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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일본 규슈를 4박5일동안 다녀왔다.
농업 선진지 연수라는 테마로 지역 주민15명 가량이 같이한 여행이었다.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로, 아소산에서 쿠로가와온천으로, 그리고 뱃부와 유후인을 다녀왔다. 동선을 보면 관광여행처럼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각 관광지 인근의 농촌마을을 탐방하고 농촌관광과 관련한 일본 관광의 풍토변화를 느껴보기 위한 연수과정이었다. 

나에게 이번 연수는 난생 처음 해보는 일본 여행이었지만, 개인여행이 아니라 단체 연수라는 성격때문에 별반 설레임도 없이, 사전준비도 아무 것도 없이 무작정 따라갔다온 여행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여행이 재미없거나 무의미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국의 거리를 혼자서 걷는 가슴두근거리는 자유,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에서 다음에 닥칠 난관이 무엇일지 모르는 그 불안한 설레임은 없었지만 그것 빼고는 다 있었다.

낯선 풍경과 풍물들, 낯선 사람들과 음식, 그리고 편안한 사람들과 낯선 세상을 여행하는 그 일체감같은 것이 주는 즐거움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돌아온뒤 몇일 지나지 않아 책을 한권 샀다.
그것도 다름아닌 [규슈100배줄기기]를!

기가 막힐 노릇아닌가? 진즉에, 일본으로 출국하기 한달쯤 전에 사서 달달 외우다시피, 책 모서리가  뭉개질만치 읽었어야 되는 책이 아니든가?

하지만, 여행이 끝나고 산 [규슈100배 즐기기]는 규슈여행의 새꿈을 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언젠가 (물론 그렇게 먼 미래는 아닐것이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규슈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시코쿠 순례로 이어지는 코스로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연수와 여행이 다르고, 여행과 순례는 또 다른 차원이지만, 꼭 한가지 길을 떠난다는 점에서 똑같고 따라서 길떠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 또한 똑같을 수밖에 없다. 한정된 시간에 일정한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의 주관심사는 어떻게 보다 효율적으로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경험하고, 더 깊이 느낄 수 있을까하는 점일 것이다. 물론 덤으로 더 싸게 그러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최소한 규슈여행에 국한 해서 본다면 이책 [규슈100배즐기기]가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고 보아도 좋다.

너무 후한 평일까? 일정한 돈과 여권, 이 책 한권이면 규슈주민 같지는 않더라도, 전라도 사람이 경상도에 놀러오거나 경상도 사람이 함경도 쯤에 놀러간 정도의 긴장만 있으면 먹고 놀고 보고 즐기에 충분할 것 같다.
덧붙이자면 물론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희망사항인지 모르지만, 이 책이 내용을 아무 것도 버리지 않고도 조금 얇아지고 기벼워질 수 있지않을까는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내용적으로 편집을 다시 해 그날그날 필요한 부분만 들고 다닐 수 있는 분권형태로 책을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을 들고 규슈를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드는 생각이다.

나는 참 욕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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