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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강은 말이 없습니다.

꽉 다문 입, 싸늘한 눈빛,

가까스레 내민 손을 외면하는 굳은 표정...

그렇게 겨울강은 깊은 침묵속에 세상을 등졌습니다.

멈춰버린 강물을 따라

찬 바람이 쓸고 지나가면

강변의 움추린 갈대들이 으스스 몸을 떱니다.

얼음에 비친 헐벗은 산은 푸른 빛을 잃었고,

지난 여름 강변을 수답게 노닐던 새들의 자취는 흔적을 감추었습니다.

겨울 산 넘어 새파란 하늘은 얼음보다 더 차갑고

얼음에 비친 햇살조차 냉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렇게 깊어가는 겨울강을 따라

봄의 전령을 찾아 걸었습니다.

바스라지는 얼음사이로 생명의 흔적을 살피고

봄의 기미를 찾아 걷는 겨울 강은 말이 없습니다.

겨울 강을 걸으며 연두빛이 흐드러지는 봄날을 기다리는

비나리마을 주민의 애틋한 마음을

나직히 전했습니다.

겨울이 깊어가는 만치 봄은 또 우리 곁에

한걸음 두걸음 다가오고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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