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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봉화 산골 마을 걷기]가 있었습니다.
화창한 하늘에 바람마저 숨을 죽인 아침,
급히 김밥을 싸고 출발예정지로 잡은 청량산약초농장으로 달렸습니다.

오전 9시45분, 우리 부부가 도착을 하고보니
먼저 도착한 분은 하나도 없고
집주인마저 볼일이 있어 집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혹시 이러다가 우리부부만 가는것 아냐?'라며
우리 부부는 마주보고 서로 질문을 던졌지만
누구도 섣불리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0시가 다가오자, 전날 전화로 동행을 청해오신
이재현선생님을 시작으로, 집주인인 욱이아빠, 준우네 내외,
그리고 곧이어 예연이네 5식구와 한걸음님이 도착했습니다.

지난주 첫 걸음때 저희 부부만 걷기에 아쉬워,
혹시나 하고 공지를 했지만 과연 누가 동참을 할까
저 스스로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의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갔습니다.
초면이신 분까지 포함해 무려 13명의 인원이
한 길을 걷기시작했고,
그리고 동행의 식사를 모두 준비하신다면
늦게 출발하신 솔비네 다섯가족까지 합해 무려 18명의
큰 무리가 형성되었습니다.

 

먼저 약초농장에서 오가피 엑기스를 한잔 나누고,
초면이신 분과 인사를 나눈 일행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리를 지어 걷기시작했습니다.
북곡을 지나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어
<허리꺽기>라는 재미난 이름을 가진 동네를 지날때쯤,
솔비네 차가 도착을 해 아이들을 싣고 먼저 윗뒤실로 떠났습니다.

 

어른들만 남아 윗뒤실까지 가는 길 중간중간에 멀리 관창과 만리산,
그리고 청량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과 산야의 풍광에
눈을 씻고, 마을을 씻고, 그리고 우리가 누리는 생명의
고마음을 오는 봄기운과 함께 절실히 느끼면서,
서로가 있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더 풍성하고 가치로운지
그 고마움을 짓궂은 풍자에 담아 나누는 걸음은 마냥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초행이신 이재현선생님의 사정 말씀을 듣고
그리고 한걸음님 장가를 독려하는 짓궂은 농담으로
산길 험한줄 모르고 웃음으로 거뜬히 윗뒤실까지 올랐습니다.

 

10여년전 저의

자식이 초등학교 1,2학년쯤 되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라욌었던 윗뒤실은
항상 저의 기억속에 하나의 이상향, 일종의 무릉도원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윗뒤실은 그만치 속세와는 다른 신선만이 살듯하고,
누구라도 살면 곧 신선이 될듯할
그런 선기가 서린 마을입니다.
세상과 동떨어져 하늘과 맞닿아 있는,
그리고 청량산이라는 영산의 정기를 받은 윗뒤실은
세상의 어떤 마을보다 더 북국토를 닮아 있습니다.
윗뒤실에 머문 짧은 시간, 저 역시 신선이었습니다.
 


윗뒤실 당나무둘레에 앉아 쉬면서 오늘 꼭 같이 했어야 했지만
바쁜 농사일로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던
[청량산여동생] 정근영씨를 만나 잠시나마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쉬 헤어지기가 아쉬운 한걸음님의 기대를 물리치고
산행은 계속 이어져,
윗뒤실을 떠난지 1시간 만에 옥산에 도착했습니다.
'옥세이'라고 불리는 옥산은
눈짐작으로도 사오만평을 족히 되어 보이는
묵은 산전이 한때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그 사실보다는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더 직접적으로 전해주는듯
쓸쓸하고 허허로웠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오늘 걸은은 재산을 지나 다시 청량산도립공원으로 향하는
공원 뒷길의 중간쯤에서 끝이 났습니다. 

오늘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오늘 걷기에는 7명의 어린이가 같이 했습니다.
일부 차로 이동을 하고, 윗뒤실에서 옥산까지만 왕복을 했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쉽지않은 걷기 코스였습니다.
오늘 같이한 솔비, 민규, 민기, 예연이, 시연이, 서연이 어린이에게
칭찬을 보냅니다. 특히 어른들과 같이 코스를 완주한
김청년 어린이에게는
더 큰 칭찬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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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북곡입구 청량산약초농장 출발

12시      윗뒤실마을 도착

12시 30분 위뒤실과 옥산 중간지점에서 점심식사

오후1시경 옥산 도착

오후3시 재산 남면도착

3시 30분 재산에서 청량산 넘어오는 길 중간에서 차를 탑승.
청량산약초농장에 3시45분경 도착

* 청량산입구에서 출발  북곡을 지나 윗뒤실, 옥산, 재산, 다시 청량산 입구까지 일주시 약 20km에 5~6시간 코스로 하루 마을걷기 코스로 최적 

 

 

 

출발직전 청량산약초농장 마당을 나서는 동행들입니다.

이렇게 많은 식구가 동행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출발 5분뒤, 북곡분교앞길을 지났습니다.

뒤에 쳐진 꼬맹이들이 오늘 산행을 잘 해 낼까 자못 걱정스러웠습니다.

 

 

 

 

본걱적인 산길로 접어들기전 좌축의 언덕에 욱이 할배 묘가 있는 언덕 풍경입니다.

 

 

 

 

자, 드디어 윗뒤실을 향하는 본격적인 산길입니다.

아이들과 산행을 해본적이 별로 없는 준우엄마같은 분이

가파른 산길을 걸어낼까 걱정스러웠습니다.

 

 

 

멀리 갈평과 관창이 바라다 보이는 중턱쯤을 지나며 왔던 길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저의 마음속에선 선계이자 불국토이기도 한 윗뒤실입니다.

가구수는 많아 보이지만 세월과 함께 사람은 떠나고

집만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저 집 하나하나에 부부와 그 아이들, 그리고 그 부부의 부모들이 함께 사는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그 꿈은 버릴 수 없습니다.

 

 

 

 

윗뒤실 도착 직전 멀리 바라다 보이는 청량산의 하늘다리입니다.

사람을 모으는 명소로 자리 잡은 하늘다리지만,

개발이 구체적으로 지역주민에게 주는 혜택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개발과 보전의 긴장을 넘어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번영하는 길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윗두실을 떠나며 마을 산전 풍경을 담았습니다.

저 거친 산전을 일구어 자식낳아 먹이고 가르친 엣 선조들의

가쁜 삶이 느껴집니다.

 

 

 

 

 

 

 

 

 

윗뒤실을 떠난지 한시간도 안되어 도착한 옥산입구에 있는 당집입니다.

세월에 눌려 스러져가는 당집이지만

그 누추함에 굴하지 않는 고집스런 기운이 남아 있습니다.

 

 

 

옥산재사를 지나 옥산의 산전 꼭데기 까지 길을 잘못들어다가 내려오는 길입니다.

 

 

 

그림 순서가 바뀌었네요.

걸음을 시작한지 2시간만이 12시 30분,

위뒤실과 옥산 중간쯤에서 점심을 펼쳤습니다.

솔비엄마가 무려 스무개의 김밥을 준비해 오셨고,

준우네가 게란과 떡을 가져왔습니다.

거기다 각자가 가져온 조금씩의 음식을 합쳐놓으니

모두가 다 싣컷 먹고도 많이 남을 정도로 풍족한 식사였습니다.

 

 

 

 

 

 

 

옥산재사가 있는 마을 입구 풍경입니다.

 

 

 

 

 

 

 

 

 

 

 

 

 

 

재산을 지난 마지막 청량산도립공원 북쪽 물티재를 향해 오늘의 마직막 여정입니다.

끝까지 같이한 김청년 어린이가 자랑스럽습니다.

<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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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일요일에 2번째 [봉화산골마을 걷기] 코스를 정했습니다.
청량산 뒷편, 북곡리에서 출발하여
윗뒤실을 넘어, 갈평을 지나 재산까지 약 10km코스입니다.

윗뒤실은 저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중에 하나입니다.
선계가 있다면 바로 윗뒤실 같은 마을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정에 따라 재산에서 걷기를 끝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발지인 북곡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신명이 뻗치면 걸어서 북곡까지 약 25km코스를 완주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진 걷기도 아니고, 서로를 실험하는 고역도 아니기에
그때그때 사정이나 기분에 따라 코스의 장단은 조정할 수 있습니다.

체력에 자신없어 참가하지 못할 일도 없고,
자신의 책임으로 코스를 줄여야해서 미안해 할것도 없고,
충분히 체력이 남아도는데 코스가 너무 짧아 아위워 할 것도 없는
그야말로 맺힌데 없는 물렁한, 그래서 누구나 같이 할 수 있는
[봉화 산골마을 걷기]입니다.

같이 하고픈 분은 일요일(3월8일) 오전 10시 북곡리 입구
청량산 약초농장(정도윤님댁)에서 만나 뵐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이번주 정근영아씨가 같이 하신답니다.
니사금님도, 나무네숲님도, 청년아삐님도,
통가스님도 한걸음님도, 섭섭이님도 다 그립습니다~

 

걷기를 원하시는 지역주민이든, 도시민이든
누구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처 017-345-6234 비나리농장주~~

* 출발시간 : 2009년 3월 8일 오전 10시

* 출발지 : 북곡리 청량산약초농장

* 코스 : 짧게는 10km / 길게는 25km

* 준비물 : 김밥이나, 도시락, 컵라면에 온수, 기타 과일이나 간식거리, 물 등
             그냥 오시어 나누어 먹고 같이 조금 배고파도 됩니다^^*

* 기타 : 비가 오거나 하면 취소합니다.

<20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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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지인들과 함께 청량산강변길을 걸었습니다.

북곡리에서 국도를 따라 청량산 입구를 지날때면

강건너 청량산 자락을 따라 새롭게 단장된 옛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해 수해때 흩어러진 강둑을 보수하면서

자동차가 없던 시절 오랜 세월동안 지역주민이 짚신발로 지게를 지고 다니던

옛길을 되살려 놓았습니다.

청량산 강변길은 청량산을 감아도는 낙동강을 따라

오랜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욱이 이우어 놓은 길이지만

자동차가 생겨나고 새로운 신작로가 나면서서

흙에 묻히고 물에 씻겨 그 흔적만이 겨우 남아 있던 옛길이었습니다.

그 길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우리 선조의 옛삶의 정취를 느끼고

보다 가깝게 아름다운 자연과 유구한 세월의 깊이을 느낄수 있는

아름다운 길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이웃과 우리 지역을 찾는 많은 분들께 이길을 걷기를 권합니다.

 

산행 코스 :

10시30분 북곡리 출발 - 강변길 걷기 30분 - 청량산입구에서 휴식
- 청량산집인로를 따라 올라가다 도로 오른쪽 넘어 옛길을 걷다 -
청량폭포에서 왼쪽으로 두들마을 가는길 진입 -
두들마을을 지나 서북행(여기서부터 등산로 없음)

-경사가 가파르고 길도 없는 숲을 헤메어 겨우 금강대. 금강굴을 찾음(오후 1시) - 금강굴에서 30여분 휴식후- 입내비마을을 통해 강변길로 내려옮(금강대에서 입내비까지 길이 없음, 칡덩쿨과 칠레 덩쿨을 뚫고 진행 - 북곡리에 도착(오후4시)
 


두들마을 가는길에서 왔던 길을 내려다보다.


두들마을 가는길에 마을을 지키는 당나무


금강굴의 모습. 한때 남로당 경북도당 본부로 사용되었다는 금강굴은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많은 가슴아픈 역사의 상처를 머금고 이제
온갖 산짐승의 안식처로 남아있었습니다.
다시는 없어야될 역사적 비극의 현장에서 잠시 묵념을 올리고...


금강굴이 신라시대부터 암자터였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여러시대에 걸친
다양한 기와조각들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입내비 마을의 고독한 폐가..
최근까지 산사람들이 도딲으러 와서 거쳐하곤했다는데
지금은 사람의 흔적만 남아있을뿐
그 온기는 간데 없이 가혹한 세월의 힘에 침식되고 있었습니다.

<200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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