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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살면서 다 좋은 데 딱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네'와 같이 살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벌레들은 다 괜잖은데  그놈의 지네 만은 결코 정이 가지 않습니다.

건데 이놈이 마당가에는 아무리 많이 살던 말던 상관치 않은건데

봄이되면 꼭 집안으로 기어 들어 옵니다.

그리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그땐 정말 첫서리내리기 전까진 본격적으로 기어들어옵니다.

일년에 집안에서만 볼펜만한 지네를 10여마리

그 반토막한 놈을 또 한 10여마리씩 잡아야되는데

그때마다 한 이틀 잠자리가 불편합니다.

작은 부스럭 소리에 잠이 깨고 후닥닥 이불을 걷고 일어나게됩니다.

그리곤 아무것도 아니란 것이 확인 되면 다시 잠을 청하지만

이렇게 몇번 반복하고 나면 잠은 잦는지 말았는지

영 몸이 개운치 않습니다.

 

지네와의 인연은 참 질기기도합니다.

13여년전 새집을 짖고나서는 집안에 지네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네가 집안으로 기어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5~6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뭏튼 10여년전 뒷마당에 석축을 쌓다가

허벅지 쪽에 무언가 기어가는 느낌이 나서  손바닥으로 탁 쳤더니

갑자기 작은 못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퉁퉁한 지네 한마리가 바지가랭이 사이로 툭 떨어졌습니다.

"우잉~~ 자네 물린거잖아!"

일단 치료에 앞서 나를 문 지네가 도망가기전에

복수하기 위해 삽으로 능지처참을 하고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와 바지를 벗어보니

벌써 허벅지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치료법을 인터넷에 찾고 수의사에게 전화도 걸고 해서알아본 결과

지네독이 사실 별거 아니라서 대부분 자연치유되는데

인구10만명당 2명정도가 이상반응으로 목숨을 잃을수 있고

암모니아수로 씻고 얼음찜질정도면 치료가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나같이 재수 없는 사람은 10만명당 2명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봉화읍의 한 병원에 전화를 하니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달려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차로 25분 정도 거리인 봉화읍까지 와이프가 모는 차에 실려

응급실에 도착하니, '응급'할 것이 뭐가 있냐는 듯

느긋한 간호원과 의사로 부터 간단한 치료를 받으며

농담따먹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사를 맞고 본일 왈,

'아 쓰바, 지네한테 물리는 것보다, 주사 맞는게 더 아프네요."

하여튼 단시간에 거의 손바닥만한 고기덩어리가 덧붙혀진 것 만치 부어오른

상처는 다음날 아침까지 거의 가라앉았지만

가려움증은 한 3~4일 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곤 잊어버린 지네가 갑자기 실내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지네와의 인연은 이어집니다.

온갖 서적 인테넷 할 것없이 지네퇴치법이라는 퇴치법은 다 알아보고

시도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붕소가루를 집 둘레에 다 뿌리기도하고,

분말형 살충제를 뿌리기도 하고,

스프레이 바퀴벌레약을 집을 삥둘러 뿌리기도 했지만

집에 들어오는 지네의 수는 줄일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완전히 박멸할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나 집안에서 삼겹살 등을 구워먹고 나면

꼭 당일이나 그다음날 지네가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집안에 들어온 지네에게

그것도 잠을 자다 물리게까지 되었습니다.

자다가 갑자기 다리 한쪽을 무언가 뾰족한 물체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아침까지 그 통증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날 유달리 피곤했기때문에 잠을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도저히 일어나서 확인할 기력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 보니

상처는 지네에 물린 증상을 보이고

이불을 털어보니 중간크기의 지네 한마리가 툭 떨어졌습니다.

상처는 붉게 부풀어 올랐지만

이번에는 그냥 집에 있는 연고 등만 바르고 자연치유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가려움증만 3~4일가다가 다행히 완치되었습니다.



올해도 벌써 화장실에서 한마리, 마당에서 2마리를 잡았는데

3일전 와이프가 드뎌 지네한테 물렸습니다.

초저녁에 빨레를 뒷마당에 걸려고 나서는데

신발위에 지네가 낮아 있었나 봅니다.

와이프의 비명소리가 나서 달려가 보니

무엇인가 뾰족한 쇠같은데 찔린 것 같다는데

상처는 딱 비네 이빨 자국이었습니다.

렌턴을 들고 주위를 살펴보니 역시

지네 한마리가 신발아래에서 기어나왔습니다.

 

다시 인테넷을 뒤지며 지네 퇴치법을 살표보니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 나온 지네 퇴치 약이 있었습니다.

잽싸게 주문하고 어제 그 약을 받아

온 집둘레에 도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약의 효과를 확인해 보기위해

저녁은 삼겹살을 구워 먹었습니다.

일단 아침까지 집에 들어온 지네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제발 이번에는 효과가 확실해서 실내에서만이라도

완전히 지네의 흔적을 볼 수 없게 되기를 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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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다 공중파가, 케이블 방송에 개인 방송까지
이런 저런 방송이 흔한 세상이다보니
저같이 귀농해서 농사짓고 하는 사람도 방송을 타는 경험을 여러번 했습니다.
초기에는 농산물 팔 욕심에
방송 제안이 오면 쉬 응하기도 했고,
간혹 출연료라고 몇푼 받게되면 기분좋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번 두번 방송 횟수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이건 영 아니다는 판단을 굳혔습니다.
방송에 응하는 과정에서 사실 많은 즐거움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괴로움도 있었고 휴유증도 있었습니다.
팔 상품이 없으니 '쪽'만 팔게 되고, 나아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이나 방문을 받게 되는 것은
다른 모든 즐거움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세상에 귀농자가 지천인데 다른 분들은
섭외가 어려운지 요즘도 자주 방송국에서 연락이 오곤 합니다.
하지만  아예 '귀농' 관련 개인 프로그램은 절대로 응하지않기로 마음 먹은지 오래고,
대신에 마을관련한 프로그램 정도는 마지못해 촬영에 응하고 있습니다.


'귀농' 등 '농촌'과 관련한 프로그램의 방송 촬영에 응하면서 느낀 몇가지 문제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소재설정, 대상섭외에 있어 제작자들의 불성실을 느낍니다. 요즘 귀농자가 하나둘이 아닙니다. 그림이 되는, 스토리가 되는 귀농자를 꼭 짚어 내기란 쉽지 않겠지만. 몇몇 유명세를 얻은 귀농인이 맨날 잡지에 나고, 신문에 나고, 방송에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거기다가 방송내용도 다 대동소이합니다. 인터뷰라고 묻는 질문도 다 똑같구요. 기본적으로 표현하고자하는 가치나 틀이 다 비슷하기도 합니다. 

두번째, 비용대 효율 문제인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너무 번개불에 콩구워먹기 식으로 촬영이 급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맨날 그 내용이 그 내용이고, 나아가 자연스런 취재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귀농자의 일상을 취재한다면 오랜 시간을 두고 계절에 따른 생활의 변화과정을 취재한다든지 해서 총제적 모습을 방송에 담는 것이 좋을 듯한데, 일단 촬영에 들어갔다 하면 그냥 밀어붙입니다. 그러다보니 억지 연출도 요구하기도 하여, 촬영당하는 사람을 짜증나고 힘들게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세번째, 방송관계자의 권위주의랄까, 자기중심주의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촬영에 응한 것을 후회하고 촬영 실무자들과 마찰이 있기까지 합니다. 업무중심적인 사고가 피촬영자의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치 못하게 하다보니, 피촬영자가 무례나 모욕을 당했다고 느끼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여름날 동네 할머니들을 콩밭에 불러 놓고 동일한 동작을 계속 반복시켜 지치게 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합니다. 봉화의 버스정류장 벽화가 잠시 유명세를 타면서 작업자인 저의 처에게 인터뷰 요청이 있어 응했는데, 알고보니 작업에 대한 인터뷰가 아니고 오락성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있다, 없다'를 외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경우 사전에 충분히 설명이 있어야 하지만 전혀 사전 설명없이 작가를 불러놓고 뜬금없는 요구로 기분을 상하게 한 것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방송관계자의 개인적 자질때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방송사의 제작시스템 상의 문제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방송사로 부터 의뢰를 받아 적은 비용으로 제작을 감행하다보니 이런저런 여건을 살필 여유도 없고, '질'보다는 '효율' 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짐작됩니다.

지난주 토요일 한 방송국에서 비나리미술관의 '토요자연미술교실'을 취재하러 왔습니다. 취재오신 분들이야 경우 바르고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결과적으로 조금의 불미스런 마찰이 있었습니다. 수업 시작 시간인 오후 2시에 도착하기로 한 촬영팀이 한시간여를 늦게 도착하면서 애초의 스케줄이 어긋나 버렸습니다. 아이들과 마을 길을 산책하면서 자연 소재를 주워, 미술관으로 돌아와 찰흙판 위에 나름의 봄동산을 꾸미는 수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수업시작 시간인 2시를 넘겨 그냥 찰흙으로 도자기 만들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취재량이 부족해 다른 체험 장면을 연출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즐거워야할 촬영과정이 그렇지 못하게 된 셈입니다. 서로 기분좋게 헤어지긴했지만, 촬영을 나오신 그분들께도 미안함이 남고, 뒷맛이 개운치가 못했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별로 '문제상황'이 아닙니다.  약속을 늦은 돌발상황이 '문제'가 아니고 촬영행위 자체가 기본적으로 서른명이 넘는 아이들의 그날치 수업 분위기를 흐트려놓게 되는 상황이 더 근본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 촬영과정이 더 섬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나 '방송을 타게 해주니 너희들이 협조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태도는 옳지않다고 봅니다. 특정 목적으로 방송을 이용할 경우가 아니라면 취재에 따른 불편함과 들어가는 시간, 기타 노력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출연료'로 제공하고 촬영협조를 구해야한다고 봅니다. 

한번씩 방송국 관계자로 부터 '이제는 농촌도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투덜거림을 듣곤합니다. 옛날처럼 방송에 나간다면 무조건 좋아라고 협조하던 시절은 가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농촌인심'이 나빠져서 그런 것이 아니고,  촬영과정에서 감내한 불편함이 방송을 통해 보상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까닭입니다. 

사실 방송을 타게 되어 즐거운 경우도 많습니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로 부터 연락을 받기도 하고, 촬영과정에서 방송국 관계자분들과 인간적으로 친하게되어 촬영이 끝나고 헤어지는 것이 서운할 때도 있었습니다.

아뭏튼  방송을 타는 일이 누구에게나 덜 괴롭고 더 즐거운 경험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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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구경북관광박람회]에서 있은 첫번째 에피소드 입니다.

이번 박람회때 급작스럽게 많이 생긴 홍보 아이템중하나는
돌림판 맞추기 입니다. 시간을 정해 이벤트를 여는데
던진 화살이 맞은 곳에 쓰인 상품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공짜 경품을 받기위해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부스앞은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시군 홍보 케릭터의 대대적인 등장입니다.
이전에는 한두군데 시군만 준비해 왔는데
이번에는 상당히 많은 시군에서 준비를 한듯
하루종일 우리 부스앞을 케릭터들이 지나다녔습니다.
바로 이 케릭터와 관련한 문제인데
다음 사진들을 보고 왜 케릭터들은
모두 두손으로 볼을 감싸안은 모습을 하고
다닐까 궁금했습니다.



주로 영덕대게 케릭터만 사진에 찍혔지만
다른 테릭터들도 다 마찬가지 였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일종의 '이쁜짓'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기막힌 사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케릭터 머리의 무게 때문이었습니다.
하루종일 무거운 머리를 이고 다닐려니
보통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두손으로 볼을 받치고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케릭터들의
맑고 귀여운 표정뒤에 고통스런 아르바이트생의
표정이 감춰져 있는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전같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케릭터들을 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2010년 대구경북 관광박람회를 통해, 
세상만사가 겉으로 느끼는 것이랑
실상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다시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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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언젠가 멀리 강진땅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던가 하시면서
갖 귀농하시어 첫농사를 짓는데, 쥐눈이콩인지
종자를 좀 구할 수 있냐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귀농 13년차인 저에게 갖 귀농하셨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왜그리 안스럽고 가슴 징한지...
몇가지 종자를 이것저것 챙겨서 보내드렸습니다.

몇일뒤 보내드린 종자를 잘 받으셨다며
다시 전화를 주셨는데 자신들은
딸기농사를 주작으로 농사를 지을 실 계획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내년에 첫농사 지으면 저에게 딸기 맛을 보여드리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뒤 두어번 우연하게 생각이 났던 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까마득히 잊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몇일전 전화와 함께 이렇게 이쁜 딸기가
멀리 전라도 강진땅에서 경상북도 봉화까지 보내져 왔습니다.
너무 반갑고 고마워 딸기를 받은뒤 몇일동안
우리집에 손님만오시면 한접시씩 꺼내놓고 자랑도 하고
아껴가며 맛나게 먹었습니다.
오늘 3팩중에 마지막 팩을 펼치며
그냥 먹고 말것이 아니라
강진땅 [열매네 딸기밭] 농사꾼 부부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왕초보 농사꾼이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너무 달고 맛난 딸기를 여러분도 드셔볼 기회를 나누어 드립니다.
품절되기 전에 전화로 주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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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라고 해도 좋을 늦은 봄눈이 온 천지를 하얗게 덮은 아침,
왠 철지난 산타크로스도 아니고 누군가 눈을 광광거린다.
아~~ 뭐묘?? 눈길에 누가 올리도 없고 앞집인가? 뒷집인가?
대충 잠바데기 걸치고 나가려는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나무 아빠예요?"

우잉 나무아빠가 이 눈길에 왠 아침부터 다 찾아오시고?
동네 떡배달오셨나? 뭔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문을 열자 나무아빠가 활짝 웃으시며
내미는 손에 작은 CD가 한장 들려 있다.
뭔디요?
폭설로 웃동네 민서랑 지형이가 학교를 못가게 되어
4륜구동차를 가진 나무아빠한테 긴급 지원을 요청하셨단다.
그래서 올라오시는 길에
저에게 주려고 준비해  두셨던 음반을 가져오셨다는데 ㅋㅋㅋ

공짜는 다 좋아 좋아~~

건데 받고나서 꼼꼼히 살펴보니
[아름다운 이야기]는 그냥 음반이 아니네.
발달장애인 가족 모임인 [기쁨터] 십주년 기념으로 발매한 음반은
그 수익금으로  기쁨터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저소득층 가정 아동,
그리고 장애 아동의 통합지역아동센터인 기쁨터 지역아동센터에 기부된단다.
이 좋은 일을 나 혼자 알고 있을순 없잖아.

음반 판매처는 다음과 같단다. 우잉 ~~ 나도 한장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해야겠죠잉?
http://www.annesattic.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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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콩나물 시루한번 보실래요?
몇년전부터 이마트 갔다가 도기로 된 소형 콩나물 시루를 두개 사왔습니다.
그뒤 콩나물 시루는 세탁실로, 화장실로 쫒겨다니다가
결국 최적의 자리를 찾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요렇게 싱크대 옆에 시루를 갖다 놓고,
아래쪽에는 녹두를, 위쪽에는 쥐눈이콩으로 나물을 내어 먹습니다.


사실 싱크대 주변이 좀 어수선하긴하지만
그냥 가까이 두고 설겆이 할 때마다,
아니면 오다가다 생각날깨 물 한바가지씩만 주다보면
어느새 나물이 자라 콩나물국이며,
녹두나물 무침을 해 먹을 수 있게 된답니다.

요것이 위쪽에서 자란 콩나물이구요.


요것이 아래서 자란 녹두나물 시루입니다.


콩농사를 지어 팔다보면 다 팔지 못해 남아서 묵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먹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단지 묵었다는 이유로
천대받는 콩이 아까워 이렇게 집에서 나물도 내어 먹고,
매일 잡곡밥도 해먹게 되었습니다.
부엌에 항상 콩나물이 자라고 있다보니
이렇게 라면을 끓일때 한주먹씩 넣어 먹기도하고
급할 때 나물무침 등 요긴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나 우리집 같은 산골에서
장을 한번 보러 나가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늘 가까이에 신선한 야체를 길러 먹습니다.
하지만 야채철이 지나면 콩나물만치 고마운 찬거리가 없습니다.  

여러분도 당장 집에서 나물을 길러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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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끼로가'의 '목잘린 암탉'이라는 단편 소설을 읽고
하도 끔찍한 스토리라서 기분전환 겸 메일 확인을 하니
이게 웬 떡이냐~~ 난생 처음으로 이벤트 당첨 소식이 와 있네요^^*
등수로 해봐야 5등이고 경품은 고작(!) 책 한권이지만
나도 이런 행운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확인하고
기쁜 마음에 소식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뉴스뱅크이미지F 이벤트 담당자입니다.
우선, 뉴스뱅크이미지F 제1차 리뷰이벤트의 5등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착 부탁드립니다^^
 
회원님께서 당첨되신 내역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들의 라이프스토리를 담은 책 '사진에 미치다' 입니다.
 
3월 19일까지 이 메일주소로 아래 양식 작성 후 신분증 사본을 보내주시면 경품을 배송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이 정도가지고 잔치는 할 수 없고,
'사진에 미치다' 읽고 리뷰로라도 여러분과 공유할께요~~

NewsbankImag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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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정보센타에서 "블로그의 활용"에 대한 교육시간을 가진뒤
이웃 동생이 물었다.
"형은 블로그를 왜 하세요?"
당연하다고 생각한 문제일수록
막상 질문을 받고 나면 대답이 궁색하다.
아무생각없이 정리되지 않은 욕망에 끌려
시작한 블로그이기 때문이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한지 2달도 안되었지만
벌써 나름대로 60여 포스팅을 했다.
열심히 산 셈이다.
오늘 오전에 2차블로그주소 설정과정에서
다음뷰 데이타를 다 날려버렸지만
다음뷰 순위도 4000여 등까지 올랐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왜 블로그를 운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전에 다른 블로그를 개설해서 방치한 경험도 여러번 있었고,
이번에도 뭐 특별이 그때와 달라진 것도 없는게 사실이다.
사실 무작정 포스팅을 하다가 한달쯤 뒤에는
나만의 블로그  방향성을 정한다고 다짐했는데
아직 오리무중이다.

사실 블로글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돈? 파워 블로그의 명예?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한 홍보?
출판 등을 위한 일차 자료 생산? 
그런데 사실 블로그로 돈이 될리 없다.
광고를 게제하지만 유의미한 돈이 될려면
전국적인 파워블로그가 되야한다.
당연히 그럴 재주도 자신도 없다.
그러면 홍보?
농사를 지으니 농산물을 팔아야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얼마나 홍보되거나 팔릴지 기대하지 않는다.
출판을 위한 컨텐츠의 생산 능력도 없다.
그러면 왜 블로그를 할까?
사실 블로그를 개설한 99%의 사람들은
나랑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깅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기록하며,
나름의 경험과 생각을 타인과 나누는 재미!
사실 그 재미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의 거의 대부분이 아닐까?

나역시도 마찬가지다 
보고 잊어 버린 책들, 영화들, 음악들...
아름다운 추억이 담길 여행길, 
정다운 이웃과의 일상,
나의 처절한(!) 농사 그리고 천박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생각들
그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종의 공개 일기장이
블로그인지도 모르겠다.

오늘같이 아침부터 내내 비가 내리는 날,
나는 [길]의 '젤소미나'가,
[블루클린으로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트랄라'가
그리고 [닥터지바고]의 '라라'가 보고싶다.
커피 한잔 진하게 타서 그 향기를 맡으며
[브룩클린...]의 " A Love Idea"를 듣고 싶다.  

그리고 이 순간의 느낌을
불완전하게나마 기록하고 남겨서
이 유한한 삶을 조금이나마 더 연장하고 싶다.
바로 이것이 내가 블로그를 하는 거의 전부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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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텔레비젼을 통해 김연아 선수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김선수가 실수없이 경기를 마치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이종덕 기자


집에서 TV를 없애버린지 몇년이나 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 상품을 바꾸면서 메가TV를 같이 신청했습니다.
아직 TV도 없는 집에 우선 통신회사 직원이 오시는 김에
우선 TV회선도 설치해 버릴 요량입니다.

7~8년전인가 갑자기 집에서 TV를 없애버린 이유는
무엇보다 TV가 잡아 먹는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저질 드라마나 개그 등이 많이 편성되어
정보적 가치나 정서적, 교양적 가치를 지닌 프로그램을 보기 힘든 상황에서
돈과 시간을 들여 그들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거북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나 있는 딸아이가 TV앞에 앉아 있는 꼴을 본다는 것도
마음편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때마침 인근도시에 사시는 장모님 TV가 고장났다고 하시기에
그냥 우리집 TV를 떼어다 가져다 드리고
당시 사용하던 스카이라이프를 끊어버렸습니다.

요즘도 식당 같은데서 TV를 접해 보면
연예인들 몇몇이 자기들 끼리 주고받는 잡담을 중심으로 만든 오락프로가
시청자의 대단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조금 오버하면 TV가 바뀌지 않고, 시청자의 기호가 바뀌지 않고는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미디어 비평, 비판을 하시는 분들의 많은 지적이 있었겠지만
아직 TV의 주류는 그런 오락성, 말리말해 비판적 의식을 마취시키는
마취성 프로가 대부분이고 그 경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합니다.

그렇게 TV는 어쩌면 더 나쁜 쪽으로 발전했는데
왜 지금 이마당에 TV를 다시 갖추기로 했냐구요?
일단 TV가 주요 미디어의 하나인 만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TV를 알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차 문화를 비판한다고 자동차를 타지 않을 수는 없듯이 말입니다.
TV의 소비자가 아니라, TV의 비판자로서 시청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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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세상이 모두 TV를 보는데
우리집에 TV를 갖추지 않아서 생기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뭐 중요한 실황중계 같은 걸 못보는건 그래도 참을 만한데
문제는 노인네들입니다.
우리집에는 장모님이던 저의 부모님이든 
한번 오시면 오래계시질 못합니다.
길고 긴 산골의 밤시간에 TV마저 없으니
노인네들이 심심해서 견뎌내질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 우리집에 다시 TV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혹시 이웃에 TV 없으신 분은 
우리집에 새로 들어오는 TV방송 보러오세요^^* 
네? 벌써 40년전 이야기라구요?
진짜 40여년전 TV있는 이웃집에서 
구박받아가면서 황금박쥐며 프란다스의 개며, 우주소년 아톰
그리고 잊을 수없는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리을 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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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지  얼마된 것 같지 않는데 벌써 딸아이가 대학진학을 했습니다.
어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다고 수원에 있는 동생집에 자기가 직접 전화를 해서 잠자리를 청했답니다.
그리고 오늘까지 오리엔 테이션을 마치고 나면, 일주일 뒤에 입학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서 이별에 익숙할만도 한데
모처럼 한달여 집에서 지내고나서 또 멀리 딸아이를 낯선 도시로 떠나보내려하니 사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사회에서 교육은 곧 입시를 말합니다.
인성, 인격, 교양 등 진정한 교육의 핵심이 떨어져나가고 
오직 지식 습득 능력과 경쟁력만을 추려 '교육'이란 이름을 붙여놓았지만
누구나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입시'만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상은 그와 같은 경쟁력의 전능함을 현실로써 보여줍니다.
그래서 예능이 영어몰입으로 대체되고,
실익이 명분을 목조르고,
결과적 성공이 과정의 가치를 내팽겨쳐도 좋은 세상에서
'교육'의 그렇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설득한다는 것은 
저 스스로에게 조차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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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학원-대성마이맥이 주최하는 대학지원전략 설명회가 1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행사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가 주최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09.12.13 /양윤모기자yoonmo@ hankyung.c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내적 외적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왜 공부가 중요한지. 왜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지 딸아이를 설득하는데
사실 실패했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마저 자신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한 주장이엇기 때문일 겁니다.
그와 같은 갈등 속에 딸아이는 훌쩍 자라버렸고,
이제 의엿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모든 갈등을 해소해 준 셈입니다.

책을 많이 읽어라, 교양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자식이 명문대를 합격해서 미래를 보장받기를 바라고 있는 이중성에
스스로 괴로워해야되는 우리사회 입시생 부모의 처지를 이제 벗어났지만
어쩌면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금 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교육이 참교육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산골에서 자라 남들 다 시키는 학원이랑 과외도 없이
그만치 공부한 딸아이가 대견스럽습니다.
모쪼록 즐거운 대학시절, 낭만이 넘치고 의미있는 켐퍼스 생활이
우리 딸의 앞날에 무궁무진 펼쳐지길 천지신명께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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