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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리 명호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졸업생보다 참가한 기관장이 더 많은 산골학교 졸업식이지만

세상의 어느 졸업식 못지않은 의미있고 아름다운 졸업식이었습니다.

 

두 학교 졸업생을 다 합쳐 10여명을 조금 넘는 학생이 졸업을 했지만

우리 명호에서 가장 멋진 졸업생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다동이 엄마이신 예연이 어머니십니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이 귀한 세상이 되고

정부는 뒤늦게 출산장려다 어쩐다하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산골마을은 벌써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기고

산골학교는 비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귀하게 된 것은,

그만치 아이키우기가 어려워진 세상 탓일겁니다.

 

이전시대에는 잘사니 못사니 해도 아버지의 벌이로 한가족이 먹고살고,

가족의 틀내에서 아이의 양육이 어떤 식으로든 보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어 물량으로는 더 풍요로와졌지만

마음으로는 더 쫓기고 가난해졌습니다.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까지 돈벌이에 나서야만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맞벌이는 보편화되었지만

그에 맞춰 육아와 양육이 사회적으로 지원되고 보장되지 못하다보니

당연히 사람들은 출산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변해 왔지만

예연이 엄마는 당당한 다동이 엄마입니다.

예연이, 시연이, 청년이, 서연이

이렇게 네 자녀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런 다동이 엄마가 어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네 자녀의 엄마로서도 하나도 부족함없이,

그리고 한명의 아내로서나, 시부모님의 며느리로서나

흠잡을 데 없는 모범 아내, 모범 며느리로 생활하면서,

그것도 "청량산장"(http://www.crsanjang.com/)을 남편과 함께 운영하시면서
 
언제 어떻게 공부하시고 학교를 다니셨는지

지역 주민 모두가 깜짝 놀랬습니다.

 

사실 요즘의 졸업은 그렇게 어렵거나 귀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나 입학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졸업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예연이 엄마의 졸업이 그렇게 값진 것은

4아이의 엄마로서, 또 그렇게 경제적으로도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그 모든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고 성취한 졸업이기 때문입니다.

 

축하케익을 자르고 건배를 올리면서 예연히 엄마는

오히러 졸업의 공을 남편과 아이들에게 돌렸습니다.

 

"다 예연이 아빠 덕분입니다. 저희 남편께 감사드리구요.

그리고 기다려준 우리 아이들도 너무 고마워요."

 

모두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예연히 아빠의 이해와 마음의 지원이 없었다면

어떻게 오늘의 졸업이 가능했겠습니까.

하지만 예연히 엄마였기에 여러가지로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대학을 다니고 이렇게 졸업까지 하실 수 있었을 겁니다.

예연이 가족의 사랑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역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무엇보다 더 고마운 것은

예연히 엄마를 통해 지역에 배움의 가치가 확산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모두가 굳이 대학을 졸업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배움의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연이네는 세상의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지 위한

복지 사업에 대한 큰 희망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정은 끊임없는 봉사와 배움의 과정들로 채워져야 할 것입니다.

그 원칙에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배우고 봉사하는 삶을 살고 계신

예연이네 부부께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날 저녁 마을의 젊은 친구들이 예연이 엄마의 졸업을 축하드리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실, 먹고 마시다보니 나중에는 졸업을 축하드리는 자린지,

줄업축하를 빌미로 술먹고 놀기 위한 자린지 불명확하게 되었지만

10여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윷판까지 벌려가면서

모처럼 흥겹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내린 눈때문에 졸업식에도 못가보고
이러헤 저녁파티 사진으로만 예쁜 소식 꾸몃습니다.
예연이 엄마의 졸업을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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