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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살면서 다 좋은 데 딱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네'와 같이 살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벌레들은 다 괜잖은데  그놈의 지네 만은 결코 정이 가지 않습니다.

건데 이놈이 마당가에는 아무리 많이 살던 말던 상관치 않은건데

봄이되면 꼭 집안으로 기어 들어 옵니다.

그리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그땐 정말 첫서리내리기 전까진 본격적으로 기어들어옵니다.

일년에 집안에서만 볼펜만한 지네를 10여마리

그 반토막한 놈을 또 한 10여마리씩 잡아야되는데

그때마다 한 이틀 잠자리가 불편합니다.

작은 부스럭 소리에 잠이 깨고 후닥닥 이불을 걷고 일어나게됩니다.

그리곤 아무것도 아니란 것이 확인 되면 다시 잠을 청하지만

이렇게 몇번 반복하고 나면 잠은 잦는지 말았는지

영 몸이 개운치 않습니다.

 

지네와의 인연은 참 질기기도합니다.

13여년전 새집을 짖고나서는 집안에 지네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네가 집안으로 기어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5~6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뭏튼 10여년전 뒷마당에 석축을 쌓다가

허벅지 쪽에 무언가 기어가는 느낌이 나서  손바닥으로 탁 쳤더니

갑자기 작은 못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퉁퉁한 지네 한마리가 바지가랭이 사이로 툭 떨어졌습니다.

"우잉~~ 자네 물린거잖아!"

일단 치료에 앞서 나를 문 지네가 도망가기전에

복수하기 위해 삽으로 능지처참을 하고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와 바지를 벗어보니

벌써 허벅지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치료법을 인터넷에 찾고 수의사에게 전화도 걸고 해서알아본 결과

지네독이 사실 별거 아니라서 대부분 자연치유되는데

인구10만명당 2명정도가 이상반응으로 목숨을 잃을수 있고

암모니아수로 씻고 얼음찜질정도면 치료가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나같이 재수 없는 사람은 10만명당 2명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봉화읍의 한 병원에 전화를 하니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달려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차로 25분 정도 거리인 봉화읍까지 와이프가 모는 차에 실려

응급실에 도착하니, '응급'할 것이 뭐가 있냐는 듯

느긋한 간호원과 의사로 부터 간단한 치료를 받으며

농담따먹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사를 맞고 본일 왈,

'아 쓰바, 지네한테 물리는 것보다, 주사 맞는게 더 아프네요."

하여튼 단시간에 거의 손바닥만한 고기덩어리가 덧붙혀진 것 만치 부어오른

상처는 다음날 아침까지 거의 가라앉았지만

가려움증은 한 3~4일 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곤 잊어버린 지네가 갑자기 실내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지네와의 인연은 이어집니다.

온갖 서적 인테넷 할 것없이 지네퇴치법이라는 퇴치법은 다 알아보고

시도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붕소가루를 집 둘레에 다 뿌리기도하고,

분말형 살충제를 뿌리기도 하고,

스프레이 바퀴벌레약을 집을 삥둘러 뿌리기도 했지만

집에 들어오는 지네의 수는 줄일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완전히 박멸할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나 집안에서 삼겹살 등을 구워먹고 나면

꼭 당일이나 그다음날 지네가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집안에 들어온 지네에게

그것도 잠을 자다 물리게까지 되었습니다.

자다가 갑자기 다리 한쪽을 무언가 뾰족한 물체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아침까지 그 통증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날 유달리 피곤했기때문에 잠을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도저히 일어나서 확인할 기력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 보니

상처는 지네에 물린 증상을 보이고

이불을 털어보니 중간크기의 지네 한마리가 툭 떨어졌습니다.

상처는 붉게 부풀어 올랐지만

이번에는 그냥 집에 있는 연고 등만 바르고 자연치유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가려움증만 3~4일가다가 다행히 완치되었습니다.



올해도 벌써 화장실에서 한마리, 마당에서 2마리를 잡았는데

3일전 와이프가 드뎌 지네한테 물렸습니다.

초저녁에 빨레를 뒷마당에 걸려고 나서는데

신발위에 지네가 낮아 있었나 봅니다.

와이프의 비명소리가 나서 달려가 보니

무엇인가 뾰족한 쇠같은데 찔린 것 같다는데

상처는 딱 비네 이빨 자국이었습니다.

렌턴을 들고 주위를 살펴보니 역시

지네 한마리가 신발아래에서 기어나왔습니다.

 

다시 인테넷을 뒤지며 지네 퇴치법을 살표보니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 나온 지네 퇴치 약이 있었습니다.

잽싸게 주문하고 어제 그 약을 받아

온 집둘레에 도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약의 효과를 확인해 보기위해

저녁은 삼겹살을 구워 먹었습니다.

일단 아침까지 집에 들어온 지네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제발 이번에는 효과가 확실해서 실내에서만이라도

완전히 지네의 흔적을 볼 수 없게 되기를 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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