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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드디어 대선출마선언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난의 길에 접어든게 분명하지만

그는 시대적 요구에 자신을 던졌다.

그의 앞길에 영광이 함께하기를...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그를 지켜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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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서울 신도림의 '디큐브 아트센타'에서 있은 '귀농귀촌토크쇼'에 출연했다.  귀농 15년차로 귀농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현지화된 사람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아 청해준 SBS와 농림부에 감사한 마음으로 응했다. 오후 4시에 출연자와 연출자 등 관계자가 미팅을 갖고, 오후 6시부터 7명의 출연자와 함께 토크쇼를 가지기로 되어 있었다.

 

오전에 집을 나서 봉화읍에서 볼 일을 보고 영주 터미날에서 서울 강변터미날행 버스에 올랐다. 오랜만에 시외버스로 서울까지 가는 2시간 20여분 동안 김정헌님의 [예술가가 사는 마을을 가다]를 다 읽었다. 혹시 귀농귀촌토크쇼 출연에 재미를 못보더라도 덕분에 책 한권을 읽은 것 만으로도 본전을 건질 수 있게 되었다.

 

버스는 오후 3시 조금 지나 강변 터미날에 도착했고, 터미날을 나와 지하철로 이어지는 짧은 시간이 아쉬워 길가 쉼터에 잠시 멈춰 혼잡한 서울 거리를 구경하며, 서울에 살았던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약속시간에 개의치 않고 느린 걸음을 걸어 강변역사에 들어서자 티켓팅도 노선도 낯설게 다가왔다. 한참을 두리번 거린뒤 1회용 티킷을 한장 끊어 승강장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2호선 순환열차를 어느쪽에서 타야하는지 혼란스러웠고 폰을 통해 지하철 노선도를 확인한뒤 다시 반대편 승강장으로 건너가서 지하철을 타고 신도림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보는 지하철 안의 풍경도 참 낯설었다. 오래전에는 지하철을 타면 신문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 제일 많았는데 지금은 승객들이 다 스마트 폰 삼매경이었다. 

 

 

강변에서 40여분 걸려 스무개 역을 지나 신도림역에 도착했다.  역사를 나와 디큐브시티  건물앞에서 이번 행사를 진행하는 스텝분에게 전화를 드렸다. 다행히 바로 그 건물 7층에 있는 디큐브 아트센타가 이날 행사장이라고 했다.  행사장이 있는 디 큐브 아트센타는 아직 관객이 몰리기에는 이른 시간 때문인지 한산했다. 출연자 대기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서니 이미 다른 출연자들이 도착해 계셨다. 낯익은 분도 계셨지만 대부분 낯설은 분들이었다. 그래도 같은 프로의 출연자라는 동질감 때문인지 쉬 편안해 졌고 잠깐의 출연을 위해 4시간여를 같은 공간에서 지내게 되었다.

 

스텝이 말한 미팅은 진행되지 않았고 지루한 기다림이 계속되는 와중에 출연자분들과 귀농 귀촌에 대해, 그리고 농촌문제 일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아까운 시간을 채웠다. 토크쇼의 진행은 농림부 장관을 위시한 출연자들이 한 자리에서 귀농귀촌과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출연자가 차례로 1명씩 나가 공연과 공연사이에 10여분씩 사회자와 대담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토크쇼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슨 귀농 정책과 관련한 농림부장관과의 토론회라도 되는 양 크게 착각한 것이 겸연쩍었지만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으며 유명 가수의 공연도 보고, 유명 MC와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할 수 있어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 귀한 추억이 되었다.

 

토크쇼의 성격상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귀농전문가 교수님들과 나누었다. 이날  공식적인 프로그램 진행중에 발언하고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귀농귀촌정책과 관련한 나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귀농귀촌 관련 정책들을 보면 정책의 기조에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귀농정책을 도입하고 시행하는 전제에는 지금까지 한국 농업 농촌을 지켜오던 기존의 농민으로는 경쟁력있는 한국 농업으로 재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현실적으로 젊은 인구는 다 이농했고, 노령인구만 남아 한국 농업 농촌을 지키고 있는 셈이니 그런 인식이 근거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기존의 농민, 농촌주민의 한국 농업에서 해온 그리고 해나갈 역할에 대한 과소평가가 곧바로 잘못된 귀농정책으로 귀결되었다고 본다. 단순화해서 보면 농촌이 잘먹고 잘살면 귀농정책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농촌이 직면한 위기를 농촌에 남아있는 농민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위해 고학력, 고자본의 젊은 인력을 농촌에 유치함으로써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보는 문제의식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  한국 농업을 지켜온 늙은 농부의 무능이 한국 농업농촌을 망쳐온 것이 아니라, 한국 농촌의 병든 현실이 늙고 병든 농부만 남겨놓은 것인데 그 농부 탓을 하는 것은 전말이 전도되어도 한참을 잘못된 인식이다. 이런 인식에 기초해서 나오는 귀농정책은  농업농촌을 활성화하기위한 정책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농촌이 처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도외시하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귀농활성화정책은 바로 경제적 유인, 현 주민과의 차별적 혜택을 통한 유인이라는 시혜적 귀농정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혜적 귀농책은 귀농 실패를 부추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 귀농 희망자는 어느 지자체가 귀농정착자금을 더 많이 주는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와같은 수혜에 기반한 귀농은 수혜의 약발이 떨어지는 순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농업농촌 정책기조로는 특히 MB정권하의 농업농촌 정책으로는 지금의 귀농인을 다시 그들이 생각하기에 무력한 기존의 농민으로 만들뿐이다. 올해 당장 한미FTA로 연 1조원의 농업손실을 초래하는 한국 농업현실에서 젊고 유능한 귀농인은 머지않아 지금의 무기력한(!) 농민과 똑같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칭 귀농전도사다. 늘 귀농을 준비하시는 분을 만나면 나는 이야기한다. 자연이 아니라 새로운 농촌공동체 속으로 들어간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언제라도 보따리를 싸시라고. 농촌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사는 곳이다. 저 허리 굽은 노인네도 밥먹고 사는데 사지 멀쩡한 내가 밥 못먹고 살겠는가는 생각으로 사전준비 없는 무모한 귀농을 감행한 나는 이제 15년차를 넘기며 현지화에 성공한 셈이다.  귀농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재정적 준비, 농사 기술적인 준비 기타 여러가지 사전 정보 등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최종적으로 귀농은 결단의 문제다. 기존의 농민과 구별되는 다른 마인드의 귀농인이 아니라 동일하게 처한 한국 농업 농촌 현실이라는 조건에서 더불어 문제를  풀어 나가는 귀농인이 늘어간다면 한국 농업농촌의 미래도 그만치 밝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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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봉화 춘양농협 2층 강당에서는 지난 3월 9일 정태인 선생님의 강연에 이어  [한미FTA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이해영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은 봉화군 농민회의 주도로 봉화군 농업인단체연합이 주최하고  춘양성당과 옥방교회 등의 지원과 춘양농협의 장소 제공 등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면단위에서 이루어진 소박한 강연회였지만, FTA발효에 대한 지역 농민의 불안과 이해영 교수님의 유명세 덕분인지 강당이 꽉찰 정도로 많은 지역농민이 참여하여 이해영선생님으부터 정부가 주장하는 한미FTA의 잇점이 왜 허구이고 어떻게 기만적인 낱낱히 이해할 수 있는 값진 강연을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정태인 선생님이 지난 강연에서 말씀하신 것은 크게 두가지로 이해할 수 있었는데, 한가지는 한미FTA를 통해 이익을 얻는 측과 피해를 입는 측의 대립은 한국과 미국이라는 국가 단위가 아니라 한미자본과 한미민중이라는 계급구도라는 것과, 또 한가지는 자본의 목적은 상품시장의 활성화보다 공공영역에 대한 시장 확대가 핵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서 오늘 이해영 교수님의 강연을 통해 새롭게 배우게 된 사실은 한미FTA가 정부측 입장에 따를 때조차 국가적 이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달리말해 1% 재벌이 얻는 이익은 바로 99% 민중이 부담하는 것에 다름아니고 따라서 국가의 총체적 이익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정부가 한미FTA를 통해 얻게 될것이라고 홍보하는 경제성장, 물가하락에 따른 소비 진작, 투자유치에 의한 일자리 증가는 완전한 기만이라는  것입니다.

'경제 성장'에 대해 살펴보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표준모델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할 때 한미 FTA를 통해 10년동안 약 0.3%정도의 GDP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드러나는데 이와 같은 결과를 숨기기 위해 정부는  [생산성증대 효과 고려 모델]이라는 발명품을 통해 약 5.6%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 선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 한미 FTA가 발효되면 소비자는 물가 하락으로 삶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고 하지만 약 8%의 관세가 사라진다고 해도 일시적이고 한정된 품목의 가격하락이 있을 뿐이지 실제적인 소비 진작을 낳을 정도의 물가 하락은 없다는 것입니다. 500만원짜리 샤넬백의 8%의 관세가 없어진다고 해도 그 수입원가인 70만원의 8%인 5만6천원의 가격하락만 있을 뿐이고, 이 조차도 수입상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봐야되고, 또 청바지를 보아도 백화점에서 미국산 청바지 신품이 20만원 정도한다고 봤을 때 수입원가가 3만원이고 관세 10%가 사라져도 약 3천원 정도의 가격 하락 밖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미국 자본 투자유치로 신규일자리가 증대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한EU FTA를 통해 가져올 것이라고 했던 일자리 27만개 창출이 허구로 드러났듯 이 조차 아무런 근거없는 선정용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GDP1%에 일자리 약 7~8만개가 창출되는데, 년 0.03%의 GDP성장에 따라 약 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산출되는데 이는 의미없는 수치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의료민영화에 따른 국민건강권에 대한 위협, 서비스 역조에 따른 국부의 유출 등 많은 문제점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특히 농업 피해에 대한 설명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정부는 한미 FTA에 따른 농어업 피해 예상액을 약 12조 7천억원으로 보고, 피해보전대책으로 10년간 22조원의 투융자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큰소리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22조에는 기존 농어업정책 예산 21조를 포함되어 있어 실제 신규예산은 1조에 불과하여 정부가 예상하는 피해약 12조 7천억의 부담은 고스란히 농어민에게 지워진다는 사실은 참으로 경악스러웠고, 그런 기만적인 선전을 하고 있는 MB정부가 가증스러웠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니 머리를 명징해졌는데 가슴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의 이익에 목을 메는 정부는 한미 FTA를 발효해 버렸고 나아가 한중FTA마저 추진하겠다고 나서는데 힘없는 농민은 무엇을 어떻게 해서 이 국면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30분 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투표를 통해 정권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고 그외 다른 길은 없는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현정권에서 라도 스스로 한미FTA를 철회하도록 할 수는 없는지, 그 과정에서 한명의 농민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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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시부터 한미 FTA가 발효되었습니다.

한국 농업농촌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마당에

가만히 등짐짓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어제 경북의 농업경영인 협회, 농민회, 생활개선회 등

회원 농민 3천여명이 새누리당 경북도당앞에서 집회를 가졌습니다.

 

정치가 농민의 삶을 팽개치면

농민은 결국 정치를 바꾸기 위해 일서설 수 밖에 없음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농민의 조직이어야할 농협이

농민을 지배하고 농민의 이해에 반하는 집단으로

변질되어 버린 현실을 규탄하기 위해

농협경북 본부까지 1시간 넘는 시간행진을 했습니다.

이 바쁜 철에 밭이 아니라 거리로 나와야만하는 처지가

서글프고 울분도 일었지만 이렇게 농민들이 모여

농업 농촌을 지키고 농민의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장엄하기조차 했습니다.

 

깨어있는 농민이 있는한 한국 농업농촌은 그리 쉽게

몰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당장 미국산 포도쥬스가 반값으로 판매되기 시작하고

값싼 소고기며 쌀이며 온갖 먹거리가 우리의 밥상을 위협하겠지만

우리 농민이 치열하게 싸우는 꼭 만치

우리 농업을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3월 15일,

이날은 한국 농업이 사망선고를 받은 날이 아니고

한국 농민이 새롭게 깨어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 시작한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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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농민단체 협의회 초대로 정태인 선생의 강연

[한미FTA가 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를 듣고 나니 정신이 아찔하다.

농민의 한 사람으로 무역확대를 위해 한국 농업 시장을 내어주는
한미 FTA에 대해 당연히 반대해 왔지만 
한미 FTA에 대해 그 이상의 이해 없이 심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반대해 왔다. 

그런데 막상 MB가 한미 FTA를  3월 15일 발효한다고 선언한 시점에서 늦게나마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 정태인 선생을 모시고
그 실체적 진실을 알기위한 귀한 강연회를 가지게 되었다.  

지난 3월 9일 봉화군 농민회 회원의 한 사람으로 동지들과
비나리 자활농장 아주머니들을 모시고
강연회가 열리기로 되어 있는 봉화군 청소년 수련관 입구에 들어서니
먼저 도착한 동지들이 행사준비에 한창이다.
안내 전단을 돌리고 플랭카드를 설치하고
경상북도만 거부하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과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었다.

동지들과 반가히 인사를 나누고 둘러보니
강연회가 열리는 오후 2시가 다가오는데
강연을 들어러 온 사람이 채 스무명이 되지 않았다.
걱정이 태산같았는데 정태인 선생이 도착하고 강연히 시작하고 나니
다행히 약 150여명의 청중이 강당을 메우고 있었다.


이날 정태인선생의 강연 내용 중에 새롭게 인식한 딱 두가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한미FTA의 전선은 한국과 미국이 아니라  한미자본과 한미민중사이에 그어져 있다.
정부는 한미 FTA가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고 국내 산업간 상반된 이해관계가 일부 있을 수 있으나 전체 국부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 주장해 왔다. 이는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보수권력의 낡아빠진 술수긴 하지만 아직도 가장 효과적으로 국민의 의식을 마비시키는 선전술이다. 당장 나부터 정부의 술수에 넘어가 농업이 입는 손해를 타산업이 얻는 이익에서 떼내어 메꾸어만 준다면 한미 FTA를 반대하지 않겠다고 생각해 왔었다.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다. 자본은 국경도 없고 국적도 없는 탐욕 그자체에 불과한데 아직도 우리는 '민족자본'같은 순진한 생각에 빠져있지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 봐야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미FTA가 미국인 한국인을 위한 것이 아니고 한국과 미국의 자본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다.    


2. 한미FTA의 목적은 무역확대가 아니라 복지(공공영역)의 시장화다.
미국시장이 한국 수출량의 8.5%에 불과한데, 한미 FTA로 무역이 - 이 역시 불투명하지만 - 자신들의 주장대로 일정정도 증가한다고해도 별 대수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본이 한미FTA에 목을 메는 것은 시장확대에 한계에 도달해 더이상의 출구가 없는 지금 그동안 공공영역으로 분리되어 잠식하지 못하고 있던 철도, 우편, 의료 등의 역역을 침탈하여 사회적 보호장치를 해체함으로서 사회에 대한 자본의 총체적 지배를 획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국식 법제, 문명을 벗어던진 벌거벗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한국까지 이식하려할 것이고, 이는 곧 삼성같은 한국 자본의 이해와도 일치하는 기도이다.     

 

 

사실 마을에서 주민들을 만날 때 한미FTA에 대해 간혹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항상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내야 이렇게 살다 죽으면 그뿐인데, 우리 아들 직장에서 쫒갸 나오지 않는게 더 중요하다. 농사 망해도 공장이 잘 돌아가는데 도움된다면 한미 FTA에 찬성해야 안되겠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라가 잘살게 된다는데 농민 이익만 이기적으로 주장하면 되겠나?"는 것이었다. 대부분 대중은 '국익주의적' 사고에 빠져있고 또 공공역역의 시장화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고 있지 못한게 사실인 것 같다. 향후 정권교체와 한미FTA 폐기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미FTA 의 실체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값진 강연을 접할 수 있게 해준 봉화군 농민회와 초대에 응해주신 정태인 선생님께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다. 참 힘들고 바쁘시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태인선생의 강연을 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권을 교체하고 나서 공중파방송에서 정태인 선생을 다시 뵐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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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어 먹고 살기도 바쁜데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읽기를 외면할 수도 없다.
'협동조합기본법' 통과! 농협은행 탄생! 농어업회의소 추진!
3월 15일 발효예정인 한미 FTA와 MB가 호언하는 한중 FTA를 일단 재쳐두고도 올해 들어 굶직한 농업관련 이슈만 세가지나 된다. 농업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우리 농업인은 뭐가 뭔지 하나도 알 수가 없다. 형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어 농민들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생겼는지, 농협은행의 탄생이 농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지자체에서 적극 나서 권유하고 있는 '농어업회의소'가 뭐하자는 것인지 거저 어리벙벙할 뿐이다.

궁금한게 많던 차에 때마침 봉화군에서 [농어업회의소]설립을 위한 읍면 순회설명회를 가진다고 했다.  세 가지 중 한가지 이슈만이라도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설명회가 열리는 명호면 사무소를 찾았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주민들이 참석을 했다.

이날 강연자는 정명채 한국농어촌복지 포럼 대표로, '한국농어촌경제연구원'을 이끄셨고 신활력사업,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통합의료보험 등의 영역에서 많은 기여를 해 오신 저명한 선생님이시다. 

이날 강연의 요지는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속에서 '농업'이 핵심적인 위상을 가지며 이에 대한 우리의 생존 전략은 '협치농정'에 의한 '자치농업'의 구축이  유일하고, '농어업회의소'는 이를 위한 필수적인 조직이라는 것이었다.


전체적인 강연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은 군사력이라는 수단에서 '농업'의 장악을 통한 세계 지배로 변화되어 왔다.

2.  미국은 곡물메이저인 카길과 농식품 유통 메이저인 델몬트, 돌 등의 자본을 통한 세계지배에 나서고 있으며 UR협상에 카킬의 부회장이 대표로 참석하는 것에서 단적으로 들어나듯 '무역자유화'는 결국 미국 곡물메지저를 통한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에 불과하다.

3. 온두라스의 예를 보면, 델몬트사는 '적지적작' 원리를 내세우며 바나나의 최적지로 온두라스를 지목, 대대적인 바바나 농사를 독려하면서 농자금의 융자, 기술보급, 유통지원을 10여년간 진행했다. 그결과 온두라스 농지의 50% 이상이 바나나 농장으로 전환되었는데, 이후 돌이킬 수 없이 바나나 단일 농업이 온두라스에 정착되자마자 델몬트는 전세계 냉장유통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는 자사의 힘을 배경으로 바나나 수매가를 통한 지배와 통제뿐아니라 다양한 수단을 동원 바나나농장 자체를 모조리 인수하여 온두라스 농업을 송두리채 수용하고 그 나라 농민을 농업 노동자로 전략시켰다. 이런 식으로 전세계 바나나 유통의 70% 이상을 장악했고 그 지배 구조는 공고화되어 난공불락의 성이 되었다.

4.  GATT, UR, FTA 등조차 결국은 미국 자본의 이해에 따른 세계 지배전략일 뿐이다. 하지만 국제적 역관계에서 이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5. 한국기업의 국제적 유통망 사업을 위한 컴소시엄이 시도되었지만 카길의 압력으로 거의 100% 카길의 원료를 공급받아 가공하는 국내 식품대기업이 참여를 포기 이사업 자체가 무산되었다.

6. 당진에 카길 자본에 의한 대규모 식용유 회사가 설립중인데 이는 단순한 식용유 공장이 아니라 한국 농업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전진기지다. 이들은 전통식품인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의 시장 까지 다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전통장류뿐 아니라 한국 농업 전체를 장악하고, 국가 지배를 영속화하려는 노림수를 가지고 있다.

7.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60%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미국 자본의 이익을 반영한다. 출자배당을 통한 국부유출이 심각하고, 재벌을 이를 벌충하기 위해 중소업 고유 영역까지 침범해서 부의 수탈에 나서고 있다. 

8.  이들 모든 변화에 대응해서 우리 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한 자치 조직이 필요하다. 농어업회의소가 바로 그 답니다. 농어업회의소는 국제규약, 국제법인 UR등의 지배나 간섭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9. 독일의 경우 농업회의소가 독일 농업을 지키는 첨병으로 쿼터제(경작허가제) 등을 통한 생산량조절, 농자금, 농지, 농업정책 전반에 대해 실제적인 자율적 자치농업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 프랑스 등도 동일한 예로 들 수 있다.

10. 결국 그들 선진국의 선례에서 보듯 농업회의소는 자본의 지배로 부터 농업을 지키기위한 '자치농정'의 구현을 위한 수단으로 수립되었다.

11. 한국도 헌법 123조 5항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해야한다.'는 조항을 가지고 있고 헌법적 보장위에서 자치농업을 위한 농어업회의소를 수립해야한다.

12. 농어업회의소는 먼저 '법'을 제정하여 농업과 농업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책 결정, 국가간 협상, 예산 결정 등에 농어업회의소의 의결을 전제하도록 해야한다. 진작 그랬다면 한미FTA는 부결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13.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협동조합화로 외국 자본의 침탈로 부터 우리 산업을 지켜낼 수 있겠지만 우선은 농식품 생산, 유통, 가공 분야를 협동조합화하여 대자본 침탈을 저지해야하고 이를 위해 농업인회의소가 나서서 농업 고유 영역으로 법제화해야한다. 


강연자인 정명채 선생님은 참 하실 말씀이 많으신 분 같았다. 장시간 동안 열변을 토하고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모자라 질의 응답도 없이 서둘러 다음 일정을 진행해야했다. 이번 설명회에서 그 점은 참으로 아쉬웠다. 

내용적으로 본다면 이분 강연의 결론은 농업회의소라는 자치 조직을 통해 UR, 한미FTA의 파고를 이겨내고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말씀하신 거의 대부분 내용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분이 제시한 최종적인 제안에 대해서는 솔직히 충분히 수긍하긴 힘든 면이 있었다.

농어업회의소의 필요성을 피력하기 위해 미국자본의 횡포, 한국 재벌의 탐욕에 대해 충분히 인식을 같이함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대응에서는 100%공감할 수 없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반농업 친재벌, 친미 정권인 현 정부가 한국 농업을 거들낼 결정들을 다 하고 난 뒤에 '한국 농업 큰일 났다'고 외치며 농어업회의소를 건립하여 자치농정을 이룩하고 이를 통해 한국 농업을 지켜내자고 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사실 모든 정책을 바로 정권차원으로 환원해서 이해하는 것은 피해야하고 따라서 농어업회의소 추진자체를 MB의 음모로 격하시키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하지만 몇가지는 석연잖은 점이 있었다.
 
그리고 전국농민회 등 농민 단체들이 비록 단일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가능성 자체를 포기하는 인식은 문제가 있고, 또 농민단체의 협의체는 법외 임의 단체라서 '농업자치'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오직 '농어업회의소'만이 헌법에 보장된 농민 자조 조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원론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사변에 불과하지만 다음의 의문은 게속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탈자본주의사회구성을 지향하지 않더라도 탈 UR 아니면 최소한 내수 중심의 국가 경제 비젼을 꿈꾸는 것이 불가능할까? 미국자본의 세계 지배 전략을 거부하면 우리도 북한 같은 인민이 굶어죽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까? 한미 FTA가 한국 재벌의 이해를 반영하고, 한국 재벌을 미국 자본에 예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를 기정사실화하는 인식은 문제가 있지 않은가? MB정권 교체후에 한미FTA 파기를 위한 준비를 미리부터 해 나가야 하는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날 농업업회의소 가입원서를 제출했다. 농업업회의소가 농업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지만 꽤 유력한 수단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갈라져 있는 농업인 조직, 조직화되지 않는 농업인을 묶을 수 있는 조직적 대안으로 농어업회의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를 빈다.

강연자 정명채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말씀 하셨다.
"깨어있는 농민의 조직이 한국 농업농촌의 마지막 보루다!"
어디서 많이 듣던 구절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이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그래서 의견을 달리함에도 인간적 호감, 진정성에 대한 공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같다. 
 
강연을 통해 처음 뵌 분이지만 정명채 선생님은 소탈하시면서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으로 느껴졌고, 진정성있는 한국 농업 농촌의 우군임에 분명해 보였다. 그런 분의 강연을 직접 듣게 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어 참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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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농민회는 2월 27일 봉화장날 봉화읍 농협 봉화군지부앞에서 집회를 시작해,
2월 29일 춘양장날에는 춘양농협앞에서,
그리고 오늘 3월 2일은 봉화군청앞에서 3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 16년간 비료제조업체들의 담합으로 농가가 짊어져야했던 1조 6천억원을
그 부담자인 농민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1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라
길게는 16년간 비료값 담합으로 취한 부당이익에 대해
828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그로인해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했던 농민에게는 아무런
배상책이 나오질 않고 있다.

이에 전국 농민회는 소송인단을 구성하여
농민들이 부당하게 부담해야했던 비료값을 돌려받기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더불어,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진 한국 농업 농촌에 마지막 치명타가 될
한미 FTA에 반대하는 농민의 뜻을 결집하기 위해 집회를 열게 되었다.

또한 작년 이상기후로 인해 폐농되다시피한
농가들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경상북도 도지사에게 요구했지만 
고작 200억의 예산으로 한 농가당 200만을 연리 3%로로
1년간 융자해 주는 것으로 생색을 내고 있다.
그것도 200만원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포함한 온갖 서류를 요구해
사실상 아무도 융자를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봉화군 농민회는 피해금액을 800만원으로 현실화하고
상환기간을 연장하고, 서류도 간소화해
실제적으로 피해농가가 이 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추가 요구안을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봉화군과 경상북도에 제출했다.

우수도 지나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에
바쁜 일손을 멈추고 집회를 여는 농민들의 심정을
헤아려보면 치미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

춘양장날 집회에는 장을 보러 나오신 농민들께서
모두 쉰명이 넘게  농민소송인단에 가입원서를 내고 1만원이라는 참가비용을 
내 주시는 걸 보고 힘이났지만
우리 농민형제들이 늘상 밭이 아니라 이렇게 거리로 나서야되는
우리의 농촌 현실이 참으로 원통했다.

하지만 재벌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미끼로 던져지는 한국 농업, 한국 농촌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 투쟁하시는 농민회 동지들의 
희생적이고 실천적인 삶이 있는한 아직 한국농촌에는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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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을 받아 슬픈 경우도 있다.
봉화군 농민회 명호면지회를 재구성하자마자 전농으로 부터 표창을 받았다.
농업이 기울고, 농민이 줄고 그리고 그보다도
더 빠르게 농민회가 와해되어 왔기 때문일까,
100여개 시군농민회 중 5개 농민회가 표창을 받았는데
그 중 봉화군은 면지회 구성이 사유였다.

1990년 전국농민회총연맹이 결성되고 나서,
농촌 공동체를 지키고 농업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투쟁해 왔지만  
농업의 붕괴와 농촌 공동체의 와해를 막아내는데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희망을 꺽지 않았다.

면지회 구성조건인 5명이상의 회원으로
봉화군농민회 명호지회를 만들려고 했는데
구성이 되자마자 10명이상이 가입을 하고
다시 스무명가까이 조직이 불어나게 되었다.

정부와 농협의 지원을 받는 많은 농업인 단체들이 있지만
많은 농민들은 한국 농업과 농촌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가는 약사들이 약사회에 가입하고,
변호사는 변호사회에 가입하듯이
농민이면 당연하게 농민회에 가입하여
농민의 이해를 관철하고 농촌공동체와 농업을
지켜나갈 수 있을 날이 올것이라 믿는다.

그 길로 나아가는 선봉에 봉화군 농민회 명호지회 깃발이
항상 휘날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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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미FTA가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되고 나서 몇분 지나지 않아
봉화군청 농업기술센타 인력육성 담당이라는 분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저기 24일 서울 집회에 가시나요?"
너무 의외의 질문을 받고 황당한 나머지 '예?'라고 되물었다.

"24일 FTA반대 집회에 명호면 농민회에서 몇명이나 참가할 예정인가요?"
이쯤에서 어떤 전화인지 파악이 되고 꼭지가 돌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까지 봉화군 농민회로 부터 24일 FTA반대 서울 집회에 대한 연락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봉화군청 공무원이 먼저 알고 파악에 나선것이다.


국회 소식을 듣고 이날 공부방 수업을 할 의욕이 사라졌지만
갈등끝에 할 수없이 면소재지 공부방에서 아이들 수업을 막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이런 전화를 받고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옆에 학부모님들이 계신것도 잊고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원파악해서 봉화군에서 여비라도 주실라고 그러십니까?"
"그게 아니라 과장님이 전화 걸어 알아봐라고 해서..."
"지금 전화하신 것은 인력육성담당의 고유업무로 하신 건가요?" 
"예. 농민단체 동향파악을 하라고 해서...."

"이보세요. 지금이 박정희 전두환 독재시절입니까? 주민동향파악이라니...
봉화군 공무원이 정보경찰인가요?
과장하고 계장한테 반드시 전하세요.
다시 한번 더 이런 전화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순진한 말단 여직원 시켜 이런 전화를 걸게한 비겁한 담당 과장을 직접 바꿔달라고 해서 욕이라도 한바가지 해주지 않은 게 후회스러웠다.
몇번이나 봉화군농업기술센타로 전화를 걸까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아이들이 도착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봉화군 농민회 명호면지회가 사라진지 10몇년만에 최근 한미 FTA 반대 과정에서 젊은 농부 10여명이 농민회를 재구성했다. 그냥 서로 돕고 살고, 살림에 보탬이 되고, 가정의 화목에 도움이 되는 그런 농민회 만들자고... 농민회를 중심으로 재미나게 살자고 만든 농민회가 구성되자마자 관공서의 파악대상이 되어버렸다. 

벌써 면사무소로부터 누가 지회장이냐, 몇명이 가입했냐, 내일 서울 집회에 몇명이 가냐는 식의 전화를 여러번 받았다. 지회장을 맡기로한 나뿐 아니라 다른 회원에게도 여러번 전화가 갔다고 했다.

사실 봉화군 같은 좁은 지역사회에서 공무원이든 농민이든 서로 이래저래 얽혀있고 최소한의 안면은 거의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다보니 애원쪼의 전화든 무덤덤한 전화든 매몰차게 거절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 전화를 받고도 대충 둘러되기도 하고, 애둘러 거절하고는 했지만 사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이런 일은 그냥 용납하고 말 사안이 아니다. 농민회가 무슨 비밀지하조직도 아니고 해서 회원 명단을 공개하지 못할 일도 아니고, 서울 집회에 누구누구가 가는지 굳이 비밀로 부칠만치 대단한 일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군민을 위한 행정서비스가 중심 업무여야 할 공무원이 주민 동향파악에 나서고 있는 사태는 분명히 용납해서는 안될 사항이다. 이 모든 것이 MB 때문이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알아서 기는 봉화군 공무원의 행태는 비열하기 짝이 없다.

24일 서울집회를 알려준 봉화군 공무원의 친절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날 집회에는 가능한 많은 회원들과 함께 꼭 참석해야겠다.

그리고 허울뿐인 조직이지만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곳에 제소를 하든지, 사생활 침해로 고발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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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농협대의원 총회가 있어 다녀왔다.

다른 볼일로 봉화나갈 일이 있어 다행히

부담없이 총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날 의제는 봉화농협 상임이사 선출과

2012년도 예산안 심의라고 했다.

늘 그렇듯 예산안은 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성실히 예산안을 검토할 만한 나 자신의 성의도 없었고,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예산안을 미리 인쇄해서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해놓고선 가끔씩 이렇게

회의 당일 현장에서 배포하니 이래저래 까막눈일 수밖에 없다.

 

예산안은 그렇다치고 전임 상임이사의 임기가 남았는데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사퇴를 해서 

새로 상임이사를 선출하게 되었다고 했다.

 

상임이사 제도는 농협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농협의 부실 운영을 막겠다며

도입한 제도라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농협의 기능적 전문성은 높아졌는지 모르지만

농민의 대표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우선 농협 대의원이 직접선출하는 농협조합장은 비상근으로 바뀌었고

농협조합장은 대내외적으로 상징적인 자리에 불과하게 되었다.

결국 농협 경영 실무의 대부분을 상임이사가 좌우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나 상임이사가 되고자하는 자는

금융기관 몇년 이상 근무 이상 등의 조건이 달려있어

현실적으로 농협 퇴직자들만이 후보로 나설수 있고,

그 사실은 지금까지 상임이사 선출과정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회를 만들어 꼭 알아보고 싶고,

이웃 농민 동료들과 공부해서

농협의 농민대표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시라도 하고 싶다.

 

 

아뭏튼 농협 상임이사가 공석이 되어 새로 상임이사를 뽑게 되었는데

그 과정 또한 이해하기 힘든게 하나둘이 아니었다.

먼저 기존 농협 이사들 중심으로 추천위원회

(이사3명, 외부1명,,,,,등 총 7명이라나)가 꾸려진다고 했다.

추천위원회는  등록후보자 중 1명을 결정하여

농협 대의원회의에서 그 후보에 대한 찬부만 묻는 방식이었다.

사실 대의원들은 누가 후보등록을 했고,

최종 추천후보는 어떤 이유로 타 후보를 제치고

추천되었는지 알길이 없었다.

농협이사회는 그냥 추천위원회가 추천했으니,

그리고 이래저래 다 아는 안면이니 설마 부결을 시키겠냐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3명의 후보 중 추천위원회에서 선택된

1명에 대한 찬부 투표가 이날 있었고

결과는 이사회의 예상밖이었고,

대의원들에게는 당연하게도 부결이었다.  

 

이번 농협 상임이사 선출과정을 지켜보니

낙선한 후보의 자질의 문제라기 보다는

선출제도 자체가 많은 문제가 있어보였다.

농협경영의 전문성과 농민의 대표성을 다 확보할 수 있는

제도는 무엇인지,  

대표의 선출과정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어떻게 해야할 지

농민들이 직접 고민을 많이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 월요일에 다시 상임이사를 선출하는

농협대의원임시총회가 열린다는 공문이 왔다.

나같은 대위원은 한번 회의를 나가면

기본 1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이래저래 상임이사 선출 문제로

농협 돈을 추가로 몇천만원 더 쓰게 되었는데

이 문제는 누가 책임을 지는지 모르겠다.

 

농협이사회와 한 몸인 추천위원회서 추천한 상임이사 후보를

감히 낙선시킨 우리 농협 대의원들의 책임이 클까?

아니면 이런 대의원을 뽑은 농민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을까?

정작 책임져야할 이사회나 인사추천위원회는 함구하고 있으니

우리 조합원이 다 책임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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