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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은 딸아이가 방학중에도 학교 기숙사에 남아있는 바람에
우리 부부와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강아지 초롱이
 이렇게 세식구가 긴겨울을 나야할 형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울의 초입 아무도 모르게 거실로 스며들어
우리 부부와 함께 겨울나기를 원하는 또 하나의 생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 청개구리가 그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없는 겨울 거실에서 연약한 청개구리 한마리가
긴겨울을 이기고 봄을 맞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는 날이 가고 겨울이 깊어가면서 점점더  개구리 울음소리는 약해져만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개구리 소리는 사라지고 저의 관심도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고, 설을맞고 입춘을 맞고 정원대보름과 우수가 지난 몇일전
갑자기 우릉찬 개구리소리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반가운 마을에 아내가 카메라들 들고 화분을 뒤져
긴긴 겨울을 이기고 당당히 울어재끼는 청개구리를 담았습니다.


개구리가 살아남기에는 참 혹독한 환경이었을 거실에서
긴 고난의 시간을 잘 버텨낸  개구리가 너무나 기특합니다.
이제 열흘만 지나면 경칩입니다.
드디어 거실을 벗어나, 따사로운 봄햇살을 받으며
연두빛 마당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길고 외로운 겨울내내 우리집 한 식구로 같이 지낸 청개구리의 안녕과 행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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