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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설 때는 의무감이 나를 움직였지만
현동역에서 도반들을 보자마자
나는 짧지만 깊은걷기 여행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밭에서 잔뜩 찌푸린 얼굴로 맞았을 태양을
강변길을 걸으며 얼굴도 가슴도 활짝 펴고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봉화에 산지 20년이 지났고 앞으로 그만치 더살지 모를 일이지만
차를 타고도 와 볼 기회가 있을 것 같지 않을 길을 두발로 걷다보니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는 희미한 삶의 잔상들이
뚜렷한 현실로 되살아나는 환각처럼
작은 풀잎하나 들꽃 하나 조약돌 하나조차
자신의 얼굴을 가지고 나를 맞이합니다.
차로 달리는 100km보다 두발로 걷는 10km가
몇백곱절 더 생생하고 풍부했습니다.

2016년 7월 9일 임기분교에서 시작해 두음, 돌띠마을을, 배나들마을을 지나

현동역을 향해12명의 도반과 길을 걷고 기록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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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6년 6월 4일 09시_13시

코스 : 외씨버선길 8코스중 춘양역-씨라리골 구간

참가인원 : 28명

이른 봄 강풍 덕택에 봄농번기가 길어진 탓일까,

예년 같으면 한시름 놓았을 계절이지만

아직 봉화 농민들은 바쁘기만 하다.

하지만 약속이기도 하고, 굳이 약속이 아니라고해도

농사일은 끝이없기에

평생 일만하다 죽을 마음이라면 몰라도

먼저 쉬고 보는 수밖에 달리 길이 없다.

옛 어르신들이 들으면 '이놈' 정신차리라고 난리가 날 일이지만

적어도 나는 일만하다 죽을 생각이 없다.

그래서 전지가위도 내려놓고

약대도 놓고 토요일 아침 집을 나섰다.

9시 집결 시간이 다가오자 춘양역전은

한사람 두사람 아는 얼굴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출발시간이 되고 보니

막 도착하겠다는 사람까지 포함해서 29분!

한분이 가족만 내려놓고

도착지에서 다시 만나기로하고 볼일을 보러 떠나시는 바람에

28명의 농부가, 봉화사람이 그리고  낯선 도시민이 함께 길을 걸었다.

 

적어도 봉화농부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고개길 넘으면 마을을 열어주는 아름들이 느티나무가 있고,

늙고 뒤틀린 감나무가 대문을 지키는 몇채의 농가가 있다.

언덕길 돌면 산이 있고

비탈진 밭에 고추며 고구마며 호박이 자라는

내가 매일 일구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작업복에 경운기를 타고 만나는 산하와

등산화에 배낭을 매고 만나는 산하는

같지만 결코 같을 수가 없었다.

 

일로만 환산되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신비함으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소소한 뭍 자연의 조각들 생명들이

친근한 눈길로 나를 맞이했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역시 사람이다.

봉화에 사는 좋은 사람은 다 모였다고 하면

서운할 분들 많겠지만

오늘 하루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이 웃고 떠들고

물과 김밥을 나누던 28명의 동반자들은

모두 같은 깨달음을 구하는 도반이었고

같은 세상을 꿈꾸는 동지들이었다.

그래서 그냥 좋았다.

보다 풍성한 다음 길을 위한 간단한 평가조차도 사족이 되어버릴 만치

그냥 행복한 느낌 그대로 푹 젖어있을 수 있어 좋았다.

 

다음달 첫째 토요일

임기소수력발전소에서 명호까지

낙동강변길을 다시 걷는다.

꿈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무엇보다 느낌을 나눌 많은 분들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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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를 아름답고 따뜻한 삶의 공동체로 이어가기를 꿈꾸는 몇몇 군민이 모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마을을 배우고 

좋은 사람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꿈을 나누는

 [봉화마을길걷기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모임은 가입 등 어떤 형식도 없으며 

오직 좋은 분들 손잡고 같이 우리 마을을 걷고 싶으신 분이면

누구나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꼭 반나절만 도시락 싸들고 같이 만납시다.

봉화군민이 아니신 분이 참여하셔도 좋습니다.

 더 격하게 환영합니다^^


이번주 토요일(6월4일) 첫 걷기를 합니다. 


집결지 : 춘양역앞(8시 50분 집결)
코스 : 춘양역~관석~현동 씨라리골 
준비물 : 물과 점심도시락, 간식(노룻재에서 점심식사 예정)

3시간 정도 걸을 예정입니다. 
점심은 나눠먹게 넉넉하게 준비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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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월요일부터 한주 내내 비나리 마을학교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안동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함께오케스트라] 여름캠프가

비나리 마을학교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올라와 첼로,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의 아름다운 선율이

아름다운 마을의 풍광과 어우러지고

천사보다 더 이쁜 아이들의

생기발랄한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아름다운 비나리마을을 환상의 세계로 이끕니다.

 

40여명의 아이들이 악기별로 팀을 나눠

틈틈히 윷놀이도 하고, 딱지치기도 하면서

각자가 맡은 악기를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마을길도 걷고

옥수수따기 등 농사체험도 하면서

한주 내내 음악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마지막날 밤에는 이렇게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확인하고

그 성과를 마을과 나누는 작은 음악회도 가집니다.

 

학부모님과 마을 주민을 모시고

캠프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의 오케스트라연주를 비롯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연주도 함께 가진답니다.

 

이렇게 비나리마을이

예술과 농업,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행복한 마을, 아름다운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마을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나리 마을학교에서 여름캠프를 열고 있는

[안동예술의전당 함께오케스트라]의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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