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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맛보는 퇴근의 기쁨

 

2/17(목)

공식적인 첫 출근을 했다. 집행부 선거중이라 텅빈 노조사무실에 올라가 인사를 드리고, 사무실에 내려와 주관부서의 직원분들로부터 업무관련한 안내를 받는 틈틈이 인사전화를 받고, 인사전화를 드리다 보니 첫근무 하루가 다 지나갔다. 인사드려야할 분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목록까지 만들어가며 전화와 문자를 돌리고 업무 준비를 위한 과업을 머리 속에 나열했지만 어느 순간 머리 속 목록은 흐트려지고 어디까지 전화를 드렸는지, 오늘 처리해야할 일의 우선순위가 어땠는지 혼미해졌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퇴근의 기쁨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2/18(금)

출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업무보고가 이어지고 [농지은행관리원] 출범식이 있었다. 출범식 직전에 있은 김인식 사장님 주관의 간담회에 신정훈의원님 배려로 참석해 김종훈차관님, 이개호의원님, 정현찬농특위원장님 등과 함께 차담을 나누었다. 어색하기 이를데 없는 자리였지만 곧 익숙해져야만할 것이다. 오후에는 홍보실, 환경지질처 등 부서 업무 소개를 받고 어촌수산처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올리고 처장님 안내로 직원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최대한 가볍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너무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오히러 꼰대스럽지는 않았는지 알 수 없었다. 말이 너무 많지않았나는 걱정이 남았다. 이어서 직원 숙소마련을 위한 예산변경안 등 결제와 업무 보고가 이어지다 오후 4시에 이른 퇴근을 하고 정리가 덜 끝난 봉화를 향해 달려갔다.

 

2/19~20(일)

야반도주하듯 떠난 집에 돌아오니 정리할게 한둘이 아니다. 오전 내내 집과 주변, 그리고 공장까지 들러 정리하고 못다한 전화를 돌리다보니 하루가 다갔다. 저녁 봉화읍에서 독서모임 친구들을 만나 밥과 차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지만 못다한 말도 남고 다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내가 떠난 자리 꿋꿋하게 지키고 있을 친구들이 있어 쉬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편하게 했다.

월요일 출근에 앞서 구입하고 정리할 일이 많아 20일 아침 일찍 나주로 돌아왔다. 오늘 길에 광주에 들러 운동화도 사고 이발도 하니 직장인으로 맞은 첫 휴일이 후닥닥 지나갔다.

2/21(월)

첫 월요일 출근 하자마자 사장님 주관의 경영간담회가 있었고, 이어서 소관부서장 간담회를 주관했다. 경영간담회는 첫 자리니 만치 간략한 인사를 드릴 기회가 있었고, 현장의 문제의식만 있고 실무경험이 없지만 소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직분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회의를 마치고 막 선거를 끝낸 노조사무실을 다른 선임이사님들과 함께 방문해 연임에 성공하신 노조위원장님과 노조집행부에 축하 인사를 드렸다.

오후에는 다른 이사님과 함께 농촌경제연구원에 들러 원장님께 인사를 드렸고, 농어촌공사의 위상과 사업 범주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무실로 돌아와 틈츰히 각종 결제와 대여섯개 부처의 업무 보고가 이어졌고 눈코뜰새없이 첫 월요일이 지나갔다.

2/22(화)

내 소관의 주무부처인 농촌개발처 업무 보고를 듣고 오후에는 취임인사차 농식품부가 있는 세종으로 향했다. 환경 등 사안으로 집회나 오던 곳에 업무차 방문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청사 앞 길가에 쌓여있는 나락 톤백이 눈에 들어왔다. 장관님은 부재중이라 차관님 뵙고 주관부서국장님 과장님들 이어서 인사를 드리다보니 어떤 분을 뵙고 어떤 분을 빠뜨렸는지 혼동스러웠지만 나의 첫 농식품부 방문은 그렇게 끝이 났다. 농민 활동중에 인연이 있는 정책보좌관님을 뵌 것이 이날 최고의 성과라 할만했다. 공사 업무를 익혀감에 따라 점점 협의할 사안들이 늘어나고 농식품부 발걸음도 잦아질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정무적 업무가 나의 중심 과업이 되지않을까 예상된다.

2/23(수)

출근하자마자 임원진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의 문제의식을 놓치지 말고 천천히 업무 익혀 나가라'는 사장님의 조언에 힘을 얻고 하루를 시작했다. 다음날 있을 이사회 안건에 대한 각 소관부서의 보고가 있었고, 오후에는 나의 소관 3부서중 하나인 지역개발지원단을 방문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단장님 이하 직원분들과 인사를 하고 업무보고가 진행되었다. 업무 이해를 위한 첫걸음인 만치 욕심가지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듣는데 충실하려 애썼다. 꼼꼼히 준비해주시고 발표해 주신 단장님과 간부진과 함께 식사까지 마치고 나주로 돌아오니 밤10시가 넘었다. 첫출근을 시작하자마자 업무와 조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공사의 역할과 사업 영역에 대해 파악하려 애쓰다보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 되었다. 바깥에서 보던 것보다 사업영역이 훨씬 더 넓고, 조직도 복잡하다. 현상 넘어 실상을 파악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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