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농협 회계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합니다.
봉화농협이 수상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농협 비리 관련한 기사가 뉴스를 장식한다. 언론에 비친 농협은 비리의 온상이다. 사실 매년 전국 지역농협에서 일어나는 횡령 등 사고 금액은 100억을 넘어서고 있고, 사고 금액의 회수율은 50%가 되지 않는다.(한국 경제 4월22일자 기사/ 새누리당 안효대의원 제기)
그러면 우리 봉화농협은 어떨까? 지난 4월부터 봉화군농민회를 찾는 전화가 왔다. 봉화농협관련 비리를 제보하겠단다. 무슨 일일까, 근거 있는 제보일까 궁금해서 들어보니 웬걸 이거 보통일이 아니다. 한 번의 전화제보로 끝이 났다면 농민회에서도 확신을 못하고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채 지나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 이러저런 제보가 이어져 들어왔다.
5월 18일 농민회 집행부는 봉화농협을 방문해 제보 받은 회계 사고에 대한 사실 확인과 처리 경과에 대한 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책임 있는 사람들은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고 불성실하고 뻔뻔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따라서 봉화군 농민회는 봉화농협 회계 사고에 대한 정보를 봉화농협 조합원 및 지역사회 전체에 공유하기로 하고 관내에 현수막을 걸어 이 사실을 알리고 양심 있는 농협인의 추가제보를 촉구했다. 이에 봉화 농협은 진실을 알리는 봉화군 농민회 현수막을 훼손하고 불법 철거했다. 봉화농협 조합장은 현수막을 절취해 숨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실을 숨길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들어온 제보와 봉화농협 측의 답변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건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봉화농협 통합 후 업무과정에서 12억원이 증발했음이 드러났다고 한다.
2. 이에 경영진은 관련 직원에게 함구령을 내리고 장부 재조사, 재작성 등의 과정을 통해 사고 금액을 3억 몇 천만원으로 줄였고, 이 금액을 농협경제부서 직원들이 분담해서 메꾸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3. 이 과정에서 자신의 분담금액이 부당하게 많다고 여긴 임직원이 불만을 발설하기 시작하면서 봉화농민회에 제보되기에 이르렀다.
4. 5월18일부터 농협경북본부에서 감사 1인이 나와 감사를 진행했고 이번 사고를 단순 회계처리미숙과 업무과실로 인한 것으로 판정했다고 한다.
5. 이에 농화농협 내부에서 감사 결과에 따른 책임배분문제로 농협중앙회에 재감사를 요청했고 6월 21일부터 재감사를 진행하기로 되어있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대충의 사건 요지와 진행상황이지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봉화농협의 비협조로 아직 많은 부분 사실 확인도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봉화군 농민회는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조합장실을 항의 방문했고, 또한 비공식적인 임직원 면담 등을 진행하며 다음 사실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밝혀야한다.
먼저, 이 번 드러난 사고의 정확한 내용과 사고 금액을 밝혀야한다. 사라진 돈이 어떤 돈인지, 어떤 경로로 증발했는지, 횡령과 배임은 없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경영진은 몰랐고 오직 업무담당자만의 잘못인지, 2012년부터 누적된 누락분이라고 하는데 단순한 실수나 오류가 아니라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자행된 비리의 누적된 결과가 아닌지도 규명해야 한다. 또한 이번 회계 사고에 대처하는 봉화농협 경영진의 대응과정은 합법적이었는지 은폐 시도는 없었는지도 규명해야한다. 초기에 알려진 증발금액 12억이 어떤 과정을 거쳐 3억 몇 천만원까지 줄어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장부조작이나 분식이 없었는지도 반드시 밝혀야 한다. 지난 몇 해 동안 사고금액이 반영되지 않은 결산결과를 토대로 지급된 성과급 등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분식회계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2014년에 4억2천 만원의 회계사고가 나서 직원 2인이 반반씩 물어넣었다고 했는데 이 역시 어떤 돈인지, 어떻게 사고나 나서 어떻게 수습했는지 대의원들에게도 알려진 바가 없다. 이 감사는 이 사실을 인지했는지, 합법적으로 처리했는지도 밝혀내야만 한다.
이번 회계 사고의 발생 및 처리 진행 과정을 보면서 봉화농협 경영진의 무능과 부도덕이 어떻게 농민조합원의 자산인 농협의 명예를 더럽히고 손실을 끼치며, 젊고 유능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드리는지 알 수 있었다. 조합원으로부터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경영진이 자기 개인 구멍가게 운영하듯 농협 회계를 다루는 작태는 반드시 척결되어야하고 그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에 대한 책임은 물어져야 한다. 경영 책임자로부터 ‘운영하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고, 모자라는 돈은 메꿔 넣으면 뭐가 문제냐’는 답변을 들었다. 이는 도둑질하다가 들킨 도둑놈이 훔친 물건 돌려주면 되지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주인에게 큰소릴 치는 격이다.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봉화농협의 이번 회계 사고는 반드시 규명되고 바로 잡아져야한다. 그 과정을 통해 봉화농협이 농민조합원의 조합으로 거듭나야 한다. 농협이 더 이상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 농민의 든든한 한 가족으로 대접받고, 농협직원은 농민을 위해 봉사하는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야 한다. 농협은 바로 우리 농민조합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과 봉화농협 조합원여러분의 관심과 진실규명을 위한 활동에 참여를 촉구한다.
2015.06.20. 봉화군 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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