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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비나리마을 가을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아직 덜 가쉰 한낮의 더위에 비나리농부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히고

여름 내 검게 그을린 목덜미에 가을 햇살이 따갑지만

오고 가는 계절은 어쩔 수 없이 이제 가을의 문턱입니다.

늦게 핀 호박꽃은 지난 성하의 시간을 그리워하며

한웅큼의 가을 햇살이라도 더 받기 위해 자태를 가다듬고

부지런한 꿀벌들은 찬바람 이는 겨울을 준비하느라 날개짓이 바쁩니다.

키낮은 해바라기가 청명한 가을하늘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마당 한켠에 아무렇게나 심어져있던 이런저런 가을 꽃들이

비나리마을의 가을을 향기롭게 합니다.
 

여름의 열정은 식고 곡간은 허전하지만

긴 겨울의 안식을 기다리는 비나리농부의 마음만은

결코 가난하지 않습니다.

농부로 태어나 농부로 살아가는 사람도

농부가 좋아 농부가 된 사람도

세상은 농사를 접어라하고 농부의 삶을 미천하게 여겨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비나리마을 농부들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가을은 비로서 농부의 가치를 만천하에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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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 산골짜기에도 어제 처음으로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났습니다.
중복과 말복사이 여름의 한가운데 걷혀버린 요 몇일은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아침저녁에 농사일을 조금씩 한다고는하지만
해가 뜨자마자 등판은 뜨거워지고, 땀은 팥죽같이 흐르고
또 한낮의 뙤약볕을 피해 밭으로 나가려고하지만
오후 네댓시가 되어도 한낮의 열기는 쉬 식지 않습니다.

그래도 산골마을에 사는 덕에 열대야가 없어 해만 떨어지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한 여름이라도 이불없이는 잠을 잘 수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다른 분들의 부러움을 살만할 것입니다.

한여름의 불볕속에 속을 익혀온 수박이 곧 도시로 팔려갈 채비를 하고 있고,
싱싱한 풋고추가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합니다.
마당가 텃밭에는 참외, 옥수수, 토마토 그리고 가지며 오이가 넘쳐납니다.
양대콩 꽃은 붉게 피고 연두빛 사과는 초록빛이  짙어갑니다.
그렇게 한여름의 햇빛은 자연을 풍요롭게 했지만
여름이 그 절정에 달할수록
우리는 가을이 더 가까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덥다 덥다해도 이번 주말이면 벌써 입추고 말복이랍니다.
그리고 다음절기인 처서를 맞으면 여름의 자취가 사라지기 시작하고
하늘은 더 높고 청명해지고, 공기는 더 맑고 시원해질 것입니다.

 




여름의 끝자락, 비나리마을의 새벽녘,
동녘하늘을 붉히는 여명이 가을의 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해의 여름은 또 가고
비나리마을 농부들은  풍요로운 가을 들녘에서
지난 여름을 추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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