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품격 정치지도자의 천박한 말이 ‘국격’을 떨어뜨린다!
말에는 격이 있다. 그 격은 지체 높으신 분들이 말하는 고상하고 우아한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의 진정성과 그 진정성이 주는 공감의 수준이다. 그래서 당연히 품격있고 절도있는 말은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 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부처님 입에서는 부처님 같은 말이 나오고 공자님 입에서는 공자님 다운 말이 나온다.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이 그 사람의 말을 결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말의 격은 곧 그 발화자의 인격일 뿐이다.
요즘 일부 정치가들이 '국격'을 많이들 이야기 한다. 오늘 정부는 ‘나라 품격을 높이자’며 40대 실천 운동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국격을 높이는 방안들을 보면 ‘끼어들기 안하기’ ‘공공장소 휴대전화 작은 목소리로 하기’ 등이란다. 정부가 보기에 국민은 모두 도덕적 계도의 대상인가보다. 정부가 하는 짓거리가 회초리 든 시골 훈장이 아이들 나무라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이 말하는 '국격'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국격'을 이야기하기에 그들의 '인격'이 너무나 저품격이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사람들은 그들 정치가들의 인격에 비추어 그들의 말격을 판단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일상화된 거짓말, 천연덕스런 뻔뻔함, 치졸한 계략과 정략적 발언이 판치는 사회에서 이미 나름의 생존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그들 저품격 정치가, 관료, 기업인들의 천박한 말들이 자칭 ‘사회지도층’의 천박한 인격을 폭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보편적 격을 떨어뜨린다는 데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국민에게 모욕을 주고, 서민들이 가슴에 못을 박는다. 일상화된 폭력과 인격모독은 그 사회의 격을 낮추다 못해 사회의 존립 마저 어렵게 한다. 사회를 철저히 분열시키다 못해 국민 개개인을 정신분열적 상황으로 내몰아 댄다. 그들 저품격 정치인의 발언록을 살펴보자.
MB는 잊을 만하면 "청년실업자가 눈높이를 낮춰야"한다고 떠든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고, 많은 청년들이 비싼 등록금을 들여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삶을 이어가다가 극단적 상황에서 목숨마저 끊은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나라의 대통령이 청년실업에 대한 정책적 처방을 내놓지는 못할 망정 청년실업자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댄다. 그 진의는 무엇인가? 풀어 쓰면 이럴 것이다.
"주제를 알아라. 너희가 뭐 대기업? 정규직? 그런 소리 때려치우고 주제에 맞게 주는 자리에서 곱게 밥이나 먹고 살아라."
그러면서 그들 mb스런 사람들은 결코 자기 자식을 그런 낮은 눈높이가 필요한 3D업종이나 중소기업, 비정규직에 취직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희대의 불탈법 상속의 대가인 이건희가 말했다.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 이 장면에서 모든 국민은 할 말을 잊었다. 이 말도 풀어보면 이렇다.
“내처럼 잘 살고 싶지, 건데 능력 안되잖아?’
‘니도 돈 있으면 나처럼 자식에게 세금 안 떼이고 다 상속하고 싶지? 솔직해져라. 니 자식에게 상속할 돈이 없으니 괜히 심술 나서 그러는 거 아니냐?”
잊혀져 가고 있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천박한 인격’을 드러내는 정치인의 천박한 말의 백미가 있다. 한나라당 최원희 국회의원이 술자리서 여기자를 추행하고 나서 변명이랍시고 했다는 말이다.
“식당 종업원인줄 알고 그랬다.”
전국의 식당 종업원들이 양손에 짱돌을 들고 국회로 쫒아 가지 않은 것은 그만치 인격모독이 일상화된 나라에서 살다 보니 면역이 되어서일 것이다.
일본 수상의 어쩌구 저쩌구하는 말에 개거품 물고 애국자인양 망언을 규탄한다 어쩐다 하시는 양반들이 자신이 섬겨야 될 국민을 향해 내뱉는 망언의 수준은 가히 올림픽 금메달 감이다. 국민은 하루라도 이런 언어 폭력에서 자유로운 날이 없다. 그 바쁜 와중에도 국격을 걱정하시어 [공공장소에서 핸드폰 살짝 대화하기] 국민운동을 진두 지휘하시는 분들인데 어떻게 연일 쏱아내는 언어의 수준이 이웃나라 수상의 ‘망언’에도 미치지 못할까.
갈수록 가관이다.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인 김우룡의 '품격있는(!)' 말은 가히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을 넘어 섰다.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쪼인트 까이고 깨진뒤 MBC냐 좌파를 정리했다’는 발언은 가히 동네 조폭 수준을 능가한다.
몇일전에는 김태영 국방장관이란 양반이 시민과의 토론자리에서 ‘아프리카는 무식한 흑인이 뛰어 노는 밀림만 있다’고 술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언했다고 한다. 가히 ‘국격’을 높이는 수준 높고 교양 있는 발언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나라의 국방장관이 가진 탁월한 국제적 감각과 박물학적 지식에 국민은 포복절도가 아니라, 그냥 숨이 넘어간다.
한나라당 의원인 안상수는 김길태 사건으로 상처 받은 국민의 가슴에 또 칼질을 마다 않는다. '좌파 교육이 흉악범죄의 원인이다’는 그의 발언은 곧 이은 ‘봉은사 좌파 주지’ 척결 운운에서 절정에 달한다. 집권당의 국회의원이 나서서 한 사찰의 주지를 내쫒고 말고 하는 세상의 품격은 어느 정도라고 해야하나?
그들은 이것을 설화(舌禍)란다. 혓바닥 한번 실수로 잘 못 놀린 것 뿐이라는 이야기다. 그 말도 되지 않는 말이 바로 폭력이다. 제발 국민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마라.
국민은 국민의 가슴에 칼을 꽂고, 그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천박한 정치인의 추악한 발언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리고 안다. 그 방법은 이민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저품격 정치인의 일소하는 데 있다는 것을! 국격 높이기 40가지 실천 과제 운운하지 마라. 국격을 높이는 일은 바로 그들 정치인의 말격을 높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인격을 갖춘 정치인을 뽑는데서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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