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부터 양일간 대구농업기술원에서 있은 정보화마을 프로그램 관리자 양성교육에 다녀왔다. 이번 교육의 주제는 화상채팅에 대한 실무적 이해와 그 활용이었는데 이는 올해부터 각 마을 정보센타를 다문화 가정을 위한 화상상봉 공간으로 활용하게 됨에따라 편성하게되었다고 한다.
사실 마을 사업관련 교육을 자주 받다보니 이번에도 뭐 그렇커니 하고 기대를 하지 안았지만, 이번 교육에는 이전에 없었던 우리 사회에 진행되고 있는 아주 중대한 변화이기는 하지만 별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다문화'에 대한 배움의 시간이 있었다. 강의록을 받아든 뒤에야 다른 강좌는 몰라도 이 강좌만이라도 한번 들어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주제의 신선함에다가 강사의 열정까지 더해 근년에 보기드문 명강을 2시간넘게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강사는 장흔성님이라고 구미다문화가족지원센타 대표이다. 사실 너무 많은 내용을 이야기했고, 그 중에서는 쉽게 어떤 결론이나 대책을 말하기가 어려운 문제들도 많았지만 강의를 통해 배우게된 내용을 단편적으로 떠 오르는대로 정리해 본다.
먼저 강의는 다문화문제에 앞서 경북이 가진 문화적 특수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강의에 따르면 경북이 전국에서 출산율이 최하위란다. 거기다가 경북이 다문화가정 이혼율에서도 전국 최고라고 했다. 강사께서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묻자 대부분이 여성인 피교육자분들은 이구동성으로 '유교의 전통'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경북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이 갔다.
그리고 강사는 다문화 가정의 일반적인 양태에 대해 설명했고, 일부 가정이 정착에 성공해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고있지만 많은 경우 실패하는 이유를 여러 측면에서 설명했다. 제시된 많은 이유 중에는 각국의 문화에 대한 상호 몰이해도 있고, 한국 남성의 결혼에 임하는 준비문제, 한국 남성의 성차별 의식 등등을 제시했다.
새롭게 안 사실인데 한국의 일반적인 이혼남성의 거의 대부분이 재혼을 원하는 것과 달리 이혼 여성은 35%가 재혼을 하길 원치 않는단다. 그래서 남녀성별인구구성비의 차이보다는 결혼에 대한 남여의 입장차가 '신부'의 부족을 초래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한다. 강사분께서 이 부분에서 한국 남자는 왜 혼자살지 못하는가를 물었고 수강생들은 한국 남성은 혼자살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결혼만족도가 남성과 여성 사이에 너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은 이런 이유로 한국의 많은 남성들이 결혼배우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정부의 노동력 보급정책, 출산율 제고 정책과 맞물려 드라마 등을 통해 부풀려 알게된 물질적으로 풍요롬고 낭만적인 한국사회에 대한 저개발국가 여성의 동경이 만나 이루어진 다문화 가정은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강사는 동기에서의 모순이 꼭 비극적 결론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 관심과 교육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임을 강하게 주장했다.
내가 이해하는 강의의 핵심은 국가가 사적 결혼에 개입해서 비극을 초래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과 '다문화가족정책'이 '다문화정책'으로 변화되어 다문화 여성결혼이주자의 가족내 정착위주의 지원에서 한국사회에서 역할과 위상제고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강사는 아직 일부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 결혼 지원정책은 다른 형태로 바꿀것을 제안했고,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사회내 위상제고를 위해 다문화 신부 대학보내기 운동 등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유엔인권위가 "정부주도의 인신매매"로 까지 비판하는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인구정책, 노동력보급정책차원에서의 결혼 지원정책은 사적인 공간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하지만 하지만 이들 모든 문제에 앞서 한국사회의 양성평등이 획기적으로 진전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것 같았다.
아뭏튼 이번 강의를 듣게 되어 가까운 이웃이 된 결혼이주여성을 어렵지 않게 대하게 된 현실에서 최소한 이웃의 한사람으로서 다문화가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서로 돕고 살아야하는지 고민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감히 몇줄로 정리될 수 없는 풍부하고 유익했던 강의에서 들었던 내용들을 두서없이 기록해 본다.
- 한국선원이 태평양 제도의 소녀성매매의 최대 고객으로 국제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베트남 , 필리핀 등에 한국인 현지처 등의 2세가 수만명 버려져있다.
- 한국인 여성과의 재혼 4~5천만원이 든다. 다문화여성과의 결혼에는 1천만원정도가 들고 이마저도 지자체에서 50%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 사적인 결혼에 지자체가 개입하여 선심성지원을 함으로써 비극을 잉태한다. 결혼중개업소가 800여개되고, 정부가 결혼중개를 하는 것은 세계에 유래가 없는 일로 유엔인권위가 한국정부가 인신매매를 주도한다고 비판한다.
- 다문화가정의 50%가 기초생활수급자이고 평균 부부의 나이차는 17년이고, 전국 18만 결혼이민자 여성중 2만명가량이 현재 가출중이다.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성은 35%가 재혼이상이다.
- 결혼이주가 노예계약인 경우가 많다. 한국 국적취득에 3~4년이 걸리다보니 싫어도 참고 억지도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가정폭력이 가출의 원인이 될 경우 국적 취득에 제한이 없도록 조처한 뒤로 일부 개선되고는 있다.
- 60만 외국인 노동자 중 15만이 불법체류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 사회에 주는 이익을 엄청나다.
-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에 따라 나름의 매춘 시장이 형성되어, 결혼이주자의 가출문제가 또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
- 몽골 GDP의 20%가 한국에서 송금한 돈이다.
- 다문화자녀중 40%가 중학교에서 탈락하고 고등학교에서 70%가 탈락 한다. 미국 하층게급의 고등학교 졸업률 30%와 거의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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