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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영화학과에 진학해서 벌써 2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영화를 얼마나 배웠는지는 알수 없지만

재법 겉멋도 들어가고 나름대로

영화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것 같기도 합니다.

한학기에 고작해야 두어번 만나는 것이 전부지만

가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는

그래도 영화학도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는 방학숙제로 5분짜리 영화를 직접 촬영한다고

스텝이며 배우며 8~9명을 이끌고 집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카메라며 각종 조명기구 등

장비를 한 차 실어오고, 아역배우 조겨루 군(http://blog.naver.com/0504jij)

과 어머니, 그리고 저 연배의
배우 한분까지 모시고

2박3일의 촬영일짜를 빡빡하게 채워나갔습니다.



저 역시 딸아이를 돕느라고 늦게 도착한 일행을 봉화읍에서 싣어나르고

또 각종 소품을 조달하느라 나름대로 바쁘게 3일을 보냈습니다.

이웃으로 부터 낚시가방을 빌려오고

마을 식당에서 매운탕거리로 수족관에 받아둔

살아있는 물고기까지 몇마리 얻어서 소품으로 조달했습니다.

딸아이의 작업과정을 지켜보면서

저 역시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과정 자체를 즐기고,

영화에 대해 이해를 넓히고 사랑을 깊이할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집요하게 원하는 장면을 얻기위해 열번 스무번 NG가 나도

지친 스텝들을 독려하고, 짜증난 아역배우를 달래서 다시 촬영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조금 대견하기도 했고,

설사 결국 영화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친구들과 같이 작업하던 지금의 그 순간들이

나중에 큰 추억거리이자

세상사는 지혜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20여년전 영화판에 있는 친구 덕분에

저가 유일하게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영화 [파업전야]에서

주요 배역을 맡았고 이후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홍석연씨를

만날 수 있었던 점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유명한 배우가 딸아이의 실험작품에 출연할 줄을 미처 생각지도 못했는데

처음뵙고 어디서 많이 뵌 분같아 골똘이 생각하다가

어렵게 어슴프레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고

직접 여쭈어 보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뭏튼 지난 주말 딸아이의
영화 작업과정을 지켜보면서

잠시 덥고 습한 우기의 불쾌함을 잊고,

딸아이의 친구들과 아역배우 조겨루, 그리고 홍석연배우랑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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