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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진정한 친구를 얻는 일은 참으로 귀하고 어렵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절실해 지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세상을 참 아름답게 살았던 한사람과 그 사람의 죽음으로 혼자 남은 또 한 사람의 우정이 있다.  관포지교가 친구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이야기 한다면, 이 두사람의 우정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나누고 함께 그길을 걸은 동지적 신뢰에 바탕한 지고지순한 우정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뒤  '관포지교'를 대신해  이 두사람의 우정을 나타내는 새로운 고사성어로 '노문지교'가 자리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 노무현이 실패한 대통령,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우리시대 위대한 정치적 지도자의 지표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데에는 친구 문재인이 있다. 이 책 '운명'은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길 원했던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사람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한 길위에서 같이한 도반 노무현과 맺었던 30년 우정의 기록이다. 필자는 반역의 무리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린 친구 노무현을 회상하며, 자신의 인생역정이 어떻게 노무현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그리고 친구 노무현과 어떻게 꿈을 나누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했는지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30년 우정을 나누던 친구를 먼저 보내고, 같이 가고자한 길을 다시 혼자서 떠나야하는 사람의 깊은 고뇌를 담고 있다.

문재인은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이야기하고, 학창시절을 회상하지만 그것 모두는 결국 노무현과의 만남으로 수렴되는 개인사 저변에 흐르는 한 시대의 도저한 정신사를 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필자는 '운명'을 이야기하고 이 책의 제목을 삼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대통령 노무현'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고, 친구 문재인과 함께한 지난한 투쟁의 산물이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은 다하지 못한 시대적 책무에 짓눌려 한으로 남은 먼저간 친구와 살아남아 그 책무를 다해야할 또 다른 친구의 남은 삶의 무게 때문이다.

이 책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지난 참여정부 5년을 규정하는 주요 이슈들에 대한 입장을 표출하며, 우리시대가 극복해 나가야될 다양한 과제와 그 과제를 현실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현실인식과 철학을 이야기하며 정치적 논쟁의 여지를 열고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입장에 대해 동의하지만 나는 오직 이책 '운명'을 한 시대를 살아간 멋진 두 인간의 지고지순한 우정의 기록물로만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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