 섬세하고 예리한 연구가 추가되어야할 것 같다.

박진도 교수는 지역살리기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이분법을 벗어나서 지역주민의 삶을 최우선으로하는 지역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역소멸 개념은 지역문제를 인구감소 문제로 치환하는 오류를 담고 있고, 지방도 나름의 위계와 특수성에 기반한 맞춤형정책이 나와야함을 역설하고 있다. 일본의 지방창생정책으로 알려진 거점화와 네트워크화 방향의 지역 활성화정책이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농어촌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지역주민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촉구했다. 특히 관계인구 개념의 부상에 대해서도 지역에 사는 사람의 우선성을 강조했다. 정리하면 지역 정책이 국가 경제성장률 달성등 자본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 아니라 주민의 행복 중심으로 전환되어야한다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여기까지 다 동의하는데 주민 행복중심의 실현 가능한 구체적 정책 수립에서 늘 어려움에 봉착한다. 내가 식견과 지혜가 모자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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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고비가 있다!

 

4/11()

소관부서장 간담회로 연 월요일 이런저런 소소한 업무와 주요일정 세팅으로 하루를 접고 퇴근하자마자 비의도적 와인모임에 참석, 술깨고 나면 창피할만치 수다를 떨었고 아예 마음 맞는 몇몇이서 월 1회 와인모임을 갖기로 약속까지 해 버렸다. 뭐 먹고 마시고 노는 일만치 값진 일이 뭐가 있겠냐마는 ㅎㅎ

 

4/12()

서천 송림마을 마을리모델링사업 현장을 방문 추진위원장님의 사례 발표를 듣고, 이어서 청년보금자리 사업 현장을 담사했다. 마을리모델링 사업이란게 이해 관계가 얽히고, 살아온 터전을 옮기지 않으려고 하는 정서적 보수성까지 해결해야하는 워낙 복잡한 일이라 쉬 시작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송림마을은 무난히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었다. 장항 제련소 오염지내 주거지 소개와 맞물려 진행되었긴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성공요인은 아닌 것 같다. 훌륭한 지도자에 의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결정과정이 진행되었디는 것을 포함해 성공 요인을 더 면밀히 들여다봐야할 것같다.

청년보금자리 사업은 일자리와 무관하고, 특히 청년농민대상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의외로 전량 사전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인근 장항 공단등의 유입인구가 있어 가능한 것 같기는 하지만 이 역시 연구대상이다. 성공하는 사업에는 당연히 성공요인이 있다. 그게 사람이든 정책이든 환경이든지 간에...

저녁에는 노조 새집헹부와 임원진 상견례 술자리가 있었다. 주량을 넘어 마시고 흥겹게 떠들고 돌아왔다. esg경영이 화두가 된 시대에 노사관계와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이래저래 고민해볼 거리가 생겼다. 노동이사제와 농업관련 공기업의 농민이사제를 생각해 본다.

4/13()

오전에 임원진 간담회외에는 별로 기억나는 업무가 없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가 없다.

 

4/14()

미뤄왔던 제주본부 출장을 떠났다. 아침출근과 동시에 광주공항으로 나갔다. 참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주본부장님 일행과 조우 제주본부로 달렸다.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고 직원 상견례와 간부 차담회 그리고 제주본부 보고회를 가졌다. 격의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고 다행히 많은 분들이 건의와 문제제기를 해 주셨다.

늘 제안하지만 답이 없는 공허한 간담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7가지 제안사항에 대한 진행 가부와 그와 같은 결정의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직원들의 문제의식이 늘 앞서 나간다고 믿는다. 그들의 문제의식이 실현되는 것이 공사 성공의 지름길이고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어서 서귀포로 달려가 농해수위 #위성곤 의원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공사관련한 제주 현안을 말씀드렸고, 의원님이 가진 사업관련한 건의 사항도 경청했다. 특히 농어촌공사 서귀포지사 설립요청은 도내 관리면적을 확대해 나가야하는 공사의 입장과 관련해서라도 꼭 필요한 제안으로 다가왔다. 예산과 조직 확대가 수반되는 일이라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옹포지구 3단 저수지도 방문해서 현장 프리핑을 받았다. 제주도의 용수문제는 도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데 이에 대한 공사의 역할과 위상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4/15()

구좌읍 권역단위 거점 개발사업 현장이자 세화항 어촌뉴딜현장인 세화해변을 다녀왔다. 현장소장님의 현황보고를 들으며 지역개발 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가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지역공동체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을여행사, 까페, 민박 등이 입주한 징그랭이센타를 477명의 주민이 모여 만든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었다. 아직 운영 초기라 성과륽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경관 등 외적 조건과 주민의 적극성이 만난다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했다.

구좌를 떠나 성산일출봉 아랫마을인 오조리 내수면 마을단위 특화개발사업현장을 들렀다. 아름다운 해안과 내수면을 뒤덮는 갯녹음(해조류)을 제거하기위해 나노버블기를 설치하는 등 수질개선에 10억여원이 소요되고 기타 마을의 경관과 생활을 개선하기위한 생활SOC에 투자하는 이번 사업은 그 자체 완결성보다 향후 제주해안의 사막화를 막기위한 실험적 사업의 성격도 가진 것으로 보였다. 제주 도착한뒤 처음으로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광주공항으로 돌아오는길 멀리 대구에서 존경하는 형님이 나주에 와계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출장으로 피곤했지만 반갑게 만나 소주한잔 나누며 우리의 꿈과 좌절,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나누었다.

4/16()

아침 일찍 봉화로 향했다. 원래 예정에 없던 일이었는데 갑자기 그림을 보내야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왕 집을 나섰으니 가능한 여러 사람을 만날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몸이 마음같지 않았다. 제주 출장의 여독일까 짐작했지만 오히러 코로나에 더 확신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늦게 간이키트에서 두줄이 걸렸다. 만남을 다 취소하고 나주로 차를 몰았다. 그래도 생활근거지에서 격리되는 것이 더 편하다는 판단에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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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또 한 주가 지났다. 이렇게 시간이 잘 가는 것은 내가 벌써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생활은 적응하고 문제의식은 무뎌지지않게 늘 깨어있어야한다^^

 

3/30(수)

봉화에서 첫 손님이 왔다. 비로서 내가 멀리 떠나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살 때는 맥주한잔 나눌 기회를 미루기만 했는데 오히러 멀리 떠나오니 그럴 기회가 생긴다. 사람 사는게 참 요상하다.

3/31(목)

영산강사업단을 방문하고 목포를 들러 전임 농어촌개발 이사님을 만나뵈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 하루다.

4/1(금)

인사위원회 참가 경험속에서 든 문제의식을 감사님께 말씀 드렸다. 근무 한달반이 지나면서 나의 문제의식이 조금씩 손에 잡힌다. 물론 아직은 멀었지만!

4/3(일)

영주지역구 박형수 국회의원을 방문했다. 취임 인사겸 농어촌공사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드리기 위해서 였다. 이번 봉화 서벽 다목적 저수지 사업(449)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감사 인사를 드렸다. 지난 선거 때 거리에서 인사를 나눈 후 처음하는 자리였는데 반갑게 맞아주시고 지역과 농민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덕담까지 해주셨다.

4/4(월)

울진군에서 도시개발 담당이 찾아 오셨어 지역 사업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다. 관련 부서 직원들과 방안을 찾고 덕담을 나누었지만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언제라도 열정적인 분들을 만나고 나면 절로 힘을 얻는다. 아무쪼록 그분들이 바라는 좋은 결과가 있길 빈다.

4/5(화)

사람 인연은 참 질기다. 십오육년 전에 마을 사업을 할 때 만난 공사 직원을 나의 소관부서에서 다시 만났다. 내가 그때 까칠하게 굴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반갑게 맞아 주셨다. 세상은 좁고 인연은 질기다. 앞으로 세상 착하게 살아야겠다^^

4/6(수)

늘 가장 가까이 붙어서 근무하는 직원이 모친상을 당했다. 직원들과 같이 차를 달려 낯익은 거리로 문상을 갔다. 마산 봉암 그리고 오동동어시장... 추억이 밀물처럼 몰려왔고 아직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 얼굴이 떠올랐지만 전화하지 않았다. 온전히 따로 시간 내어 만나야지 일과 일 사이 틈을 내어 귀한 친구들을 만나기 싫었다.

4/7(목)

오전에 시간내어 돝섬을 견학하고 이어서 신축한 경남 본부 현판식을 사장님과 같이 참석했다. 경남본부장님의 열정이 참 인상적이었고, 새로운 청사는 쾌적했고 멋있었다. 이어서 밀양 스마트팜밸리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노동집약에서 자본집약 농업으로의 전환이 피 할수는 없다고 하지만 공존의 가능성을 어떻게 모색할 건지 만감이 교체했다.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과 위기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있는 느낌이다.

4/8(금)

나주시 농어업회의소를 방문해 간담회를 나눴다. 곧 법제화되고 농정거버넌스의 한축으로 자리잡을 농어업회의소와 농어촌공사는 동반자 관계로 협력과 역할 분담이 요구될 전망이다. 회장님과 사무국장님, 사무장님과 정책실장님의 환대를 받고 담소를 나누고 지역차원에서 가능한 작은 사업구상을 나누었다. 농민 단체와 공사간에 조직의 위계나 형식을 뛰어넘어 전방위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주가 가고 오늘 내일 이틀이라는 시간이 선물로 주어졌다. 오늘 전농 광전연맹 의장님 뵙는 일정말고는 온전히 쉬고 걷고 생각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봄의 한가운데로 품덩 뛰어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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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가 후닥닥~~

3/21(월)

월요일 출장길에 올라 오래된 체험마을을 둘러보고, 지역 농민단체 리더도 만나 이런저런 바램도 듣는 것으로 한주를 시작했다.

3/22(화)

화요일은 겸직금지에 관련된 직분을 정리하고농민신분을 잃게 됨에 따라 농협조합원도 탈퇴하고 농자금이나 면세유까지 하나둘 정리하는데 보내고 저녁에 신임 사장님과 농촌처가 함께 #영산나루 라는 나주의 명소에서 만나 파스타를 먹고 와인 한잔을 마시며 정서적 교감과 공사의 비젼을 나누었다. 업무 보고를 한 직원의 표현대로 자상한 아버지같이 포용적이고 온화한 리더십과  농업 농촌 관련한 풍부한 식격과 비젼을 가진 멋진 사장님으로 다가왔다.

3/23(수)

수요일은 임원진 간담회로 시작해 소소한 업무를 처리하고  저녁에는 광주로 비상임이사님 한분의 모친상 문상을 다녀왔다. 공사는 지금 경평이 가장 중요한 업무 관심사인 기간이다.전년도 D등급 판정에 따라 저하된 직원의 사기를 어떻게든 만회해야한다.

공사는 중소 규모의 마을개발 현장 등 전국에 걸쳐 1500여개의 사업장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다보니 늘 이런 저런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작년 하반기 이후로는 중대재해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인데 예산 집행실적과 공기 단축 보다는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에 따른 성과가 아닌가 짐작된다직원 모두의 노고가 인정받는 경평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3/24(목)

목요일은 출근하자마자 직무 청렴 서약서 서명이 있었고 이어서 나에게 늘 힘이 되는 #송종대 이사님을 먼저 뵙고 이사회에 참석했다. 겨울가뭄을 잘 이기고 봄 농사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수자원관리처의 업무보고와 경평관련 논의를 가졌는데, 8000여명에 달하는 공사의 계절 노동자인 수리시설감시원의 고용 조건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생소했지만 유익했다.

오후에는 사장님과 함께 해수부에 출장길에 나섰다. 세종시를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세종 정부 청사는 멋진 외관과는 달리 내부의 열악한 근무 조건이 너무 대비되었다. 이어서 대전에 있는 충남본부에 들러 인사를 나누고 업무 논의를 진행했다. 본부장님 이하 직원분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 참 좋았다.

3/25(금)

대전서 일박하고 바로 금산의 내수면중앙연구소 에 들러 연구소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우리 공사와의 업무 협조 방안을 강구했다. 예정 시간을 넘겨가면서까지 상세한 안내와 설명을 진행해주신 연구관님들의 열정에 탐복했고 무척이나 고마웠다. 이어서 금산 제원면 중심지 활성화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소장님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현장을 살펴보았는데 타지역의 경우 주민의 요구에 따른 목욕시설은 항상 운영비가 문제가 되었는데 제원면 '비단고을센타' 목욕시설은 인근 한국타이어로부터 운영비 지원을 받기로  MOU가 체결되어 있어 참 다행스러웠다.

직원분들과 같이 점심을 먹고 커피 타임을 가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민원과 부정 기사 대응에 대한 의견도 함께 정취할 수 있었다. 나는 민원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민원발생시는 민원의 성격을 빨리 판단해 대응하되, 직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후에는 충남대학교에서 열리는 #한국농공학회 에서 강연이 있어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를 누릴 기회를 누렸다. 어려운 취업여건,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대학 캠퍼스에는 그래도 낭만과 꿈이 넘쳐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짧은 시간 캠퍼스를 걷고 학회에 참석했다.

한국농공학회회장 을 비롯해 한국 농공학회의 교수님, 현장의 전문가님을 모시고 새로이 당연직 부회장단에 합류한 사람으로서 개인 소개와 농민으로서 가졌던 문제의식을 피력하는 짦은 강연을 진행했다.

나주로 돌아오는 밤길에 소나기가 뿌리고 바람이 차를 흔들었다. 창밖을 보며 저기 어둠속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나의 꿈들, 추억들 그리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며 참 좋은 분들 만나 충만한 한주를 보낼 수 있었던 점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한주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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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플랜b가 있다!

3/10(목)

밤을 거의 뜬눈으로 새고, 그 순간까지의 과거를 모두 잊은 듯 집을 나서 직원들과 함께 울진, 포항, 경주 출장길에 올랐다.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울진 석호항 어촌뉴딜 현장을 들러 둘러보고 향후 복구대책을 세우고, 고생하신 현장 직원분들 격려를 하고 싶었다. 영주, 봉화를 지났지만 빡빡한 일정 때문에 지인들께 전화만 두어통하고 스쳐 지났다. 울진을 들어서자 하늘에는 헬기가 줄지어 물을 나르고 도로는 소방차가 끝없이 오고갔다. 뉴스로 접한 피해 현장이지만 생각보다 처참했고 심각했다.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주택가 까지 파고든 불로 폐허로 변한 곳이 한두곳이 아니었다. 산책로 데크와 야자매트 일부만 소실된 석호항 어촌뉴딜 현장은 차라리 피해랄 것도 없었다. 복구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산책로 주변 산림이 다 소실되어 경관을 잃어버린 산책로의 복구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피해 복구를 비롯해 현장 마무리를 6월까지 끝내고 준공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포항시 죽장면 농촌중심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울진에서 다시 차로 2시간 반을 달려 죽장면 입암리에 도착했다. 회사 관계자와 마을위원장님 그리고 공사현장 소장님 등이 나오셨어 사업전반에 대한 프리핑을 해주셨다.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십수년전 참여했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비교해서 지역 경관개선이나 주민편의 시설 중심의 주민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리하게 소득사업을 포함시키고, 운영의 부담을 고스란히 감수해야하는 숙박을 포함한 마을센타를 사업 중심에 놓다 보니 준공후 방치되는 경우가 빈번했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한 것은 잘된 변화로 보였다. 단 전체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도, 민주적 의사결정 학습, 주체적 사업 추진력 향상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전문적인 평가와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현장에 나오신 마을 위원장님께서 사업 추진 내용과 과정에 대해 만족하시고 직원들 고생을 인정해 주시는 말씀을 하실 때는 나도 같이 어깨가 으쓱했다.

숙소는 경주 보문단지의 한 호텔로 예약되어 있었다. 저녁에 시간이 날듯해 경주, 포항 등 몇몇 지인들게 전화를 드리다가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전화를 멈췄다. 모두가 고독한 시간이 필요했고, 만나서 아픔이 줄기는커녕 오히러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3/11(금)

수렴항 어촌뉴딜 현장을 향했다. 수렴항은 보문단지에서 차로 1시간 거리로 울산과 접한 경주의 남쭉 끝단에 있는 마을이었다. 수려한 주변 경관에 남쪽으로는 울산의 대형 아파트 단지가 멀리 한눈에 들어왔다. 사업전에는 평범한 야영장과 해수욕장이 있고, 횟집이 즐비한 다소 낙후된 어촌마을에 불과했지만 어촌뉴딜 사업을 통해 경관과 주민의 편의 시설이 개선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고 주민의 생활 만족도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했다. 마을 사무장님 말씀은 전체적으로 횟집 손님도 30~40% 늘었고, 멋진 까페도 들어서고, 남루한 숙박시설들도 손님이 늘어나면서 단장을 새롭게해 전체적으로 마을 활력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자랑 하셨다. 특히 야간 산책 환경 등이 확실하게 개선되자 포항 시민의 드라이버 코스로 각광받으면서 평일에도 밤에 주차장이 찰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고 마을 토지 값도 많이 올라 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했다. 수렴항은 어촌뉴딜 사업을 통해 경관과 주민편의 시설을 개선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관광 등 생업 기반을 주민 스스로 개선하고 확충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전 일정을 통해 성공적인 사업 현장에는 늘 열정적인 주민과 헌신적인 직원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을 새삼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새밀한 사업 과정에 대한 분석, 성과에 대한 판단, 개선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당분간은 가능한한 많은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 주체인 주민과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직원분들 많이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칼렛으로 분한 비비안리의 대사가 떠오른다.

지금까지의 것은 모두 과거일 뿐이야! 내일에는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거야!”

 

3/16(수)

무안몽탄 함평출장

3/17(목)

군산출장

3/18(금)

농민기본소득운동본부 운영위원회

 

3/19-20(일)

월출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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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은 늘 고난으로 시작한다

 

2/24(목)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서니 직원분이 눈에 피난거 아냐고 하신다. 거울을 보니 오른쪽 눈이 토끼눈이 되었다. 첫 이사회가 있는 날이라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 중찬부터 이어진 첫 이사회에 참석해 처음뵙는 비상임이사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관행적으로 이사회 부의 안건은 이미 여러 절차 속에서 토의된 관계로 상임이사의 경우 발언을 아끼고 주로 비상임 이사님의 의견개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첫이사회를 마치고 오후에는 극도의 피로감이 밀려오는 와중에 어촌수산처 업무보고를 들었다. 그새 피로가 쌓였는지 애써 준비하신 분들게 미안할 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반가운 퇴근길에 다짐을 했다. 업무 욕심을 줄이고 건강을 더욱 챙기자고!

2/25(금)

공기업 임원은 공직자다. 그러다보니 그에 준해 신변 정리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농민의 지위를 잃었다. 각종 보조사업이며, 농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직불금과 면세유 혜택도 끝이다. 재산등록과 가입단체에 대한 정리도 필요한데 자유롭게 구사하던 SNS활동도 이전만치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된다. 개인의 자유로운 사생활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SNS활동 자체를 회피하지는 않겠지만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오후2시 이른 퇴근을 하고 봉화로 향했다. 봉화가는 길 광주들어서는 초입에 헌혈의 집이 있어 평일에 따로 시간내기가 힘든 만치 올해 첫 헌혈을 했다. 작년처럼 올해도 전혈 5회를 목표로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의성에 들러 존경하는 분들 만나 밥먹고 수다떨다 보니 지난 한주의 피로가 싹 가쉰다.

2/26~27(일)

봉화에 돌아오니 할 일이 많다. 오랜만에 트렉터를 몰고 저온창고로 달려갔다. 저온저장고에 남아 상해가던 배추를 이웃 분께 닭먹이로 실어주고, 영주로 안동으로 돌아다니며 지인들 만나고 밥먹고 떠들다 보니 밤 늦은 시간에 나주 귀가길에 올랐다. 싸락눈이 조금씩 날리는 텅빈 고속도로를 달려 새벽 1시넘어 나중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 산책겸 왕복 2키로가 넘는 농협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 오후에는 광주에 들러 구두와 옷을 샀다. 밭에서 놀던 사람이 직장생활을 할려다 보니 옷차림부터 부족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2/28(월)

경영간담회가 없는 관계로 부서장회의만 하고, 산재관련 자료를 받아 읽고, 인사처 제출 개인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오전시간이 다갔다. 지난 1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관련 기업은 모두 초비상이라고 한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공사현장 사고가 빈번한 우리처지에서 꼭 필요한 법이고 이번 기회에 많은 나쁜 관행이 사라지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야 할 것이다.

어촌수산처 직원분들과 점심을 나누고 오후에는 해남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알고 지내던 농민단체 대표자들께서 면담을 요청했고 흔쾌히 길을 나섰다. 간척지내 유휴지를 농지 잠식없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주민참여를 통해 활용하는 것과 활용도가 낮은 방조제 관리동 건물을 지자체에 임대해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요청했다. 이왕 가는 길에 해남의 중심지활성화 사업 현장도 방문했다. 업무부담을 드리지 않기위해 비공식 답사로 조용히 다녀왔다. 오래전 참여했던 농촌개발사업의 빛과 그림자가 선명했다.

3/1(화)

오전 내내 구글주소록을 정리하고 페북에 지난 두주사이의 나주생활을 정리했다. 사적 일기와 공적 일지 사이의 적당한 지점에서 내가 하는 일을 스스로 정리하고 관계자분들과 공유하여 공감을 끌어내고 지혜를 모으는 채널로 페북을 활용하자는 의도인데 잘 할 수 있을지, 혹은 통념상 수용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지난 두주를 몰아서 정리하다보니 최대한 간략하게 쓰게 되었지만 가능하다면 매일 간단한 상황정리와 자세한 문제의식과 사고의 흔적을 담았으면 한다. 오후에는 모처럼 나주시내를 나들이하며 쉴 수 있었다.

3/4(금)

오후 늦게 새로운 사장에 대한 임명 소식이 들렸다. 현 사장님의 3년 임기 마지막날까지 소식이 없어 거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느닷없는 소식이었다. 임명권자의 고충을 알수는 없지만 임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생각한다면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모시고 배우고 싶었던 분을 떠나 보내야하는 마음이 무거웠다.

3/5~6(일)

사전투표를 하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딸이 나주로 내려온 덕에 주말을 온전히 놀았다. 신안군의 임자도에 있는 대광해수욕장을 걷고, 다시 복귀하는 길에 광주들러 쇼핑도 했다. 그리고 일요일은 운주사를 거쳐 나주목에서 나주곰탕을 나누고 딸을 서울로 보냈다. 

3/7(월)

경칩이 끼인 3월 첫주가 슬그머니 다 지났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듯 공사 10대 CEO께서 임기를 마치고 떠나시고, 새롭게 11대 CEO를 맞이했다. 그 사이 주말내내 동해안 산불로 공사 시설이 경미하나마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등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야했다. 사실 전임 신임 CEO두분 다 오래 모시고 배우고 싶은 분이지만 동시에 모실 수는 없는 이치이니 떠난 분의 유지를 잊지않고 새로이 맞이한 분의 의지를 받들어 구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하지 않는가!
새봄을 맞고, 새 대통령을 맞고, 새 CEO를 맞아 올해 공어촌공사가 큰 진전을 이루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빈다!

3/9(수)

대선일 무등산을 올랐다. 초등인 무등산은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다시 찾을 것을 다짐했다. 산을 내려와 금남로를 걷고 5월 광주의 함성을 가슴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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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맛보는 퇴근의 기쁨

 

2/17(목)

공식적인 첫 출근을 했다. 집행부 선거중이라 텅빈 노조사무실에 올라가 인사를 드리고, 사무실에 내려와 주관부서의 직원분들로부터 업무관련한 안내를 받는 틈틈이 인사전화를 받고, 인사전화를 드리다 보니 첫근무 하루가 다 지나갔다. 인사드려야할 분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목록까지 만들어가며 전화와 문자를 돌리고 업무 준비를 위한 과업을 머리 속에 나열했지만 어느 순간 머리 속 목록은 흐트려지고 어디까지 전화를 드렸는지, 오늘 처리해야할 일의 우선순위가 어땠는지 혼미해졌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퇴근의 기쁨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2/18(금)

출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업무보고가 이어지고 [농지은행관리원] 출범식이 있었다. 출범식 직전에 있은 김인식 사장님 주관의 간담회에 신정훈의원님 배려로 참석해 김종훈차관님, 이개호의원님, 정현찬농특위원장님 등과 함께 차담을 나누었다. 어색하기 이를데 없는 자리였지만 곧 익숙해져야만할 것이다. 오후에는 홍보실, 환경지질처 등 부서 업무 소개를 받고 어촌수산처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올리고 처장님 안내로 직원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최대한 가볍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너무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오히러 꼰대스럽지는 않았는지 알 수 없었다. 말이 너무 많지않았나는 걱정이 남았다. 이어서 직원 숙소마련을 위한 예산변경안 등 결제와 업무 보고가 이어지다 오후 4시에 이른 퇴근을 하고 정리가 덜 끝난 봉화를 향해 달려갔다.

 

2/19~20(일)

야반도주하듯 떠난 집에 돌아오니 정리할게 한둘이 아니다. 오전 내내 집과 주변, 그리고 공장까지 들러 정리하고 못다한 전화를 돌리다보니 하루가 다갔다. 저녁 봉화읍에서 독서모임 친구들을 만나 밥과 차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지만 못다한 말도 남고 다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내가 떠난 자리 꿋꿋하게 지키고 있을 친구들이 있어 쉬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편하게 했다.

월요일 출근에 앞서 구입하고 정리할 일이 많아 20일 아침 일찍 나주로 돌아왔다. 오늘 길에 광주에 들러 운동화도 사고 이발도 하니 직장인으로 맞은 첫 휴일이 후닥닥 지나갔다.

2/21(월)

첫 월요일 출근 하자마자 사장님 주관의 경영간담회가 있었고, 이어서 소관부서장 간담회를 주관했다. 경영간담회는 첫 자리니 만치 간략한 인사를 드릴 기회가 있었고, 현장의 문제의식만 있고 실무경험이 없지만 소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직분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회의를 마치고 막 선거를 끝낸 노조사무실을 다른 선임이사님들과 함께 방문해 연임에 성공하신 노조위원장님과 노조집행부에 축하 인사를 드렸다.

오후에는 다른 이사님과 함께 농촌경제연구원에 들러 원장님께 인사를 드렸고, 농어촌공사의 위상과 사업 범주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무실로 돌아와 틈츰히 각종 결제와 대여섯개 부처의 업무 보고가 이어졌고 눈코뜰새없이 첫 월요일이 지나갔다.

2/22(화)

내 소관의 주무부처인 농촌개발처 업무 보고를 듣고 오후에는 취임인사차 농식품부가 있는 세종으로 향했다. 환경 등 사안으로 집회나 오던 곳에 업무차 방문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청사 앞 길가에 쌓여있는 나락 톤백이 눈에 들어왔다. 장관님은 부재중이라 차관님 뵙고 주관부서국장님 과장님들 이어서 인사를 드리다보니 어떤 분을 뵙고 어떤 분을 빠뜨렸는지 혼동스러웠지만 나의 첫 농식품부 방문은 그렇게 끝이 났다. 농민 활동중에 인연이 있는 정책보좌관님을 뵌 것이 이날 최고의 성과라 할만했다. 공사 업무를 익혀감에 따라 점점 협의할 사안들이 늘어나고 농식품부 발걸음도 잦아질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정무적 업무가 나의 중심 과업이 되지않을까 예상된다.

2/23(수)

출근하자마자 임원진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의 문제의식을 놓치지 말고 천천히 업무 익혀 나가라'는 사장님의 조언에 힘을 얻고 하루를 시작했다. 다음날 있을 이사회 안건에 대한 각 소관부서의 보고가 있었고, 오후에는 나의 소관 3부서중 하나인 지역개발지원단을 방문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단장님 이하 직원분들과 인사를 하고 업무보고가 진행되었다. 업무 이해를 위한 첫걸음인 만치 욕심가지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듣는데 충실하려 애썼다. 꼼꼼히 준비해주시고 발표해 주신 단장님과 간부진과 함께 식사까지 마치고 나주로 돌아오니 밤10시가 넘었다. 첫출근을 시작하자마자 업무와 조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공사의 역할과 사업 영역에 대해 파악하려 애쓰다보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 되었다. 바깥에서 보던 것보다 사업영역이 훨씬 더 넓고, 조직도 복잡하다. 현상 넘어 실상을 파악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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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낯선 세상속으로

[비나리농부의 주간업무일지]는 농부가 잠시 삽을 내려놓고 2년 예정으로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재직하는 동안 기록하는 극히 사적인 업무일지입니다. 농부로서의 문제의식을 견지하면서 한명의 공기업 임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그리고 업무를 통해 스스로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남기는 극히 사적인 기록입니다.  공적인 업무와 극히 사적인 감수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우주를 꿈꿉니다. 

2/14()

아침일찍 농어촌공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임용이 확정되었고 16일 취임후 17일부터 정상 출근하란다. 이날 예정되었던 지지선언을 마지막으로 정치활동을 마무리하고, 2년 예정의 나주생활을 아내와 같이 하기로 결정하고, 급히 이주 계획을 세우고 짐을 챙기고 겨우 몇몇 분을 만나고, 전화를 드리고, 페북에 소식과 소회를 남기고 나니 이틀이 다 지나갔다.

2/15()

오래 묵혀두었던 넥타이를 꺼내 유투브를 보면서까지 매어보는데 도저히 모양을 낼 수 없다. 낡았지만 자크만 올리면 매어지는 넥타이를 그냥 매고 가기로 결정할 즈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동네 형님들이 먼길가는 동생 노잣돈이라도 한푼 쥐어주고 싶다면서 올라오셨다. 월급많이 주는 좋은 자리 간다고 마다했지만, 나의 임용을 자신의 일보다 더 좋아하시는 형님들의 마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고마음을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먹먹하기만 했다.

2/16()

새벽 5시 집을 나섰다. 트렁크에 가재도구를 잔뜩 싣고 먼길을 달려 10시 조금 넘어 나주 본사에 도착했다. 두어달전 면접때 와보고 두 번째지만 왠지 와야할 곳을 온 듯 낯설지가 않았다. 급히 달려온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집무실이 있는 11층에 올라오니 앞으로 있을 2년간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동시에 몰려왔다. 낯설은 의전을 받고, 사장님 뵙고, 선임이사님들 뵙고, 내가 배치될 농어촌개발 본부관할의 부서장님과 직원분들과 상견례를 하고 취임식을 하는 동안 아내는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공사와 나주 지역을 익히는 시간을 보냈다. 오후 일찍 배정된 아파트에 도착해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삿짐을 풀고 급히 가까운 마트로 달려가 덮고 잘 이불을 사고나니, 앞으로 고생을 같이할 관할부서장님들이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피곤했지만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나주에서의 첫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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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스 카잔차키스 저/ 이윤기 역

그리스인 조르바

http://www.yes24.com/Product/goods/3647046?art_bl=15991960 

 

그리스인 조르바 - YES24

20세기 문학의 구도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그리스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으로, 호쾌하고 농탕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www.yes24.com

소설을 읽은지 너무 오래되었다. 책은 늘 뒷전이었고 더군다나 문학이 내 일상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허우적거리고 쫓기다 모처럼 남는 시간조차 공허가 갉아먹게 방치하면서도 소설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했다. 나의 2021년의 삶은 그랬다.

문학소년의 꿈과 세계를 향한 청년의 열정이 무너지고, 가정과 생계라는 삶의 요구에 대한 무능 사이에서 이루어진 타협은 나를 30대 후반의 나이에 농부로 만들었다. 영혼의 노동인 독서와 육체의 노동인 농사가 어우러진 삶을 살겠다는 소박한 꿈은 생계를 위한 농업 노동 속에서 잊혔고 척박한 삶의 조건을 이유로 내면의 삶은 고갈되었다. 영혼 잃은 육체는 얉고 넓은 사회적 관계와 더 혹독한 노동 속에 갇혔다..

여러 번 읽다가 말고 던져졌던 조르바가 문득 그리워졌다. 나는 자유에 목말랐고, 삶의 압박에 고갈되어 가는 나의 자존이 그리웠다.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연말연초에 책장을 뒤져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찾았다. 미리 가졌던 조르바와 연관된 기억을 지우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마주하기로 마음먹고 책장을 넘겼다.

비린내 확 풍기는 항구도시 피라에우스에서 화자인 두목과 코스탄디 조르바의 조우 그리고 두목과 친구 혁명가와의 이별의 기억이 교차하면서 시작된 소설은 500쪽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화자와 조르바와의 만남과 헤어짐, 우여곡절과 내면의 교류를 이어갔다.

소설은 샐비어 술과 조르바의 춤, 부불리나 오르탕스와 조르바의 어설픈 사랑, 오렌지향 과부의 삶과 비극, 영혼 없는 수도원, 갈탄광산 개발과 운반용 삭도 건설 그리고 사업 실패, 오르탕스의 영원한 사랑 카나바로의 이야기로 이어져 나가지만 작가의 메시지는 오직 하나 자유를 향한 갈망이었다.

소설을 읽고 교훈을 생각하다니... 그런데 조르바는 어쩔 수 없었다. 야생의 삶 속에서 자유를 터득한 조르바가 지식과 이념에 오염된 두목에게 설파하는 자유의 메시지는 생활의 강제와 편견의 족쇄에 갇힌 독자에게는 사랑을 설파하는 예수의 산상 교훈처럼 근본적이되 딱 그만치 공허했다. ‘자유하라!’는 조르바의 일갈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만치 청자의 내적인 반향이 없다면 공허한 외침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다시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자유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답은 알 수 없지만 부정적 느낌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카자차키스가 갈구한 자유가 과연 민족, 종교, 사상 넘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지식과 경험을 통해 형성된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어떤 자유도 나의 몫이 될 수 없다는 딱 그만치는 거부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미 조르바의 자유를 100$ 공감하기에는 너무 낡았고, 내가 걸치고 있는 세월의 외투가 너무 두터운지도 몰랐다. 기대했던 공감이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은 책을 다 읽고 덮은 뒤에도 한참을 귓전에 남아 맴돌았다.

당신은 자유롭지 않다.’ 당신을 메고 있는 줄이 조금 길 뿐이다.

고독이야말로 인간의 자연스런 상태.

이 세상의 유혹 가운데 가장 무서운 유혹인 희망을 정복하라(카잔차키스)

인간은 마땅히 저 자신의 본성을 뛰어넘어 하나의 초인이 되어야 한다.. 신의 빈자리를 우리가 차지해야 한다.(니체).(니이체)

인간의 보편적으로 경험해온 기나긴 진화의 역사는 경화된 메커니즘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를 창출하기 위한 생의 도약의 역사다. (베르그송)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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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산뒤 쉬 펼치지 못했다.

바쁜 캠프 활동이 틈을 주지 않았기도 했지만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써 내려간 그의 글을 마주하기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오랜전 기억을 소환했다.

함께 연루되었던 사건의 뒷정리를 위해

나의 상도동 단칸 신혼집에서 다른 동지들과 회합을 하고

골목길 너머로 사라지던 그의 뒷모습을 배웅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의 이름이 언론에 회자되고

그의 근황이 지인의 입을 통해 가끔 전해졌지만

지난간 시절 추억을 부러운 마음으로 떠 올렸을 뿐

우리는 아무 연락도 없이 오랜 세월

너무나 다른 각자의 삶을 살았다.

 

그가 청와대 수석이 되고 장관이 되었을 때는

유능한 일꾼으로 사법개혁의 임무를 완수하기를 고대했고

검찰마피아의 집중공격으로 온가족이 만신창이 되었을 때조차

그의 몫을 스스로 감당하고 언젠가 다시 일어설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민주시민의 한사람으로 서초동 촛불집회를 참가했고 멀리서 응원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얼마전 조선일보가 그의 딸의 실루엣을

성매매사건 기사에 갖다붙여

그와 가족을 능욕했다는 기사를 보고

같이 딸키우는 아빠의 마음에

그가 감당해야할 몫이 지나쳐 그를 삼켜버리기라도 할 것 같은

불길하고 절박한 마음에

힘내라는, 그리고 응원한다는 한마디 인사를 겨우 전한뒤

밀쳐 둔 [조국의 시간]을 펼쳐 들었다.

 

[조국의 시간]은 두명의 필자가 있다.

한명은 멸문지화를 당한 통한의 가장이다.

또 한명은 흔들림없이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는 냉철한 구도자다.

그래서 [조국의 시간]

통한의 울분을 담고 있으면서도 사실을 직시하고 평가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냉철함을 담고 있다.

 

[조국의 시간]은 문재인 정부아래 일어난

검찰쿠테타에 관한 보고서다.

수괴 윤석열과 그의 일당이 어떻게 조국을 매개로

검찰권력의 공고화를 위해 음모를 획책하고

반란을 실행했는지 전 과정을 담고 있다.

 

[조국의 시간]은 과잉사법이 어떻게 한 인간을 무너뜨리고

어떻게 한 인간을 위선자로 상징화하고

어떻게 한 집안 전체를 파멸로 몰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반인륜적 사법과잉사례에 대한 보고서다,

 

[조국의 시간]은 검찰정치를 통해

어떻게 사법엘리트 독재가 실현되는지 보여주는

브라질 룰라의 경우와 비견되는

검찰 사법 스텔스 쿠테타보고서다.

 

그에 대한, 그리고 검찰의 시간에 대한 두 축의 평가가 있다.

진보적 인사의 입을 통한 도덕주의적 비판이 한축이다.

필자는 스스로 진보적 지식인으로 했던 말과 주장이 삶에서는 온전히 실현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혜택받은 계층에서 태어나고 자라나서 또 혜택받은 계층에 속해있고

불평등의 문제나 부의 세습 문제에 둔감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강남좌파의 한계와 위선적 삶을 반성한다.

하지만 그가 말하듯 근대 형법의 최대 성과는 법과 도덕의 분리.

나는 설사 그가 받는 혐의가 모두 진실로 드러난다고 해도

그에 대한 과잉처벌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다.

나는 그가 비난받는 강남좌파의 위선

좌파가 되고 싶은 강남의 열망으로 받아들인다.

세상 누구도 조국에게 성인군자가되라거나,

도덕적 완결을 요구할 수 없다.

도덕원리주의가 거악을 불러들이는 대한민국 정치판의 이상한 섭리에 나는 반대한다.

 

또 다른 한축으로 그가 수행한 검찰개혁의 적절성에 대한 입장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가치도 없다.

 

나는 내내 [조국의 시간]을 읽으며

[사기]를 집필한 사마천을 떠올렸다.

치욕적인 궁형을 당하고도 남들보기엔 비루한 묵숨을 유지하지만

끝내 울분을 삼키고 역사적 과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마천의 결기가 그에게 있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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