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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은 늘 변하기 마련이라지만
길지않은 17년 마을살이를 하면서
대보름 윷놀이의 변천사를 되돌아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해가 갈수록 사람이 줄고 마을의 활력이 사라져
대보름 윷놀이를 건너뛰는 해조차 나오게 된 게
언젠부터인지 기억에도 없다.
서툰 장구에 꽹과리 소리가 온 동네를 떠들썩하니 울려퍼지고
이집 저집 지신밝기가 하루 온종일 이어지던 때가
벌써 옛 일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 참 오랜만에 온동네 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윷놀이 판을 벌였다.
마을 노인회가 주최가 되고
몇몇 청년이 찬조를 해서 집집이 돌아갈 선물도 마련하고
조촐한 음식과 음료를 나누며 오늘 하루 신나게 윷을 놀 수 있었다.
이제는 낡아 몇개 남지 않은 사물이지만
서툰 꽹과리 장단에 춤사위도 마다않고
복되게 따스한 햇살이 머지않은 봄을 예감케하는 오늘 하루
비나리마을 온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같이 웃고 떠들다 보니 하 루해가 짧았다.
멀리 베트남에서 시집 온 로티리도 난생 처음 옻을 던졌고
올 정원초하루날 귀농하신 김선생님도 비나리주민으로 처음 윷을 던졌다.
길학이 형님의 재롱에 온 주민이 배를 잡고 웃었고,
마을의 안녕과 화목을 비는 노인회 회장님의 인사말에 온 주민이 귀를 귀울였다.
걷기도 힘든 할머니는 의자에 앉아 윷을 던지셨고,
모처럼 나의 아내도 이웃과 함께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준비했다.
오늘 같이 한 재학이 형님, 병용이형님, 영화형님, 창목이 형님, 영만이 형님,종락이 형님
종열씨와 도진씨,
그리고 어르신 한분 한분의 이름을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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