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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17년만에 내가 보유하게 된 농기계는 고추건조기 1대, 농업용 관리기 두대, 경운기 한대, 예초기1대, 잔가지 파쇄기 1대 그리고 농업용 1톤 트럭이 전부다. 농사경력에 비해 결코 많은 농기계가 아니다. 트렉터도 없고, SS기 라고 불리는 농약살포기도 없다.  

이들 농기계에는 일정량의 면세유가 나온다. 타산업에 비해 농업의 산업경쟁력이 약한 현실에서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일부다. 대부분 농가의 농업용 유류 사용량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양에다 해마다 배정양도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나마 과도한 농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적지 않다. 작년은 선거 덕인지 농업용 트럭도 면세유 대상이 되었다.

면세유 배정 양이 적고 많음을 떠나 우선은 일반 기름값에 비해 값이 확실하게 싼게 현실이다 보니 면세유를 살 때는 늘 공돈이라도 생긴듯 기분이 좋다. 여기에 맹점이 있었다. 일반 기름값에 비해 싼 면세유를 살때는 가격을 잘 살피지 않게된다. 차에 기름을 넣을 때는 리터당 50원만 차이가 나도 예민하게 느꼈던 것과는 달리 면세유를 살때는 이상하게도 가격에 대해 아무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일단 싸니깐 얼마나 더 싼지 혹은 비싼지 묻지않게 된 것이다.

이번 봉화농협의 농업유 면세유 폭리 사건은 바로 그와같은 농민들의 면세유 구입 습관을 철저하게 이용한 비열한 영업행태가  적발된 것이다. 적어도 농협이 운영하는 주유소라면 일반기름값을 설사 비싸게 팔더라도 농업용 면세유만은 농민에게 싸게 팔아야되는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런데 농협이 일반기름은 싸게 팔고 오히러 면세유를 일반 주유소에 비해 비싸게 팔아왔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농협면세유 비싸다 농민들 반발(리) (안동MBC)

2013/05/29/작성자 : 이호영 

http://andongmbc.co.kr/adboard/index.php?doc=news/news_list_view.php&seq=0043&date=20130529&lnktitle=Ur7Itb+777/4KbPzx/m46by8wK8guvG9zrTZILPzuc616SC53bnfKLiuKSAgICAgICA=&menuID=0201000000

“농가 면세유를 비싸게 팔다니…”(대구신문, 5/21)http://www.idaegu.co.kr/news.php?code=tk0302&mode=view&num=98116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농협은 오랜 세월을 두고 비료값 단합과 농약값 단합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겨오다 적발되어 공정거래위에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물어왔고, 농민회 등으로부터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082297

이들 모든 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은 바로 농협이 협동조합의 성격을 상실한데 있다. 농협은 협동조합임을 표방한 조직이다. 신뢰와 협동에 기반해 조합원의 이익을 지켜주는 조직이 협동조합이라면 농협은 바로 농민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어야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와같은 조직의 의미와 농협의 행태가 얼마가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의 농업경쟁력 약화는 국제적 농업시장의 변화 등 다른 외적 요인도 있지만 농협이 재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도 적지않게 연유한다. 이번 봉화농협 등의 면세유 폭리사건은 최근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협동조합운동과 농협개혁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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