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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명호면 청량산도립공원 서쪽 맞은편에 만리산이 있습니다.
행정구역으로는 명호면 관창리와 상운면 신라리에 걸쳐있는 만리산은
해발 792m로 정산부근에 비교적 완만한 지형의 넓은 농토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직접 가보기 전에는 상상하기도 힘들만치 
산 정상부근에 넓은 농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 밭은 옛날부터 소 9마리가 갈아야 할 만치 넓은 밭이라고
구우전(九牛田)이라 불려 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주민들은 이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구우전을 중심으로 10여가구가 삶의 터전을 일구며 마을을 이루어 있는데
1950년대는 빨치산과 내통한다고 한 때 마을주민 모두가
강제 이주당하기도 했고,
1960년대는 울진삼척 일대의 독농가들이
무장공비와 내통할 우려가 있다고 하여
이 마을로 강제 이주당하기도 한
특이한 내력을 가진 마을입니다.
지금도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집단이주민 주택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 마을은 최근까지 고냉지 채소재배단지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고냉지 채소를 많이 재배하기도 하지만 
10수년 전부터 사과과수원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봉화군내에서도 사과 재배단지로 유명한 곳이 되었습니다.
몇년전 마을 작목반에서 재배한 사과가 [탑푸르트]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국내뿐 아니라 수출용으로도 각광을 받는
품질좋은 사과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저가 이 마을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이유는 사과맛이 아니라
마을과 과수원의 풍광때문이기도 하고
그 마을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 때문입니다.
10여년전부터 마을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귀향을 하고
지금은 40대의 젊의 친구들이 4가구나 고향마을을 지키며
아름다운 과수원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처자식과 더불어 만리산 기슭에
아름다운 과수원을 가꾸며 살아가는 착한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타인의 가슴에 온기를 전해주기에 충분합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아서 더욱 아름다운 만리산 과수원은
낙동강을 사이로 청량산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마을의 동쪽 기슭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강을 건너 청량산이 우뚝솟아 마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밭에서, 집에서 고개만 돌리면
멀리 청량산과 청량산 기슭에 자리잡은 또다른 마을인
윗뒤실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시사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지만
특히나 사과꽃만발한 봄이나
과수원의 사과가 익어가는 늦가을이면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마을이 있을까 싶을만치
구우전 마을의 아름다움은 그 극에 도달합니다.



그러다보니 봄이면 사과꽃 그늘아래서 
봄날의 하루를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도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아마추어나 프로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진가들이 몰려듭니다.
가을이면 사과다기 체험을 하기위한 도시민의 발길이 
또 한번 몰려듭니다. 아직 마을까지 대형 버스가 올라올 수 있는 
도로 여건은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마을아래에서 승용차나 승합차,
어떤 때는 동네 트럭에 나누어 타고 사과수확체험에
나서는 도시민의 상기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오늘 그곳 구우밭마을의 과수원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몇일전 우리집 사과나무 심기를 도와준 친구네 과수원에서
추가로 조성하는 사과밭의 나무심기 작업을 하였습니다.
삽질에 허리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고개를 들어 멀리 청량산을 바라다 보면
어느덧 육체적 고통이 가쉬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아 더욱 아름다운
만리산 사과과수원에서 보낸 오늘 하루.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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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나리농장에 사과나무를 심었습니다.
농사 13년 동안 몇번을 생각하고 망설이던 사과농사를
좋던 사과값 다 떨어지고 나서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0~40년전에 사과농사는 많은 농민이 선망하는
돈되고 폼나는 농사였다고 합니다.
사과과수원을 조금만 가꾸면 자식 몇 대학보내는 것이
문제없을뿐 아니라 몇몇 농사가 잘된 사람들은 서울같은 도시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과농사는 아무나 할수 있는 농사가 아닙니다.
나무를 심고 첫수확까지 3~4년이란 시간이 필요한데다
농장은 사과농사를 할 만한 토질과 기후조건이 되는 곳이어야되고
그리고 전지나 시비 기술도 뛰어나야하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흘러 사과과수원이 늘어나고,
사과재배기술도 변하면서 왜성밀식재배라는 
신기술이 도입되는 등 수확량도 늘어나고
무엇보다 수입과일이 사시사철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그 좋던 사과값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어제 M26대목으로 250여그루의 부사와
100여그루의 홍로, 80여그루의 아오리를 심었습니다.
사과를 심기로 결정한 이유는 돌많고 경사진 밭에
일반 경작물을 재배하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자상거래 위주로 농산물을 판매해오던 저에게
사과라는 품목의 판매가 더 용이하다는 면도 있었습니다.
또한 늦어도 내년 중반까지 비나리마을에는 '마을활성화센타'가 들어섭니다.
마을 방문자가 늘어나면 이분들을  타킷으로 한
사과따기 체험농장으로 활용도 할 계획입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이웃 만리산에서 아름다운 사과과수원을 가꾸고 있는
한 친구 금동윤씨의 권유때문입니다.
멋진 사과과수원를 꾸리면서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도 하는 그분의 과수원은
멀리 청량산이 내려다 보이는 만리산 산꼭데기에 위치해 있는데
한번씩 갈 때마다 멋진 과수원이 부럽기 짝이었었습니다.
매년 얻어먹는 사과도 그렇게 달고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과수원을 가꾸시는 분이 
사과재배와 관련한 모든 자문과 기술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물론 그분만 믿고 시작할 수 있는 사과농사가 아니지만
이렇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준 그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과나무를 심는 작업에는 이웃 젊은친구들이 대거 같이하셨습니다.
만리산 근동윤씨 내외, 만리산 여포도령님, 비나리 꺼꾸제 정형,
비나리양지마 민서네 내외,  그리고 나무아빠가 같이했는데
누구보다도 우리앞집 형님이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모든 분의 정성이, 아름다운 마음이 그대로 우리집 사과나무를
키우는 밑거름이 될것입니다.
맛있고 이뿐 사과 줄주렁 달리는 날,
제일 먼저 같이 사과나무를 심은 이웃께
한아름씩 우리집 사과를 선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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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러번 연기되었던

5번째 마을 걷기를 떠났습니다.

급히 결정해 공지한 탓도 있고, 여러가지로 바쁜 일들도 겹쳐

모처럼 조촐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저희 부부와 김종미,정재우씨 부부는 호젓한 걸음을 떠났습니다.

 

갈골 민가네 농장에 차를 세워두고

갈골을 따라 약 3~4킬로미터를 걷다가

왼쪽 임도를 접어들고, 임도를 따라 향적사까지 약 6.5킬로미터,

향적사에서 구우전 마을까지 2km정도, 다시 강가 마을입구까지

6km... 이럭저럭 약 20km의 길을 걸었습니다.

 

갈골 계곡의 아름다움도 좋았지만

만리산 임도를 따라 첩첩산중을 걷는 재미도 대단했습니다.

이번 걷기는 아이들이 동행하지 않아

신나게 거의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향적사 언덕에 놓여진 평상에 앉아 준비해간 김밤을 먹고,

만리산구우전 마을의 터줏대감 금동윤씨네를 찾아

사과 쥬스를 얻어마시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골 민경동농가에 도착

봉화 명호의 명물 징코민 토종닭을 먹었습니다.

 

닭을 먹을 때쯤 이날 걷기에는 참가하지 못한 한걸음님,

대구 손선생부부, 솔비아빠, 그리고 자신이 주인인지 손님인지도 모르고

같이 먹고 웃고 즐기다가 이상하게 돈을 받을 때만 주인인걸 기억해내는

민경동님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하지 못했지만 연락주신 명호 이재현선생님,

군청 전광섭아찌께도 감사드립니다.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 있고,

그 길을 걷는 감동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는 저는 행복합니다^^*

 

 

 

 

 

 

 

 

 

 

 

 

 

 

 

 

 

 

<0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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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봉화 오지마을 걷기가 있습니다.

이번코스는 갈골입구에서 갈골을 따라 걷다가

만리산임도를 접어들어 만리산과 향적사 그리고

전설을 품고있는 늘못과 구우전을 걷습니다.

사정이 되면 만리산 자락의 구우전 마을을 형성하게된

역사의 흔적을 찾을 예정입니다.

60년대 남북한 대결시절 울진삼척 지구의 독농가를 모아

이곳 만리산 자락에 강제 이주시켰답니다.

이주민들은 정부 보급으로 받은 시멘트 블록으로

새 삶의 터전을 세우고 거친 산자락을 일구어

오늘날 탑푸르트 상을 받는 등

전국의 명품사과로 이름높은 아름다운 만리산 사과과수원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그 거친 삶의 흔적을 사진에 담고 그 역사의 온기를

직접 느끼는 기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번 코스중에 지나가게될 늘못은

주민들의 말씀에 따르면

한라산 백록담처럼 화산 분화구에 의한 호수라고 합니다.

이 늘못은 오랜 전설이 전해 오는데...

옛날 만리산의 봉성쪽 아랫마을은 재법 들이 넓어

많은 집이 머슴을 두고 농사를 지어야 할 만치

넉넉한 마을이었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머슴과 주인 마님이 눈이 맞아

도망가는 집이 한집두집 계속 늘어나 온 마을이

난리가 아니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고승이 지나가다가

만리산 정상에 늘못에 물이 차서(욕망이 차서?)

부인들이 머슴과 도망가는 것이니

마을주민이 나서서 늘못 둑을 무너뜨려

물을 빼버리면 그런일이 사라질 거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날을 잡아 야밤에 

늘못에 올라와 둑을 뭉개버렸답니다.

그뒤 더이상 그런일이 없었다고 전해져 옵니다.

더 상세한 것은 이날 주민분을 만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코스는 상당히 깁니다. 비교적 평탄한 길로 20km정도니깐

성인들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참가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코스중간에 합루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날 걷기를 마치고 갈곡 민경동 농가에서 징코민 토종닭 백숙을 먹을

생각입니다.

따라서 민가네 농장의 도움을 받아 임도 입구까지 차로 이동하고,

만리산 구우밭에서 아이들 먼저 차로 민가네 농장에 가서

뛰어놀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만리산 임도 약 5km를 걷고 황적사와 늘못만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일시 : 5월 17일(일요일) 오전 10시

- 코스 :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갈골입구에서 출발 만리산 임도를 거쳐 향적사,

         구우전거쳐 갈골 민가네 농장(도합 최장 20km)

- 출발 : 갈골입구

* 어린이가 동행하시는 분은 11시 갈골 만리산 임도입구에서 합류 가능하며,

         코스를 완주하지 않고 향적사에서 돌아 오셔도 좋습니다.

- 준비물 : 약간의 음료와 점심 / 징코민 토종닭 먹을 돈 1인당 1만원

 

- 공지 : 마을 걷기 5번째를 마치고 민가네 농장에서 징코민토종닭 백숙을 먹을 예정입니다.

        

 

 

[봉화오지마을 걷기]는 봉화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좀더 잘 알고 사랑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형식도 강제도 없이 오직 자발적인 의사만으로

아이에서 어른, 장애인이나 노인분까지 누구라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하시는 분들의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일정, 코스 등

모든 것을 협력적으로 조정 가능합니다.

또한 봉화 지역이 아닌 타지역, 특히 도시에 사시는 분께서

함께하신다면 더욱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마을걷기는 비만 오지않으면 참가인원에 관계없이 무조건 길을 떠납니다.

비록 농번기이긴 하나 농사만큼 우리 건강을 아끼고

우리 마을을 배우는 마음도 중요하기에

마을걷기를 멈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많은 참가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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