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송이축제 기간 4일동안 자연미술체험부스를 맡아 오고가면서

다른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농민들의 절규가 담긴 현수막들이다.
물론 내가 농사로 밥먹고 살아야하는 처지기 때문에
그들 구호가 더욱 절실히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축제장의 어떤 볼거리보다도 농민회에서 붙인현수막이
더 가슴에 와닿는 진짜 이유는  
군민의 절대다수인  농민의 이해와 무관한 축제가 
농민의 절망과 소외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기 때문이다.

농업, 농민의 문제... 한 지자체의 문제일 수도 없고 
결국의 국가의 정체성과 맞불리는 문제겠지만
그래도 지역에서 할 수 있고 지자체가 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얼마든지 있어 보이는데 
나는 아직 지역에서 희망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농민이 주인되는 세상.
농민이 대접받고 농업의 가치가 인정되는 세상은 
영영 오지 않을 것인가?



 

반응형
반응형

지난 한해 비나리미술관은 마을 아이들을 중심으로 멀리 안동, 영주 어린이들도 참가하는
'미술체험' 수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많게는 30여명의 어린이들이 부모님, 마을 공부방 인솔선생님과 함께 매주 토요일 오후를 비나리미술관에 모여 그림을 그리고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벌써 올해로 5년째, 처음 미술관 수업에 참가한 마을 어린이들이 지금은 자라 고등학생이 되기도했고, 그 때 막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 지금은 미술관에서 같이 수업에 참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5년 작지 않은 세월이지만, 언제 지나갔는지 세월은 그렇게 또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연말이 되면  지난 세월을 추억하고 정리하면서 한편 새로운 한해를 맞을 마음을 준비하게 됩니다. 비나리미술관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작은 마을 전시를 열고 주민이 함게 모여 지난 한해서로의 노고를 격려하고  새로 맞을 한해의 꿈을 나누는 자리를 가져왔습니다. 첫해에 마을아이들의 전시를 시작으로 마을주민전시 등을 열어왔는데 올해 다시 마을 아이들의 전시회를 열어 주민이 함께 하는 조촐한 잔치를 가졌습니다.

구제역 한파로 지역사회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사람들의 왕래조차 줄어든 사정으로 외부 손님 초청없이 마을주민과 아이들만 참가한 소박한 자리였지만 풍성한 음식과 넉넉한 인심으로 즐겁고 정이 넘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람도 줄고, 희망도 줄고 남아있는 삶들은 날로 팍팍해져 가는 산골마을에서 소박한 '미술교실'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그나마 마을 젊은이들 사이에 작은 유대를 형성하고 그 유대를 토대로 작은 꿈들을 공유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 불가능한 꿈의 한자락에서 비나리미술관이 내년 한해 지역사회의 작은 사랑방으로 사람의 발길이 늘고 활기가 넘쳐나면 좋겠습니다.
 
지난 한해 수고하신 만형이 어머니를 비롯한 공부방 선생님들, 봉화자활센타 관장님, 그리고 이날 잔치를 준비하신 학부모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