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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농사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가지 쉬운 작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파종에서 부터 고추모종을 포트에 옮겨심는 이종,
고추 모종을 본밭에 옮겨 심는 정식과 여름내내 초가을까지 해야되는 병충해 방제,
그리고 가장 힘든 수확작업까지 어느 하나도 만만한 과정이 없습니다.

그 고추 농사를 올해도 벌려 놓았고,
오늘 드디어 고추 모종 이종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트위터로 이웃에게 마음의 부담을 지운 뒤
비닐하우스에 주꾸려 앉아 혼자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전날 상토를 담아 둔 포트 앞에 쭈그려 앉아 
모가 잘 일어난 모판을 옆에 가져와 
약 1만여 포기를 한 포기씩 옮겨 심는 작업입니다.
혼자서 몇백 포기를 옮겨 심자마자,
착업 시작전에는 예년에 비해 많이 준 고추농사라서 뭐 별거냐고 생각했지만
금새 초심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우와 이 동작을 앞으로 9천 몇백번을 더해야하나???
벌써 어깨는 저려오고 허리도 쑤셔오니
자꾸 고개는 길쪽으로 향하고 
눈은 누가 오지 않나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우리집 마당에 트럭 소리가 들리고
민서 아빠가 찾아 오셨습니다.
곧이어 앞집 창목이 형님 내외. 뒷집 성철이 어머니,
거기다가 민서엄마까지...
나중에는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더 합류해서
우리 부부와 함께 모두 8명으로 일꾼이 늘어났습니다.
조금 미안하고 염치없었지만
"애라 모르겠다. 일단 일이나 마치고 보자~~"는 마음으로
하루를 잘 버틴 덕분에 오늘 고추모 이종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허리아프고 어깨 저린 것은 단련이 안되는 것 같은데
오늘 평생 처음으로 고추 이종작업을 하신 민서 엄마 아빠게서는
군소리 한마디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작업을 해나갔습니다.
'우와 체질이다'며 놀리기도 했지만
정말 운동을 하신 부부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인내심이 남달라서 그러신지
너무 일을 잘하셧습니다.
건데 앞으로 우리집 앞으로 안다니고 멀리 돌아서 다니고,
저화번호 이메일 다 바꾸시겠 답니다.

올해 많은 이웃의 도움으로 시작한 고추농사,
꼭 풍년이루어 신세 갚아 드려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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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볼일이 있어 지방을 다녀왔습니다.
그 사이 계속된 비 덕분인지 날씨가 많이 눅었습니다.
비닐하우스안은 따뜻하다 못해 더워지기 시작했고,
지난주에 파종한 고추가 싹을 틔웠습니다.
운좋게 비닐하우스 안에 자리잡은 풀씨들은
벌써부터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비닐하우스 바닥을 녹색으로 칠해 버렸습니다.

비닐하우스안에만 봄풀들이 제철을 만난 것은 아닙니다.
뒷마당 언덕도 옅은 연두빛을 띄기 시작했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른 풀입과 나뭇가지 사이로
연두빛 새싹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봄은 소리없이 비나리마을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제 농부의 마음은 바빠지지만,
세상은 더 아름다운 절기를 맞이 하겠지요.
봄은 맞는 농부의 마음은 각별합니다.
다 잘 될 것 같고, 무엇이라도 새로 시작하고 싶은
그런 계절이 바로 봄이랍니다.

올 봄 저의 농장에도 작은 희망을 심을 것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사과농사가
3년뒤면 우리집 살림살이를 책임져 줘야하는데...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농사라지만
그래도 나무를 심는 마음은 희망으로 부풉니다.

아름다운 봄날,
새봄을 맞는 농부의 기쁨 마음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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