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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지  얼마된 것 같지 않는데 벌써 딸아이가 대학진학을 했습니다.
어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다고 수원에 있는 동생집에 자기가 직접 전화를 해서 잠자리를 청했답니다.
그리고 오늘까지 오리엔 테이션을 마치고 나면, 일주일 뒤에 입학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서 이별에 익숙할만도 한데
모처럼 한달여 집에서 지내고나서 또 멀리 딸아이를 낯선 도시로 떠나보내려하니 사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사회에서 교육은 곧 입시를 말합니다.
인성, 인격, 교양 등 진정한 교육의 핵심이 떨어져나가고 
오직 지식 습득 능력과 경쟁력만을 추려 '교육'이란 이름을 붙여놓았지만
누구나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입시'만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상은 그와 같은 경쟁력의 전능함을 현실로써 보여줍니다.
그래서 예능이 영어몰입으로 대체되고,
실익이 명분을 목조르고,
결과적 성공이 과정의 가치를 내팽겨쳐도 좋은 세상에서
'교육'의 그렇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설득한다는 것은 
저 스스로에게 조차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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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학원-대성마이맥이 주최하는 대학지원전략 설명회가 1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행사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가 주최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09.12.13 /양윤모기자yoonmo@ hankyung.c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내적 외적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왜 공부가 중요한지. 왜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지 딸아이를 설득하는데
사실 실패했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마저 자신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한 주장이엇기 때문일 겁니다.
그와 같은 갈등 속에 딸아이는 훌쩍 자라버렸고,
이제 의엿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모든 갈등을 해소해 준 셈입니다.

책을 많이 읽어라, 교양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자식이 명문대를 합격해서 미래를 보장받기를 바라고 있는 이중성에
스스로 괴로워해야되는 우리사회 입시생 부모의 처지를 이제 벗어났지만
어쩌면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금 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교육이 참교육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산골에서 자라 남들 다 시키는 학원이랑 과외도 없이
그만치 공부한 딸아이가 대견스럽습니다.
모쪼록 즐거운 대학시절, 낭만이 넘치고 의미있는 켐퍼스 생활이
우리 딸의 앞날에 무궁무진 펼쳐지길 천지신명께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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