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통신

비나리농부의 주간업무일지 4

허재비 2022. 4. 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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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플랜b가 있다!

3/10(목)

밤을 거의 뜬눈으로 새고, 그 순간까지의 과거를 모두 잊은 듯 집을 나서 직원들과 함께 울진, 포항, 경주 출장길에 올랐다.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울진 석호항 어촌뉴딜 현장을 들러 둘러보고 향후 복구대책을 세우고, 고생하신 현장 직원분들 격려를 하고 싶었다. 영주, 봉화를 지났지만 빡빡한 일정 때문에 지인들께 전화만 두어통하고 스쳐 지났다. 울진을 들어서자 하늘에는 헬기가 줄지어 물을 나르고 도로는 소방차가 끝없이 오고갔다. 뉴스로 접한 피해 현장이지만 생각보다 처참했고 심각했다.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주택가 까지 파고든 불로 폐허로 변한 곳이 한두곳이 아니었다. 산책로 데크와 야자매트 일부만 소실된 석호항 어촌뉴딜 현장은 차라리 피해랄 것도 없었다. 복구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산책로 주변 산림이 다 소실되어 경관을 잃어버린 산책로의 복구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피해 복구를 비롯해 현장 마무리를 6월까지 끝내고 준공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포항시 죽장면 농촌중심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울진에서 다시 차로 2시간 반을 달려 죽장면 입암리에 도착했다. 회사 관계자와 마을위원장님 그리고 공사현장 소장님 등이 나오셨어 사업전반에 대한 프리핑을 해주셨다.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십수년전 참여했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비교해서 지역 경관개선이나 주민편의 시설 중심의 주민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리하게 소득사업을 포함시키고, 운영의 부담을 고스란히 감수해야하는 숙박을 포함한 마을센타를 사업 중심에 놓다 보니 준공후 방치되는 경우가 빈번했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한 것은 잘된 변화로 보였다. 단 전체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도, 민주적 의사결정 학습, 주체적 사업 추진력 향상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전문적인 평가와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현장에 나오신 마을 위원장님께서 사업 추진 내용과 과정에 대해 만족하시고 직원들 고생을 인정해 주시는 말씀을 하실 때는 나도 같이 어깨가 으쓱했다.

숙소는 경주 보문단지의 한 호텔로 예약되어 있었다. 저녁에 시간이 날듯해 경주, 포항 등 몇몇 지인들게 전화를 드리다가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전화를 멈췄다. 모두가 고독한 시간이 필요했고, 만나서 아픔이 줄기는커녕 오히러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3/11(금)

수렴항 어촌뉴딜 현장을 향했다. 수렴항은 보문단지에서 차로 1시간 거리로 울산과 접한 경주의 남쭉 끝단에 있는 마을이었다. 수려한 주변 경관에 남쪽으로는 울산의 대형 아파트 단지가 멀리 한눈에 들어왔다. 사업전에는 평범한 야영장과 해수욕장이 있고, 횟집이 즐비한 다소 낙후된 어촌마을에 불과했지만 어촌뉴딜 사업을 통해 경관과 주민의 편의 시설이 개선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고 주민의 생활 만족도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했다. 마을 사무장님 말씀은 전체적으로 횟집 손님도 30~40% 늘었고, 멋진 까페도 들어서고, 남루한 숙박시설들도 손님이 늘어나면서 단장을 새롭게해 전체적으로 마을 활력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자랑 하셨다. 특히 야간 산책 환경 등이 확실하게 개선되자 포항 시민의 드라이버 코스로 각광받으면서 평일에도 밤에 주차장이 찰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고 마을 토지 값도 많이 올라 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했다. 수렴항은 어촌뉴딜 사업을 통해 경관과 주민편의 시설을 개선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관광 등 생업 기반을 주민 스스로 개선하고 확충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전 일정을 통해 성공적인 사업 현장에는 늘 열정적인 주민과 헌신적인 직원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을 새삼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새밀한 사업 과정에 대한 분석, 성과에 대한 판단, 개선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당분간은 가능한한 많은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 주체인 주민과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직원분들 많이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칼렛으로 분한 비비안리의 대사가 떠오른다.

지금까지의 것은 모두 과거일 뿐이야! 내일에는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거야!”

 

3/16(수)

무안몽탄 함평출장

3/17(목)

군산출장

3/18(금)

농민기본소득운동본부 운영위원회

 

3/19-20(일)

월출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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