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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마을 한 할머니 말씀이
봄날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을 굶는답니다.
그래서 연두빛 산천에는 지천으로 꽃이 피고,
봄기운이 듬뿍 녹아든 봄햇살사이로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와도
그렇게 강력한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봄날 내내 몸을 놀리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봄햇살 속에서 부지런히 몸을 굴린 덕분에
남들 보다는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 자갈밭을 만져서 감자를 심었고,
오늘 고추밭 로타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조건 좋은 밭이면 하루에 끝낼 일을
3일 4일씩 난리를 쳐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만치
열악한 밭조건이지만 그래도 도지를 얻는 밭보다는
내밭에서 돌 주워가면 짓는 농사가 훨신 더 재미있습니다.
바위와 한참 씨름을 하고서나 겨우 한 이랑을 지을 수 있는 돌밭이지만
그렇게 로타리를 치고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운 뒤 심는 감자 한톨이
너무나 소중하고 대견스럽습니다.






주인이 밭에서 돌과 씨름하는 사이
고구마며 야콘이며 고추모종은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고추모종은 아직 키가 작고,
고구마 순도 이제사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지만
올해 유독 야콘 싹이 너무 잘 자랍니다.
먼저 올라와 자란 싹을 잘라 포트에 옮겨심은 야콘모종이
36공짜리 포트로 벌써 한 50판 정도 됩니다.
이정도면 저의 작은 야콘농사를 지을 양으로는 충분한데
모판에서 솟아나는 야콘 싹은 아직 끝이 없습니다.
혹시 야콘 모종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언제라도 와서
뽑아가시든지. 아니면 포트에 심어가셔도 좋습니다.
비나리마을 주민에 한해 상토와 포트도 서비스로 제공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이 바쁜 와중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득 채울 해바라기며,
채송화며, 이름을 잊은 다양한 꽃씨들을 같이 파종했습니다.
꽃모종이 자라면 우리집 마당가에다가 심고
남는 모종을 마을길가에도 심고, 이웃에도 나누어 드릴 생각입니다.

오늘은 이웃 비나리마녀님과 비나리마왕(?)님께서
저희집에 들러 같이 야콘모종도 포트에 심고,
땅콩도 108공짜리 포트에 한 스무판정도 파종을 하고
덤으로 네일 속청을 파종할 포트에도 미리 상토를 담았습니다.
머슴 월급을 못줘 악성 임금 채불 업체가 된 비나리농장에
그래도 발길 끊지 않으시고 부지런히 들러 일손을 들어주시는
비나리 마녀님과 마왕님께 감사드립니다.

올봄 어설픈 농꾼이지만 나름대로 부지런을 떨었으니
올겨울 등따시고 배부른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짐작해봅니다^^*
겨울 농부는 봄을 기다리지만, 봄 농부는 다시 겨울을 기다립니다.
"아이고 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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