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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에 봄을 알리는 징후가 우후준순처럼 솟아나는 날, 비나리마을의 새 주민이 된 와우네, 산이네, 그리고 저희 부부가 함께 운곡천을 걸었습니다. 삼동 가는 국도 다리 밑에 자리한 명호정미소 앞에서 먼저 온 가족이 행여나 늦게 도착할 도반을 기다렸습니다. 출발예정시간인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같이하기로 했지만 오지 않는 분들께 확인 전화를 하고 운곡천변 길을 따라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국도가 지나는 콘크리트 다리 밑을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운곡천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 우리를 반깁니다. 두어 사람이 같이 걸을 수 있을 폭의 흙길과 큰물이 나도 다 받아줄 것 같은 펑퍼짐한 물길이 나란히 기대어 흐릅니다. 장난스런 물길이 만들었을 모래밭에 갈대가 자라고, 길과 산이 만나는 언덕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지난 세월 갖가지 물굽이를 지켜봤을 굽은 소나무 두어 그루가 길을 따라 흐르는 물길을 들여다봅니다. 강바닥에 누워있는 형형색색의 해맑은 자갈들이 아침햇살에 뒤척이고, 밤새 숨죽였을 강물이 소리 내어 흐르기 시작합니다. 물길을 산을 피해 강을 열었지만 무거운 몸을 피하지 못한 바위는 오랜 세월 물길에 씻겨 새 얼굴을 얻었습니다. 무심코 지나는 발길을 동행의 외치는 소리에 멈췄습니다." 스크림이다!" 물살은 세월과 공동 작업으로 뭉크의 스크림을 창조했습니다. 아니면 뭉크가 '스크림'을 그리기 전에 언제 이 바위 곁을 지나갔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에 어떤 예술도 자연 앞에 초라합니다.

운곡천을 걷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그 매력에 빠져들고 어느 순간 운곡천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름 모를 물새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합니다. 너는 왜 이 길을 걷는지 물새가 묻습니다. 문명의 이기를 쫒아 세상의 온갖 편리를 다 누리고 그것도 부족해 또 원시의 자연마저 누리려드는 인간의 욕심은 끝간 데가 없습니다. 원시적 생태 그대로 놓아두기에 뭐가 그리 아까운지 꼭 사람의 손길을 보태 [생태공원]이라 이름지어야하고, 더 끔찍하게는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하나로 청정한 산하를 인간 욕망의 배설물인 갖가지 폐기물의 매립장으로 이용합니다. 한 때 강을 따라 사람이 살았고, 지금은 그 흔적만 길로 남아 드물게 찾는 사람을 반기고 있지만 이 아름다운 운곡천에 언제 개발의 삽질이 시작될까 두렵습니다. 물살이 강을 열고 강을 따라 사람이 들어오면서 길이 생기고, 그리고 그 길을 따라 문명의 편리가 부르는 도시로 사람들은 떠나갔지만 언제 다시 사람들은 포클레인을 앞세우고 이곳 운곡천을 점령해 들어올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운곡천 산업폐기물 처리장 설치 시도를 명호면 지역주민들이 함께 저지할 수 있었지만, 자본의 힘은 강하고, 그 생명을 끈질겨 언제 다시 개발의 기치아래 물밀듯 운곡천을 점령해 들어올 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 마주친 민가가 명호양어장입니다. 출입을 삼가라는 팻말을 남겨놓고 외출중인 주인에게 전화를 걸고, 주인 없는 집 마당을 가로 질러 운곡천 길을 이어갑니다. 주인없는 집 마당 한편의 물웅덩이에는 맑은 하늘이 가득 담기고, 온갖 모양의 구름들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다녀갑니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의 터전도 만나게 되지만 운곡천을 따라 걷다보면 강을 따라 사람들이 살았던 옛 흔적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지금은 사람의 온기가 가시고, 세월의 풍화를 견디지 못해 쓰러져 가는 폐가가 낯선 사람들을 반깁니다. 잡초가 무성한 마당 한구석에 아직도 남아있는 살림살이의 흔적들이 기울어 가는 저 집 기둥이 반듯이 지붕을 이고, 그 아래 오순도순 살아가는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한 지난 한때의 살가운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저 지붕아래 아기 울음소리 가득하고, 어머니가 끓이는 된장국 냄새가 석양지는 하늘로 피어오르는 시간, 멀리 온종일 밭을 갈다 돌아오는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농토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운곡천이 지나는 이 좁은 골에 그분들은 어떻게 가족을 먹이고 살아갔을까 궁금했는데, 천에서 머지않은 곳에 금광의 흔적이 나타났습니다. 몇몇 폐가가 작은 동네를 이루다 시피 흩어져 있고 산같이 막아선 자갈 더미는 모두 한 때 이곳이 금을 쫒아 들어온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한 시절, 한 가족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을 항아리들이 폐가의 한 켠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떠나가고 빈 항아리만 나뒹구는 폐가의 마당에도 봄 햇살을 가득합니다. 그 언젠가 많은 사람들에게 가족을 위한 밥을, 소수의 사람에게 부를 가져다주었을 금광의 흔적이 이렇게 완연한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몇 년 전 폐광의 침출수로 운곡천이 중금속오염으로 몸살을 앓자 많은 예산을 들여 침출수 방지 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아직 폐광의 흔적을 지우기에는 세월의 경륜이 부족한지 폐광 근처에는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돌을 갈고 금을 모았을 무쇠덩어리 기계가 다 삭아 자취를 감출 만치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맑은 생명수가 흐르는 운곡천을 상상해 봅니다.

강길을 걷기 시작한지 두어 시간 만에 사미정 계곡근처까지 당도를 했습니다. 사미정 계곡 첫 집이 보이는 바위위에서 아침 일찍 서둘러 싸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강과 산이 너무 가까이 만나 길이 끓어진 곳에서 어렵고 위험한 곳을 피해 겨우 강을 건넜습니다. 여차하면 아직은 차가운 강물에 풍덩 빠져 버릴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강 건너기는 이날 하루 걷기의 최고 이벤트였습니다. 다시 강은 길을 되찾고 우리의 걸음은 빨라졌습니다. 잠시 강길을 벗어나 아스팔트 포장을 따라 언덕을 오르고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멀지않은 '나무피리요술피리'농원엘 들렀습니다. 불시에 들이닥친 우리는 주인장이신 조성용 김연희 부부를 만나 맛난 차를 얻어 마시고 지역문화인의 삶에 대해, 그리고 이들 부부의 '음악정원 만들기'계획에 대해 듣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머지않아 '음악정원'의 풀을 뜯을 염소 한 마리가 사람들의 발길이 붐빌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나무피리 요술피리' 음악정원을 떠나 다하지 못한 운곡천 걷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사미정을 지나 사미정계곡 입구에서 국도변버스정류장에 도착해보니 오후 4시 40여분, 농사일에 바쁜 어르신께 차 시간을 여쭈어 보니 5시 15분경 버스가 오긴 하는데 우리가 돌아가야 할 명호로 가는 차인지는 알 수 없답니다. 오늘 하루 지난 시간을 음미하며 담소를 나누며 서서히 땀이 식고 한기를 느끼기 시작할 무렵 버스가 도착했지만 목적지와는 반대방향인 춘양으로 돌아나가는 차랍니다. 결국 농사일에 바쁜 이웃 청년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또 한대 오고 다행히 명호를 간다기에 무조건 올라탔습니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다시 전화를 했지만 부지런한 이웃 청년은 벌써 차를 몰고 사미정 계곡입구 근처까지 오고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운곡천 강길 걷기로 보낸 하루는 삶의 애틋함과 자연의 숭고함을 나누고 이웃의 정마저 담뿍 느낄 수 있었던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산을 비켜 강이 생기고 세월을 겪으며 강줄기를 넓혀왔을 운곡천을 따라 봄바람 맞으며 정겨운 분들과 같이 걸을 행복한 봄날의 하루는 오랜 동안 저의 기억에 남아 그리움으로 익어갈 것입니다.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 등반 후 청량산이나 명호면 소재지 인근에 있는 민박집에서 1박 후 명호면 도천리 삼동다리 밑에서 운곡천 걷기 시작, 운곡천을 따라 3~4시간 약 15km를 걸으면 사미정에 도착, 명호에 승용차를 두고 걷기에 나선 경우 35번 국도를 따라 약 4시간 15km에 이르는 삼동 고갯길을 지나 출발지로 돌아온다.

가벼운 걷기로 마무리하실 분은 사미정 계곡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나 택시를 타거나, 숙박지의 차량 지원을 받아 명호로 돌아온다.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기에 나선 분은 명호에서 사미정까지 걸은 뒤, 다시 춘양까지 2시간 약 10km를 걸어가 춘양면 소재지를 둘러보고 만산고택이나 민박집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태백으로 이어지는 외씨버선길 걷기에 나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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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공지한 6번째마을 걷기 코스를 거무실, 초방사 코스에서

급히 운곡천 코스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최근 봄비로 낙동강 물이 불어 걸어서 거무실에서

초방사쪽으로 강을 건너기도 어렵게 되었고

무엇보다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오려다 저지된

운곡천을 다시 걸으며 운곡천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그 아름다움을 지켜야만한다는 의지도 북돋을겸

긴급히 마을걷기 코스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가해 비록 바쁜 봄날의 하루지만,

만사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하고 즐거운 봄날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일  시 : 4월 11일/일요일 오전 10시

- 출  발 : 삼동다리밑 명호정미소 인근

* 코  스 : 삼동다리밑에서 출발 운곡천을 따라 사미정까지 갑니다.

           가는 길 중간에 운곡천 산페장 예정부지였던 곳을 방문해

           생명의 보고인 운곡천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세우겠다던 계획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생각인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도로 총 12~14km이고 사미정에서 국도로 삼동고계를 넘어 명호로 돌아오면

           총 30여km가 됩니다.

           사미정에서 아이들은 차량으로 돌아가고, 오른들중 더 걸을 사람만

           국도로 삼동고계 넘어 명호로 돌아옵니다.

 

- 준비물 : 약간의 음료와 점심/준비가 힘드신 분은 몸만오셔도 좋습니다.

           준비를 하시는 분은 당연히 좀더 여류있는 양을 준비하셔야겠죠.

 

[봉화오지마을 걷기]는 봉화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좀더 잘 알고 사랑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형식도 강제도 없이 오직 자발적인 의사만으로

아이에서 어른, 장애인이나 노인분까지 누구라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하시는 분들의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일정, 코스 등

모든 것을 협력적으로 조정 가능합니다.

또한 봉화 지역이 아닌 타지역, 특히 도시에 사시는 분께서

함께 하신다면 더욱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참가인원이 적어 걷기가

불발되는 경우는 결코 없습니다.

단, 비가 올 경우 자연 연기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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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번째 만리산길 걷기를 마지막으로
이런 저런 이유로 마을걷기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새 봄을 맞아 올해 다시 마을걷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제 농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아이들 손마저 빌려야 된다는 농번기이지만
그만치 마을길을 걷는 우리의 발걸음도 소중하기에
과감히 바쁜 일도 뒤로하고 길을 나설 생각입니다.

이번코스는 반나절 코스로 각자 점심을 먹고
간단한 간식과 목을 축일 물만 가지고 길을 떠납니다.

총 걷는 거리는 10km정도지만
산을 오르고 강을 건너는 난코스라서
그렇게 만만하지많은 않을것 같습니다.



항상 국도를 달리며 강건너 거무실이 궁금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세상이 다 바뀌어도 바뀔거 같지 않은 거무실에
몇년전 전기가 들어오고
동시에 전기가 없이 살던 마을이라는 기사가 언론에 났지만
접근하기가 워낙 불편해서 그런지
아직 거무실은 태고의 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마을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편함에 기대어
주관적 희망을 투사하는 저 자신의 이기심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거무실의 지금 모습 그대로 언제까지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아직 날짜가 많이 남았지만 미리 공지합니다.
 
= 일정
  2010년 4월 11일 오후1시 출발 / 비가 오면 1주 연기됩니다.

= 코스 및 기타 안내
오후 1시 비나리마을입구에서 출발 - 고계 다리를 건너 - 고계리 공마를 지나 거무실까지 걷고 -  거무실을 지나 강을 건너 - 초방산으로 향합니다. - 초방산마을을 들러 - 갈골 을 통해 하산하여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 갈골 민경동 댁에서 징코민토종닭 백숙을 먹고 비나리 입구가지 민사장 차를 이용해 이동한뒤 해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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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러번 연기되었던

5번째 마을 걷기를 떠났습니다.

급히 결정해 공지한 탓도 있고, 여러가지로 바쁜 일들도 겹쳐

모처럼 조촐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저희 부부와 김종미,정재우씨 부부는 호젓한 걸음을 떠났습니다.

 

갈골 민가네 농장에 차를 세워두고

갈골을 따라 약 3~4킬로미터를 걷다가

왼쪽 임도를 접어들고, 임도를 따라 향적사까지 약 6.5킬로미터,

향적사에서 구우전 마을까지 2km정도, 다시 강가 마을입구까지

6km... 이럭저럭 약 20km의 길을 걸었습니다.

 

갈골 계곡의 아름다움도 좋았지만

만리산 임도를 따라 첩첩산중을 걷는 재미도 대단했습니다.

이번 걷기는 아이들이 동행하지 않아

신나게 거의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향적사 언덕에 놓여진 평상에 앉아 준비해간 김밤을 먹고,

만리산구우전 마을의 터줏대감 금동윤씨네를 찾아

사과 쥬스를 얻어마시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골 민경동농가에 도착

봉화 명호의 명물 징코민 토종닭을 먹었습니다.

 

닭을 먹을 때쯤 이날 걷기에는 참가하지 못한 한걸음님,

대구 손선생부부, 솔비아빠, 그리고 자신이 주인인지 손님인지도 모르고

같이 먹고 웃고 즐기다가 이상하게 돈을 받을 때만 주인인걸 기억해내는

민경동님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하지 못했지만 연락주신 명호 이재현선생님,

군청 전광섭아찌께도 감사드립니다.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 있고,

그 길을 걷는 감동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는 저는 행복합니다^^*

 

 

 

 

 

 

 

 

 

 

 

 

 

 

 

 

 

 

<0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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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5월3일)는 봉화오지마을걷기 4번째 걸음이 있었습니다.

1진이 비나리마을에서 출발, 2진과 고계다리건너 가게집에서 합류,

다시 3진과 명호 이나리강변 배레미마을길 입구에서 합류하여

총 9명의 뚜벅이가 베레미마을과 황우산자락을 같이 걸었습니다.

 

몇달전 명호에 새로 자리잡으신 이재현선생님,

청량산비나리마을의 젊은 주민들의 친구가 되신

봉화군청 전광섭 정보화마을 담당계장님,

같이해서 항상 듬직한 솔비아빠,

폼만 시인인 비나리 옷갓재지킴이님,  

비나리 제일 높은 곳에 자리잡아 최고위층이라 불리우는 정재우 김종미부부님,

뒷걸음이거나 반걸음이면서 항상 한걸음이라고 우기시는 여깨총각님,

그리고 저희 비나리 초롱이 부모... 그렇게 9명의 뚜벅이가

봄보다 여름에 더 가까운 맑고 더운 날,

바쁜 농사철임에도 호기롭게 여유를 찾아,

길도 좋고 풍경도 좋았지만,

같이하는 사람이 더 좋아 행복한 시간을 같이했습니다.

 

우리의 한걸음이 봉화의 역사를 더 깊이하고

봉화의 아름다움을 더 가치롭게 하는 작은 발자국을 남길것입니다.

 

* 이번코스는 약 15km정도 /4시간 소요 코스였습니다만,

산양삼을 재배중인 산들이 많아 걷기 코스로 조금은 적합하지 않은 점이 있었고,

코스가 끊어지거나, 가파른 곳이 있어 걷기에도 만만함 코스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솔비아빠 제안한 고티제에서 황우산을 거쳐 고계다리까지 약 10km코스는

산능선을 따라 자란 울창한 솔숲 사이로 청량산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가족과 더불어 걷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제 기회만들어 걸으볼 생각입니다.

 

 

* 다음 걸음은 만리산 늘못, 향적사, 임도, 갈곡 코스를 잡아 보겠습니다.

만리산 사과과수원에 사과꽃이 만발한 계절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비나리마을 옷갓재를 넘으며 이날 오를 황우산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2차 집결지인 고계다리 건너 가게에서 좀전에 걸어왔던 옷갓재 오르는 길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고계다리에서 명호 이나리강변 방향으로 오른쪽 강을 따라 걸으며 바라다본 고계리.

 

 

고계다리를 출발한뒤 15분만에 마을길을 벗어나 본격적인 강변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강변을 걷다 뒤를 바라다 보았습니다.멀리 고계다리가 보입니다.

 

 

강변에 퇴적되어 있는 광물질입니다.

폐광에서 흘러나온 광물찌꺼기라고도 하고,

일종의 환경 오염물질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처치를 해야마땅할 것입니다.

 

 

 

아름다움 봄강 풍경.

 

 

중간 기착지인 명호 이나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건너 바라다본 명호조증학교 교정입니다.

아름다운 교정에서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아이들이 자라납니다.

 

 

 

내성천과 명호천이 만나 비로소 낙동강이 된다는 낙동강 시발점 공원이 바라다 보이는

지점입니다. 목적지인 베레미 마을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는 위치기도 한데

최근에 '경관숲' 조성 사업을 한다고 현재는 공사중입니다.

 

 

베레미 입구에서 바라다본 막동강 풍경.

 

 

 

자, 드디어 강을 벗어나 베레미 마을을 행해 본격적인 마을길 걷기가 시작됩니다.

 

 

베레미마을은 한때 봉화의 여느 부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작지만 결코 부족하지 않은 착하고 아름다운 삶들의 보금자리였습니다.

세월에 쫒겨 한집두집 마을을 떠나고

지금은 분주한 세상을 빗겨 살고자 마을을 찾은 새 주민들이

겨우 마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멀리 삼동길을 달리며 건너다 본 산자락에 두어집 삶의 흔적을 보곤

'얼마나 인간세상이 싫으면 저런 골짜기에들어와 살까?"라며

읖조리게 했던 바로 그 집을 직접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한 구석이라면 흉물스러울지도 모를

플랭카드로 감싼 지붕이

이곳 산중에서 오히러 자연스러운 것은

새로운 것을 억지로 만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것을 주워다 생활의 밑천으로 삼는 바로 그런 삶이

오히러 친환경적이고 친자연적인 삶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멀리 명호-삼동간 국도가 보입니다.

 

 

 

역시 산행을 하든, 마을 걷기를 하든 제일로 신나는 시간은 점심시간입니다.

사치스럽지는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넉넉한 점심 상을 펼쳤습니다.

 

 

전기가 들어온지 몇달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새로 새운 젓봇대 주변은 공사 흔적이 역력하고

젓봇대 설치를 위해 대충 닦은 길이 어설픕니다.

문명의 이기가 이 마을만은 피해갔으면 하고 바라는

'이기심'을 한때는 가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보다 편안해져

더이상 떠나지 않고 터내려 자식낳고 키우는 그런 마을로

지속되기를 바랄뿐입니다.

 

 

 

베레미 마을을 지나자 갑자기 길이 끊어지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몇번을 가다말다 다시 길을 살피는 과정이 반복되었지만

이날 길잡이를 나선 솔비아빠 덕분에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황우산 능선을 오르고 멀리, 청량산과 황우산이 만나 미룬 고계 계곡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이른 철쭉이 벌써 져, 연분홍 꽃잎이 흙을 덮고 있습니다.

 

 

 

사람구경 못해본 뱀이 신기한듯 우리들을 맞이합니다.

얼른 도망가지도 않고 '이게 뭐하는 동물인고?'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빤히 쳐다봅니다.

 

 

황우산 정상까지 걸음을 한뒤 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급경사를 따라 솔비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드이어 솔비네 집에 도착해보니, 솔비엄마가 저희들을 위해 푸짐한 음식을 마련해 놓고

저희들을 맞이했습니다.

 

 

 

고기도 굽기전에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배추부터 먹기시작하다 딱 걸렸습니다.

 

 

묵은 지에 음나무 순 무침, 두픕무침, 달래무침 등 정성스런 상위에 봄향기가 가득합니다.

 

 

즐거운 하루를 푸짐한 음식으로 더 가치있게 만들어 주신

솔비엄마께 감사드립니다.

늘 알뜰한 솜씨와 넉넉한 인심으로 저희를 맞이해 주시는

솔비엄마, 고마와유~~~


<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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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봉화 오지마을 걷기가 있습니다.

이번코스는 황우산 배레미마을을 목적지로 잡고

고계와 비나리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짜봤습니다.

참가자의 조건에 따라 출발점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 일시 : 5월 3일(일요일) 오전 10시

- 코스 : 비나리미술관에서 고계다리까지 2km / 고계다리에서 이나리까지 2.5km / 이나리에서 배레미, 황우산 거쳐 고계 새터마을까지 3km , 새터마을에서 고계다리까지 3km, 비나리미술관까지 2km(도합 최장 12.5km)

- 출발 : 비나리미술관마당(오전10시) / 고계다리가게마당(10시30분)

* 어린이가 동행하시는 분은 10시 30분 고계다리나 11시20분 이나리공원에서 합류 가능하며,

  코스를 완주하지 않고 중간에서 돌아 오셔도 좋습니다.

- 준비물 : 약간의 음료와 점심

 

- 공지 : 마을 걷기 4번째를 마치고 비나리미술관에서 조촐한 삼겹살 파티를 엽니다. 많은 분들이 같이하시어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날 주류는 '니사금'님이, 고기는 '비나리'가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봉화오지마을 걷기]는 봉화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좀더 잘 알고 사랑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형식도 강제도 없이 오직 자발적인 의사만으로

아이에서 어른, 장애인이나 노인분까지 누구라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하시는 분들의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일정, 코스 등

모든 것을 협력적으로 조정 가능합니다.

또한 봉화 지역이 아닌 타지역, 특히 도시에 사시는 분께서

함께하신다면 더욱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참고로 1회 때에 2명이 길을 떠났고, 2회때는 총 18명이, 3회때는 총 19명이 함께 했습니다.

이번 4회때도 비만 오지않으면 참가인원에 관계없이 무조건 길을 떠납니다.

비록 농번기이긴 하나 농사만큼 우리 건강을 아끼고 우리 마을을 배우는 마음도 중요하기에

마을걷기를 멈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많은 참가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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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지마을 걷기가 지난 주 일요일에 있었습니다.

바쁜 농사철이다보니 이날 걷기를 뒷날로 미루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되기도 했지만

지난 2차 걷기 이후 너무 공백이 길기도 했고,

또한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봐서 좋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진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19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함께

봄햇살이 퍼지는 아름다운 강길을 걸으며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부터 서둘러 잡다한 집안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김밥을 싸고 커피를 준비해서 차에 오른 것이 9시 30분,

북곡리에서 정근영님과 합류한뒤

10시가 다 되어 도착한 가송 입구에는

준우네 부부와 일년전 비나리에 정착한 김종미 정재우씨 부부가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10시 5분이 되어 더 이상 참가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7명으로 소박한 무리를 이루어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초면인 분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세상살이가 주는 이런저런 느낌과 단상들을 주고 받으며

가송리 마을을 관통하다가 우리의 경유지의 하나인

농암종택의 종손이신 이성원 선생님을 마주쳤습니다.

급한 모임이 있어 동네를 나서려던 선생님께

초면이신 분들을 소개도 드리고 그동안 안부도 나누었습니다.

 

마을 안길을 지나 강과 나란히 길을 걷기 시작하는 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강 건너에는 금난수라는 분이 짓고

퇴계 등이 교류하고 경관을 즐겼다는 '고산정'이

우리 일행을 반겼습니다.

고산정은 경북 문화재이긴 해도 외지고 방문객이 거의 없어

우리 가족이 봉화에 살게 되면서 우리 집 별장이라고 칭하면서

제법 자주 찾던 곳 중의 하나입니다.

 

강을 따라 한 300여 미터 내려오면

가송 마을의 당나무와 공주당이 있는 골가사리 쪽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 계속 강을 따라 농암종택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종택이 들어서기 전에 이곳 강가에서 야영을 하던 추억도 되새기고

걷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걷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봄강의 아름다움에 한껏 취했습니다.

연두빛 산이 비친 봄 강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니

낯익은 봉고차가 뒤따라 왔습니다.

지난 걷기에 함께했던 솔비네 가족과 예연이네 가족이

함께하기 위해 2번째 합류지점인 농암종택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종택을 들러 종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직접 뜯은 쑥으로 만든 쑥떡과 음료수를 대접받고,

강건너 3년전쯤 귀농하여 2만여평의 밭에

고구마와 야콘 농사를 짓고 있는 박성호씨의 농장엘 들렀습니다.

봄햇살이 반짝이는 강물은 맑고 따뜻해 보였지만

장단지까지 차오르는 강물은 아직 차가웠습니다.

발바닥에 닿는 강돌과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강물의 촉감이

이제는 잊혀진 아득한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었는지

강을 건너는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농장은 농장주 나름의 특이한 공법으로

봉화읍에 사시는 부모님과 멀리서 온 친구들 까지 합세하여

한창 황토집을 짓는 중이었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방문을 삼갔을 건데

겨울 내내 뵙지 못해 농장주님을 빕고 싶은 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경황이 없는 중에 찾아뵈어 큰 민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난데없이 들이닥친 19명의 불청객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야콘 창고를 내어주어 식사준비를 알 수 있게 거들어 주신 박성호 농부님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이집 저집에서 준비해온 떡과 밥, 초밥에 김밥, 그리고 음료와 과일에다가

라면까지 끓여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우리의 ‘걷기’는 걷기가 아니라 ‘먹기’가 되어간다며

서로들 놀렸지만 역시 ‘걷기’보다는 ’먹기‘가 더 좋았습니다.

맛난 점심을 먹고 농장주님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연분홍 산복숭아꽃잎이 떠내려가는 강길을 걷자니

복숭아 꽃잎이 강물에 흘러가 바깥세상에 알려지게된

무릉도원이 바로 딸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여던길을 걷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났습니다.

이전의 여던길 코스가 사유지 소유자와의 다툼이 생겨

막혀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풍설을 들어오긴 했지만

그전에는 문제없이 길을 걸었었는데

이번에는 엄한 경고문에 줄까지 쳐 놓고,

급한데로 우회로까지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무시하고 길을 계속하기엔 자신이 없었습니다.

 

 

결국 막다른 길의 강가 정자에서 아이들과 아이들 엄마분들은 남고

몇몇은 우회로를 따라 산길을 걷기l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급히 만든 우회로는 마땅한 안내표지도 부족하고

정리도 제대로 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몇 번을 길을 잘못들어가며 걷던 길을 되돌아 오는데

TV에서 방영한 중국과 티벳을 잇는 옛길인 ‘차마고도’에

버금가는 가파르고 좁은 길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정자로 돌아와 신나게 뛰어놀다 조금은 지친 아이들과 떡을 나누어 먹고

걷기보다 ‘줍기’에 더 정신이 팔려있는 호피석 탐석꾼인

솔비아빠와 한걸음님이 주운 돌들을 꺼내 같이 품평을 하며 한참을 쉬다가

정자에서 종택까지의 얼마안되는 길이지만 마지막으로 정말 걷는것같이 걸으며

이날 마을 걷기는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헤어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기도하고,

그렇지않아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 걸음이기도 해서

준우네의 권유로 온혜 건지골에 있는 준우네 외할아버지댁까지

모두가 같이 몰려가 아이스크림과 차를 나누며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같이 하신

김종미 정재우 부부님, 그리고 청량산 여동생 정근영님

너무나 반가웠구요,

마지막 즐거움을 나누어주신 준우네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예연이네, 솔비네 가족 그리고 한걸음님

다음 걸음도 같이 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

<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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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봉화 오지마을 걷기가 있습니다.

지난달 개인적인 일들로 잠시 중단되었던 봉화산골마을 걷기를

이번 주말에 가질 계획입니다. 

코스는 가송 퇴계예던길 왕복 코스로 잡았고

출발점은 가송 입구 안동레저 주차장입니다.

 

- 일시 : 4월 19일 오전 10시

- 출발 : 가송리 입구 안동레저 주차장

* 어린이가 동행하시는 분은 11시 농암종택 강가에서 합류,

  코스를 완주하지 않고 중간에서 돌아 오셔도 좋습니다.

 

- 코스 : 퇴계예던길 왕복 최장 24km
(가송입구에서 농암종택까지 약 3km / 농암종택에서 단천까지 약 9km)

- 준비물 : 약간의 음료와 점심

 

[봉화오지마을 걷기]는 봉화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좀더 잘 알고 사랑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형식도 강제도 없이 오직 자발적인 의사만으로

아이에서 어른, 장애인이나 노인분까지 누구라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하시는 분들의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일정, 코스 등

모든 것을 협력적으로 조정 가능합니다.

또한 봉화 지역이 아닌 타지역, 특히 도시에 사시는 분께서

함께하신다면 더욱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참고로 1회 때에 2명이 길을 떠났고, 2회때는 총 18명이 함께 했습니다.

이번 3회때도 저희 부부는 무조건 길을 떠납니다. 참가인원이 적어 걷기가

불발되는 경우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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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봉화 산골 마을 걷기]가 있었습니다.
화창한 하늘에 바람마저 숨을 죽인 아침,
급히 김밥을 싸고 출발예정지로 잡은 청량산약초농장으로 달렸습니다.

오전 9시45분, 우리 부부가 도착을 하고보니
먼저 도착한 분은 하나도 없고
집주인마저 볼일이 있어 집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혹시 이러다가 우리부부만 가는것 아냐?'라며
우리 부부는 마주보고 서로 질문을 던졌지만
누구도 섣불리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0시가 다가오자, 전날 전화로 동행을 청해오신
이재현선생님을 시작으로, 집주인인 욱이아빠, 준우네 내외,
그리고 곧이어 예연이네 5식구와 한걸음님이 도착했습니다.

지난주 첫 걸음때 저희 부부만 걷기에 아쉬워,
혹시나 하고 공지를 했지만 과연 누가 동참을 할까
저 스스로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의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갔습니다.
초면이신 분까지 포함해 무려 13명의 인원이
한 길을 걷기시작했고,
그리고 동행의 식사를 모두 준비하신다면
늦게 출발하신 솔비네 다섯가족까지 합해 무려 18명의
큰 무리가 형성되었습니다.

 

먼저 약초농장에서 오가피 엑기스를 한잔 나누고,
초면이신 분과 인사를 나눈 일행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리를 지어 걷기시작했습니다.
북곡을 지나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어
<허리꺽기>라는 재미난 이름을 가진 동네를 지날때쯤,
솔비네 차가 도착을 해 아이들을 싣고 먼저 윗뒤실로 떠났습니다.

 

어른들만 남아 윗뒤실까지 가는 길 중간중간에 멀리 관창과 만리산,
그리고 청량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과 산야의 풍광에
눈을 씻고, 마을을 씻고, 그리고 우리가 누리는 생명의
고마음을 오는 봄기운과 함께 절실히 느끼면서,
서로가 있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더 풍성하고 가치로운지
그 고마움을 짓궂은 풍자에 담아 나누는 걸음은 마냥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초행이신 이재현선생님의 사정 말씀을 듣고
그리고 한걸음님 장가를 독려하는 짓궂은 농담으로
산길 험한줄 모르고 웃음으로 거뜬히 윗뒤실까지 올랐습니다.

 

10여년전 저의

자식이 초등학교 1,2학년쯤 되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라욌었던 윗뒤실은
항상 저의 기억속에 하나의 이상향, 일종의 무릉도원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윗뒤실은 그만치 속세와는 다른 신선만이 살듯하고,
누구라도 살면 곧 신선이 될듯할
그런 선기가 서린 마을입니다.
세상과 동떨어져 하늘과 맞닿아 있는,
그리고 청량산이라는 영산의 정기를 받은 윗뒤실은
세상의 어떤 마을보다 더 북국토를 닮아 있습니다.
윗뒤실에 머문 짧은 시간, 저 역시 신선이었습니다.
 


윗뒤실 당나무둘레에 앉아 쉬면서 오늘 꼭 같이 했어야 했지만
바쁜 농사일로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던
[청량산여동생] 정근영씨를 만나 잠시나마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쉬 헤어지기가 아쉬운 한걸음님의 기대를 물리치고
산행은 계속 이어져,
윗뒤실을 떠난지 1시간 만에 옥산에 도착했습니다.
'옥세이'라고 불리는 옥산은
눈짐작으로도 사오만평을 족히 되어 보이는
묵은 산전이 한때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그 사실보다는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더 직접적으로 전해주는듯
쓸쓸하고 허허로웠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오늘 걸은은 재산을 지나 다시 청량산도립공원으로 향하는
공원 뒷길의 중간쯤에서 끝이 났습니다. 

오늘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오늘 걷기에는 7명의 어린이가 같이 했습니다.
일부 차로 이동을 하고, 윗뒤실에서 옥산까지만 왕복을 했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쉽지않은 걷기 코스였습니다.
오늘 같이한 솔비, 민규, 민기, 예연이, 시연이, 서연이 어린이에게
칭찬을 보냅니다. 특히 어른들과 같이 코스를 완주한
김청년 어린이에게는
더 큰 칭찬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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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북곡입구 청량산약초농장 출발

12시      윗뒤실마을 도착

12시 30분 위뒤실과 옥산 중간지점에서 점심식사

오후1시경 옥산 도착

오후3시 재산 남면도착

3시 30분 재산에서 청량산 넘어오는 길 중간에서 차를 탑승.
청량산약초농장에 3시45분경 도착

* 청량산입구에서 출발  북곡을 지나 윗뒤실, 옥산, 재산, 다시 청량산 입구까지 일주시 약 20km에 5~6시간 코스로 하루 마을걷기 코스로 최적 

 

 

 

출발직전 청량산약초농장 마당을 나서는 동행들입니다.

이렇게 많은 식구가 동행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출발 5분뒤, 북곡분교앞길을 지났습니다.

뒤에 쳐진 꼬맹이들이 오늘 산행을 잘 해 낼까 자못 걱정스러웠습니다.

 

 

 

 

본걱적인 산길로 접어들기전 좌축의 언덕에 욱이 할배 묘가 있는 언덕 풍경입니다.

 

 

 

 

자, 드디어 윗뒤실을 향하는 본격적인 산길입니다.

아이들과 산행을 해본적이 별로 없는 준우엄마같은 분이

가파른 산길을 걸어낼까 걱정스러웠습니다.

 

 

 

멀리 갈평과 관창이 바라다 보이는 중턱쯤을 지나며 왔던 길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저의 마음속에선 선계이자 불국토이기도 한 윗뒤실입니다.

가구수는 많아 보이지만 세월과 함께 사람은 떠나고

집만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저 집 하나하나에 부부와 그 아이들, 그리고 그 부부의 부모들이 함께 사는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그 꿈은 버릴 수 없습니다.

 

 

 

 

윗뒤실 도착 직전 멀리 바라다 보이는 청량산의 하늘다리입니다.

사람을 모으는 명소로 자리 잡은 하늘다리지만,

개발이 구체적으로 지역주민에게 주는 혜택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개발과 보전의 긴장을 넘어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번영하는 길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윗두실을 떠나며 마을 산전 풍경을 담았습니다.

저 거친 산전을 일구어 자식낳아 먹이고 가르친 엣 선조들의

가쁜 삶이 느껴집니다.

 

 

 

 

 

 

 

 

 

윗뒤실을 떠난지 한시간도 안되어 도착한 옥산입구에 있는 당집입니다.

세월에 눌려 스러져가는 당집이지만

그 누추함에 굴하지 않는 고집스런 기운이 남아 있습니다.

 

 

 

옥산재사를 지나 옥산의 산전 꼭데기 까지 길을 잘못들어다가 내려오는 길입니다.

 

 

 

그림 순서가 바뀌었네요.

걸음을 시작한지 2시간만이 12시 30분,

위뒤실과 옥산 중간쯤에서 점심을 펼쳤습니다.

솔비엄마가 무려 스무개의 김밥을 준비해 오셨고,

준우네가 게란과 떡을 가져왔습니다.

거기다 각자가 가져온 조금씩의 음식을 합쳐놓으니

모두가 다 싣컷 먹고도 많이 남을 정도로 풍족한 식사였습니다.

 

 

 

 

 

 

 

옥산재사가 있는 마을 입구 풍경입니다.

 

 

 

 

 

 

 

 

 

 

 

 

 

 

재산을 지난 마지막 청량산도립공원 북쪽 물티재를 향해 오늘의 마직막 여정입니다.

끝까지 같이한 김청년 어린이가 자랑스럽습니다.

<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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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일요일에 2번째 [봉화산골마을 걷기] 코스를 정했습니다.
청량산 뒷편, 북곡리에서 출발하여
윗뒤실을 넘어, 갈평을 지나 재산까지 약 10km코스입니다.

윗뒤실은 저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중에 하나입니다.
선계가 있다면 바로 윗뒤실 같은 마을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정에 따라 재산에서 걷기를 끝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발지인 북곡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신명이 뻗치면 걸어서 북곡까지 약 25km코스를 완주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진 걷기도 아니고, 서로를 실험하는 고역도 아니기에
그때그때 사정이나 기분에 따라 코스의 장단은 조정할 수 있습니다.

체력에 자신없어 참가하지 못할 일도 없고,
자신의 책임으로 코스를 줄여야해서 미안해 할것도 없고,
충분히 체력이 남아도는데 코스가 너무 짧아 아위워 할 것도 없는
그야말로 맺힌데 없는 물렁한, 그래서 누구나 같이 할 수 있는
[봉화 산골마을 걷기]입니다.

같이 하고픈 분은 일요일(3월8일) 오전 10시 북곡리 입구
청량산 약초농장(정도윤님댁)에서 만나 뵐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이번주 정근영아씨가 같이 하신답니다.
니사금님도, 나무네숲님도, 청년아삐님도,
통가스님도 한걸음님도, 섭섭이님도 다 그립습니다~

 

걷기를 원하시는 지역주민이든, 도시민이든
누구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처 017-345-6234 비나리농장주~~

* 출발시간 : 2009년 3월 8일 오전 10시

* 출발지 : 북곡리 청량산약초농장

* 코스 : 짧게는 10km / 길게는 25km

* 준비물 : 김밥이나, 도시락, 컵라면에 온수, 기타 과일이나 간식거리, 물 등
             그냥 오시어 나누어 먹고 같이 조금 배고파도 됩니다^^*

* 기타 : 비가 오거나 하면 취소합니다.

<20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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