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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펜을 잡으면 다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런데 유시민이 편역한 '일본문화이야기'는 원래부터 유명한 책이란다.
이 책은 영국에서 [제노포브스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나온
세계 여러나라에 대한 문화안내서중 일본 편을  편역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위트와 해학을 문화비평과 버무린 맛깔난 책'이다. 
얇은 책에다 흥미진진한 소재, 그리고 유려한 필체와 해학들...
이런 류의 책은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 날때마다 짬짬이 읽어나가야 제맛인 책이다.
그런데 이책을 가방에 넣고 다닐 책으로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었다.
그 이유는 이책이 너무 지나치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시간 나는데로 틈틈히 읽어야될 책을 한번에 다 읽어 버렸다. 그래서 아쉼다.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그냥 당분간은 가방에 넣어다니면서 두고두고 재독 삼독을 할 수밖에 엀을 것 같다.

물론 재미 하나가 책은 평하는 절대지존의 기준일 수 없다. 특히나 문화비평이나, 문화안내서는 나름의 합리성과 객관성, 그리고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독자에게 충분한 공감을 주어야한다. 사실 이책의 내용은 내가 가지고 있던 일본에 대한 이런저런 선입견들과 대부분 합치한다. 그래도 이 책은 일본 문화연구서가 아니라 그냥 대중적 안내서이기 때문에 큰 문제될 것은 없다고 하겠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일본, 일본인에 대한 선입견은 너무 일반적인 것이어서 오히려 더 그 진실성에 의문이 간다. 솔직히 나는 집단에 대한 획일적 규정에 대해 좀처럼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일본 문화에 대한 극도로 단순화된 명쾌한 규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인은 본심을 숨기는 이중인격자 일까? 일본인은 결벽증을 가진 건강강박증 환자들인가? 일본은 개성이 아니라 통일성을 중시하는 전체주의적 심성을 가지고 있는가? 일본인에게 스포츠는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극기일 뿐일까? 일본인은 자기주장이 없고 대세에 순응하는 현실적 처세주의자들인가? 사실 나는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많은 책이나 개인의 발언중에서 그런류의 일본에 대한 판단이 전제된 것을 직간접적으로 느껴 왔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재미나게 정리하는데 성공한 책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런 선입견의 원천이 되는 책인 것 같기도 하다.

한권의 책을 통해 일본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은 알려고 한다면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욕심쟁이에게 적합한 책이 아니다. 일본을, 일본 문화를 가볍게 스케치해 볼 수 있는 아주 가볍고 재미있는 책일 뿐이다. 그래서 조금은 불만스럽고, 아쉽기도 하지만 용도가 다른 독자에게라면 얼마든지 권해주고 싶은 책이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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