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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했다해도, 설날의 정취가 옛날 같지가 않다고해도
비나리마을  떡방앗간은 옛날 못지않은 분주함과 넉넉함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설날이 이삼일 앞으로 다가오면 명호면 골짜기 골짜기마다 
대여섯가구씩 모여사는 산산오지마을 할머님께서 
바리바리 떡쌀을 지고 들고 [명호 떡 방앗간]으로 모여듭니다.
이골짜기 저골짜기 할머니께서 모여드는 그만치
명호 방앗간에는 이 마을 저 마을 기쁜 소식, 슬픈 소식,
이런 사연 저런 사연들이 쌓여갑니다.

[명호떡방앗간]은 몇년전 비나리마을의 새 주민이 된 
나무네가 꾸리는 방앗간입니다. 
명호면 소재지에 하나밖에 없는 방앗간을 운영하시던 전 주인내외께서
오랜전통을 이어오던 방앗간을 나무네한테 물려주게 된 것입니다.
나무네는 방앗간의 이름에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를 추가했지만,
명호떡방앗간의 떡맛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옛주인 내외께서 고객부터 기지떡 만드는 비법까지
어느 전통 하나 버리지 않고 모두 전수해 주셨기 때무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명호떡방앗간]은
젊은 새주인 가족의 삶의 터전이 되었고
명호사람은 그냥 [아름다운방앗간]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방앗간]은 그렇게 아름다운 인연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방앗간이 '아름다운'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아름다운 방앗간]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모여듭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들어 아름다운 마을공동체를 풍성하게 이루어나가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방앗간]에 설대목이 시작되면
명호면 젊은 친구들이 하나둘 [아름다운 방앗간]으로 모여듭니다.
역계골 멋쟁이 총각이 할머니들의 주문사항을 체크하고, 
꾸구리 이장인  어진이 아빠가 떡가루를 반죽합니다.
나무엄마 아빠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다된 떡을 포장하고 떡값을 받는 사이
이웃 고계리 청량산장 주인이신 예연이 아빠가 가래떡을 뽑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방앗간]은 아름다운 이웃이 모여
설날 대목을 함께 치룹니다.
어느 한 사람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나무네 대목 큰일을 함께 치루기위해
나무네 [아름다운방앗간]으로 모여든 것입니다.
세상인심이 변하고 두레의 전통이 사라져가는 농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방앗간]은 이웃간의 풍성한 정으로
산골마을 사람들의 아름다운 인심을 이어나갑니다.

떡을 기다리며 방앗간 사랑방에 옹기종기 모여않은 할머니들은
손자손녀들 보고싶은 마음을  한 보따리 풀어놓으시고
아들자랑 딸자랑에 하루해가 저문지도 모릅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방앗간은
이렇게 아름다운 이웃이 함께 만들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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