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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임원으로 나주생활을 시작한지 오늘로 2년이 지났다. 스스로 낯선 상황을 잘 이겨낼지 몰라 불안하게 시작했던 생활이 눈 깜짝 할 사이 지나가 버렸다. 지난 직장생활 2년을 되돌아보니 짧은 기간 동안 개인적인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처음에는 출퇴근을 해 본지 너무 오래되어 그저 모든 게 새롭고 신기롭기만 했다. 몇 달이 지나자 내 역할에 대한 불안감이 일기 시작했다. 그저 월급이나 축내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퇴근 후까지 자료를 가져와 읽다보니 코피를 쏟기까지 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안정을 찾고 조직과 과업을 이해할 때쯤 되니 2년 임기가 끝나간다. 앞으로 작게는 두세 달 정도 남은 임기지만 남은 시간을 더욱 알차게 개인적인 성취와 조직에 대한 기여를 이루기 위해 분투해야 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나주로 오기 전에 맡았던 나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걸린다. 당연히 나하나 때문은 아니겠지만 같이 하던 분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과제 수행에 곤란을 겪고 있다. 농사를 떠난 점 역시 마음에 걸린다. 다시 돌아가는 날 까지 사과나무가 기다려줄까, 살던 집이 온전히 견뎌내 줄까 늘 걱정이다. 이웃과 친구들 역시 떠나던 그 시점에서 가만히 나를 기다려주지 못할 것 같다. 친구 같고 친형 같던 몇몇 동네 형님의 부고를 받을 때는 내가 돌아갈 그곳이 이미 다른 곳이 되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되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훨씬 많다. 기관에서의 근무 경험은 내가 현실을 이해하고 농업현장의 문제를 다시금 바라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조직을 이해하고, 농정의 결정과 집행과정에 대해 좀 더 날것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딸아이를 결혼시키고 농사를 떠나 도시생활을 누릴 기회를 얻은 것도 큰 행운이다. 이 모든 행운의 가장 상위에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아닐 수 없다. 유능하고, 곧고, 올바른 직원들과 지난 2년간 같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싫은 소중한 기억이다. 특히나 닮고 싶은 존경하는 상사와 동료 임원들을 만난 것은 나의 큰 복이다. 세월이 지나도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어 내 삶속에 영원히 같이할 인연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2년 2월 17일 첫 출근뒤 2년이 지난날 아침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지난 2년을 되돌아본다. 같이 해준 모든 인연과 나의 도전을 응원해준 모든 분들, 그리고 내가 외롭지 않게 나주생활에 동행해 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24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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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를 겪으면서 제기되었던 문제들 중에 농지 임대차 관련한 과제를 고민해 보았다. 해당기관 임원자격이 아니라 순전히 한명의 농민으로, 개인 자격에서 생각을 정리해 본다. 거칠지만 생각을 나누고 싶어 글로 남긴다.

허울만 남았을 지라도 우리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헌법121조에 담고 있다. 헌번정신에 따르면 농지는 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농민만 소유할 수 있다. 당연히 소작 제도 자체가 불법이다. 현실은 다르다. 농지의 절반 이상을 비농민이 소유하고 있고 소작제도와는 다르긴 하지만 농지 임대차는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니면 이 문제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필수 농지를 공공적으로 소유(보유)하고, 민간에서 일어나는 농지 임대차를 공적으로 다루어 농민의 임대료 부담을 줄이고 영농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적 과업(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을 준정부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에 부여해 수행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애초의 목적과는 다른 부작용이 일어나고 오히려 농어촌공사가 이 미션을 맡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에서 농지공공임대차사업 관련해 받는 임대수수료(5%)와 직불금 대상 농지와 직불금 미대상 농지 간 임대수수료 요율 차등 적용하는 것을 두고 농어촌공사가 직불금을 부당하게  편취하는 것으로 비난 받기까지 했다. 사실에 대한 오해나 곡해, 비현실적인 요구나 서로 상충하는 입장이 실타래처럼 엉켜있지만 비판의 목소리를 집약해 보면 다음의 주장으로 요약된다.
“농어촌공사가 농지가격을 올리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헌법정신을 위배하면서 지주역할을 하고 농지 임대업을 하고 있다.”
“공익형직불금을 농지 임대료 상승분으로 흡수해 농어촌공사만 배불리고 있다.”
 
하나씩 짚어보고 대안을 마련해 보자. 먼저 “농어촌공사가 농지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 농지도 다르지 않다. 농지의 공공적 보유량 확대를 위해 예산을 집행하는 만치 농지에 대한 거래는 늘고 농지 값은 상승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그 정도인데 객관적 자료에 기반 해 비난받아 마땅할 만치 농지가격 상승이 초래 되었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적 매입에 따른 농민의 가격 기대치 상승을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도덕주의적 입장일 뿐 아니라 이 과업을 수행하는 농어촌공사를 ‘농지가격상승의 주범’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정책적 무능을 만만한 공공기관에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솔직히 농민이 가진 유일한 자산이 농지다.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에 비해 농지값 상승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그것도 이미 옛말이다. 이제 농지가격 하락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두 번째 “농어촌공사가 헌법정신을 위배하면서 지주역할을 하고 농지 임대업을 하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살펴보자.
현상적으로 맞는 말로 들린다. 그러면 농어촌공사가 농지 관련한 거래 및 임대 관련한 과업에서 손을 떼고 온전히 시장에 농지 거래나 임대를 맡겨 놓을 때 농민의 이익이 증대하거나 농지 보유 형태가 경자유전의 원칙에 부합하게 조정될 것인가? 이는 완전히 어불성설이다. 농어촌공사가 농지공공임대/매입 과업을 수행하는 이유는 농민의 임대 부담을 줄이고 영농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농어촌공사가 이와 관련한 미션을 받은 것은 농지 소유주 까지를 포함해 임차농이 합의할 만한 적정수준의 임대료를 유지해 결과적으로 농민의 임대료 부담을 줄이고, 농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농민이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보장하기 위해서다. 악역이라고 한다면 이 악역을 멈출 다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한다. 그 대안은 비농민 소유 농지를 유무상으로 몰수해 실경작 농민에게 분배하는 것 말고 무엇이 있을까? 그런데 그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이라고 기대할 순 없다.
 
세 번째 “공익형직불금을 농지 임대료 상승분으로 흡수해 농어촌공사만 배불리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살펴보자.
이 부분은 뼈 아픈 지적이다. 농어촌공사는 직불금 수령 농지에 대한 적정한 임대료를 받고 있고, 직불금을 수령하지 않는 농지에 대해 이를 할인해 줘 왔다. 이 주장이 진실에 부합할 수 있지만 현상적으로 보면 직불금미수령 농지가 직불금을 받게 되면서 받게 되는 금액의 일정액을 임대료로 농지은행에 내게 된다. 당연히 직불금이 농어촌공사를 위한 것이냐는 비난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정책 목적과 현장 정서와의 괴리를 면밀히 살펴 제도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정책당국, 농어촌공사의 과오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직불금 미수령 농지가 직불금을 수령하게 될 때도 이전처럼 직불금 미수령농지 요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농민에게 이익이 되고 정의로울까? 기존 직불금 수령 농가의 반발을 어떻게 할까? 당연히 마땅한 답이 없다. 단지 몇 년 유예를 통해 직불금 미수령기간동안의 손해를 회복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안이 하나 있다. 소작농을 금하는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에 맞게 농지 임대료를 폐지하는 것이다. 첫 단계로 농지 임대 수수료를 폐지하자. 솔직히 농지은행이 받는 임대료의 5%에 해당하는 수수료는 경영적으로 의미 없는 금액이다. 이를 수령하고 관리하는 행정비용이 5%의 수수료보다 적지 않다. 농민(혹은 농지소유주)에겐 부담이지만 농어촌공사에는 별로 이익이 되지 않은 수수료를 폐지하고 일부 행정비용을 정부재원에서 달리 조달하는 것은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농지 임대료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전체 농지의 임대료를 폐지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면 우선 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 보유분(공공보유분)의 임대료부터 폐지하고, 다음 단계로 농지 소유주가 받아야할 임대료를 국가가 대신 내어주면 정책 도입에 따른 충격과 제원 부담을 분산해서 농지임대료 폐지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렇게만 한다면, 농지임대차는 유지되지만 임대료가 없으니 소작행위를 막아 농민의 부담을 막고 영농안정성을 보장하자는 경자유전의 헌법취지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문제는 재원일 수 있는데 간척지를 포함한 공적 소유의 농지에 작목 선택에 제한을 두어 쌀 재배를 막고 콩, 옥수수, 밀 등 절대 부족 작물재배로 강제한다면 쌀 과잉생산으로 유발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임대료 재원에 충당하고도 남아 농토의 공공적 보유량을 늘이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청년농과 창업농의 진입과 영농확대를 도우면서 기존 농민의 영농안정성을 보장하기위해 국가는 농지의 공적 보유량을 늘여야한다. 그리고 이 과업을 농어촌공사/농지은행이 수행하는 것은 가장 합리적 선택이다. 그러나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현실의 농지 소유와 임대 관행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를 궁극적으로 폐지해서 농민이 임대료 없이 온전히 자신이 농지로부터 거두어들인 땀의 결과에 대해 소유권을 행사하고 농지 소유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는데 기여해야 한다. 수수료와 임대료 없는 농지의 경작권은 농민을 윤택하게 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에 건강한 먹거리를 더욱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할 것이다.
아침부터 무리한 상상을 해 보지만 전문가의 구체적 연구를 기대해 본다.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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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래도 해외출장이다!

제일 맛있는 음식이 미리 준비해간 컵라면과 햇반이고, 호텔에서 바퀴벌레와 베드버그를 걱정해야 되는, 편도 4번의 비행기를 타야 도착할 수 있는 나라에 출장을 다녀왔다. 비록 힘들었지만 출장이 아니면 평생 가볼 기회가 없을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작은 나라 투발루 출장을 지극히 사적인 관점에서 기록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닷물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남태평양의 소국 투발루로 출장을 다녀왔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 공적원조사업)의 일환으로 소형 부두와 커뮤니티센타, 수산물 판매장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은 67억 정도지만 단순 물품지원이 아닌 첫 SOC포함 해외어촌개발 사업인 만치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중대한 미션을 농어촌공사가 부여받은 셈이다.

투발루는 인구 1만명 남짓에 불과한 세계 4대 소국이다. 국토가 9개의 산호섬이 모여 환으로 이루어져 있고, 국토의 폭이 최대 350m에 불과하고 좁은 곳은 20~30m밖에 되지 않는다. 국토의 고도는 평균 2m로 해수면이 매년 4mm씩 상승해 언제 지도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운명에 처해있다. 현재 유엔의 도움으로 라군(산호호수)의 모레를 퍼 올려 국토를 보강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한국의 SK의 협력으로 메타버스 국가를 구축할 준비도 하고 있다. 국토가 사라져도 주권은 남아 세계 참치 어획량의 많은 몫을 차지하는 투발루 수역의 권리를 유지하고 국가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과업이라고 했다.

투발루와 대한민국의 인연은 깊다. 한국의 원양어선이 40년이상 투발루 해역에서 쿼터를 받아 참치잡이를 해 오고 있다. 인연이 오래된 만치 인적 네트워크나 신뢰관계가 비교적 돈독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예정된 ODA사업은 안정적인 참치 쿼터 확보와 협조 강화를 위한 목적과 더불어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투발루의 지지를 얻기 위한 측면도 포함된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지난 3월 실무팀이 사업 개요에 대한 협의를 잘 진행한 성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설계 작업에 들어가기 전 최종 사업리스트를 확정짓고 사업에 수반된 다양한 실무적 문제를 (건축물디자인, 규모, 기자제에 대한 관세, 항만 부두 사용 비용, 인부 숙소, 작업부지 등)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더불어 10월 착공식 관련한 투발루 정부 측의 의사를 최종 확인해 행사의 컨셉과 규모 등을 확정하고 관할 피지 대사관의 협조를 구하고 피지 등 기자재 등을 공수할 물류 기지가 될 인근 도시의 여건을 살피고 구체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eJIGGd4lco 

일정은 529일 아침에 나주를 출발하여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다음날 아침 시드니에 도착하고, 시드니에서 하루를 체류한 뒤 FijiNandi로 날아가 Fiji 국내선으로 피지의 수도인 Suba로 이동후 일박을 하고, 다음날 Tuvalu로 들어가 63일 까지 업무를 진행하고 다시 수바로, 난디로, 시드니로, 인천으로 66일 돌아오는 일정을 계획했다. 하지만 수바에서 투발루로 들어가는 비행기가 연료부족으로 결항하면서 3일간 발이 묶이고 전체 일정이 69일까지 연장되었다. 덕분에 예정에 없는 공백을 이용해 피지 교민회장단과 면담을 진행하고, 한국선원묘지 찹배와 대사관 면담 등을 진행, 사업 수행을 위한 주변 조사, 협의 등을 추가로 수행할 수 잇었다.

 

2. 시드니야, 오랜만이다.

529일 아침 일찍 나주를 출발했지만 인천공항을 통해 시드니에 도착하니 30일 아침이다. 2006년에 경상북도로부터 지역개발분야 농정대상을 받고 부상으로 뉴질랜드와 호주의 농촌을 10일간 연수한 뒤 처음이니 거의 17년 만의 호주 방문이다. 그때의 기억은 가물가물해 그냥 한국 농업 현실과 비교되는 뉴질랜드와 호주의 농업 여건에 기가 죽어 희망이 아니라 절망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우리 농민이 호주의 농민 같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부상으로 열흘간의 짧은 연수를 오긴 했지만 내 인생에서 다시 호주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업무 출장으로 호주를 다시 방문하게 된 것이다.

입국 수속을 밟고 유심을 갈고 공항을 벗어나니 피지로 가기 전 호주에서 체류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반나절쯤 남았다. 알뜰하게 일정을 잡아 바닷가를 중심으로 해수욕장과 선착장, 해변 공원 등을 차를 타고 둘러보고 잠시 산책까지 한 뒤 날이 저물었다. 시드니를 둘러보는 내내 17년전 첫 시드니 여행의 기억을 되살리려 애썼지만 쉽지가 않았다. 기억속의 Gap 해변은 실제의 Gap해변과 어긋났다. 그동안 변질된 기억은 오페라하우스와 페리 선착장의 위치도 왜곡해 버렸다.

 

호주는 지금 겨울이다 보니 해는 짧고 밤은 길어 11명의 일행이 첫 미팅을 하고 한식당에 저녁을 먹은 뒤 각자의 숙소로 일찍 흩어졌다. 하지만 시드니의 밤이 아쉬워 나는 젊은 친구 한명과 같이 숙소 근처의 빠(Incafe)에 들러 칵테일 한잔을 놓고 시드니의 밤거리를 눈에 담았다. 중앙역 근처의 Central Studio Hotel에서 여정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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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고비가 있다!

 

4/11()

소관부서장 간담회로 연 월요일 이런저런 소소한 업무와 주요일정 세팅으로 하루를 접고 퇴근하자마자 비의도적 와인모임에 참석, 술깨고 나면 창피할만치 수다를 떨었고 아예 마음 맞는 몇몇이서 월 1회 와인모임을 갖기로 약속까지 해 버렸다. 뭐 먹고 마시고 노는 일만치 값진 일이 뭐가 있겠냐마는 ㅎㅎ

 

4/12()

서천 송림마을 마을리모델링사업 현장을 방문 추진위원장님의 사례 발표를 듣고, 이어서 청년보금자리 사업 현장을 담사했다. 마을리모델링 사업이란게 이해 관계가 얽히고, 살아온 터전을 옮기지 않으려고 하는 정서적 보수성까지 해결해야하는 워낙 복잡한 일이라 쉬 시작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송림마을은 무난히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었다. 장항 제련소 오염지내 주거지 소개와 맞물려 진행되었긴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성공요인은 아닌 것 같다. 훌륭한 지도자에 의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결정과정이 진행되었디는 것을 포함해 성공 요인을 더 면밀히 들여다봐야할 것같다.

청년보금자리 사업은 일자리와 무관하고, 특히 청년농민대상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의외로 전량 사전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인근 장항 공단등의 유입인구가 있어 가능한 것 같기는 하지만 이 역시 연구대상이다. 성공하는 사업에는 당연히 성공요인이 있다. 그게 사람이든 정책이든 환경이든지 간에...

저녁에는 노조 새집헹부와 임원진 상견례 술자리가 있었다. 주량을 넘어 마시고 흥겹게 떠들고 돌아왔다. esg경영이 화두가 된 시대에 노사관계와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이래저래 고민해볼 거리가 생겼다. 노동이사제와 농업관련 공기업의 농민이사제를 생각해 본다.

4/13()

오전에 임원진 간담회외에는 별로 기억나는 업무가 없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가 없다.

 

4/14()

미뤄왔던 제주본부 출장을 떠났다. 아침출근과 동시에 광주공항으로 나갔다. 참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주본부장님 일행과 조우 제주본부로 달렸다.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고 직원 상견례와 간부 차담회 그리고 제주본부 보고회를 가졌다. 격의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고 다행히 많은 분들이 건의와 문제제기를 해 주셨다.

늘 제안하지만 답이 없는 공허한 간담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7가지 제안사항에 대한 진행 가부와 그와 같은 결정의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직원들의 문제의식이 늘 앞서 나간다고 믿는다. 그들의 문제의식이 실현되는 것이 공사 성공의 지름길이고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어서 서귀포로 달려가 농해수위 #위성곤 의원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공사관련한 제주 현안을 말씀드렸고, 의원님이 가진 사업관련한 건의 사항도 경청했다. 특히 농어촌공사 서귀포지사 설립요청은 도내 관리면적을 확대해 나가야하는 공사의 입장과 관련해서라도 꼭 필요한 제안으로 다가왔다. 예산과 조직 확대가 수반되는 일이라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옹포지구 3단 저수지도 방문해서 현장 프리핑을 받았다. 제주도의 용수문제는 도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데 이에 대한 공사의 역할과 위상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4/15()

구좌읍 권역단위 거점 개발사업 현장이자 세화항 어촌뉴딜현장인 세화해변을 다녀왔다. 현장소장님의 현황보고를 들으며 지역개발 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가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지역공동체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을여행사, 까페, 민박 등이 입주한 징그랭이센타를 477명의 주민이 모여 만든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었다. 아직 운영 초기라 성과륽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경관 등 외적 조건과 주민의 적극성이 만난다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했다.

구좌를 떠나 성산일출봉 아랫마을인 오조리 내수면 마을단위 특화개발사업현장을 들렀다. 아름다운 해안과 내수면을 뒤덮는 갯녹음(해조류)을 제거하기위해 나노버블기를 설치하는 등 수질개선에 10억여원이 소요되고 기타 마을의 경관과 생활을 개선하기위한 생활SOC에 투자하는 이번 사업은 그 자체 완결성보다 향후 제주해안의 사막화를 막기위한 실험적 사업의 성격도 가진 것으로 보였다. 제주 도착한뒤 처음으로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광주공항으로 돌아오는길 멀리 대구에서 존경하는 형님이 나주에 와계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출장으로 피곤했지만 반갑게 만나 소주한잔 나누며 우리의 꿈과 좌절,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나누었다.

4/16()

아침 일찍 봉화로 향했다. 원래 예정에 없던 일이었는데 갑자기 그림을 보내야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왕 집을 나섰으니 가능한 여러 사람을 만날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몸이 마음같지 않았다. 제주 출장의 여독일까 짐작했지만 오히러 코로나에 더 확신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늦게 간이키트에서 두줄이 걸렸다. 만남을 다 취소하고 나주로 차를 몰았다. 그래도 생활근거지에서 격리되는 것이 더 편하다는 판단에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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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또 한 주가 지났다. 이렇게 시간이 잘 가는 것은 내가 벌써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생활은 적응하고 문제의식은 무뎌지지않게 늘 깨어있어야한다^^

 

3/30(수)

봉화에서 첫 손님이 왔다. 비로서 내가 멀리 떠나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살 때는 맥주한잔 나눌 기회를 미루기만 했는데 오히러 멀리 떠나오니 그럴 기회가 생긴다. 사람 사는게 참 요상하다.

3/31(목)

영산강사업단을 방문하고 목포를 들러 전임 농어촌개발 이사님을 만나뵈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 하루다.

4/1(금)

인사위원회 참가 경험속에서 든 문제의식을 감사님께 말씀 드렸다. 근무 한달반이 지나면서 나의 문제의식이 조금씩 손에 잡힌다. 물론 아직은 멀었지만!

4/3(일)

영주지역구 박형수 국회의원을 방문했다. 취임 인사겸 농어촌공사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드리기 위해서 였다. 이번 봉화 서벽 다목적 저수지 사업(449)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감사 인사를 드렸다. 지난 선거 때 거리에서 인사를 나눈 후 처음하는 자리였는데 반갑게 맞아주시고 지역과 농민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덕담까지 해주셨다.

4/4(월)

울진군에서 도시개발 담당이 찾아 오셨어 지역 사업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다. 관련 부서 직원들과 방안을 찾고 덕담을 나누었지만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언제라도 열정적인 분들을 만나고 나면 절로 힘을 얻는다. 아무쪼록 그분들이 바라는 좋은 결과가 있길 빈다.

4/5(화)

사람 인연은 참 질기다. 십오육년 전에 마을 사업을 할 때 만난 공사 직원을 나의 소관부서에서 다시 만났다. 내가 그때 까칠하게 굴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반갑게 맞아 주셨다. 세상은 좁고 인연은 질기다. 앞으로 세상 착하게 살아야겠다^^

4/6(수)

늘 가장 가까이 붙어서 근무하는 직원이 모친상을 당했다. 직원들과 같이 차를 달려 낯익은 거리로 문상을 갔다. 마산 봉암 그리고 오동동어시장... 추억이 밀물처럼 몰려왔고 아직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 얼굴이 떠올랐지만 전화하지 않았다. 온전히 따로 시간 내어 만나야지 일과 일 사이 틈을 내어 귀한 친구들을 만나기 싫었다.

4/7(목)

오전에 시간내어 돝섬을 견학하고 이어서 신축한 경남 본부 현판식을 사장님과 같이 참석했다. 경남본부장님의 열정이 참 인상적이었고, 새로운 청사는 쾌적했고 멋있었다. 이어서 밀양 스마트팜밸리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노동집약에서 자본집약 농업으로의 전환이 피 할수는 없다고 하지만 공존의 가능성을 어떻게 모색할 건지 만감이 교체했다.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과 위기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있는 느낌이다.

4/8(금)

나주시 농어업회의소를 방문해 간담회를 나눴다. 곧 법제화되고 농정거버넌스의 한축으로 자리잡을 농어업회의소와 농어촌공사는 동반자 관계로 협력과 역할 분담이 요구될 전망이다. 회장님과 사무국장님, 사무장님과 정책실장님의 환대를 받고 담소를 나누고 지역차원에서 가능한 작은 사업구상을 나누었다. 농민 단체와 공사간에 조직의 위계나 형식을 뛰어넘어 전방위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주가 가고 오늘 내일 이틀이라는 시간이 선물로 주어졌다. 오늘 전농 광전연맹 의장님 뵙는 일정말고는 온전히 쉬고 걷고 생각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봄의 한가운데로 품덩 뛰어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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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가 후닥닥~~

3/21(월)

월요일 출장길에 올라 오래된 체험마을을 둘러보고, 지역 농민단체 리더도 만나 이런저런 바램도 듣는 것으로 한주를 시작했다.

3/22(화)

화요일은 겸직금지에 관련된 직분을 정리하고농민신분을 잃게 됨에 따라 농협조합원도 탈퇴하고 농자금이나 면세유까지 하나둘 정리하는데 보내고 저녁에 신임 사장님과 농촌처가 함께 #영산나루 라는 나주의 명소에서 만나 파스타를 먹고 와인 한잔을 마시며 정서적 교감과 공사의 비젼을 나누었다. 업무 보고를 한 직원의 표현대로 자상한 아버지같이 포용적이고 온화한 리더십과  농업 농촌 관련한 풍부한 식격과 비젼을 가진 멋진 사장님으로 다가왔다.

3/23(수)

수요일은 임원진 간담회로 시작해 소소한 업무를 처리하고  저녁에는 광주로 비상임이사님 한분의 모친상 문상을 다녀왔다. 공사는 지금 경평이 가장 중요한 업무 관심사인 기간이다.전년도 D등급 판정에 따라 저하된 직원의 사기를 어떻게든 만회해야한다.

공사는 중소 규모의 마을개발 현장 등 전국에 걸쳐 1500여개의 사업장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다보니 늘 이런 저런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작년 하반기 이후로는 중대재해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인데 예산 집행실적과 공기 단축 보다는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에 따른 성과가 아닌가 짐작된다직원 모두의 노고가 인정받는 경평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3/24(목)

목요일은 출근하자마자 직무 청렴 서약서 서명이 있었고 이어서 나에게 늘 힘이 되는 #송종대 이사님을 먼저 뵙고 이사회에 참석했다. 겨울가뭄을 잘 이기고 봄 농사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수자원관리처의 업무보고와 경평관련 논의를 가졌는데, 8000여명에 달하는 공사의 계절 노동자인 수리시설감시원의 고용 조건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생소했지만 유익했다.

오후에는 사장님과 함께 해수부에 출장길에 나섰다. 세종시를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세종 정부 청사는 멋진 외관과는 달리 내부의 열악한 근무 조건이 너무 대비되었다. 이어서 대전에 있는 충남본부에 들러 인사를 나누고 업무 논의를 진행했다. 본부장님 이하 직원분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 참 좋았다.

3/25(금)

대전서 일박하고 바로 금산의 내수면중앙연구소 에 들러 연구소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우리 공사와의 업무 협조 방안을 강구했다. 예정 시간을 넘겨가면서까지 상세한 안내와 설명을 진행해주신 연구관님들의 열정에 탐복했고 무척이나 고마웠다. 이어서 금산 제원면 중심지 활성화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소장님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현장을 살펴보았는데 타지역의 경우 주민의 요구에 따른 목욕시설은 항상 운영비가 문제가 되었는데 제원면 '비단고을센타' 목욕시설은 인근 한국타이어로부터 운영비 지원을 받기로  MOU가 체결되어 있어 참 다행스러웠다.

직원분들과 같이 점심을 먹고 커피 타임을 가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민원과 부정 기사 대응에 대한 의견도 함께 정취할 수 있었다. 나는 민원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민원발생시는 민원의 성격을 빨리 판단해 대응하되, 직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후에는 충남대학교에서 열리는 #한국농공학회 에서 강연이 있어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를 누릴 기회를 누렸다. 어려운 취업여건,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대학 캠퍼스에는 그래도 낭만과 꿈이 넘쳐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짧은 시간 캠퍼스를 걷고 학회에 참석했다.

한국농공학회회장 을 비롯해 한국 농공학회의 교수님, 현장의 전문가님을 모시고 새로이 당연직 부회장단에 합류한 사람으로서 개인 소개와 농민으로서 가졌던 문제의식을 피력하는 짦은 강연을 진행했다.

나주로 돌아오는 밤길에 소나기가 뿌리고 바람이 차를 흔들었다. 창밖을 보며 저기 어둠속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나의 꿈들, 추억들 그리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며 참 좋은 분들 만나 충만한 한주를 보낼 수 있었던 점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한주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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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플랜b가 있다!

3/10(목)

밤을 거의 뜬눈으로 새고, 그 순간까지의 과거를 모두 잊은 듯 집을 나서 직원들과 함께 울진, 포항, 경주 출장길에 올랐다.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울진 석호항 어촌뉴딜 현장을 들러 둘러보고 향후 복구대책을 세우고, 고생하신 현장 직원분들 격려를 하고 싶었다. 영주, 봉화를 지났지만 빡빡한 일정 때문에 지인들께 전화만 두어통하고 스쳐 지났다. 울진을 들어서자 하늘에는 헬기가 줄지어 물을 나르고 도로는 소방차가 끝없이 오고갔다. 뉴스로 접한 피해 현장이지만 생각보다 처참했고 심각했다.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주택가 까지 파고든 불로 폐허로 변한 곳이 한두곳이 아니었다. 산책로 데크와 야자매트 일부만 소실된 석호항 어촌뉴딜 현장은 차라리 피해랄 것도 없었다. 복구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산책로 주변 산림이 다 소실되어 경관을 잃어버린 산책로의 복구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피해 복구를 비롯해 현장 마무리를 6월까지 끝내고 준공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포항시 죽장면 농촌중심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울진에서 다시 차로 2시간 반을 달려 죽장면 입암리에 도착했다. 회사 관계자와 마을위원장님 그리고 공사현장 소장님 등이 나오셨어 사업전반에 대한 프리핑을 해주셨다.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십수년전 참여했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비교해서 지역 경관개선이나 주민편의 시설 중심의 주민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리하게 소득사업을 포함시키고, 운영의 부담을 고스란히 감수해야하는 숙박을 포함한 마을센타를 사업 중심에 놓다 보니 준공후 방치되는 경우가 빈번했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한 것은 잘된 변화로 보였다. 단 전체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도, 민주적 의사결정 학습, 주체적 사업 추진력 향상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전문적인 평가와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현장에 나오신 마을 위원장님께서 사업 추진 내용과 과정에 대해 만족하시고 직원들 고생을 인정해 주시는 말씀을 하실 때는 나도 같이 어깨가 으쓱했다.

숙소는 경주 보문단지의 한 호텔로 예약되어 있었다. 저녁에 시간이 날듯해 경주, 포항 등 몇몇 지인들게 전화를 드리다가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전화를 멈췄다. 모두가 고독한 시간이 필요했고, 만나서 아픔이 줄기는커녕 오히러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3/11(금)

수렴항 어촌뉴딜 현장을 향했다. 수렴항은 보문단지에서 차로 1시간 거리로 울산과 접한 경주의 남쭉 끝단에 있는 마을이었다. 수려한 주변 경관에 남쪽으로는 울산의 대형 아파트 단지가 멀리 한눈에 들어왔다. 사업전에는 평범한 야영장과 해수욕장이 있고, 횟집이 즐비한 다소 낙후된 어촌마을에 불과했지만 어촌뉴딜 사업을 통해 경관과 주민의 편의 시설이 개선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고 주민의 생활 만족도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했다. 마을 사무장님 말씀은 전체적으로 횟집 손님도 30~40% 늘었고, 멋진 까페도 들어서고, 남루한 숙박시설들도 손님이 늘어나면서 단장을 새롭게해 전체적으로 마을 활력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자랑 하셨다. 특히 야간 산책 환경 등이 확실하게 개선되자 포항 시민의 드라이버 코스로 각광받으면서 평일에도 밤에 주차장이 찰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고 마을 토지 값도 많이 올라 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했다. 수렴항은 어촌뉴딜 사업을 통해 경관과 주민편의 시설을 개선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관광 등 생업 기반을 주민 스스로 개선하고 확충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전 일정을 통해 성공적인 사업 현장에는 늘 열정적인 주민과 헌신적인 직원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을 새삼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새밀한 사업 과정에 대한 분석, 성과에 대한 판단, 개선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당분간은 가능한한 많은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 주체인 주민과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직원분들 많이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칼렛으로 분한 비비안리의 대사가 떠오른다.

지금까지의 것은 모두 과거일 뿐이야! 내일에는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거야!”

 

3/16(수)

무안몽탄 함평출장

3/17(목)

군산출장

3/18(금)

농민기본소득운동본부 운영위원회

 

3/19-20(일)

월출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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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은 늘 고난으로 시작한다

 

2/24(목)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서니 직원분이 눈에 피난거 아냐고 하신다. 거울을 보니 오른쪽 눈이 토끼눈이 되었다. 첫 이사회가 있는 날이라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 중찬부터 이어진 첫 이사회에 참석해 처음뵙는 비상임이사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관행적으로 이사회 부의 안건은 이미 여러 절차 속에서 토의된 관계로 상임이사의 경우 발언을 아끼고 주로 비상임 이사님의 의견개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첫이사회를 마치고 오후에는 극도의 피로감이 밀려오는 와중에 어촌수산처 업무보고를 들었다. 그새 피로가 쌓였는지 애써 준비하신 분들게 미안할 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반가운 퇴근길에 다짐을 했다. 업무 욕심을 줄이고 건강을 더욱 챙기자고!

2/25(금)

공기업 임원은 공직자다. 그러다보니 그에 준해 신변 정리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농민의 지위를 잃었다. 각종 보조사업이며, 농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직불금과 면세유 혜택도 끝이다. 재산등록과 가입단체에 대한 정리도 필요한데 자유롭게 구사하던 SNS활동도 이전만치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된다. 개인의 자유로운 사생활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SNS활동 자체를 회피하지는 않겠지만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오후2시 이른 퇴근을 하고 봉화로 향했다. 봉화가는 길 광주들어서는 초입에 헌혈의 집이 있어 평일에 따로 시간내기가 힘든 만치 올해 첫 헌혈을 했다. 작년처럼 올해도 전혈 5회를 목표로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의성에 들러 존경하는 분들 만나 밥먹고 수다떨다 보니 지난 한주의 피로가 싹 가쉰다.

2/26~27(일)

봉화에 돌아오니 할 일이 많다. 오랜만에 트렉터를 몰고 저온창고로 달려갔다. 저온저장고에 남아 상해가던 배추를 이웃 분께 닭먹이로 실어주고, 영주로 안동으로 돌아다니며 지인들 만나고 밥먹고 떠들다 보니 밤 늦은 시간에 나주 귀가길에 올랐다. 싸락눈이 조금씩 날리는 텅빈 고속도로를 달려 새벽 1시넘어 나중 도착했다.

일요일 아침 산책겸 왕복 2키로가 넘는 농협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 오후에는 광주에 들러 구두와 옷을 샀다. 밭에서 놀던 사람이 직장생활을 할려다 보니 옷차림부터 부족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2/28(월)

경영간담회가 없는 관계로 부서장회의만 하고, 산재관련 자료를 받아 읽고, 인사처 제출 개인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오전시간이 다갔다. 지난 1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관련 기업은 모두 초비상이라고 한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공사현장 사고가 빈번한 우리처지에서 꼭 필요한 법이고 이번 기회에 많은 나쁜 관행이 사라지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야 할 것이다.

어촌수산처 직원분들과 점심을 나누고 오후에는 해남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알고 지내던 농민단체 대표자들께서 면담을 요청했고 흔쾌히 길을 나섰다. 간척지내 유휴지를 농지 잠식없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주민참여를 통해 활용하는 것과 활용도가 낮은 방조제 관리동 건물을 지자체에 임대해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요청했다. 이왕 가는 길에 해남의 중심지활성화 사업 현장도 방문했다. 업무부담을 드리지 않기위해 비공식 답사로 조용히 다녀왔다. 오래전 참여했던 농촌개발사업의 빛과 그림자가 선명했다.

3/1(화)

오전 내내 구글주소록을 정리하고 페북에 지난 두주사이의 나주생활을 정리했다. 사적 일기와 공적 일지 사이의 적당한 지점에서 내가 하는 일을 스스로 정리하고 관계자분들과 공유하여 공감을 끌어내고 지혜를 모으는 채널로 페북을 활용하자는 의도인데 잘 할 수 있을지, 혹은 통념상 수용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지난 두주를 몰아서 정리하다보니 최대한 간략하게 쓰게 되었지만 가능하다면 매일 간단한 상황정리와 자세한 문제의식과 사고의 흔적을 담았으면 한다. 오후에는 모처럼 나주시내를 나들이하며 쉴 수 있었다.

3/4(금)

오후 늦게 새로운 사장에 대한 임명 소식이 들렸다. 현 사장님의 3년 임기 마지막날까지 소식이 없어 거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느닷없는 소식이었다. 임명권자의 고충을 알수는 없지만 임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생각한다면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모시고 배우고 싶었던 분을 떠나 보내야하는 마음이 무거웠다.

3/5~6(일)

사전투표를 하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딸이 나주로 내려온 덕에 주말을 온전히 놀았다. 신안군의 임자도에 있는 대광해수욕장을 걷고, 다시 복귀하는 길에 광주들러 쇼핑도 했다. 그리고 일요일은 운주사를 거쳐 나주목에서 나주곰탕을 나누고 딸을 서울로 보냈다. 

3/7(월)

경칩이 끼인 3월 첫주가 슬그머니 다 지났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듯 공사 10대 CEO께서 임기를 마치고 떠나시고, 새롭게 11대 CEO를 맞이했다. 그 사이 주말내내 동해안 산불로 공사 시설이 경미하나마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등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야했다. 사실 전임 신임 CEO두분 다 오래 모시고 배우고 싶은 분이지만 동시에 모실 수는 없는 이치이니 떠난 분의 유지를 잊지않고 새로이 맞이한 분의 의지를 받들어 구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하지 않는가!
새봄을 맞고, 새 대통령을 맞고, 새 CEO를 맞아 올해 공어촌공사가 큰 진전을 이루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빈다!

3/9(수)

대선일 무등산을 올랐다. 초등인 무등산은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다시 찾을 것을 다짐했다. 산을 내려와 금남로를 걷고 5월 광주의 함성을 가슴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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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맛보는 퇴근의 기쁨

 

2/17(목)

공식적인 첫 출근을 했다. 집행부 선거중이라 텅빈 노조사무실에 올라가 인사를 드리고, 사무실에 내려와 주관부서의 직원분들로부터 업무관련한 안내를 받는 틈틈이 인사전화를 받고, 인사전화를 드리다 보니 첫근무 하루가 다 지나갔다. 인사드려야할 분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목록까지 만들어가며 전화와 문자를 돌리고 업무 준비를 위한 과업을 머리 속에 나열했지만 어느 순간 머리 속 목록은 흐트려지고 어디까지 전화를 드렸는지, 오늘 처리해야할 일의 우선순위가 어땠는지 혼미해졌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퇴근의 기쁨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2/18(금)

출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업무보고가 이어지고 [농지은행관리원] 출범식이 있었다. 출범식 직전에 있은 김인식 사장님 주관의 간담회에 신정훈의원님 배려로 참석해 김종훈차관님, 이개호의원님, 정현찬농특위원장님 등과 함께 차담을 나누었다. 어색하기 이를데 없는 자리였지만 곧 익숙해져야만할 것이다. 오후에는 홍보실, 환경지질처 등 부서 업무 소개를 받고 어촌수산처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올리고 처장님 안내로 직원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최대한 가볍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너무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오히러 꼰대스럽지는 않았는지 알 수 없었다. 말이 너무 많지않았나는 걱정이 남았다. 이어서 직원 숙소마련을 위한 예산변경안 등 결제와 업무 보고가 이어지다 오후 4시에 이른 퇴근을 하고 정리가 덜 끝난 봉화를 향해 달려갔다.

 

2/19~20(일)

야반도주하듯 떠난 집에 돌아오니 정리할게 한둘이 아니다. 오전 내내 집과 주변, 그리고 공장까지 들러 정리하고 못다한 전화를 돌리다보니 하루가 다갔다. 저녁 봉화읍에서 독서모임 친구들을 만나 밥과 차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지만 못다한 말도 남고 다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내가 떠난 자리 꿋꿋하게 지키고 있을 친구들이 있어 쉬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편하게 했다.

월요일 출근에 앞서 구입하고 정리할 일이 많아 20일 아침 일찍 나주로 돌아왔다. 오늘 길에 광주에 들러 운동화도 사고 이발도 하니 직장인으로 맞은 첫 휴일이 후닥닥 지나갔다.

2/21(월)

첫 월요일 출근 하자마자 사장님 주관의 경영간담회가 있었고, 이어서 소관부서장 간담회를 주관했다. 경영간담회는 첫 자리니 만치 간략한 인사를 드릴 기회가 있었고, 현장의 문제의식만 있고 실무경험이 없지만 소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직분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회의를 마치고 막 선거를 끝낸 노조사무실을 다른 선임이사님들과 함께 방문해 연임에 성공하신 노조위원장님과 노조집행부에 축하 인사를 드렸다.

오후에는 다른 이사님과 함께 농촌경제연구원에 들러 원장님께 인사를 드렸고, 농어촌공사의 위상과 사업 범주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무실로 돌아와 틈츰히 각종 결제와 대여섯개 부처의 업무 보고가 이어졌고 눈코뜰새없이 첫 월요일이 지나갔다.

2/22(화)

내 소관의 주무부처인 농촌개발처 업무 보고를 듣고 오후에는 취임인사차 농식품부가 있는 세종으로 향했다. 환경 등 사안으로 집회나 오던 곳에 업무차 방문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청사 앞 길가에 쌓여있는 나락 톤백이 눈에 들어왔다. 장관님은 부재중이라 차관님 뵙고 주관부서국장님 과장님들 이어서 인사를 드리다보니 어떤 분을 뵙고 어떤 분을 빠뜨렸는지 혼동스러웠지만 나의 첫 농식품부 방문은 그렇게 끝이 났다. 농민 활동중에 인연이 있는 정책보좌관님을 뵌 것이 이날 최고의 성과라 할만했다. 공사 업무를 익혀감에 따라 점점 협의할 사안들이 늘어나고 농식품부 발걸음도 잦아질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정무적 업무가 나의 중심 과업이 되지않을까 예상된다.

2/23(수)

출근하자마자 임원진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의 문제의식을 놓치지 말고 천천히 업무 익혀 나가라'는 사장님의 조언에 힘을 얻고 하루를 시작했다. 다음날 있을 이사회 안건에 대한 각 소관부서의 보고가 있었고, 오후에는 나의 소관 3부서중 하나인 지역개발지원단을 방문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단장님 이하 직원분들과 인사를 하고 업무보고가 진행되었다. 업무 이해를 위한 첫걸음인 만치 욕심가지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듣는데 충실하려 애썼다. 꼼꼼히 준비해주시고 발표해 주신 단장님과 간부진과 함께 식사까지 마치고 나주로 돌아오니 밤10시가 넘었다. 첫출근을 시작하자마자 업무와 조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공사의 역할과 사업 영역에 대해 파악하려 애쓰다보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 되었다. 바깥에서 보던 것보다 사업영역이 훨씬 더 넓고, 조직도 복잡하다. 현상 넘어 실상을 파악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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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낯선 세상속으로

[비나리농부의 주간업무일지]는 농부가 잠시 삽을 내려놓고 2년 예정으로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재직하는 동안 기록하는 극히 사적인 업무일지입니다. 농부로서의 문제의식을 견지하면서 한명의 공기업 임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그리고 업무를 통해 스스로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남기는 극히 사적인 기록입니다.  공적인 업무와 극히 사적인 감수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우주를 꿈꿉니다. 

2/14()

아침일찍 농어촌공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임용이 확정되었고 16일 취임후 17일부터 정상 출근하란다. 이날 예정되었던 지지선언을 마지막으로 정치활동을 마무리하고, 2년 예정의 나주생활을 아내와 같이 하기로 결정하고, 급히 이주 계획을 세우고 짐을 챙기고 겨우 몇몇 분을 만나고, 전화를 드리고, 페북에 소식과 소회를 남기고 나니 이틀이 다 지나갔다.

2/15()

오래 묵혀두었던 넥타이를 꺼내 유투브를 보면서까지 매어보는데 도저히 모양을 낼 수 없다. 낡았지만 자크만 올리면 매어지는 넥타이를 그냥 매고 가기로 결정할 즈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동네 형님들이 먼길가는 동생 노잣돈이라도 한푼 쥐어주고 싶다면서 올라오셨다. 월급많이 주는 좋은 자리 간다고 마다했지만, 나의 임용을 자신의 일보다 더 좋아하시는 형님들의 마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고마음을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먹먹하기만 했다.

2/16()

새벽 5시 집을 나섰다. 트렁크에 가재도구를 잔뜩 싣고 먼길을 달려 10시 조금 넘어 나주 본사에 도착했다. 두어달전 면접때 와보고 두 번째지만 왠지 와야할 곳을 온 듯 낯설지가 않았다. 급히 달려온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집무실이 있는 11층에 올라오니 앞으로 있을 2년간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동시에 몰려왔다. 낯설은 의전을 받고, 사장님 뵙고, 선임이사님들 뵙고, 내가 배치될 농어촌개발 본부관할의 부서장님과 직원분들과 상견례를 하고 취임식을 하는 동안 아내는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공사와 나주 지역을 익히는 시간을 보냈다. 오후 일찍 배정된 아파트에 도착해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삿짐을 풀고 급히 가까운 마트로 달려가 덮고 잘 이불을 사고나니, 앞으로 고생을 같이할 관할부서장님들이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피곤했지만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나주에서의 첫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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