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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년 10월10일 있은 경북농민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올해 농산물이 비싸다고
농민이 돈을 벌고 부자가 된듯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 내내 이어진 장마로 농사비를 배로 늘고
수확은 반으로 줄었는데
그나마 다행스럽게
그네들이 신봉하는 시장원리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오른 농산물 가격마저 못마땅한 현정권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이명박정권은  1%를 위한 경제 정책을 통해
국가 경제를 파탄내고 
급기야 물가폭등을 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마하고자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한양
여론몰이 끝에
돼지고기 수입에 항공료까지 보조해 주며

망국적 농산물 수입을 자행해 그나마 올랐던 농산물 가격마저
바닥으로 끌어내렸습니다.

흉년에 농산물 가격마저 없는 농촌은
연말에 닥칠 농자금 상환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고,
농자재 외상값에 농자금 이자 그리고 아이들 등록금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바로 이를 때 정책적 구제에 나서야할 국가는 침묵하고 있고,
농민이 사회의 일원임을 애써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농민들은 경북도청으로 달려가
'재난지구'지정 등을 통한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국가의 존재이유를 묻고,  
농민의 사회적 기여도에 맞는 공정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멀찌기 물대포를 세워놓고 로봇같은 무장 경찰로 애워싸고
우리의 목소리를 짓눌렀습니다.

늘 그렇듯 우리는 우리가 뜻을 같이하고 
없는 주머니 털어 버스 대절해서
같이 고함이라도 지를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하며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경북농민대회에 참여하고나서
절망하지 않고, 오히러 즐거운 마음 기쁜 마음으로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같이한 이웃형님이 있고, 형수님이 있고,
아우가 있고 어르신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늘 지는 싸움을 해도 농민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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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우리집 마당 앞 언덕 소나무에 메달린 스피커에 
이장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주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오늘은 농자금을 분배하는 날이 오니 주민 께서는 각 반별로 ..."
9시30분에 마을회관에 갔습니다.
미리 나와계신 반장님과 주민 몇몇분이 한상 둘러앉아
농자금 이야기는 뒷전이고 고추모종이며, 날씨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농자금은 농사 규모와 주민 수에 따라 각 마을별로 배당된 1년짜리 저리 융자금입니다.
가구별로 1000만원이 한도이고, 융자 절차는 다른 대출상품보다 훨씬 간편하고 이자도 연리 3%에 불과합니다. 그 이자조차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시군 예산으로 전액 보전해주거나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 봉화군은 50%를 나중에 돌려줍니다. 그러니 실 이자는 연 1.5%에 불과합니다.

사실 이자율만 놓고 보면 '와 농촌은 좋겠다'고 하실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농업현실에서 1.5%의 이자조차 결코 만만한게 아닙니다.
농업 생산성이 그만치 낮고, 농산물의 상대적 가치가 그만치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도 우리 동네에는 대출금이 연체되어 논밭이 전부 경매에 넘어가신 분이 계십니다.
한해한해 가면갈수록 이동네 저동네에서 한 농가, 두 농가가 그렇게 무너져 내립니다.
올해도 벌써 어느 동네 어느 분이 경매에 넘어간다는 식의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농가평균소득은 지난 90년대 들어서면서 급속하게 줄어 도시가구 평균소득의 65% 전후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매년 실질 소득은 줄어들고 도시와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연리 1.5%짜리 농자금도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합니다.
당장 저부터 이자만 갚고 아직 갚지 못한 작년 농자금을 대환하면 
그뿐입니다. 마을회관에 모인 이웃들의 사정도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모두들 돈 들어갈 때는 많고 소득은 없으니 어쩌다 생긴 빚을 갚아낼 도리가 없습니다.
이것이 한국 농촌의 현실입니다.


사실 아무리 농촌이 어렵다고 아우성쳐도 변할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정책적 배려는 포기한지 오래고, 그냥 자연감소와 사회적 이탈을 통해 지금 농가인구의
1/4정도를 적정 농가인구로 보고 비대한 농촌인구를 자연스런 과정을 통해 적정인구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는게 그 잘난 정책당국의 속마음이니... 어쩝니까? 그냥 열심히 농사지어 개인적으로라도 살아남아야죠^^*

농자금 나누는 날은 왠지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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