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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행히 아내의 생일을 잊지 않았다.
오후 늦게 봉화읍까지 나가
아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익 하나를 달랑 사들고 와
저녁밥상머리에 올려 놓았다.
다행히 와인한병이 집에 있어
매일 먹는 평범한 밥상머리에
와인과 케익을 올려 놓으니 재법 그럴싸한 생일상이 되었다.
49살 먹은 아내는 케익에
춧불을 꽂는 나에게 불만스런 한마디를 던진다.
'뭔 케익에 초를 그렇게 많이 쫒노?"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원하든 않든 세월은 가고
나도 늙고 아내도 늙어가는 것을!
"누가 나이 많이 먹으라그랬나?"
싸늘하게 한마디 쏘아붙이고는
초에 불을 당기고
생일축하한다는 말한마디로 모든 걸 대신하고
촛불을 끄게하고
박수를 치고
와인을 한잔 나누었다.
그렇게 아내의 성대한 49번째 생일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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