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의 여행기는 긴 사랑의 이야기다.
못다한 청춘의 사랑이 긴 그림자를 드리운 그녀의 여행기는
애닲은 연가가 되어 나를 만났다.
그리고 이제 그녀의 여행기는
한 여자의 지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의 흔적을 털고 더 깊어지고 넓어져 내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녀의 여행기는 여전히 연가다.
그녀의 사랑은 여행을 통해, 그 여정에서 만난 숯한 인연을 통해
여자의 남자에 대한 사랑,
남자의 여자에 대한 사랑을 넘어
성정체성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에 이르고
마침내 세상 사람 모두와 생명 가진 모든 존재에 대한 사랑에 다다랐다.
처음 만난 김남희의 소녀적 감수성이
삶에 지친 나에게 잃어가는 삶의 신비와 꿈,
가벼워진 추억과 무뎌진 그리움을 되살리는 마법으로 다가왔다면
어느새 그녀의 소녀적 감수성은 진부함과 유치함으로 퇴락하며
나에게서 멀어져 갔었다.
다시 고마운 인연으로 김남희의 '[외로운이 외로움에게]를 만났다.
늘 길위에 살고싶지만 세상의 연에 발목잡힌 나약한 한 인간에게
다시 떠나는 자의, 길 떠날 수 있는 자의 용기와 꿈,
그리고 길떠난 자 만이 마주할 수 있는 내밀한 존재의 외로움고 그리움을 담고
이 책은 다가왔다.
여행이 '소비'인 시대에 여행이 사치가 아니라 숙명인 사람,
여행이 곧 삶이자 구도인 사람을 만나
여행의 설레임을 회복하는 일은 기분좋은 일이다.
"한때는 꽃을 사모하였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치는
김남희의 여행에세이 [외로움이 외로움에게]가
바로 여행의 꿈을 회복시켜주는 그런 책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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