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의 '희망버스로 희망의 길찾기' 전농 경북도연맹 교육을 다녀와서
일주일에 한번 공부방에서 수업을 해야하는 금요일
부득이하게 공부방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양해를 구하고
대구로 향했다.
대구에 있는 경북 농업인 회관에서
전농 경북도연맹 21차 간부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저런 바쁜 일이 있었고, 또 누구도 같이 갈 형편이 안되어 혼자 가야할 형편이라
썩 내키지 않는 길이지만
이날 교육과 더불어 고령 개실마을에서 있을 사회적 기업 창업과정 워크삽에도
참가해야했기 때문에 부득불 길을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이왕 길을 나서는 김에 그동안 계속 미루기만 했던 치과진료도 받을 겸 오후 일찍 길을 떠났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봉화에서 대구까지는 가까운 길이 아니었다.
거의 2시간 30분정도가 걸리지만 휴계소라도 들러 우동이라도 한 그릇 사먹으면
3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이날도 대구 신서동에서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에스치과'를 찾아 네비에 입력하기 위해
한참을 휴계소에서 지체하다보니 3시간을 넘겨서야 치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진료를 받고 저녁까지 대접받고 보니
경북 농업인회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교육이 한참 진행중이었다.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만 보았던 김진숙 씨의 열강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육을 받기 위해 경북내 각 시군에서 모인 쉰명 가량의 농민회 간부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강의에 몰두하고 있는 와중에서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다.
김진숙님은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300일 넘어 목숨을 건 농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행된
사측의 야만적 대응과 경찰의 비호를 받는 용역깡페들의 폭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로 투쟁을 이끌 수 있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트위트'라는 매체의 의미.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적 여론을 이끌어내어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희망버스라는 새로운 투쟁 형식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숨을 죽이고 강의에 몰두하는 농민회 회원들은
김진숙님과 함께 같이 분노하고 같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직도 서러운 사회적 약자로서의 농민과 노동자의 삶을 생각하고
약자들간의 연대를 통한 궁극적 승리에 대한 희망을 나누었다.
강의가 끝나고 간단한 뒷풀이가 준비되어있었다.
바쁜 농사일을 급히 끝내고 경북 구석구석에서 저녁도 굶고 달려오신 농민회회원들께서는
늦은 식사를 하시며 막거리와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농업인회관을 나와 봉화군 농민회회장님, 춘양면 지회장님과
농민회 관련 업무를 상의하고 난 뒤 늦게 나마
고령 개실마을에서 열리고 있는 사회적기업창업과정 워크삽에 참석하는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다.
고속도로 대신에 5번 국도를 따라 안동을 거쳐 봉화로 돌아오는 길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농사지어 먹고 살기도 힘든데
허구한 날 집회다 교육이다 쫒아다니는 농민회 회원님들의 열정과 희생이
존경스럽고 또 안스러웠다.
하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세상에 맞서
자신의 삶터에서 싸워 나가는 노동자 농민이 있는 한
세상을 밝힐 희망의 불씨를는 결코 꺼지지 않고 타오를 것이다.