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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호중학교는 전교생이 31명인 봉화군 명호면 소재지에 있는 조그만 학교입니다.

지난 2월 10일은 그 명호중학교에서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함박웃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건네면 13명 졸업생의 앞날을 축원했지만

남아있는 18명의 학생과 다음달에 입학할 대여섯명의 학생만 남게될

명호중학교의 앞날을 생각하면 얼굴이 굳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지금은 초라한 작은 학교지만 명호중학교는 분교를 거쳐

1971년 정식으로 인가가 난이후

지금까지 3743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깊은 학교입니다.  

명호중학교를 졸업한 그 많은 분들이 우리사회의 요소요소에 진출해

우리 사회의 큰일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도시화되면서 어느날 줄어들기 시작한 농촌마을에 지금은

학교을 포함해 이런저런 생활기반이 그 명색만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명호중학교 역시 몇년전부터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을 묻는

학부모 의견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학교의 존폐에 대해 누구하나 섣불리 장담을 할 수 없게 된 처지입니다.

 

다행히 최근에 지역에 젊은 귀농자들이 늘어나고

출산이 장려되면서 명호초등학교 학생수가

줄지를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이 자라 도시학교에 나가지 않고

명호중학교에 입학한다면

명호중학교는 또 오래도록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지역공동체의 활력을 북돋는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명호면 지역사회 친구들이 늦동이 아이들을 졸업시키는

명호중학교 졸업식장을 찾아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함께

축하의 자리를 가졌습니다.

명호중학교의 역사이자 명호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지역사회의 보배들의 사진을 올립니다.

산골마을 중학교의 졸업식은 특별하기에


그 한명한명 졸업생의 얼굴들을 다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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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앞집 형님이 송이 따러 산에 갖다오셨다며 우리집엘 들렀다.

한손에 커다란 봉투를 들고 오셨는데, 우리집 마당엘 들어서자마자

들고 오신 까만 비닐봉투를 펼쳐보니 능이버섯이 가득 담겨있었다.

 

'"자네 능이버섯 먹을 줄 아는가?"

"예? 왠 능이요???"

"아이고 귀한 능이를 뭔다꼬 들고 오셨니껴?

팔아서 돈만들어야지예."



형님 말씀이 능이는 서로 모여 자라기 때문에

한번 발견하면 엄청나게 많은 양을 딸수 있는데

이날도 송이는 별로 못따고 능이만 한 가방 가득

딸 수 있었다고 하셨다.

능이를 받는 저가 미안해 할까봐 하신 말씀이겠지만

양이 많아 아들한테 한 박스를 택배로 붙이고

형님 내외가 드실만치 남겨두고도 많아서

저에게도 한 보따리 주실수 있게 되었다고 하신다.


그런데 능이버섯은 5~6년전에 한번 먹어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으로는 맛과 향이 그렇게 좋았던 것 같지가 않았다.

많은 이웃분들이 능이 버섯이 얼마나 맛있는지,

그 향이 얼마나 좋은지 항상 송이버섯과 견주어 말씀해 오시는 걸 듣곤 했는데

요리를 한줄 모르는 것이 문제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능이를 들고 온 형님께 그 조리법 마저 여쭸다.

 

"건데 행님, 우째 해 먹는지 잘 몰라가지고..."

 

형님한테 들은 조리법에 따르면 일단 능이를 끓는 소금물에 잠시 데쳤다가

찬물에 씻고 물을 짜서 초장에 찍어 먹거나,

육고기랑 양념을 해서 볶아 먹으면 맛이 죽여준다고 하신다.

 


물가는 비싸고 먹을거는 없는 시절에

앞집 형님 덕에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능이버섯을 한보따리나 얻어 절반은 또 다른 이웃에게

선심도 쓸 수 있었다.


 

산골마을에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맛을 가슴깊이 느끼며,
가슴 따뜻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준 앞집형님께

마음으로나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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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 산골짜기에도 어제 처음으로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났습니다.
중복과 말복사이 여름의 한가운데 걷혀버린 요 몇일은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아침저녁에 농사일을 조금씩 한다고는하지만
해가 뜨자마자 등판은 뜨거워지고, 땀은 팥죽같이 흐르고
또 한낮의 뙤약볕을 피해 밭으로 나가려고하지만
오후 네댓시가 되어도 한낮의 열기는 쉬 식지 않습니다.

그래도 산골마을에 사는 덕에 열대야가 없어 해만 떨어지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한 여름이라도 이불없이는 잠을 잘 수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다른 분들의 부러움을 살만할 것입니다.

한여름의 불볕속에 속을 익혀온 수박이 곧 도시로 팔려갈 채비를 하고 있고,
싱싱한 풋고추가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합니다.
마당가 텃밭에는 참외, 옥수수, 토마토 그리고 가지며 오이가 넘쳐납니다.
양대콩 꽃은 붉게 피고 연두빛 사과는 초록빛이  짙어갑니다.
그렇게 한여름의 햇빛은 자연을 풍요롭게 했지만
여름이 그 절정에 달할수록
우리는 가을이 더 가까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덥다 덥다해도 이번 주말이면 벌써 입추고 말복이랍니다.
그리고 다음절기인 처서를 맞으면 여름의 자취가 사라지기 시작하고
하늘은 더 높고 청명해지고, 공기는 더 맑고 시원해질 것입니다.

 




여름의 끝자락, 비나리마을의 새벽녘,
동녘하늘을 붉히는 여명이 가을의 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해의 여름은 또 가고
비나리마을 농부들은  풍요로운 가을 들녘에서
지난 여름을 추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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