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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은 늘 고난으로 시작한다

 

2/24(목)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서니 직원분이 눈에 피난거 아냐고 하신다. 거울을 보니 오른쪽 눈이 토끼눈이 되었다. 첫 이사회가 있는 날이라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 중찬부터 이어진 첫 이사회에 참석해 처음뵙는 비상임이사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관행적으로 이사회 부의 안건은 이미 여러 절차 속에서 토의된 관계로 상임이사의 경우 발언을 아끼고 주로 비상임 이사님의 의견개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첫이사회를 마치고 오후에는 극도의 피로감이 밀려오는 와중에 어촌수산처 업무보고를 들었다. 그새 피로가 쌓였는지 애써 준비하신 분들게 미안할 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반가운 퇴근길에 다짐을 했다. 업무 욕심을 줄이고 건강을 더욱 챙기자고!

2/25(금)

공기업 임원은 공직자다. 그러다보니 그에 준해 신변 정리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농민의 지위를 잃었다. 각종 보조사업이며, 농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직불금과 면세유 혜택도 끝이다. 재산등록과 가입단체에 대한 정리도 필요한데 자유롭게 구사하던 SNS활동도 이전만치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된다. 개인의 자유로운 사생활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SNS활동 자체를 회피하지는 않겠지만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오후2시 이른 퇴근을 하고 봉화로 향했다. 봉화가는 길 광주들어서는 초입에 헌혈의 집이 있어 평일에 따로 시간내기가 힘든 만치 올해 첫 헌혈을 했다. 작년처럼 올해도 전혈 5회를 목표로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의성에 들러 존경하는 분들 만나 밥먹고 수다떨다 보니 지난 한주의 피로가 싹 가쉰다.

2/26~27(일)

봉화에 돌아오니 할 일이 많다. 오랜만에 트렉터를 몰고 저온창고로 달려갔다. 저온저장고에 남아 상해가던 배추를 이웃 분께 닭먹이로 실어주고, 영주로 안동으로 돌아다니며 지인들 만나고 밥먹고 떠들다 보니 밤 늦은 시간에 나주 귀가길에 올랐다. 싸락눈이 조금씩 날리는 텅빈 고속도로를 달려 새벽 1시넘어 나중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 산책겸 왕복 2키로가 넘는 농협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 오후에는 광주에 들러 구두와 옷을 샀다. 밭에서 놀던 사람이 직장생활을 할려다 보니 옷차림부터 부족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2/28(월)

경영간담회가 없는 관계로 부서장회의만 하고, 산재관련 자료를 받아 읽고, 인사처 제출 개인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오전시간이 다갔다. 지난 1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관련 기업은 모두 초비상이라고 한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공사현장 사고가 빈번한 우리처지에서 꼭 필요한 법이고 이번 기회에 많은 나쁜 관행이 사라지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야 할 것이다.

어촌수산처 직원분들과 점심을 나누고 오후에는 해남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알고 지내던 농민단체 대표자들께서 면담을 요청했고 흔쾌히 길을 나섰다. 간척지내 유휴지를 농지 잠식없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주민참여를 통해 활용하는 것과 활용도가 낮은 방조제 관리동 건물을 지자체에 임대해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요청했다. 이왕 가는 길에 해남의 중심지활성화 사업 현장도 방문했다. 업무부담을 드리지 않기위해 비공식 답사로 조용히 다녀왔다. 오래전 참여했던 농촌개발사업의 빛과 그림자가 선명했다.

3/1(화)

오전 내내 구글주소록을 정리하고 페북에 지난 두주사이의 나주생활을 정리했다. 사적 일기와 공적 일지 사이의 적당한 지점에서 내가 하는 일을 스스로 정리하고 관계자분들과 공유하여 공감을 끌어내고 지혜를 모으는 채널로 페북을 활용하자는 의도인데 잘 할 수 있을지, 혹은 통념상 수용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지난 두주를 몰아서 정리하다보니 최대한 간략하게 쓰게 되었지만 가능하다면 매일 간단한 상황정리와 자세한 문제의식과 사고의 흔적을 담았으면 한다. 오후에는 모처럼 나주시내를 나들이하며 쉴 수 있었다.

3/4(금)

오후 늦게 새로운 사장에 대한 임명 소식이 들렸다. 현 사장님의 3년 임기 마지막날까지 소식이 없어 거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느닷없는 소식이었다. 임명권자의 고충을 알수는 없지만 임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생각한다면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모시고 배우고 싶었던 분을 떠나 보내야하는 마음이 무거웠다.

3/5~6(일)

사전투표를 하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딸이 나주로 내려온 덕에 주말을 온전히 놀았다. 신안군의 임자도에 있는 대광해수욕장을 걷고, 다시 복귀하는 길에 광주들러 쇼핑도 했다. 그리고 일요일은 운주사를 거쳐 나주목에서 나주곰탕을 나누고 딸을 서울로 보냈다. 

3/7(월)

경칩이 끼인 3월 첫주가 슬그머니 다 지났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듯 공사 10대 CEO께서 임기를 마치고 떠나시고, 새롭게 11대 CEO를 맞이했다. 그 사이 주말내내 동해안 산불로 공사 시설이 경미하나마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등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야했다. 사실 전임 신임 CEO두분 다 오래 모시고 배우고 싶은 분이지만 동시에 모실 수는 없는 이치이니 떠난 분의 유지를 잊지않고 새로이 맞이한 분의 의지를 받들어 구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하지 않는가!
새봄을 맞고, 새 대통령을 맞고, 새 CEO를 맞아 올해 공어촌공사가 큰 진전을 이루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빈다!

3/9(수)

대선일 무등산을 올랐다. 초등인 무등산은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다시 찾을 것을 다짐했다. 산을 내려와 금남로를 걷고 5월 광주의 함성을 가슴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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